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음주운전 단속 현장에서 운전면허가 이미 정지되거나 취소된 상태였다는 사실이 함께 드러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어차피 음주 때문에 걸린 거니까 면허 문제는 대수롭지 않겠지”라고 생각하며 넘어가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막상 조사를 받아보면 음주운전 단독 사건이었을 때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건이 커지고, 벌금으로 끝날 줄 알았던 사안이 정식재판으로 넘어가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최근 대법원은 무면허운전과 음주운전이 겹치는 사건에서 두 죄를 하나의 운전행위로 보아 처벌 조문을 좁히면서도, 무면허라는 사정 자체는 양형에서 그대로 불리하게 반영하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무면허운전과 음주운전이 겹칠 때 형이 어떤 원리로 정해지는지, 그리고 혈중알코올농도 구간에 따라 실제 처벌 수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무면허 상태에서 술까지 마시고 운전하면 하나의 행위로 평가됩니다
형법 제40조가 말하는 하나의 행위란, 법적 평가가 아니라 사회통념상 하나로 보이는 행위를 뜻합니다.
무면허운전은 도로교통법 제43조를 위반해 운전면허 없이(또는 정지·취소된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하는 행위이고, 음주운전은 같은 법 제44조 제1항을 위반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는 행위입니다. 각각 별도의 조문, 별도의 구성요건을 가진 범죄입니다.
그런데 면허가 없거나 정지된 상태에서 술까지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면, 겉으로는 두 가지 위반이지만 실제로 ‘운전’이라는 동작 자체는 한 번밖에 일어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경우를 형법 제40조가 말하는 ‘한 개의 행위가 수개의 죄에 해당하는’ 상상적 경합으로 봅니다.
대법원 1987. 2. 24. 선고 86도2731 판결은 무면허 상태에서 술에 취해 오토바이를 운전한 사안에서, 운전면허 없이 술에 취한 상태로 차량을 운전한 것은 사회관념상 1개의 운전행위이고, 이 행위가 무면허운전죄와 음주운전죄에 동시에 해당하므로 두 죄는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무면허 상태에서 음주운전까지 겹쳐도, 법적으로는 별개의 두 사건이 아니라 하나의 운전행위로 평가됩니다.
2. 그래도 형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더 무거운 음주운전죄의 형으로 처벌됩니다
상상적 경합은 두 죄를 합산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무거운 죄 하나의 형으로 처벌하는 방식입니다.
형법 제40조는 상상적 경합에 해당하면 ‘가장 중한 죄에 대하여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무면허운전죄(도로교통법 제152조 제1호)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상한인 반면, 음주운전죄(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3항)는 혈중알코올농도 구간에 따라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정해져 있어, 거의 모든 경우 음주운전죄 쪽이 더 무겁습니다.
결국 무면허와 음주운전이 겹치더라도 처벌은 두 형을 실체적 경합처럼 가중해서 합산하는 방식이 아니라, 더 무거운 음주운전죄에 정해진 형의 범위 안에서 정해집니다. 실체적 경합이었다면 형법 제38조에 따라 가장 무거운 죄 형의 2분의 1까지 더 가중될 수 있는 것과는 다른 처리입니다.
다만 이 판단은 어디까지나 적용되는 조문을 좁히는 것일 뿐, 무면허라는 사정 자체를 없었던 일로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이 부분에서 실무상 오해가 자주 생깁니다.
형법 제40조에서 말하는 1개의 행위라 함은 법적 평가를 떠나 사회관념상 행위가 사물자연의 상태로서 1개로 평가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바, 무면허인데다가 술이 취한 상태에서 오토바이를 운전하였다는 것은 사회관념상 1개의 운전행위라고 봄이 상당하고, 이 행위에 의하여 도로교통법상의 무면허운전죄와 음주운전죄의 각 죄에 동시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위 두 죄는 형법 제40조 소정의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대법원 1987. 2. 24. 선고 86도2731 판결).
즉 무면허운전죄로 먼저 확정판결을 받으면 그 기판력이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음주운전죄에도 미칠 정도로, 두 죄는 하나의 사건으로 취급됩니다. 처벌 조문은 하나로 좁혀지지만, 그 하나의 판단 안에 무면허라는 사정까지 함께 들어가 있다는 뜻입니다.
형이 두 배로 합산되는 것은 아니지만, 무면허라는 사정이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3. 무면허라는 사정은 양형 단계에서 그대로 불리한 정상으로 반영됩니다
처벌 조문이 음주운전죄 하나로 좁혀져도, 법원은 무면허 여부를 양형에서 따로 고려합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교통범죄 양형기준은 음주운전(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3항 제1호부터 제3호)뿐 아니라 무면허운전(도로교통법 제152조 제1호)도 함께 대상범죄로 삼고 있습니다. 두 죄가 상상적 경합으로 묶여 처벌 조문이 하나로 좁혀지더라도, 무면허 상태였다는 사실관계 자체는 양형 단계에서 그대로 심리 대상이 됩니다.
실무에서는 음주운전 단독 사건이라면 초범이고 혈중알코올농도가 낮은 구간에서 벌금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같은 조건이라도 무면허가 겹치면 양형에서 불리한 정상으로 작용해 벌금액이 올라가거나 정식재판에 넘겨지는 사례가 늘어납니다. 면허가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 운전을 통제할 최소한의 자격조차 없었다는 점이 부정적으로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벌점 누적이나 이전 위반으로 면허가 자동으로 정지·취소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통지 절차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다면 몰랐다는 사정만으로 고의가 부정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사안마다 통지 경위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지점입니다.
상상적 경합으로 처벌 조문이 좁혀지는 것과, 무면허 사정이 양형에서 불리하게 반영되는 것은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4. 혈중알코올농도 구간에 따라 형량 하한이 달라지고, 무면허가 겹치면 그 구간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0.03퍼센트부터 0.2퍼센트 이상까지, 구간마다 징역과 벌금의 하한이 다르게 정해져 있습니다.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3항은 혈중알코올농도 구간별로 형량을 나누고 있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 0.03퍼센트 이상 0.08퍼센트 미만이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0.08퍼센트 이상 0.2퍼센트 미만이면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 0.2퍼센트 이상이면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정해져 있습니다.
무면허와 음주운전이 겹치는 사건은 앞서 본 대로 이 구간 중 해당하는 음주운전죄의 형으로 처벌되므로, 결국 실제 처벌 수위를 좌우하는 것은 혈중알코올농도 수치입니다. 다만 같은 구간 안에서도 무면허라는 사정, 사고 발생 여부, 이전 위반 전력 등에 따라 벌금인지 징역인지, 집행유예인지 실형인지가 크게 갈립니다.
일정 기간 내 재차 위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재범 가중 규정이 검토될 수 있는데, 이 부분은 헌법재판소 위헌결정 이후 적용 요건이 정비된 사안이라 이번 위반이 재범 가중 요건에 해당하는지는 별도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5. 단속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고소장이 아니라 현장 단속에서 시작되는 사건이라, 초기 대응 방식이 다릅니다.
무면허·음주운전 사건은 대부분 고소가 아니라 현장 단속에서 시작됩니다. 통상 ①현장에서 음주측정과 신원 확인 → ②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경찰서·수원중부경찰서 등) 출석 및 피의자신문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높은 구간이거나 무면허 전력, 음주운전 전력이 겹치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단속 현장에서 호흡측정만 했는지, 채혈 측정으로 재확인했는지에 따라 이후 다툴 수 있는 부분이 달라지므로, 조사를 받기 전에 아래 자료부터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호흡측정 결과지와 채혈 여부, 측정 시각과 실제 운전 시각의 간격을 확인합니다(위드마크 공식 적용 여부와 관련됩니다).
운전면허 상태(정지·취소 여부와 그 통지를 받은 시점)를 확인합니다.
이전 음주운전·무면허운전 전력이 있는지, 있다면 그 시점을 확인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무면허·음주운전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면, 상상적 경합 관계에서 실제로 어떤 조문의 형이 적용되는지, 양형에서 무면허 사정을 어떻게 다툴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무면허와 음주운전이 함께 걸리면, 두 가지 혐의를 동시에 감당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면허가 정지·취소된 사실을 알고도 운전대를 잡은 경우라면, 무면허라는 사정이 양형에서 불리하게 반영될 가능성을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반대로 벌점 누적이나 행정처분 통지를 제대로 받지 못해 면허가 정지된 사실 자체를 몰랐던 경우라면, 통지 경위와 인지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다투어 볼 여지가 있습니다.
저는 무면허와 음주운전이 겹친 사건, 단순 음주운전 사건, 재범 가중이 문제 되는 사건까지 다양한 유형을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혈중알코올농도라도 무면허 여부·전력·대응 방식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혼자 판단하기보다, 정확한 조문과 절차를 아는 사람과 함께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음주운전으로 걸렸는데 면허가 이미 정지된 상태였습니다. 몰랐어도 무면허운전이 되나요?
A. 정지·취소 통지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다면 몰랐다는 사정만으로 고의가 부정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통지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면 다퉈볼 여지가 있으므로 통지 경위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Q. 무면허와 음주운전 둘 다 걸리면 형량이 단순히 합쳐지나요?
A. 합산되지 않습니다. 하나의 운전행위로 보아 상상적 경합에 해당하므로 두 죄 중 더 무거운 음주운전죄의 형이 적용됩니다. 다만 무면허 사정은 양형에서 불리하게 반영됩니다.
Q. 혈중알코올농도가 0.03~0.05%로 낮은 편인데, 무면허가 겹치면 그래도 실형이 나올 수 있나요?
A. 낮은 구간이라 벌금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무면허가 겹치고 사고나 전력까지 있으면 정식재판으로 넘어가거나 집행유예 이상이 검토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결론은 사안별 사정에 따라 다릅니다.
Q. 면허 재취득은 언제부터 가능한가요?
A.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따라 위반 종류와 횟수별로 결격기간이 정해져 있고, 무면허 상태에서 운전한 사정도 결격기간 산정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사안마다 확인이 필요합니다.
Q. 예전에 무면허운전 전력이 있는데, 이번에 음주운전까지 걸렸습니다. 가중처벌되나요?
A. 무면허운전죄 자체에는 별도의 재범 가중 규정이 없지만, 전력은 양형에서 불리한 사정으로 고려됩니다. 음주운전 쪽은 일정 기간 내 재범이면 별도의 가중 규정 적용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Q. 사고 없이 단속에만 걸렸는데도 재판까지 가나요?
A. 벌금 약식명령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지만, 혈중알코올농도, 무면허 결합 여부, 이전 전력에 따라 정식재판에 넘겨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Q. 변호사 선임은 언제 하는 게 좋나요?
A. 경찰 조사를 받기 전이 가장 좋습니다. 측정 절차의 적법성과 면허 정지 통지 경위 등은 초기에 확인해 둘수록 이후 대응에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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