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음주운전 사건에서 현장에서 곧바로 호흡측정을 하지 못하고,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야 채혈을 하거나 아예 측정 자체를 못 한 채 수사가 진행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수사기관은 위드마크 공식으로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산해 계산서를 만들어 제시합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계산기로 딱 나온 숫자인데 제가 뭘 어떻게 다투겠어요”라며 일찌감치 포기하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컴퓨터가 산출한 수치니까 객관적이고 정확할 거라 믿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계산서 뒤에 깔린 음주량·음주시각·체중 같은 전제값이 애초에 불확실하거나, 계산 과정에서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대입돼 있었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최근 대법원은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할 때 전제사실에 대한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면서, 불확실한 부분이 있으면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수치를 대입해야 한다는 원칙을 거듭 확인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위드마크 계산이 불리하게 나왔을 때 구체적으로 어느 지점을 다툴 수 있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위드마크 계산은 몸에서 직접 측정한 수치가 아니라 추정치입니다
측정이 아니라 계산으로 되짚어 낸 값이기 때문에, 전제가 흔들리면 결론도 함께 흔들립니다.
위드마크 공식이 등장하는 사건은 대부분 운전 당시 또는 그 직후에 호흡·혈액 측정을 하지 못한 경우입니다. 사고 후 도주했다가 다음 날 조사를 받거나, 목격자 신고로 뒤늦게 수사가 시작되거나, 병원 이송으로 측정 시점이 늦어진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수사기관은 나중에 측정한 혈중알코올농도(또는 마신 술의 종류·양)를 기초로, 시간이 지나며 분해된 알코올량을 거꾸로 더하거나 빼서 운전 시점의 수치를 역산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쓰는 위드마크 공식은 대략 섭취한 알코올의 양, 체중, 성별에 따른 계수, 그리고 시간당 분해되는 알코올량을 변수로 놓고 특정 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산출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점은, 이 공식이 산출하는 값은 몸에서 직접 뽑아낸 측정치가 아니라 여러 전제값을 대입해 계산해 낸 추정치라는 사실입니다.
추정치이기 때문에 대입되는 전제값 중 어느 하나만 달라져도 최종 수치는 크게 움직입니다. 음주량이 소주 반 병이었는지 한 병이었는지, 음주를 시작한 시각이 몇 시였는지, 체중이 몇 kg으로 입력됐는지에 따라 같은 사건이라도 계산 결과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3%포인트 넘게 벌어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계산서에 적힌 숫자 하나가 아니라, 그 숫자를 만든 재료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위드마크 계산은 그 자체가 신체에서 측정한 수치가 아니라 여러 전제값을 대입해 산출한 추정치이므로, 전제가 흔들리면 결과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2. 계산의 전제가 된 음주량·음주시각·체중은 엄격한 증명이 필요합니다
전제사실이 엄격하게 증명되지 않으면 계산 결과 자체가 유죄의 증거로 쓰일 수 없습니다.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엄격한 증명, 즉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능력 있는 증거로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위드마크 공식처럼 과학적 경험칙을 이용해 범죄사실을 인정하는 경우, 그 공식을 적용하기 위한 전제사실에 대해서도 같은 수준의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위드마크 공식의 적용을 위한 전제사실인 음주량, 음주시각, 체중에 대하여는 엄격한 증명이 있어야 하고, 그 밖에 혈중알코올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에 대하여는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수치를 대입하여 산출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11. 10. 선고 99도5541 판결).
즉 수사기관이 제시한 위드마크 계산서의 음주량·음주시각·체중이 피의자의 진술이나 목격자의 어림짐작에만 의존해 산정된 것이라면, 그 전제 자체가 엄격한 증명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음주량은 "소주 몇 잔 정도"처럼 진술마다 편차가 큰 경우가 많고, 음주 시작 시각도 본인의 기억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다툴 여지가 큰 지점입니다.
실제로 다툴 때는 카드 결제 내역이나 매장 CCTV로 술을 마시기 시작한 시각과 마신 양을 재구성하고, 진술조서에 기재된 체중이 자진 기재인지 실측인지 확인하는 작업부터 시작합니다. 계산서상 전제값과 이런 객관적 자료가 어긋난다면, 그 계산 결과의 증명력 자체를 다툴 수 있습니다.
전제사실인 음주량·음주시각·체중이 엄격하게 증명되지 않았다면, 그 위에서 산출된 계산 결과도 유죄의 증거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3. 상승기였는지 하강기였는지에 따라 계산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분해가 시작된 시점이 불분명하면, 법원은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시점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술을 마시면 혈중알코올농도는 일정 시간 동안 계속 올라가다가(상승기, 대법원은 통상 30분에서 90분 사이로 봅니다) 정점을 찍은 뒤 서서히 내려갑니다(하강기). 위드마크 역산 계산은 하강기, 즉 알코올이 분해되고 있는 구간을 전제로 시간당 분해량을 더해 운전 시점의 농도를 되짚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운전 시점이 실제로는 아직 상승기였다면, 이 전제 자체가 맞지 않게 됩니다.
2021년 정월 초하루에 두 차례에 걸쳐 음주운전을 한 사건에서, 두 번째 운전이 혈중알코올농도의 하강기에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습니다. 대법원은 분해소멸이 시작되는 시점을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 별도의 과학적 증명이나 반대 증거가 없는 한 술을 마시기 시작한 시점부터 곧바로 알코올이 분해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의 감소기(위드마크 제2공식이 적용되는 하강기)에 운전이 이루어진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음주 시작 시점부터 곧바로 알코올의 분해소멸이 시작되는 것으로 보아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1도14074 판결).
이 판례가 실무에 갖는 의미는 큽니다. 계산서가 실제 분해 개시 시점을 정확히 특정하지 못한 채,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상승기 구간까지 분해가 이미 진행된 것처럼 계산했다면 그 부분을 다툴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계산서가 이 원칙을 제대로 반영해 가장 유리한 시점을 기준으로 삼았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알코올 분해가 시작된 시점이 불분명하다면, 법원은 원칙적으로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음주 시작 시점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합니다.
4. 시간당 분해율을 어떤 값으로 대입했는지도 다툼의 대상입니다
같은 사람이라도 분해 속도가 다르므로, 판례는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값을 요구합니다.
위드마크 공식에서 시간당 알코올 분해율은 대략 0.008%에서 0.03% 사이의 폭넓은 구간으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평소 음주량, 체질, 음주 속도, 음주 후 신체활동 정도 같은 다양한 요소가 이 분해 속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개인마다 실제 분해율은 상당히 다를 수 있습니다. 운전 당시 시점으로 역산할 때는 이 구간 중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즉 분해량을 가장 적게 더하게 되는 하한값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취지입니다.
만약 계산서가 이 하한값이 아니라 평균값이나 상한값에 가까운 분해율을 적용해 운전 시점의 농도를 실제보다 높게 역산했다면, 그 자체로 다툴 지점이 됩니다. 계산서에 적용된 분해율 상수가 몇 %인지, 그 근거가 무엇인지 확인하지 않은 채 결과 수치만 받아들이면 이 부분을 놓치기 쉽습니다.
이 차이는 처벌 수위에도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도로교통법은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0.08% 미만, 0.08% 이상 0.2% 미만, 0.2% 이상 구간에 따라 형량과 벌금 상한이 달라지도록 정하고 있어서, 분해율 상수를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계산 결과가 구간 경계선을 넘나들 수 있습니다. 경계선에 걸쳐 있는 사건일수록 분해율 상수 확인이 결정적입니다.
5. 위드마크 계산에 이의를 제기하는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계산서를 받은 즉시 전제자료부터 대조해야 다툴 시점을 놓치지 않습니다.
위드마크 계산이 문제 되는 사건은 통상 ①경찰 조사 단계(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서 진술조서를 작성하며 음주량·음주시각에 대한 기억을 명확히 진술하고 계산 근거자료 열람을 요청 → ②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후 불송치·불기소 의견서에서 전제사실의 증명 부족을 다투는 절차 → ③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 공판에서 감정 신청이나 전문가 의견서를 통해 계산 자체를 재검증하는 절차 → ④선고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사후적으로 체내 알코올 농도를 다시 측정해 재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툼의 핵심은 결국 정황증거로 전제값을 얼마나 흔들 수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위드마크 계산서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전에 아래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계산서에 적용된 음주량·음주시각·체중이 본인의 진술 및 카드 내역·CCTV 등 객관적 자료와 일치하는지 대조합니다.
측정 시각과 운전 시각 사이가 상승기인지 하강기인지, 그 판단 근거가 계산서에 제시돼 있는지 확인합니다.
시간당 분해율 상수가 판례가 요구하는,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값으로 대입됐는지 검토합니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위드마크 계산을 다뤄본 변호사와 함께 계산서를 재검토하면, 전제사실의 증명 부족이나 유리한 수치 미적용을 근거로 계산 결과의 증명력을 다툴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위드마크 계산서를 받아 든 순간, “이미 컴퓨터로 계산까지 마친 숫자인데 이제 와서 어떻게 뒤집냐”는 생각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계산이 불리하게 나온 운전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하기보다, 음주량·음주시각·체중이라는 전제값부터 객관적 자료로 재구성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카드 결제 내역, 동석자 진술, 매장 CCTV가 쌓일수록 전제사실을 다투기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음주운전 사고의 피해자 입장에서도 가해자가 위드마크 계산의 허점을 이용해 처벌 수위를 낮추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계산에 적용된 전제값과 분해율이 오히려 지나치게 관대하게, 즉 가해자에게 부당하게 유리한 방향으로 대입된 것은 아닌지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위드마크 계산의 전제를 다투는 쪽과, 반대로 그 계산의 정확성을 뒷받침해야 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계산서라도 전제자료를 어떻게 재구성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계산서에 찍힌 숫자가 전부는 아닙니다. 그 숫자를 만든 전제부터 다시 확인하고 싶으시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위드마크 계산 결과만으로 곧바로 유죄가 인정되나요?
A. 아닙니다. 계산의 전제가 된 음주량·음주시각·체중에 대한 엄격한 증명이 없거나 불확실한 부분이 피고인에게 불이익하게 작용했다면, 그 계산 결과만으로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명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Q. 술을 마신 시각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면 불리한가요?
A. 오히려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분해가 시작된 시점이 특정되지 않으면 법원은 원칙적으로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음주 시작 시점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Q. 상승기였는지 하강기였는지는 누가, 어떻게 판단하나요?
A. 최종적으로는 법원이 진술, 목격자 증언, 측정 시각과 운전 시각의 간격 등 증거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판단이 명확히 서지 않으면 피고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Q. 계산서에 적용된 체중이 실제와 다르면 어떻게 되나요?
A. 체중은 위드마크 공식의 핵심 전제값 중 하나이므로, 자진 기재된 체중과 실제 체중이 다르다면 계산 결과 자체를 다툴 수 있습니다. 건강검진 기록 등 객관적 자료로 대조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이미 기소된 이후에도 계산을 다툴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공판 단계에서도 감정 신청이나 전문가 의견서 제출을 통해 계산의 전제값과 적용된 분해율 상수를 재검증해 달라고 다툴 수 있습니다.
Q. 시간당 분해율은 어느 값을 적용해야 유리한가요?
A. 운전 시점으로 역산할 때는 분해율 구간 중 낮은 값을 적용할수록 역산되는 농도가 낮아져 피고인에게 유리합니다. 판례는 이런 경우 하한값에 가까운,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수치를 대입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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