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기획사 대표 위력추행 혐의 — 캐스팅 권한과 인과 다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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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강제추행 등

연예기획사 대표 위력추행 혐의 — 캐스팅 권한과 인과 다투기 

김강희 변호사


연예기획사 대표 위력추행 혐의 — 캐스팅 권한과 인과 다투기


사건 개요


연예기획사를 운영하며 신인을 발굴해 온 대표들에게 최근 부쩍 늘어난 상담이 있습니다. 오디션이나 캐스팅 면담에서 만난 연습생 지망생으로부터 뒤늦게 위력에 의한 추행 고소를 당했다는 사연입니다. 사건 초기에 대표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은 "그런 의도가 없었다"는 항변이지만, 수사기관은 의도보다 대표라는 지위 자체가 상대의 자유의사를 누를 만한 힘으로 작용했는지를 먼저 봅니다.

연예계 캐스팅 구조는 특히 이 지점에서 취약합니다. 지망생 입장에서는 데뷔 여부, 연습생 발탁 여부가 전적으로 대표의 판단에 달려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설령 대표가 명시적으로 캐스팅을 언급하지 않았더라도 "잘 보이지 않으면 기회를 잃는다"는 압박을 스스로 느꼈다고 진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이 심리적 압박감이 곧바로 형사처벌 대상인 '위력'으로 이어지는지, 아니면 캐스팅이라는 업무 관계와 무관하게 벌어진 별개의 사적 접촉인지가 사건마다 갈린다는 점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표라는 지위나 캐스팅 권한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위력추행이 곧바로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지위가 신체 접촉과 어떤 관계로 이어져 있었는지를 수사기관과 법원이 정황 전체로 판단하기 때문에, 초기 대응에서 이 연결고리를 어떻게 정리해 내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핵심 쟁점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제1항은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추행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대법원은 이 조항의 '보호·감독을 받는 사람'에 정식 소속 연습생뿐 아니라 채용 절차, 즉 캐스팅 과정에서 대표의 영향력 범위 안에 있는 지망생도 포함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20도5646 판결). 편의점 구인 면접 중 신체 접촉이 있었던 사안에서, 정식 채용 전이라도 채용 여부를 결정할 지위에 있는 사람과의 관계라면 보호·감독 관계가 인정된다고 본 것입니다.

같은 판결은 '위력'을 상대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으로 정의하면서, 폭행·협박 같은 유형력뿐 아니라 사회적·경제적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무형의 힘도 위력에 해당하고, 현실적으로 상대의 자유의사가 실제로 제압될 필요까지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저항하지 않았다", "먼저 만남에 응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위력이 부정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방어의 무게중심은 위력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쟁점은 그 지위가 이 사건 접촉과 실제로 인과관계를 가지고 사용되었는지이며, 이는 유형력의 정도, 지위·권세의 종류, 피해자의 연령, 두 사람의 이전부터의 관계, 접촉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태양, 범행 당시 정황을 종합해 판단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지위의 존재'와 '지위의 사용'을 분리해 다투기


위력추행죄는 대표라는 지위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 지위가 이 접촉을 이끌어 내는 데 실제로 동원되었는지가 구성요건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사건에서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합니다.

1) 캐스팅 언급 여부를 시간순으로 특정합니다.

통화 녹취, 문자·메신저 기록, 오디션 진행 상황을 알리는 공지·문서를 모두 모아, 접촉 전후로 캐스팅이나 발탁을 언급·암시하는 대화가 실제로 있었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캐스팅 관련 언급이 접촉과 무관한 시점에, 무관한 맥락에서만 존재했다면, 지위가 이 사건에 동원됐다는 주장의 근거는 그만큼 약해집니다. 반대로 접촉 직전에 발탁 여부를 조건처럼 암시한 정황이 있다면 이는 피해자 측에 유리하게 작용하므로, 방어인 만큼 이 기록을 먼저 확보해 실제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2) 접촉이 벌어진 장소와 맥락을 업무 동선과 대조합니다.

오디션장·연습실 등 업무 공간과 시간대에서 벌어진 일인지, 아니면 사적인 자리·사적인 연락으로 이어진 별도의 만남에서 벌어진 일인지는 판단에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접촉이 캐스팅 일정과 분리된 사적 만남에서 발생했다면, 그 만남이 성사된 경위(누가 먼저 연락했는지, 무슨 명목이었는지)를 문자·통화 기록으로 재구성해 캐스팅 권한과의 연결고리가 약하다는 점을 뒷받침합니다.

3) 2020도5646의 판단요소별로 사실관계를 대조표로 정리합니다.

대법원이 제시한 요소—유형력의 내용과 정도, 지위·권세의 종류, 피해자 연령, 이전부터의 관계, 접촉에 이른 경위, 구체적 행위 태양, 당시 정황—를 하나씩 짚어, 각 요소에서 확인되는 사실을 표로 정리합니다. 수사기관은 이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므로, 개별 요소마다 방어사실을 준비해 두면 진술이 산발적으로 흔들리는 것을 막고 일관된 서사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보호·감독 관계의 시기적 범위를 다투기


2020도5646은 캐스팅·채용 절차 중인 사람도 보호·감독 관계에 포함된다고 했지만, 이는 무제한이 아니라 대표의 영향력 범위 안에 있는 동안으로 한정됩니다. 이 범위를 벗어난 시점의 접촉이라면 애초에 조항의 적용 대상이 아닐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확인합니다.

1) 캐스팅 결과와 접촉 시점의 선후관계를 문서로 확정합니다.

오디션 합격·불합격 통지일, 연습생 계약서 체결일, 활동 종료·계약 해지일 등을 문서로 특정해, 문제된 접촉이 캐스팅 여부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영향력 범위 안'에서 있었는지, 아니면 이미 발탁이 확정되거나 반대로 탈락이 확정돼 캐스팅 권한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시점 이후였는지를 가립니다. 특히 탈락 통보 이후, 혹은 이미 정식 계약을 맺고 별도의 소속사 내부 위계(트레이너·매니저 등)가 작동하는 국면으로 넘어간 뒤라면, 대표 개인의 캐스팅 권한이 그 접촉에 인과관계를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 성립할 여지가 생깁니다.

2) 관계가 캐스팅과 무관하게 형성·발전했는지를 소명합니다.

캐스팅 절차와 무관하게 개인적인 친분이나 연락이 먼저 존재했고, 그 관계 속에서 접촉이 이루어졌다는 사정이 있다면 이를 뒷받침하는 대화 기록·모임 정황을 정리합니다. 다만 이는 위력이 없었다는 주장으로 곧장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판례가 자유의사의 현실적 제압을 요구하지 않는 이상, "사적으로도 친했다"는 사정만으로 무죄가 담보되지는 않으며, 어디까지나 캐스팅 권한이 이 접촉의 원인으로 작동했는지를 다투는 여러 사정 중 하나로 제출해야 합니다.

3) 진술의 시기적 일관성을 검토합니다.

고소인 진술에서 캐스팅에 대한 기대나 압박감을 언급한 시점이, 실제 캐스팅 절차의 진행 상황과 들어맞는지를 대조합니다. 이미 탈락이 확정된 이후의 시점을 캐스팅 압박의 근거로 진술하는 등 시기가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면, 이는 위력과 접촉 사이의 인과관계를 다투는 데 있어 중요한 근거 자료가 됩니다. 이 작업은 수사 초기, 진술이 아직 정리되기 전 단계에서 시작할수록 유리합니다.


결론


위력추행 혐의는 지위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그 지위가 문제 된 접촉과 실제로 인과관계를 가지고 작동했는지가 쟁점이며, 이 인과관계는 시간순으로 정리된 구체적 사실관계로만 다툴 수 있습니다.

고소 사실을 통보받은 직후, 기억이 아직 선명할 때 통화·문자 기록과 캐스팅 진행 상황을 문서로 정리해 두는 것이 이후 대응의 토대가 됩니다. 캐스팅 권한과 이 사건 접촉 사이의 연결고리를 어떻게 정리하고 있는지, 지금 상황에서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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