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외국 자본의 투자를 받거나 해외 기업에 인수·합병되려 할 때, 경영진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이 거래가 승인 대상인지 신고 대상인지"입니다. 두 절차는 요건도 다르고 위반했을 때 결과도 전혀 다른데, 실무에서는 이 구분 자체를 놓쳐 거래를 이미 진행한 뒤에야 문제를 인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미승인·미신고 상태로 해외 M&A를 강행하면 정부는 거래를 중지시키거나, 이미 넘어간 지분·경영권을 거래 이전 상태로 되돌리라는 원상회복 명령까지 내릴 수 있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별도의 금전 제재가 매일 누적됩니다. 이 글에서는 국가핵심기술 보유기업의 해외 M&A에서 승인과 신고를 가르는 기준, 위반 시 내려지는 조치명령의 구체적 내용, 그리고 원상회복 명령을 이행하지 않았을 때 벌어지는 일을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국가핵심기술 보유기업의 해외 M&A, 왜 별도로 규제하나
국가핵심기술이란 국내외 시장에서 차지하는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크거나 관련 산업의 성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커서 해외로 유출될 경우 국가의 안전보장 및 국민경제 발전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기술을 말합니다.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심의를 거쳐 분야별로 지정·고시하며, 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조선·원전·바이오 등 국가 경쟁력의 핵심을 이루는 분야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기업 M&A는 원칙적으로 당사자의 자유로운 결정 사항이지만, 대상 기업이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지분 인수, 합작투자, 영업양수도처럼 형식은 통상의 상거래와 다르지 않더라도, 그 결과로 국가핵심기술에 대한 지배력이 외국인에게 넘어간다면 사실상 기술 유출의 통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산업기술보호법은 해외 M&A라는 거래 형식 자체를 규제 대상으로 삼아 별도의 승인·신고 절차를 두고 있습니다.
규제 대상이 되는 대표적 거래 유형 — 외국인에 의한 지분 인수·합병
합작투자(조인트벤처) — 국가핵심기술을 함께 활용하는 형태의 외국인투자
영업양수도 — 국가핵심기술 관련 자산·설비·인력이 함께 이전되는 경우
국내 법인을 경유하더라도 최종적으로 외국인이 실질 지배력을 갖게 되는 구조 변경
국가핵심기술 보유기업의 해외 M&A는 지분 인수든 합작투자든 형식을 가리지 않고 규제 대상이 된다 — 관건은 거래의 형식이 아니라 국가핵심기술에 대한 지배력이 외국인에게 넘어가는지 여부다.
승인과 신고를 가르는 단 하나의 기준 — 연구개발비 지원 여부
산업기술보호법 제11조의2는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하는 대상기관의 해외인수·합병등을 규정하면서, 승인과 신고를 가르는 기준을 명확히 해 두고 있습니다. 국가로부터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아 개발한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대상기관이 해외 인수·합병 등을 진행하려는 경우에는 사전에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반면 국가 연구개발비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대상기관이라면 사전에 신고를 하는 것으로 절차가 완료됩니다. 여기에 더해, 대상기관이 미처 인지하지 못한 사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외국인에 의해 해외인수·합병등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나중에라도 알게 된 경우에는 지체 없이 신고해야 하는 별도의 의무도 있습니다.
실무에서 흔히 하는 착각은 "우리 회사 기술은 우리가 자체 개발했으니 신고만 하면 된다"고 단정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술 개발 초기 단계에서 정부 출연 연구과제나 국가 R&D 매칭펀드를 일부라도 지원받은 이력이 있다면, 그 이후 파생·개량된 기술에도 승인 의무가 따라붙을 수 있습니다. 인수·합병금액이 크든 작든, 넘기는 지분율이 얼마이든 이 구분 기준과는 무관하다는 점도 자주 간과됩니다. 승인 대상인지 신고 대상인지는 거래 규모가 아니라 그 기술의 개발 연혁에서 갈립니다.
과거 정부 R&D 과제·출연금 지원 이력을 기술별로 소급 확인
보유 기술이 국가핵심기술 지정·고시 목록에 해당하는지 대조
거래 형태(지분 인수·합작투자·영업양수도)가 해외인수·합병등에 해당하는지 검토
거래 상대방이 대통령령이 정하는 외국인 범위에 속하는지 확인
신고 대상인지 승인 대상인지는 인수금액이나 지분율이 아니라, 그 기술을 개발할 때 국가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았는지 여부로 갈린다.
신고와 승인, 절차와 제출서류는 어떻게 다른가
신고 절차는 대상기관이 해외인수·합병등을 진행하기 전 산업통상자원부장관에게 미리 신고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승인 절차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산업기술보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승인 여부 자체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무게가 다릅니다. 승인이 거부되면 그 거래는 진행할 수 없고, 조건부로 승인되는 경우에는 대상기관이 부과된 조건에 대한 이행계획을 제출하고 이후 이행 여부에 대한 확인·점검까지 받아야 합니다.
승인 신청 시에는 시행령이 정한 서류를 갖춰야 하는데, 계약서 또는 계획서, 거래 상대방인 외국인의 명칭·주요 주주현황·매출액·자산총액·사업내용, 인수·합병의 구체적 내용과 관련 시장 현황, 국가핵심기술의 용도와 성능에 관한 기술자료, 기술 제공의 조건과 방법, 관련 제품의 시장규모 및 경쟁력에 관한 자료, 그리고 해당 기술의 연구개발비 지원 현황 자료까지 폭넓게 요구됩니다. 신고 대상 거래도 이에 준하는 자료를 첨부해야 하지만, 신고는 원칙적으로 절차 완료와 함께 거래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승인과 실무상 무게감이 다릅니다.
승인은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심의를 거쳐 거래 자체의 가부가 결정되지만, 신고는 원칙적으로 절차 완료와 함께 거래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외국인'과 규제를 피해가려는 우회 구조
산업기술보호법이 규제하는 '외국인에 의한 해외인수·합병등'은 외국 국적의 개인·법인이 직접 거래 상대방이 되는 경우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국내에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을 경유하더라도, 그 SPC의 최대주주나 실질적 지배력이 외국인에게 귀속되어 있다면 형식상 국내 거래처럼 보여도 규제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법이 보는 것은 계약서에 적힌 거래 상대방의 국적이 아니라, 국가핵심기술에 대한 실질적 지배관계가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넘어가는지입니다.
그래서 M&A를 설계하는 단계에서 "국내 투자조합을 통해 우회하면 승인·신고 의무를 피할 수 있다"는 식의 접근은 위험합니다. 지분 구조를 여러 단계로 나누거나 명목상 국내 법인을 앞세우더라도, 최종 의결권과 자금 출처를 따라 올라가면 외국인 지배력이 확인되는 구조라면 동일하게 승인·신고 의무가 발생합니다. 거래 자문 단계에서부터 최종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검토해 두어야 뒤늦게 위반이 드러나는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다단계 SPC를 거친 지분 인수 — 최종 의결권 귀속을 기준으로 판단
명목상 국내 법인 명의의 인수 — 자금 출처와 실질 지배력을 함께 확인
단계적 지분 매입(점진적 경영권 확보) — 최초 지분 인수 시점부터 규제 대상 여부 검토 필요
임원 파견·기술이전 계약이 결합된 합작투자 — 지분율이 낮아도 실질 지배 여부를 별도로 판단
규제는 계약서상 거래 상대방의 국적이 아니라 국가핵심기술에 대한 실질적 지배관계가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귀속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승인·신고를 이행하지 않으면 벌어지는 일 — 중지·금지·원상회복 명령
미승인 또는 미신고 상태로 해외인수·합병등이 진행되었거나 위반 사실이 명백한 경우,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심의를 거쳐 해당 거래의 중지·금지·원상회복 등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습니다. 거래가 아직 진행 중이라면 중지·금지로 절차 자체를 멈출 수 있지만, 문제는 이미 지분 이전이나 경영권 변경까지 끝난 뒤에 위반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원상회복 명령, 즉 거래가 있기 전 상태로 되돌리라는 명령까지 내려질 수 있습니다.
원상회복은 실무적으로 넘어간 지분을 원래 주주에게 재매각하거나 경영권을 되돌리는 조치, 이미 이전된 기술자료·설비·인력을 회수하는 조치 등 거래 이전 상태로 되돌리기 위한 전방위적 조치를 포괄합니다. 이미 종결되어 등기까지 마친 M&A라 해도 승인·신고 의무 위반이 확인되면 소급해 원상회복 명령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주가가 이미 변동했거나 조직이 통합되어 버린 상황에서 원상회복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거나 상당한 손실을 수반할 수 있어, 거래 종결 이후에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원상회복 명령은 거래가 이미 종결된 뒤에도 내려질 수 있다 — 승인·신고 의무를 지켰는지는 등기가 끝났다고 사라지는 문제가 아니다.
원상회복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 이행강제금과 반복 부과
조치명령을 받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산업기술보호법 제11조의3에 따라 1일 1천만원 이내의 이행강제금을 1년에 2회 이내의 범위에서 반복하여 부과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한 번 내고 끝나는 벌금이 아니라, 원상회복이 실제로 이행될 때까지 이행하지 않은 기간에 비례해 계속 누적되는 성격의 제재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과태료와 다릅니다. 명령을 받고도 시간을 끌수록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구조입니다.
실무적으로는 조치명령을 통보받은 즉시 이행 가능 여부와 방법을 검토하고, 산업통상자원부와 이행기한·이행방법을 협의하는 것이 손실을 최소화하는 길입니다. 이행강제금 자체는 형사처벌이 아닌 행정상 강제수단이라 전과기록으로 남지는 않지만, 반복 부과가 이어지면 기업의 대외 신뢰도나 투자유치, 거래 상대방과의 관계에 실질적인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원상회복이 즉시 불가능한 사정이 있다면 그 사정을 소명하며 단계적 이행계획을 제시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치명령 통보 즉시 이행 가능 시점과 방법부터 정리
원상회복이 어려운 사정(주가 변동·조직 통합 등)이 있다면 소명자료 준비
1일 1천만원 이내·1년 2회 이내라는 부과 한도를 기준으로 대응 일정 관리
단계적 이행계획을 산업통상자원부와 사전에 협의
기술유출로 이어지면 — 형사처벌까지 번지는 경계선
승인·신고 위반이 절차상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실제로 국가핵심기술 관련 자료가 해외로 유출된 사실이 확인되면 별도의 형사책임이 더해집니다. 산업기술보호법 제14조 각호(제4호 제외)에 해당하는 산업기술 유출행위를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나아가 그 국가핵심기술이 외국에서 사용되거나 사용되게 할 목적으로 유출된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고 벌금을 병과할 수 있는데, 국외 유출에 대한 벌금 상한은 최근 법 개정으로 크게 상향되었습니다. 유출로 얻은 재산은 몰수·추징 대상이 됩니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M&A 승인·신고 절차 위반과 국가핵심기술 유출죄는 서로 다른 잣대로 판단된다는 점입니다. 절차만 어긴 상태라면 중지·금지·원상회복 명령과 이행강제금 선에서 정리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실제로 기술자료가 외국인에게 넘어간 사실까지 확인되면 관련자 개인의 형사책임까지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해외 M&A를 검토하는 단계에서부터 두 트랙이 별개로 작동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접근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우리 회사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어 있는지 어떻게 확인하나요?
A.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심의를 거쳐 분야별로 지정·고시하므로, 관련 고시의 목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사 기술이 목록에 해당하는지 애매하다면 M&A를 추진하기 전에 소관 부처나 전문가를 통해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국내 투자조합을 경유해서 인수하면 승인·신고 의무를 피할 수 있나요?
A. 규제는 거래의 외형이 아니라 실질적 지배관계를 봅니다. 국내법인 형태를 거치더라도 최종적으로 외국인이 최대주주이거나 실질 지배력을 가진다면 해외인수·합병등에 해당해 승인·신고 의무가 그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Q. 신고만 마치면 거래를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신고 대상 거래는 신고 절차 완료 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신고 내용 검토 결과 국가안보나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이 우려된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정부가 추가 조치를 취할 근거도 함께 마련되어 있어, 신고만으로 절차가 완전히 종결됐다고 단정하기는 이릅니다.
Q. 거래가 이미 종결된 뒤에도 원상회복 명령을 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미승인·미신고 상태로 거래가 진행된 사실이 확인되면, 이미 등기까지 마쳐 종결된 거래라 하더라도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중지·금지·원상회복 등 조치를 명할 수 있습니다.
Q. 원상회복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바로 형사처벌을 받나요?
A. 원상회복 명령 불이행 자체에 대해서는 1일 1천만원 이내의 이행강제금이 반복 부과되는 행정상 제재가 먼저 적용됩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국가핵심기술 자료가 실제로 해외에 유출된 사실이 확인되면 별도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승인 신청을 준비할 때 시간은 얼마나 여유를 두어야 하나요?
A. 계약서·계획서, 외국인 관련 정보, 기술자료, 연구개발비 지원현황 등 다수의 서류를 갖춰야 하고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심의까지 거쳐야 하므로, 거래 일정에 상당한 여유를 두고 초기 단계부터 서류 준비와 검토를 병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맺음말
국가핵심기술 보유기업의 해외 M&A는 승인 대상인지 신고 대상인지를 가르는 기준부터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그 기준은 거래 규모나 지분율이 아니라 해당 기술이 국가 연구개발비 지원을 받아 개발된 것인지에 있고, 이를 놓치면 거래가 이미 끝난 뒤에도 중지·금지는 물론 원상회복 명령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원상회복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이 매일 누적되고, 그 과정에서 기술자료가 실제로 유출된 사실이 확인되면 형사책임까지 더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초기 단계의 정확한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히 이천 부발이나 시흥 시화·정왕처럼 반도체·이차전지 관련 산업단지가 밀집한 경기남부 지역의 기업이라면, 해외 자본 유치나 지분 매각을 검토하는 단계에서부터 국가핵심기술 해당 여부와 승인·신고 절차를 함께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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