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소송에서 졌다고, 기탁회사의 '기판력 남용'에 제동을
선행소송에서 졌다고, 기탁회사의 '기판력 남용'에 제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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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소송에서 졌다고, 기탁회사의 '기판력 남용'에 제동을 

임영근 변호사

[승소사례] 선행소송에서 졌다고, 정산금도 안 준다? 신탁회사의 '기판력 남용'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계약을 해제해놓고, 소유권은 그대로 보유하면서 수분양자에게 돌려줘야 할 계약금과 중도금까지 붙들고 있는 신탁회사가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최근 제가 수행한 생활숙박시설 분양계약 해제 사건에서, 바로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사건의 경위

수분양자인 원고들은 처음에는 "착오·기망으로 계약을 취소하거나, 시행사·신탁회사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약정해제되었다"고 주장하며 소송(선행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습니다. 그런데 이 선행소송이 한창 진행되던 도중, 오히려 시행사·신탁회사 측이 "잔금을 납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고들에게 계약해제를 통보해왔습니다.

계약이 해제되었다면, 계약서 규정에 따라 위약금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수분양자에게 돌려주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신탁회사와 시행사는 해제를 통보해놓고도 정산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원고들은 중도금대출 원리금을 직접 완납해가며 버텨야 했고, 이 사건 소송에 이르러서야 정산금 반환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신탁회사의 항변, 그리고 제가 화가 났던 이유

신탁회사 측의 방어 논리는 이랬습니다. "선행소송에서 원고들의 청구가 모두 기각되어 확정되었으니, 그 판결의 기판력 때문에 이번 정산금 청구도 할 수 없다."

냉정하게 따져보면, 선행소송의 쟁점은 '피고들의 귀책사유로 인한 원고들의 해제'였고,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들이 스스로 행사한 해제권에 따른 정산금 반환'입니다. 해제권을 누가, 왜 행사했는지가 완전히 다른 사안임에도, 신탁회사는 이 둘을 뒤섞어 정산 의무 자체를 회피하려 했습니다.

담당변호사로서 이 사건을 진행하며 느낀 감정은 솔직히 '분노'에 가까웠습니다. 계약해제로 오피스텔(생활숙박시설)의 소유권은 그대로 보유하면서, 수분양자가 낸 수억 원의 중도금은 돌려주지 않겠다는 태도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소송 대응이었기 때문입니다.

법원의 판단

• 선행소송의 소송물과 이 사건 소송물은 해제권의 발생 원인, 행사 주체가 전혀 다른 별개의 법률관계이다.

• 원고들이 선행소송 변론종결 이후 중도금대출 원리금을 완납하여 정산금 채권을 실제로 취득한 것은, 변론종결 후 새롭게 발생한 사정에 해당한다.

• 신탁회사가 스스로 해제를 통보해놓고 2년 가까이 정산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 뒤늦게 선행판결의 결론만을 근거로 계약이 유효하다는 모순된 주장을 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

이에 따라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인용하며, 신탁회사와 시행사가 공동으로 정산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정리하며

분양계약의 매도인들인 신탁회사와·시행사가 계약해제를 통보해놓고 정산을 차일피일 미루거나, 앞선 소송 결과를 방패 삼아 정당한 반환 의무를 회피하려는 기판력 남용 사례가 종종 발생합니다. 이러한 상대방의 상도의에 어긋나는 태도에 억울하고 화가 나지만 이럴수록 감정적 대응이 아닌 치밀한 법리로 무장하여 상대방의 주장을 무력화시켜야합니다. 유사한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은 아래 연락처로 편하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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