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목록을 받지 못했다면, 준항고로 압수처분 취소를 구할 수 있다
압수목록을 받지 못했다면, 준항고로 압수처분 취소를 구할 수 있다
법률가이드
수사/체포/구속고소/소송절차

압수목록을 받지 못했다면, 준항고로 압수처분 취소를 구할 수 있다 

강대현 변호사

압수수색을 당한 뒤 가장 먼저 손에 쥐어야 할 서류는 압수목록입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목록을 아예 받지 못했거나, 몇 주가 지나서야 부실하게 정리된 목록을 우편으로 받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무엇이 압수됐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다면 환부를 청구하기도, 절차 위반을 다투기도 어려워집니다. 이 글에서는 압수목록을 받지 못했을 때 그 사실만으로 압수처분 자체를 준항고로 취소시킬 수 있는지, 그 근거와 절차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압수수색 현장에서 압수목록이 갖는 의미

압수수색이 집행되는 순간 피압수자가 손에 쥐는 자료는 사실상 압수목록 하나뿐입니다. 수사기관이 무엇을 얼마나 가져갔는지 정확히 알아야 이후 환부·가환부를 청구하든, 압수 절차의 위법을 다투든 출발점이 생깁니다. 목록이 없으면 무엇이 압수되었는지조차 다투기 어렵고, 다시 요청해도 수사기관이 "정리 중"이라며 미루는 경우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대법원도 압수목록을 단순한 행정서류로 보지 않습니다. 대법원 2024. 1. 5.자 2021모385 결정은 압수목록이 수사기관의 압수 처분에 대한 사후적 통제수단임과 동시에, 피압수자가 압수물의 환부·가환부를 청구하거나 부당한 압수처분에 대해 준항고를 하는 등 권리행사절차를 밟는 데 가장 기초적인 자료라고 밝혔습니다. 목록이 없으면 권리행사의 출발점 자체가 사라지는 셈입니다.

사무실이나 자택에서 서류함과 컴퓨터를 통째로 압수당한 뒤, 현장에서는 "확인 중이니 나중에 목록을 보내드리겠다"는 구두 안내만 받고 서명한 경우가 실무에서 특히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작 어떤 서류가, 몇 매가, 어떤 상태로 압수됐는지 압수 당사자 스스로도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가고, 그 사이 사건 관련성 없는 개인정보나 제3자 자료까지 함께 딸려 나갔는지조차 확인할 방법이 없어집니다.

압수목록은 피압수자가 환부·가환부를 청구하거나 준항고로 압수처분을 다투는 데 가장 기초적인 자료다 — 목록이 없으면 권리행사의 출발점 자체가 사라진다.

형사소송법 제129조 — 압수 즉시 목록을 교부해야 하는 이유

형사소송법 제129조는 "압수한 경우에는 목록을 작성하여 소유자, 소지자, 보관자 기타 이에 준할 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이 규정은 제219조에 의해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에도 그대로 준용되므로, 검사든 사법경찰관이든 압수를 마치면 목록을 작성해 건넬 의무를 집니다. 임의제출 형식으로 물건을 받아간 경우도 예외가 아니어서, 동의하고 순순히 내줬다는 사정만으로 목록 교부 의무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대법원 2024. 1. 5.자 2021모385 결정은 이 의무의 시점을 구체적으로 못박았습니다. 압수 직후 현장에서 곧바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압수목록을 작성해 교부하는 것이 원칙이고, 부득이한 사정으로 현장에서 곤란하더라도 그 사정이 해소되는 즉시 지체 없이 상세한 목록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같은 결정은 압수물과 혐의사실의 관련성을 판단하기 위한 추가 검토나 수사가 필요하다는 사정만으로는 목록 교부 시기를 늦출 수 있는 예외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 압수 직후, 또는 부득이한 사정이 해소된 즉시 목록을 작성·교부해야 함

  • 품목·수량·특징을 소유자 등이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함

  • 임의제출 방식의 압수에도 동일한 작성·교부 의무가 인정됨

  • 혐의사실과의 관련성 평가나 추가수사 필요는 교부 지연의 정당한 사유가 되지 않음

압수 직후 상세목록을 작성·교부하는 것이 원칙이며, 혐의사실과의 관련성을 더 살펴봐야 한다는 사정만으로는 교부를 미룰 수 없다.

목록을 늦게 주거나 부실하게 준 사건, 대법원은 어떻게 판단했나

실무에서 반복되는 유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압수는 즉시 이뤄졌는데 목록은 몇 주, 몇 달 뒤에야 뒤늦게 오는 경우, 그리고 목록은 받았지만 "서류 일체", "휴대전화 1대"처럼 뭉뚱그려 적혀 있어 정작 무엇이 압수됐는지 알 수 없는 경우입니다. 두 유형 모두 대법원이 문제 삼은 지점과 맞닿아 있습니다.

대법원 2024. 1. 5.자 2021모385 결정 사안에서도 수사기관은 압수 이후 상당 기간이 지나서야 상세목록을 교부했고, 그 사이 혐의사실과의 관련성을 검토했다는 취지로 지연을 설명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설명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관련성 평가나 추가 수사는 목록을 이미 교부한 뒤에도 얼마든지 진행할 수 있는 별개의 절차이므로, 이를 이유로 목록 교부 자체를 미루는 것은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단이 실무에 주는 함의는 분명합니다. "아직 목록을 정리 중"이라거나 "관련성 검토가 끝나야 드릴 수 있다"는 수사기관의 답변은 그 자체로 위법한 지연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사정이 확인되면 피압수자는 목록을 기다리기보다 준항고로 압수처분 자체의 취소를 구하는 절차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가령 사무실 압수수색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서류 박스 여러 개를 가져가면서 현장에서는 목록 없이 서명만 요구하고, 이후 두 달이 지나서야 "전자정보 저장매체 1점, 서류 약 300매"라는 식으로 뭉뚱그린 목록만 보내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목록으로는 실제 압수된 서류 각각이 무엇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 나중에 환부를 청구하거나 사건과 무관한 자료가 섞여 있었는지를 다투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해집니다.

준항고란 무엇인가 — 압수처분을 다투는 사후 통제 절차

형사소송법 제417조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구금, 압수 또는 압수물의 환부에 관한 처분과 변호인 참여 등에 관한 처분에 대해 불복이 있으면 그 직무집행지의 관할법원 또는 검사의 소속검찰청에 대응한 법원에 그 처분의 취소 또는 변경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 절차가 준항고이며, 압수목록을 교부받지 못한 상태에서 압수 자체의 절차 위반을 다투는 대표적 수단입니다.

준항고는 확정판결이 아니라 수사기관의 개별 '처분'을 다투는 절차이기 때문에, 기소 여부가 정해지기 전이라도 곧바로 제기할 수 있습니다. 압수수색영장 집행 자체의 위법성뿐 아니라, 목록 교부처럼 집행에 부수하는 절차의무를 지키지 않은 경우도 준항고의 대상이 된다는 점은 대법원 결정들이 공통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준항고의 대상이 되는 '처분'은 압수 그 자체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압수목록을 교부하지 않은 부작위, 지나치게 늦게 교부한 지연, 실제 압수물과 맞지 않게 부실하게 기재한 행위까지 모두 압수라는 처분에 부수하는 절차 위반으로 포섭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목록을 아예 못 받은 경우뿐 아니라, 받긴 했지만 내용이 부실한 경우에도 같은 논리로 준항고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준항고는 판결이 아니라 수사기관의 '처분'을 다투는 절차이므로, 압수목록 미교부처럼 집행 과정의 절차위반도 그 대상이 된다.

준항고, 어떻게 제기하나 — 청구 방법과 제기기간

형사소송법 제418조는 준항고를 청구하려는 사람이 불복 대상이 되는 압수 등 처분을 특정하고 청구 취지를 명확히 밝힌 서면을 관할법원에 제출하도록 정합니다. "압수목록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만 적어서는 부족합니다. 언제 어떤 물건이 압수됐는지, 목록 교부를 요구한 사실과 그에 대한 수사기관의 답변, 그로부터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를 함께 기재해야 법원이 판단할 자료가 갖춰집니다.

제기기간에 대해 형사소송법 제419조는 보통항고의 효력에 관한 제409조를 준용하도록 정하고 있어, 즉시항고와 달리 정해진 제기기간 제한이 없습니다. 다만 기간 제한이 없다고 언제까지나 미뤄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준항고는 '항고의 실익'이 있어야 하므로, 압수물이 이미 반환됐거나 사건이 종결돼 다툴 실익이 사라진 뒤라면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목록 미교부를 확인한 시점에서 가능한 한 빨리 서면을 준비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 압수 일시·장소, 압수한 물건의 특정(가능한 범위에서)

  • 목록 교부를 요구한 사실과 그 결과 — 미교부·지연·부실기재 등

  • 청구 취지 — 압수처분의 취소를 구한다는 점을 명확히 기재

  • 관할 — 직무집행지의 관할법원 또는 검사 소속검찰청에 대응한 법원

준항고가 인용되면 무슨 일이 벌어지나 — 압수물 환부와 증거능력

법원이 준항고를 인용해 압수처분을 취소하면, 그 처분은 처음부터 위법했던 것으로 처리됩니다. 형사소송법 제133조는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압수물은 사건 종결 전이라도 결정으로 환부해야 한다고 정하는데, 준항고 인용으로 압수의 근거 자체가 사라졌다면 이 조항에 따라 압수물의 환부를 구할 수 있습니다.

증거능력 문제도 함께 따라옵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어, 준항고로 위법이 확인된 압수처분을 통해 얻은 자료는 이후 형사재판에서 증거로 쓰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다만 준항고 인용 자체가 자동으로 형사재판의 증거능력 판단을 구속하는 것은 아니고, 본안 재판에서 검사와 변호인이 위법수집증거 배제를 다시 다투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준항고로 압수처분이 취소되면, 압수된 휴대전화나 하드디스크 원본뿐 아니라 그로부터 복제·추출된 디지털 포렌식 자료까지 함께 위법성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이 이미 자료를 분석해 다른 증거를 찾아낸 뒤라도, 그 출발점이 된 압수처분이 취소되면 파생된 자료의 증거능력까지 연쇄적으로 다툴 여지가 생기는 것입니다.

압수처분이 준항고로 취소되면 압수물은 환부 대상이 되고, 그 과정에서 얻은 자료는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을 다툴 근거가 된다.

준항고와 위법수집증거 배제신청, 어떻게 다른가

압수·수색 절차의 하자를 다투는 방법이 준항고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기소돼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라면, 변호인은 공판절차에서 증거로 제출된 압수물에 대해 위법수집증거 배제를 주장하며 증거능력을 다툴 수 있습니다. 두 절차는 시점과 상대방이 다릅니다. 준항고는 수사 단계에서 수사기관의 처분 자체를 법원에 취소해 달라고 청구하는 절차이고, 위법수집증거 배제 주장은 기소 이후 그 증거를 공판정에서 배척해 달라는 주장입니다.

실무적으로는 두 절차를 함께 활용하는 편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수사 단계에서 목록 미교부를 확인한 즉시 준항고로 압수처분의 위법을 법원 결정으로 못박아 두면, 이후 기소가 되더라도 그 결정을 근거로 위법수집증거 배제를 주장하기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반대로 준항고 시기를 놓쳐 항고의 실익이 없어졌다 하더라도, 기소 이후 공판 단계에서 같은 절차 위반을 근거로 증거능력을 다투는 길은 별도로 남아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압수목록을 아예 못 받았는데 언제까지 준항고를 해야 하나요?

A. 형사소송법 제419조가 준용하는 보통항고 규정에 따라 정해진 제기기간은 없습니다. 다만 압수물이 반환되거나 사건이 종결돼 다툴 실익이 없어지면 받아들여지기 어려우므로, 목록 미교부를 확인한 뒤 가능한 한 빨리 서면을 준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임의제출 방식으로 물건을 내줬는데도 목록을 요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대법원 2024. 1. 5.자 2021모385 결정은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에도 목록 작성·교부 의무가 그대로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동의하고 순순히 내줬다는 사정만으로 이 의무가 면제되지 않습니다.

Q. "서류 일체", "휴대전화 1대"처럼 뭉뚱그려 적힌 목록도 문제 삼을 수 있나요?

A. 문제 삼을 수 있습니다. 목록은 소유자 등이 무엇이 압수됐는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작성돼야 하므로,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기재된 목록은 사실상 목록을 교부하지 않은 것과 다르지 않다고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Q. 준항고가 받아들여지면 형사재판 자체가 끝나나요?

A. 아닙니다. 준항고는 압수처분이라는 개별 처분을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절차일 뿐, 형사사건 전체의 유·무죄를 정하는 절차가 아닙니다. 다만 취소된 압수처분을 통해 얻은 자료는 이후 재판에서 증거능력을 다투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Q. 목록 교부를 요구했다는 사실 자체를 어떻게 남겨둬야 하나요?

A. 구두로 요구하기보다는 문자메시지나 내용증명처럼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요구하고, 수사기관의 답변도 가능한 범위에서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자료는 준항고 청구서에서 지연·미교부 사실을 소명하는 핵심 근거가 됩니다.

Q. 변호인 없이 혼자 준항고 서면을 작성해도 되나요?

A. 서면 자체는 본인이 작성해 제출할 수 있지만, 압수 처분을 정확히 특정하고 관할·청구취지를 제대로 기재하지 못하면 각하될 위험이 있습니다. 압수물 종류가 많거나 사건이 복잡할수록 준항고 단계부터 조력을 받는 편이 이후 증거능력 다툼에서도 유리합니다.

맺음말

압수수색 현장에서 목록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사실은 사소한 행정 착오가 아니라, 압수처분 자체의 절차적 정당성을 다툴 수 있는 구체적 근거입니다. 형사소송법 제129조가 정한 교부의무와 대법원 2024. 1. 5.자 2021모385 결정이 확인한 '즉시 교부 원칙'을 기준으로, 목록이 언제 어떤 형태로 왔는지부터 다시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준항고는 정해진 제기기간이 없다는 점에서 여유가 있어 보이지만, 항고의 실익이라는 조건이 있는 만큼 압수물이 반환되거나 사건이 정리되기 전에 움직이는 편이 안전합니다. 목록 미교부나 부실 기재를 확인했다면 그 사실관계를 기록으로 남기고 준항고 청구서를 준비하는 것이 압수물 환부와 이후 증거능력 다툼 모두를 위한 첫걸음입니다. 목록을 늦게라도 받았다면 받은 날짜와 내용을 그대로 보관해 두고, 압수 당시 현장에서 있었던 대화나 안내 내용도 최대한 구체적으로 기록해 두는 것이 나중에 지연·부실 기재를 소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수원지검 관할 사건이나 인계동 인근에서 압수수색을 겪었다면, 목록을 다시 확인하고 대응 시점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강대현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21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