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지인의 소개로 시작한 부업이나 재테크 모임이 알고 보니 다단계 판매조직이었고, 그 조직이 사기 또는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로 수사기관에 입건되면서 본인이 데려온 후배·지인들까지 피해자 명단에 함께 오르는 사건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이 가장 먼저 하시는 말씀은 “저는 그냥 친한 동생 몇 명 소개해준 것뿐인데요”, “저도 몰랐고 오히려 저도 피해자예요”라는 항변입니다. 그런데 막상 수사가 시작되면 본인이 받은 모집수당 내역, 하위 판매원들에게 보낸 문자와 설명 자료가 그대로 증거로 남아 있어 “몰랐다”는 말만으로는 넘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다단계 조직 사기 사건에서 구체적인 기망 방법을 몰랐다는 사정만으로는 공모관계를 부정할 수 없다는 법리를 일관되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하위 라인을 모집하며 후원수당을 받은 사람이라면, 조직의 최상위 설계자가 아니더라도 형사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다단계 구조인 줄 몰랐다는 주장이 왜 그대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운지, 공동정범과 방조범은 어떻게 갈리는지, 그리고 지금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다단계 구조를 몰랐다는 주장만으로는 형사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모집행위로 수당을 받았다면, 인식 여부는 정황과 자료로 다시 판단됩니다.
다단계 조직에 발을 들이는 경위는 대부분 지인 소개입니다. 처음에는 제품 체험이나 부업 설명회 참석 정도로 시작하지만, 몇 달 뒤 정신을 차려보면 본인이 데려온 후배·지인들까지 조직 안에 얽혀 있는 구조가 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문제가 불거지는 시점은 조직이 수사기관에 의해 사기, 유사수신, 방문판매법 위반 등으로 입건될 때입니다.
이 시점에서 하위 판매원을 모집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저도 속았다”, “구조를 몰랐다”인데, 수사기관과 법원은 이를 곧바로 무혐의나 무죄의 근거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모집이라는 행위 자체가 조직의 존속과 확장에 필수적인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다단계 조직의 후원수당(모집수당) 구조 자체가 “본인이 데려온 사람이 늘어날수록 내 수입도 늘어난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이 구조를 이해하고도 모집을 계속 이어갔다면, 최소한 미필적으로라도 조직의 성격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여지가 커집니다.
모집행위로 후원수당을 받는 구조를 알고 있었다면, “몰랐다”는 주장만으로 형사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2. 순차적으로만 상통했어도 공모관계는 인정될 수 있습니다
기망 방법을 구체적으로 몰랐다는 사정만으로는 공모관계를 부정할 수 없습니다.
형법 제347조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단계 조직 사기는 최상위 설계자부터 중간관리자, 말단 모집책까지 다수가 얽혀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형법 제30조 공동정범이 성립하는지가 늘 핵심 쟁점이 됩니다.
공모관계는 전원이 한자리에 모여 범행을 모의해야만 성립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며, 기망방법을 구체적으로 몰랐다고 하더라도 공모관계를 부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7. 9. 12. 선고 97도1706 판결).
이 법리는 다단계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즉 상위 라인이 설계한 구체적인 기망 스크립트나 자금 흐름까지 몰랐더라도, “모집 인원이 늘면 내 수당도 는다”는 조직의 기본 구조를 알면서 하위 모집을 계속 이어갔다면, 공모관계가 인정될 여지가 충분합니다.
전체 모의과정에 참여하지 않았어도, 순차적·암묵적 상통만으로 공모관계는 인정될 수 있습니다.
3. 모집 활동의 적극성에 따라 공동정범과 방조범이 갈립니다
단순 소개에 그쳤는지, 조직 확장의 핵심 역할을 했는지가 판단 기준입니다.
형법상 공범은 크게 공동정범(제30조)과 방조범, 즉 종범(제32조)으로 나뉩니다. 종범으로 인정되면 형법 제32조 제2항에 따라 정범의 형보다 필요적으로 감경됩니다. 이 둘을 가르는 기준은 범행 전체에서 본질적 기여를 통해 기능적 행위지배를 했는지 여부입니다.
단순히 가족이나 친구 한두 명에게 제품을 권하고 그친 경우와, 별도의 설명회를 직접 주최하거나 여러 명으로 구성된 하위 조직도를 짜고 관리한 경우는 형사적으로 완전히 다르게 평가됩니다. 후자는 조직의 확장 자체를 본인이 주도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무에서 법원이 중요하게 보는 정황은 본인이 모집한 인원의 규모, 받은 후원수당의 총액과 직급 체계상 지위(팀장·리더 등 호칭 부여 여부), 설명회나 상담 자리에서 본인이 직접 발언했는지, 하위 판매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자금 회수를 독려했는지 등입니다. 이런 정황이 쌓일수록 공동정범 쪽으로 판단이 기울 수 있습니다.
단순 소개에 그쳤는지, 조직 확장을 실질적으로 주도했는지에 따라 공동정범과 방조범은 뚜렷이 갈립니다.
4. 다단계 사기는 이득액과 구조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형법상 사기죄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방문판매법까지 중첩 적용될 수 있습니다.
피해 규모가 커지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함께 적용됩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같은 법 제3조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형이 무거워지고,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제24조는 다단계판매조직을 이용해 재화등의 거래 없이 사실상 금전거래만 하거나, 취득가격이나 시장가격보다 현저히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후원수당을 지급하는 이른바 ‘사행적 판매원 확장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하면 같은 법 제51조 제1항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판매·거래 대금 총액의 3배가 2억원을 초과하면 그 금액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위반(사기)과 방문판매법위반이 함께 기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위 모집책이라도 공동정범으로 인정되면 본인이 직접 받은 금액이 아니라 조직 전체 피해액을 기준으로 양형이 이루어질 수 있어, 초기 대응이 특히 중요합니다.
5. 고소·수사부터 재판까지, 이 순서로 진행됩니다
초기에 어떤 자료를 확보하느냐가 공동정범과 방조범을 가르는 분수령이 됩니다.
다단계 조직 사기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또는 인지수사 → ②피의자 신문 및 참고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는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조직 규모가 크고 피해액이 특경법 구간이라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본인이 조직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므로, 조사를 받기 전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본인이 조직에 가입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주고받은 문자·단체채팅방 대화, 설명회 자료, 교육 자료를 시간순으로 모아둡니다.
본인이 받은 후원수당·모집수당 내역과, 자신이 직접 모집한 하위 판매원 명단 및 각자에게 설명한 내용을 정리합니다.
상위 라인으로부터 받은 지시나 매뉴얼, 실적 독려 메시지 등 본인의 인식 시점과 역할 범위를 뒷받침할 자료를 확보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다단계 사기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공동정범과 방조범, 무혐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검토해 실질적인 대응 방향을 정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다단계 조직 사건에서 하위 모집책 위치에 있던 분들은 “나도 피해자인데 왜 가해자 취급을 받는지 모르겠다”는 억울함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금을 잃은 피해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대응보다, 누구를 통해 가입했고 그 사람이 조직 구조를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모집자와 주고받은 대화, 설명 내용, 수당 지급 내역이 쌓일수록 형사 고소와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모집행위를 이유로 공범 의심을 받는 분 입장에서도 “나도 몰랐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어느 시점에 조직의 실체를 인식했는지, 모집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따라 결론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저는 다단계 조직 사건에서 피해를 입은 쪽과 모집책으로 공범 의심을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조직 안에서도 개인의 역할과 인식 정도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갈리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공동정범과 방조범, 무혐의를 가르는 자료를 놓치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저는 하위 판매원 두세 명만 소개했는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인원 수만으로 결론이 나지는 않습니다. 다만 소개한 인원이 적더라도 조직의 구조를 인식한 상태에서 모집하고 수당을 받았다면 공범 문제가 될 수 있고, 반대로 인원이 많아도 단순 소개에 그쳤다면 방조 또는 혐의없음으로 판단될 여지도 있습니다.
Q. 후원수당을 받은 적이 없는데도 공범이 될 수 있나요?
A. 수당을 받지 않았다면 공모관계나 이익 귀속을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유리한 사정입니다. 다만 실적 관리나 설명회 진행 등 다른 형태로 조직 확장에 기여했다면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Q. 저도 조직에 낸 돈을 돌려받지 못했는데,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가 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본인이 투자금을 잃은 피해자인 동시에, 하위 판매원을 모집한 행위로는 공범으로 지목되는 경우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두 지위가 함께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Q. 공동정범과 방조범은 처벌 수위가 얼마나 차이 나나요?
A. 방조범(종범)은 형법 제32조 제2항에 따라 정범의 형보다 필요적으로 감경됩니다. 반면 공동정범으로 인정되면 정범과 동일한 법정형 범위에서 처벌받으므로, 어느 쪽으로 판단되는지에 따라 실제 형량 차이가 큽니다.
Q. 다단계 조직인 줄 알면서도 그만두지 못한 이유가 있다면 참작되나요?
A. 범죄 성립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양형 단계에서는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언제 조직의 실체를 알게 됐는지, 그 이후 모집을 자제하거나 탈퇴를 시도한 정황이 있는지가 함께 고려됩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에서 본인의 인식 시점과 역할 범위를 어떻게 설명하느냐가 공동정범과 방조범, 무혐의를 가르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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