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소액 투자자를 다수 모집해 자금을 운용하다가 손실이 나거나 애초에 사업 실체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투자자 수십~수백 명이 한꺼번에 고소인이 되는 투자 사기 사건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피의자·피고인분들 중에는 “일단 목소리 큰 피해자 몇 명이랑만 합의하면 나머지는 알아서 정리되겠지”, “합의서 몇 장 법원에 내면 그것만으로도 감형되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일부 피해자와만 서둘러 합의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선고 결과를 받아보면 기대했던 만큼 형이 줄지 않아 당혹스러워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사기범죄 양형기준은 합의했는지 여부가 아니라 전체 피해 규모 대비 얼마나 실질적으로 회복됐는지를 감경 여부의 핵심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한두 명이 아니라 수십 명에 이르는 사건일수록 이 회복 비율의 의미가 더 크게 작용합니다.
아래에서는 다수 피해자 사기 사건에서 일부 피해자와만 합의하는 것이 실제로 감형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나머지 피해자에 대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다수 피해자 중 일부와만 합의해도 감형 참작사유는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몇 명과 합의했는지보다, 전체 피해 대비 얼마나 회복됐는지가 기준입니다.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피해를 회복시키는 것은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정한 사기범죄 양형기준상 대표적인 감경 요소입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처벌불원)나 실질적인 피해 회복은 형종 및 형량의 범위 자체를 낮추는 특별양형인자로 분류되어, 실형과 집행유예의 갈림길에서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이 기준은 “피해자와 합의했는가”라는 이분법이 아니라 “전체 피해 대비 얼마나 회복됐는가”라는 비율의 문제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피해자 30명 중 3명과 합의했다면 그 3명에 대한 개별 정상은 유리하게 참작되지만, 전체 이득액 대비 회복 비율이 낮다면 사건 전체의 양형 구간을 낮추는 특별양형인자로는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실무에서는 합의한 피해자 수보다 합의 금액이 전체 피해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더 중요하게 봅니다. 피해액이 큰 피해자 한 명과 합의한 경우와 피해액이 작은 피해자 여러 명과 합의한 경우 중, 전자가 더 큰 감경 효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일부 피해자와의 합의도 유리한 정상이지만, 전체 피해 대비 회복 비율이 낮다면 기대만큼 형량 구간이 낮아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2. 대법원 양형기준은 ‘합의에 준하는 상당한 피해 회복’을 손해액의 3분의 2 이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부 합의만으로 이 기준을 채우지 못하면, 형량 구간 자체를 낮추는 인자로는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사기범죄 양형기준은 “합의에 준할 정도로 피해를 회복”한 경우를, 재산적 피해만 발생한 사건을 기준으로 손해액의 약 3분의 2 이상을 회복했거나 그 정도의 회복이 확실시되는 경우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기준을 충족하면 처벌불원과 함께 형을 낮추는 특별양형인자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이 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 끝에 합의에 준할 정도(재산적 피해만 발생한 경우에는 그 손해액의 약 3분의 2 이상)로 피해를 회복시키거나 그 정도의 피해 회복이 확실시되는 경우(대법원 양형위원회, 사기범죄 양형기준 中 상당한 피해 회복 관련 특별양형인자).
즉 피해자 30명 중 일부와 합의했더라도, 그 합의 금액을 전체 이득액으로 나눈 회복 비율이 3분의 2에 크게 못 미친다면 이는 “실질적 피해 회복”이 아니라 일반양형인자 수준의 참작 사유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남은 피해자에 대해서도 공탁 등으로 회복 노력을 이어간다면 항소심에서 비율이 개선되어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다수 피해자 사건에서는 합의서 장수를 늘리는 것보다, 전체 피해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고 회복 비율을 끌어올리는 전략이 더 중요합니다.
“얼마나 많은 피해자와 합의했는가”가 아니라 “전체 피해 대비 얼마를 회복했는가”가 실질적 피해 회복 인정의 기준선입니다.
3. 합의가 불가능한 피해자에게는 형사공탁으로 회복 노력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공탁은 합의를 대신하지 못하지만, 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이었다는 증거는 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 수가 많아질수록 연락이 닿지 않거나 합의 자체를 거부하는 피해자가 반드시 생깁니다. 이런 경우에도 피고인 측이 아무 조치를 하지 않으면 “피해 회복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는 불리한 평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공탁법이 마련하고 있는 형사공탁 특례입니다. 이 제도를 이용하면 피해자의 주소나 별도의 동의 없이도 사건번호를 기재해 법원에 피해액 상당을 공탁할 수 있고, 공탁 사실은 재판부에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의 근거 자료로 제출됩니다.
다만 공탁은 합의와 같은 무게로 평가되지 않는 것이 실무 경향입니다. 피해자가 공탁금을 실제로 수령했는지, 피해자가 여전히 강하게 처벌을 원하는지 등에 따라 참작 정도가 달라지므로, 공탁 이후에도 피해자와의 접촉과 추가 합의 시도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합의가 불가능한 피해자에게는 형사공탁으로 회복 의지를 보여주되, 공탁만으로 합의와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4. 투자 사기는 피해자 수가 많을수록 이득액이 쉽게 특경법 가중처벌 구간으로 넘어갑니다
개별 피해자에게는 소액이라도, 합산되는 순간 처벌 수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형법 제347조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2025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 형법(법률 제21450호)에 따라 2026년 9월 13일부터는 사기죄 법정형이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향됩니다. 형법 제1조 제1항의 행위시법주의에 따라 개정법은 시행일 이후의 범행부터 적용되므로, 사건이 진행 중이라면 문제 된 행위가 언제 이루어졌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다수 피해자 투자 사기 사건에서 더 중요한 것은 이득액 규모입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형이 무거워지고,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투자 사기는 개별 피해자에게 받은 금액이 몇백만원 수준이라도, 수십 명에게 반복해서 받은 돈이 포괄일죄로 합산되면 순식간에 특경법 가중처벌 구간에 들어갑니다. 일부 피해자와의 합의를 서두르기 전에, 먼저 전체 이득액이 어느 구간에 해당하는지부터 파악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다수 피해자 사건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합의 전략을 세우기 전에, 전체 피해자와 피해액부터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다수 피해자 투자 사기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및 피해자별 조사 → ②동일 유형 여죄·여죄 피해자 병합 수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득액이 특경법 구간이라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합의 전략을 세우기 전에, 아래 순서로 사건 전체 규모부터 파악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고소된 피해자와 아직 고소하지 않은 피해자를 포함해 전체 피해자 명단과 각자의 피해액을 정리합니다.
전체 피해액 대비 지금 마련 가능한 합의금의 비율을 계산해, 실질적 피해 회복 기준(약 3분의 2)에 어느 정도 근접할 수 있는지 가늠합니다.
연락이 닿지 않거나 합의를 거부하는 피해자에 대해서는 형사공탁 특례를 활용할 수 있는지 검토합니다.
이렇게 파악한 자료를 바탕으로 투자 사기 사건 대응 경험이 있는 변호사와 함께 합의·공탁 전략을 짠다면, 제한된 자금으로도 형량 구간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피해 회복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다수 피해자 투자 사기 사건에서는 합의금을 마련할 시간도, 누구와 먼저 합의해야 할지에 대한 판단도 부족한 상태에서 수사가 먼저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초기 대응이 늦어지곤 합니다.
합의를 서둘러야 하는 피고인 측 입장에서는 한정된 자금을 어떻게 배분해야 회복 비율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반대로 합의를 요구받는 피해자 측 입장에서도 얼마를 받아야 적정한 합의인지, 합의 이후에도 나머지 피해를 회복할 방법이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큽니다.
저는 투자 사기 사건에서 피의자·피고인 측 변호와 피해자 측 형사 대응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건이라도 회복 비율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선고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일부 합의만으로 안심하기보다, 전체 피해 규모와 회복 전략부터 정확히 짚어봐야 할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피해자 전원과 합의하지 못하면 집행유예는 아예 불가능한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전원 합의가 아니어도 전체 피해 대비 회복 비율이 높거나 진지한 회복 노력이 인정되면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사례가 있습니다. 다만 회복 비율이 낮을수록 그 가능성은 줄어듭니다.
Q. 합의금은 어느 피해자부터 먼저 줘야 유리한가요?
A. 피해자 수보다 전체 이득액 대비 회복 비율이 기준이므로, 피해액이 큰 피해자와의 합의가 회복 비율을 더 크게 끌어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사안마다 다르므로 전체 피해 규모를 먼저 파악한 뒤 판단해야 합니다.
Q. 형사공탁을 하면 피해자 동의 없이도 인정되나요?
A. 공탁법의 형사공탁 특례를 이용하면 피해자 주소나 동의 없이도 사건번호로 공탁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공탁 사실만으로 합의와 동일한 효과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참작 정도는 개별 사건마다 다릅니다.
Q. 합의서에 반드시 처벌불원 문구가 들어가야 하나요?
A. 처벌불원 의사가 명확히 기재돼 있어야 양형기준상 특별양형인자로 온전히 평가받기 쉽습니다. 단순히 합의금을 지급했다는 내용만 있는 합의서는 참작 정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이득액은 피해자별로 따로 계산하나요, 합산하나요?
A. 동일한 범행이 반복된 경우 포괄일죄로 보아 전체 피해자의 피해액을 합산해 이득액을 산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개별 피해액이 적더라도 합산되면 특경법 가중처벌 구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Q. 합의를 진행하는 중에도 수사나 재판은 계속 진행되나요?
A. 네, 합의 진행 여부와 별개로 수사와 재판 절차는 그대로 진행됩니다. 합의 결과는 처분이나 선고 시점에 자료로 제출되는 것이지, 절차 자체를 멈추지는 않습니다.
Q. 1심에서 일부만 합의했는데, 항소심에서 추가로 합의하면 참작되나요?
A. 참작될 수 있습니다. 항소심까지 추가로 합의를 이어가 회복 비율을 높인 경우, 1심보다 유리한 판단을 받는 사례가 실무상 드물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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