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특정 코인이 곧 거래소에 상장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를 지인이나 주변 사람에게 전했다가, 그 코인이 통째로 스캠으로 드러나면서 소개한 사람까지 수사 대상에 오르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저도 그냥 좋다는 얘기를 듣고 전해준 것뿐인데요”, “저도 손해를 봤는데 왜 저까지 책임을 지나요”라는 생각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깁니다. 그런데 막상 피해자들이 고소장을 접수하면, 수사기관은 코인을 처음 만든 사람뿐 아니라 그 정보를 퍼뜨려 투자자를 끌어모은 사람까지 함께 조사선상에 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사기방조가 성립하기 위한 고의의 정도에 관해 정범이 실현하는 범죄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인식할 필요는 없고 미필적 인식이나 예견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있어, “정확히는 몰랐다”는 항변만으로 책임을 벗어나기 어려운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코인을 소개한 사람이 어떤 경우에 사기방조나 공동정범으로 책임을 지게 되는지, 그리고 조사를 앞두고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코인을 소개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사기죄가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형사책임은 원칙적으로 스캠을 설계한 사람에게 귀속되지만, 소개자의 책임은 별도로 검토됩니다.
형법 제347조의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자를 처벌합니다. 처벌 대상은 원칙적으로 기망행위를 직접 설계하고 실행한 사람, 즉 코인을 만들고 상장을 약속하며 투자금을 모은 운영자입니다. 단순히 지인에게 정보를 전달한 사람이 곧바로 이 조항의 정범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형법은 정범 외에도 책임을 지는 두 가지 유형을 두고 있습니다.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2인 이상이 공동의 의사로 범죄를 실행한 경우 각자를 정범으로 처벌하고, 형법 제32조의 종범(방조범)은 타인의 범죄를 도운 경우 정범보다 감경된 형으로 처벌합니다. 코인을 소개한 사람이 이 둘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면 형사책임을 지지 않지만, 소개의 경위와 대가 수수 여부에 따라 둘 중 하나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수사기관이 소개자를 조사선상에 올리는 계기는 대체로 세 가지입니다. 소개 대가로 금전이나 코인을 받았는지, 상장이나 수익을 본인의 말로 단정해서 전달했는지, 그리고 같은 방식으로 여러 사람에게 반복해서 소개했는지입니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선 것으로 평가될 위험이 커집니다.
코인을 소개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소개의 대가·표현·반복성이 형사책임 여부를 가르는 기준입니다.
2. 소개 대가로 수수료나 리베이트를 받았다면 방조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방조범이 되는 데는 정범의 범행 내용을 정확히 알 필요 없이 미필적 인식만으로 충분합니다.
다단계 방식으로 퍼지는 코인 스캠은 상위 소개자가 하위 투자자를 데려올 때마다 투자금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나 리베이트로 지급하는 구조를 흔히 사용합니다. 이런 대가를 받으면서 소개를 반복했다면, 수사기관은 소개자가 투자금 유치라는 결과 발생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고 방조범 또는 그 이상의 책임을 검토합니다.
방조범이 성립하려면 정범의 범행을 쉽게 해준다는 방조의 고의와, 정범의 행위가 범죄를 구성한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인식은 확정적일 필요가 없고, 다음과 같이 미필적 인식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방조범에 있어서 정범의 고의는 정범에 의하여 실현되는 범죄의 구체적인 내용을 인식할 것까지 요하는 것은 아니고 미필적 인식 또는 예견으로도 충분하다(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2도649 판결).
즉 “확실히 스캠인 줄은 몰랐다”고 항변하더라도, 상장 약속이 반복해서 어긋나거나 투자금 인출이 막히는 등 의심할 만한 정황을 접하고도 수수료를 받으며 소개를 계속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형법 제32조에 따라 정범보다 감경된 형이라도 사기방조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대가를 받으며 소개를 반복했다면, “정확히는 몰랐다”는 항변만으로 방조 책임을 벗기 어렵습니다.
3. 상장을 보장한다는 말을 스스로 덧붙였다면 공동정범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들은 말을 그대로 전한 것과, 자신의 표현으로 확신을 심어준 것은 법적으로 다르게 평가됩니다.
“운영자가 상장된다고 했다더라”는 식으로 전해 들은 정보를 그대로 옮긴 경우와, “내가 확인해봤는데 무조건 상장된다”, “원금은 절대 손해 안 본다”는 식으로 본인이 직접 확신을 덧붙여 상대방을 설득한 경우는 법적으로 다르게 취급됩니다. 후자는 소개자 스스로 기망행위의 일부를 실행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어, 방조를 넘어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 책임까지 검토됩니다.
공동정범이 성립하려면 범죄를 실행하려는 공동의 의사와, 그 실현에 본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볼 수 있는 행위가 있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방조범과 관련해서도 실행행위에 대한 현실적인 기여가 있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방조범은 정범의 실행을 방조한다는 이른바 방조의 고의와 정범의 행위가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인 점에 대한 정범의 고의가 있어야 하고, 나아가 방조행위는 정범의 범죄 실현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정범으로 하여금 구체적 위험을 실현시키거나 범죄 결과를 발생시킬 기회를 높이는 등으로 정범의 범죄 실현에 현실적인 기여를 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23. 10. 18. 선고 2022도15537 판결).
투자설명회 자리를 직접 마련하거나, 상장 시세를 근거 없이 예측해 문서·문자로 전달하거나, 다른 소개자를 모집해 조직을 키운 경우도 같은 맥락에서 단순 소개를 넘어선 행위로 평가됩니다. 반대로 본인도 같은 정보를 그대로 믿고 전달만 했을 뿐 대가도 없었고 과장된 표현도 쓰지 않았다면, 오히려 함께 속은 피해자로서의 지위가 강조될 여지가 있습니다.
전해 들은 말을 옮긴 것인지, 자신의 확신으로 포장해 설득한 것인지가 공동정범 여부를 가릅니다.
4. 가담 정도가 인정되면 형량은 이득액 전체를 기준으로 크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본인이 실제로 받은 돈이 적어도, 공범 전체의 이득액을 기준으로 가중처벌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347조의 사기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방조범으로 인정되면 형법 제32조에 따라 정범보다 감경된 형이 적용되지만, 공동정범으로 인정되면 감경 없이 정범과 같은 형으로 처벌받습니다.
문제는 피해 금액입니다. 코인 스캠은 다수의 피해자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구조여서 전체 피해액이 쉽게 커지고, 이 경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됩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반드시 알아야 할 점은, 이 이득액이 소개자 본인이 실제로 받은 수수료만을 기준으로 산정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이득액은 범행에 가담한 공범 전원이 취득한 이득액을 모두 합한 금액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1991. 10. 8. 선고 91도1911 판결). 즉 본인이 받은 돈은 소액이라도, 공동정범으로 인정되면 조직 전체가 끌어모은 피해액을 기준으로 가중처벌 구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다만 소개 규모가 작았는지, 초기에 그만두었는지,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했는지 등은 유죄 여부 자체보다는 이후 양형 단계에서 참작될 사정입니다.
5. 고소를 당했다면 소개 경위와 본인의 손실부터 자료로 정리해야 합니다
조사 전 확보한 대화 기록과 송금 내역이 방조·공동정범 여부를 가르는 핵심 증거가 됩니다.
코인 스캠 사건에서 소개자가 공범으로 지목되면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및 피의자 조사 → ②계좌추적·통신자료를 통한 자금 흐름 확인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득액이 특경법 구간에 이르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수사기관은 방조 또는 공동정범 여부를 판단할 때 소개자가 남긴 말과 돈의 흐름을 가장 먼저 봅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인에게 코인을 소개할 당시 주고받은 대화·문자·SNS 메시지를 원문 그대로 확보해, 자신이 실제로 어떤 표현을 썼는지 확인합니다.
소개 대가로 수수료나 코인을 받은 내역이 있는지, 있다면 언제 얼마를 받았는지 송금·거래 기록으로 정리합니다.
본인이 직접 투자해 손실을 본 금액과 시점을 정리해, 본인 역시 같은 정보를 믿고 피해를 본 입장이었는지를 뒷받침할 자료를 모읍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사기·형사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방조나 공동정범 혐의를 벗어날 수 있는지, 혹은 벗어나기 어렵다면 어떤 지점에서 양형을 다툴 수 있는지 초기에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코인을 소개한 사람들 중 상당수는 “나도 좋은 마음으로 알려준 것뿐인데”라는 억울함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투자금을 잃은 피해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주장보다, 누구에게 어떤 경위로 소개받았는지, 소개자가 대가를 받았는지를 정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반대로 소개했다는 이유로 조사를 받게 된 입장에서도 “좋은 뜻으로 알려준 것뿐”이라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대가를 받았는지, 어떤 표현으로 전달했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코인 스캠 사건에서 투자금을 잃은 피해자 측과, 소개했다는 이유로 조사를 받게 된 소개자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실관계라도 어떤 자료를 먼저 확보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내가 방조범인지 공동정범인지, 아니면 함께 속은 피해자인지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저도 그 코인에 투자해서 손해를 봤는데, 그래도 소개했다는 이유로 처벌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다만 본인도 실제로 투자해 손실을 봤다는 사실은 기망의 고의가 없었다는 유력한 정황으로 작용할 수 있어, 대가 수수 여부·표현 방식과 함께 종합적으로 판단됩니다.
Q. 소개하면서 수수료를 받은 적은 없는데, 그래도 공동정범이 되나요?
A. 금전 대가가 없더라도 상장·수익을 본인의 확신으로 포장해 적극적으로 설득했다면 공동정범 가능성이 남습니다. 다만 대가 수수는 가장 강한 정황 중 하나이므로, 받은 적이 없다면 이를 뒷받침할 거래내역을 확보해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Q. 상대방이 “너 때문에 투자했다”며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민법 제760조는 방조자도 공동불법행위자로 보아 연대배상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어, 형사처벌과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형사 고소를 당했는데, 저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A. 본인의 투자 내역과 손실 규모, 정보를 처음 접한 경로, 소개 당시 사용한 표현을 시간 순으로 정리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초기 진술에서 이 부분이 명확할수록 방조·공동정범 혐의를 벗어나는 데 유리합니다.
Q. 코인 상장이 무산된 것만으로는 사기죄가 안 되는 것 아닌가요?
A. 맞습니다. 상장이 무산된 결과 자체만으로는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상장 계획이나 실체가 없었는데도 있는 것처럼 속여 투자금을 모았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입니다.
Q. 경찰에서 참고인으로 나오라는 연락을 받았는데, 변호사가 꼭 필요한가요?
A. 참고인 단계라도 진술 내용에 따라 피의자로 전환될 수 있으므로, 조사 전 변호사와 함께 진술 방향과 준비할 자료를 정리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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