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금 조항부터 서약서까지 — 비밀유지 실효성 확보 가이드
위약금 조항부터 서약서까지 — 비밀유지 실효성 확보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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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약금 조항부터 서약서까지 — 비밀유지 실효성 확보 가이드 

유승윤 변호사

괴롭힘 신고를 받아 조사를 마치고, 가해자를 징계 해고했습니다. 피해자와도 합의서를 쓰고 사건은 종결됐습니다. 인사팀 입장에서는 이제 마무리됐다고 생각했을 시점입니다. 그런데 몇 달 뒤, 퇴사한 가해자가 예전 동료들에게 사건 경위를 자기 방어를 섞어 전하고 다녔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급기야 사내 직원 대부분이 사건 내용을 알게 되었다는 보고까지 올라온다면 — 회사는 이 시점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

많은 인사담당자가 여기서 착각합니다. 합의서에 서명을 받았으니 사건은 끝났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합의서의 비밀유지조항은 서명한 순간이 아니라, 위반이 발생했을 때 실제로 작동하는지로 그 실효성이 판가름 납니다. 조항이 제대로 설계되어 있지 않으면, 종결된 줄 알았던 사건이 사내 소문으로 다시 확산되고, 남아 있는 피해자와 동료 직원들 사이에서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비밀유지조항, 어떤 법적 근거로 작동하는가

합의서상 비밀유지(발설금지)조항은 민법 제390조에 따른 채무불이행 손해배상 청구의 근거가 됩니다. 가해자가 이 조항을 위반해 사건 내용을 외부에 알린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손해를 구체적으로 입증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 실무상 걸림돌입니다.

이 때문에 합의서 작성 단계에서 민법 제398조에 근거한 위약금 조항을 함께 넣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위약금 약정은 원칙적으로 손해배상액 예정으로 추정되므로(민법 제398조 제4항), 감액이 불가능한 위약벌로 설계하려면 그 취지를 합의서에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이 경우에도 배상액이 과도하면 공서양속에 반해 일부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비밀유지 대상 역시 "합의와 관련된 일체의 정보"와 같이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하며, 당사자가 직접 경험한 사실의 진술까지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수준으로 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설정하면 그 자체가 효력을 인정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사건 내용을 유포한 행위는 형법 제307조 제1항의 사실적시 명예훼손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공연성(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과 사실 적시 여부는 전달 대상과 전파 가능성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가해자가 조사 과정에 참여한 자에 해당한다면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7항의 비밀유지의무 위반(과태료 대상)도 검토할 수 있으나, 가해자는 조사 과정에서 비밀을 알게 되는 지위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 조항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본 판결이 있습니다. 다만 조사 당시 가해자로부터 별도의 비밀유지 서약서를 징구했다면, 근로기준법 적용 여부와 무관하게 그 서약서에 근거한 계약상 의무 위반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해자에 대한 책임 추궁은 합의서 및 서약서에 기초한 민법상 채무불이행 책임을 주된 근거로 구성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위반이 확인되면 회사는 이렇게 대응합니다

첫째, 위반 사실을 구체적으로 확인합니다. 누가, 언제, 누구에게 어떤 내용을 전달했는지 정리해두어야 이후 대응의 근거가 됩니다.

둘째, 합의서 또는 비밀유지 서약서상 손해배상·위약금 조항을 근거로 가해자에게 서면으로 위반 사실을 통지합니다.

셋째, 사내 소문 확산을 인지했다면 방치하지 않아야 합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은 사용자의 적극적인 불리한 처우를 금지하는 조항이므로 소문 방치 자체를 직접 위반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사용자는 근로관계에서 비롯한 안전배려의무로서 피해자가 추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치할 의무를 부담합니다. 고용노동부 매뉴얼 또한 사건 종결 후 일정 기간 재발·보복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피해자를 지원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합의서·서약서·모니터링, 세 가지를 확인하세요

합의서 문구: 위약금을 손해배상액 예정과 위약벌 중 어느 것으로 설계했는지 명시했는가, 비밀유지 대상 범위를 과도하지 않게 구체적으로 특정했는가
서약서 징구: 조사 당시 가해자로부터 별도의 비밀유지 서약서를 받아두었는가
2차 피해 모니터링: 소문 확산을 인지한 시점과 회사의 대응 조치를 기록으로 남겼는가

구두로만 처리된 절차는 이후 분쟁에서 회사를 보호하지 못합니다.

변호사와 함께 조항을 다시 점검하세요

합의서에 비밀유지조항을 넣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위약금의 법적 성격을 명확히 설계하고, 조사 당시 서약서까지 확보해두었는지가 실제 분쟁에서 회사를 보호하는 핵심입니다.

사안의 성격에 따라 조사 방식과 조치 수위가 달라집니다. 조사 설계 단계에서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면 절차상 하자로 인한 추가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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