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밀친 직원들, 인사팀의 고민
두 직원이 몸싸움을 벌였다는 보고를 받으면 인사담당자의 머릿속은 복잡해집니다. "직원 두 명이 사소한 말다툼 끝에 서로 밀치고 멱살을 잡는 몸싸움으로 번졌습니다. 다친 사람은 없지만 이 상황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다툼은 지켜본 동료들도 있고 양쪽 모두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아, 누구부터 무엇부터 확인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사내에서 발생한 물리적 충돌은 단순한 감정싸움으로 넘길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특히 한쪽의 일방적 폭행이 아니라 서로 밀고 당기며 유형력을 주고받은 경우, 누가 먼저 도발했는지와 무관하게 회사는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이 인사팀에 신고되었다면, 신고가 접수된 순간부터 회사에는 법이 정한 의무가 발생합니다. 그 의무를 놓치면 과태료 부과나 부당징계로 인한 노동위원회 구제 신청 등 법적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쌍방 폭행, 징계 근거는 이렇게
직원 간 폭행이 발생한 경우, 회사는 두 가지 축에서 대응 근거를 마련해야 합니다. 하나는 실체적 정당성으로, 징계 사유가 실제로 존재하고 그 정도가 처분 수위에 부합하는지를 의미합니다. 다른 하나는 절차적 정당성으로,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에 정한 절차를 준수했는지를 의미합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나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고, 판례는 징계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위법하다고 봅니다.
상시 10명 이상 근로자를 사용하는 회사는 취업규칙에 제재의 종류와 적용에 관한 사항(근로기준법 제93조 제1항 제12호)과 직장 내 괴롭힘 예방·발생 시 조치에 관한 사항(같은 항 제11호)을 반드시 기재해야 합니다. 취업규칙에 관련 규정이 없으면 징계 근거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다만 대등한 위치의 동료 간 일시적 다툼이 곧바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직장 내 괴롭힘이 성립하려면 첫째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고, 둘째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서며, 셋째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여야 합니다(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이 요건이 충족되어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되는 경우, 회사는 지체 없이 객관적인 조사를 실시해야 하고(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2항), 조사 결과 괴롭힘이 확인되면 행위자에 대한 징계 등 조치를 하고 피해 근로자에게는 근무장소 변경 등 보호조치를 해야 합니다(같은 조 제4항·제5항). 이 조사·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 사안처럼 쌍방이 번갈아 유형력을 행사한 경우에는 양정 판단이 더 까다롭습니다. 대법원은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있으려면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 목적, 양정 기준 등을 종합할 때 그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합리적 근거 없이 한쪽만 중징계하고 다른 쪽을 방치하면 형평의 원칙 위반 주장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목격자 진술부터 확보하세요
물리적 충돌이 확인되면 회사는 다음 순서로 대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첫째, 목격자 진술과 현장 상황을 신속히 확보하고, 이번 다툼이 직장 내 괴롭힘 요건에 해당하는지도 함께 검토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진술이 흐려지고 기억이 왜곡될 수 있습니다.
둘째, 취업규칙상 어떤 조항에 해당하는 행위인지 확인합니다. 근거 조항 없이 징계를 진행하면 절차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셋째, 관련자 각각에게 소명 기회를 부여합니다. 쌍방 과실 사안에서는 한쪽에게만 소명 기회를 주고 다른 쪽은 생략하는 방식이 가장 흔한 오류입니다.
넷째, 징계위원회에서 쌍방의 도발 정도와 유형력 행사 순서를 함께 검토해 양정을 결정합니다. 이 단계에서 가해자가 퇴사 예정이라는 이유로 조치를 생략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사실이 확인된 이상 재직 여부와 관계없이 조치 의무는 발생합니다.
진술 불일치 여부 대조하기
조사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지점들이 있습니다. 목격자가 여러 명일 경우 진술 간 불일치 여부를 반드시 대조해야 하며, 사건 발생 시점과 신고 접수 시점 사이의 공백도 함께 기록해두어야 합니다. 이번 다툼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되어 신고가 이루어진 경우, 그 신고자에게 불이익한 처우를 하면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므로, 신고 이후 인사상 조치에도 별도로 유의해야 합니다. 구두로만 처리된 절차는 이후 분쟁에서 회사를 보호하지 못합니다.
양정 판단, 전문가 검토 필요
쌍방 과실이 섞인 폭행 사안은 일방적 폭행 사안보다 양정 판단이 훨씬 까다롭습니다. 사안의 성격에 따라 조사 방식과 조치 수위가 달라집니다. 조사 설계 단계에서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면 절차상 하자로 인한 추가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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