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태료·형사처벌·구제신청, 절차 하나로 갈립니다
과태료·형사처벌·구제신청, 절차 하나로 갈립니다
법률가이드
기업법무노동/인사

과태료·형사처벌·구제신청, 절차 하나로 갈립니다 

유승윤 변호사

과태료, 형사처벌,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접수 후 절차를 잘못 밟으면 이 세 가지 제재가 동시에 회사를 향합니다.

괴롭힘이 실제로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회사는 이미 위험한 상태일 수 있습니다.

많은 인사담당자가 "이게 정말 괴롭힘이 맞는가"를 먼저 따집니다. 하지만 법은 그 판단보다 먼저, 회사가 반드시 이행해야 할 절차를 정해두고 있습니다. 그 절차를 놓치는 순간, 괴롭힘 성립 여부와 무관하게 회사는 독자적인 책임을 지게 됩니다.


"인지"만으로도 회사의 조사 의무는 시작됩니다

회사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접수되거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이것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2항이 정한 의무입니다.

핵심은 "인지"입니다. 피해자가 공식 신고를 하지 않았더라도, 관리자나 인사담당자가 정황을 파악한 경우 조사 의무는 이미 발생한 상태입니다.

"지체 없이"는 정당하거나 합리적인 이유에 따른 지체는 허용되나, 사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가장 신속하게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법령에 구체적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으므로, 취업규칙 등 사내 규정에 정한 바가 있으면 이를 따르고, 없으면 사안의 성격과 필요한 절차 이행에 소요되는 최소한의 기한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합니다. 조사자 선정, 비밀유지 서약서 징구, 일정 조율 등 최소한의 준비 기간은 합리적 지연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조사 착수 자체를 수 주 이상 미루거나 조사 없이 사건을 종결하는 것은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됩니다.


피해자 보호 조치 — 방향을 반대로 잡으면 오히려 위법입니다

조사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피해자 보호 조치를 검토해야 합니다. 근무 장소 분리, 유급 휴가 부여 등이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3항이 정한 의무입니다.

여기서 실무 오류가 자주 발생합니다. 피해자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회사가 일방적으로 부서를 옮기거나 휴가를 종용하는 경우입니다.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보호 조치는 그 자체로 법 위반이 됩니다. 보호 조치는 반드시 피해자의 의사를 먼저 확인한 뒤, 피해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다만 보호 조치가 언제나 강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필요한 경우"는 피해자의 상태 및 요청 취지, 사업장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피해자가 보호 조치를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 금지 원칙에 따라 보호 조치를 하지 않습니다. 반면 사업장 여건상 요청된 조치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에는 보호 조치를 생략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에게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고 가능한 대체 조치를 강구해야 합니다. 두 경우 모두 그 과정을 서면으로 남겨야 합니다.


조치 결과 통보 — 서면이 아니면 소용없습니다

조사 결과 괴롭힘 사실이 확인되면 가해자에 대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5항이 정한 의무이며, 재량 사항이 아닙니다. 조치에 앞서 반드시 피해근로자의 의견을 청취해야 합니다.

가해자가 퇴사 예정이라는 이유로 조치를 생략할 수는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징계가 어려운 경우, 직무 교육 이수 명령이나 재발방지 서약 등 가능한 범위의 조치를 취하고 서면으로 남겨야 합니다.

근로기준법은 조치 결과의 서면 통보를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고용노동부 매뉴얼은 조치 결과를 피해자와 행위자 양 당사자에게 서면으로 통보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피해자에 대한 통보는 피해자 권리 보호 측면에서, 행위자에 대한 통보는 방어권 보장과 이후 분쟁 예방 측면에서 모두 서면으로 남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조사 과정의 비밀 유지 — 누설도 처벌 대상입니다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내용은 비밀로 유지해야 합니다. 조사자, 조사 내용을 보고받은 자, 조사 참여자 모두에게 비밀유지 서약서를 징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피해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조사 중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됩니다. 조사 결과를 사내에 소문내거나 관련 없는 부서와 공유하는 행위도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절차를 지키지 않으면, 괴롭힘 성립 여부와 별개로 책임집니다

여기서 인사담당자들이 가장 많이 놓치는 지점이 있습니다. 위 절차들은 괴롭힘이 실제로 성립했는지와 무관하게 이행해야 하는 독립적 의무라는 것입니다.

"조사해봤더니 괴롭힘이 아니었다"는 결론이 회사를 지켜주지 않습니다. 조사를 미루거나, 보호 조치 방향을 잘못 잡거나, 통보를 생략하거나, 비밀을 누설하면 — 설령 최종적으로 괴롭힘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회사는 절차 위반 자체로 제재 대상이 됩니다.


절차 설계 단계에서 법률 검토가 필요합니다

신고 접수부터 조치 완료까지, 각 단계마다 법이 정한 기준이 있습니다. 조사 범위, 보호 조치 방향, 조치 수위, 통보 방식을 사안별로 정확히 설계해야 절차상 하자로 인한 리스크를 막을 수 있습니다.

초기 단계에서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면 이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유승윤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16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