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 진정 낸 직원, 지금 해고해도 될까요
임금체불 진정 낸 직원, 지금 해고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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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체불 진정 낸 직원, 지금 해고해도 될까요 

유승윤 변호사

그 직원, 지금 손봐도 되는 걸까요

퇴사를 앞둔 직원이 임금체불 문제로 노동청에 진정을 넣겠다고 예고하는 순간, 인사 담당자의 머릿속은 복잡해집니다. 억울함이 먼저 앞서고, 그동안 근무 태도나 사소한 규정 위반이 없었는지부터 되짚어보게 됩니다. 문제 삼을 만한 사유가 하나라도 떠오르면 이참에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도 자연스럽게 듭니다. 그러나 바로 이 지점에서 판단을 서두르면 상황이 뒤바뀝니다. 이 시점에 해당 직원을 상대로 형사 고소나 손해배상 청구 같은 대응 조치를 검토한다면, 그 시점과 사유에 따라 오히려 회사가 법적 책임을 지게 될 수 있습니다.

진정 이유로 불이익 주면 회사 책임

근로기준법 제104조 제2항은 근로자가 사용자의 근로기준법 위반 사실을 고용노동부장관이나 근로감독관에게 통보했다는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불리한 처우가 이 통보를 이유로 한 것인지 판단할 때, 처우에 이르게 된 경위와 시기, 회사가 내세우는 사유가 명목에 불과한지, 보복적 조치로 이루어진 것인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역시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정직·전직·감봉 등 징벌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진정 제기와 별개로 실질적이고 독립적인 징계 사유가 존재하고, 그 사유가 진정과 무관하게 이루어졌다는 점이 입증된다면 불이익 처우 금지 위반으로 단정되지는 않습니다.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안전한 것이 아니라, 그 사유와 진정 제기 사이에 시간적·내용적 독립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보복성 소송은 권리남용이면 역풍맞아요

근무 중 발생한 사소한 사안을 뒤늦게 절도·횡령 등 형사 문제로 문제 삼으려면, 그 행위가 실제로 금지되어 있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판례는 회사가 특정 행위를 관행적으로 묵인해 온 경우, 그 행위에 회사의 묵시적 승낙이 있었다고 오인할 여지가 충분하다면 절취의 고의나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금지 지침 없이 이루어져 온 관행이라면, 형사 고소로 이어지더라도 혐의 성립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진정 접수를 이유로 보복성 고소나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신중해야 합니다. 판례는 부정한 이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고소·고발은 정당한 권리행사로서 위법하지 않다고 보며, 노동청 진정 역시 근로기준법이 보장하는 정당한 권리행사에 해당합니다. 보복성 고소·손해배상 청구가 권리 남용에 해당하는 수준에 이르는 경우 불법행위가 성립하여 회사에 불리한 결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아울러 정당한 법적 절차를 통한 진정 제기는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위력에도 해당하기 어렵습니다.

기록 없는 절차, 회사를 못 지킵니다

직원의 특정 행위를 문제 삼으려면 그 행위가 실제로 금지되어 있었다는 근거, 즉 취업규칙이나 명시적 지침, 시정 지시 이력이 있어야 합니다. 반대로 오랫동안 관리자와 동료들이 함께 묵인해 온 관행이었다면, 뒤늦게 이를 근거로 삼는 조치는 절차적으로도 실체적으로도 취약합니다. 구두로만 처리된 절차는 이후 분쟁에서 회사를 보호하지 못합니다.

성급한 대응이 방어권을 무너뜨립니다

인사 담당자 입장에서는 억울한 진정 하나가 회사 전체를 흔드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억울함을 성급한 대응으로 풀려는 순간, 오히려 회사가 방어권을 잃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사안의 성격에 따라 조사 방식과 조치 수위가 달라집니다. 조사 설계 단계에서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면 절차상 하자로 인한 추가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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