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중인데 사직서, 맞을까요
"진정이 진행 중인 직원인데, 상실코드를 자진퇴사로 넣었더니 정정해달라고 합니다. 사직서부터 받아야 정정해줄 수 있는 거 아닌가요?" — 이런 질문, 인사 담당자분들이라면 한 번쯤 마주하셨을 겁니다.
노동위원회에서 통지서가 날아온 것만으로도 골치 아픈데, 실업급여 상담센터에서까지 정정 요청이 들어오면 일단 급한 불부터 끄고 싶어집니다. 사직서 한 장 받으면 상실코드 문제도, 진정 대응도 한꺼번에 정리될 것 같은 마음,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 시점에 사직서를 받아내려는 시도,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합니다. 부당해고 진정이 계속 중인 상태에서 사직 처리를 서두르면, 오히려 회사가 불리한 입장에 놓일 수 있습니다.
사직서, 해고를 자백하는 증거
사직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방식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 실질적으로는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한 종료이므로 해고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때 의원면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는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사직서 기재 내용과 회사 관행, 회사 측 퇴직권유·종용의 방법과 강도,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직서 제출 전후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합니다 (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다255910 판결 등).
부당해고 진정이 접수된 이후 회사가 사직서 제출을 요구하는 행위는 해고 사실을 사후적으로 사직 형식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근로자가 제출한 사직서는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민법 제110조)로서 취소될 수 있고, 사직서를 수리하는 행위 자체가 회사 스스로 해고 사실을 인정하는 정황 증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 — 부당해고 판단의 근거 조항).
사유란 문구부터 점검하세요
사직서를 받더라도 사유란에 "부당해고", "권고사직", "회사 귀책" 등 분쟁 관련 문구가 기재되면, 이는 근로관계 종료의 성격을 판단하는 핵심 증거로 활용됩니다 (대법원 2016다255910 판결의 종합 고려 기준 참조). 사유란에 "권고사직"이라고 기재된 경우, 이러한 기재 내용이 근로관계 종료의 성격을 판단하는 데 고려된 사례도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합550642 판결).
상실코드와 사직서 기재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 이 불일치 자체가 회사에 불리한 정황 증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사직서 양식과 문구는 발급 전 반드시 점검이 필요합니다.
상실코드, 사직서와 분리하세요
피보험자 또는 피보험자였던 사람은 언제든지 고용노동부장관에게 피보험자격 취득·상실에 관한 확인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고용보험법 제17조 제1항). 따라서 근로자가 상실코드 정정을 요청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 행사입니다.
실제 이직 사유와 다르게 상실코드를 신고해 근로자가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게 된 경우, 회사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인천지방법원 2024. 11. 27. 선고 2024나58640 판결). 상실코드 정정을 사직서 제출과 조건부로 묶는 처리는 이중의 리스크를 만듭니다. 정정 거부가 근로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로 평가될 수 있고, 사직서 제출을 조건으로 내거는 행위 자체가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를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놓치면 안 되는 4가지
사직서 요구 전 확인: 해고 여부 다툼이 있는 사안에서는 사직서를 조건으로 내걸지 않습니다.
사유란 문구 점검: 사직서를 받더라도 사유란에 분쟁 관련 문구가 들어가는지 사전에 확인합니다.
상실코드 정정 별도 처리: 상실코드 정정은 사직서 제출 여부와 별개로, 실제 이직 경위에 맞춰 독립적으로 처리합니다.
서면 기록: 진정 접수 이후 회사와 근로자 간 모든 의사소통은 서면으로 남깁니다.
구두로만 처리된 절차는 이후 분쟁에서 회사를 보호하지 못합니다.
절차마다 유불리가 갈립니다
부당해고 진정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의 사직·상실코드 처리는 서류 하나하나가 이후 절차의 유불리를 가르는 지점이 됩니다. 사안의 성격에 따라 처리 방식과 대응 수위가 달라집니다. 진정이 접수된 시점에서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면 절차상 하자로 인한 추가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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