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텔레그램 딥페이크 채널을 운영하며 합성물을 제작·판매해 온 운영자들이 잇따라 검거되고 있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만 딥페이크 관련 피의자 419명이 검거됐고 17명이 구속됐는데,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제작 프로그램과 원본사진 기록을 근거로 이제는 합성물을 직접 제작하지 않고 의뢰만 한 사람들의 혐의까지 함께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저는 그냥 사진 보내고 부탁만 한 거지, 직접 합성 프로그램을 돌린 건 아니잖아요”, “운영자가 잡혔다고 저까지 연락이 오겠어요”라는 생각으로 상황을 낙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운영자의 텔레그램 대화방 로그와 결제 내역이 통째로 확보되면, 그 안에서 사진을 보내고 결과물을 받아간 이력이 그대로 드러나 조사 대상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법원은 합성물을 직접 편집하지 않고 제3자에게 제작을 의뢰해 전송받기만 한 경우에도 허위영상물편집죄의 정범으로 인정하는 판단을 내놓고 있습니다. 편집 프로그램을 누가 손으로 조작했는지가 아니라, 누가 대상을 지정하고 결과물을 받아 이용했는지를 기준으로 책임을 묻는 흐름입니다.
아래에서는 합성을 의뢰만 한 경우에도 어떤 죄책을 지는지, 운영자 검거가 왜 의뢰자 신원 확보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조사 통보를 받았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와 수사 동향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합성을 직접 하지 않고 의뢰만 했어도 편집죄의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합성 프로그램을 누가 조작했는지가 아니라 누가 대상을 지정하고 결과물을 받았는지가 기준입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2 제1항은 반포등을 할 목적으로 사람의 얼굴·신체 또는 음성을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합성·가공한 자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의 행위 주체는 반드시 편집 프로그램을 직접 조작한 사람으로 한정되지 않습니다.
형법 제30조는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경우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제31조는 타인을 교사하여 죄를 범하게 한 자도 실행한 자와 동일한 형으로 처벌하도록 정합니다. 대상자의 얼굴 사진을 골라 전달하고 “이 사람 얼굴로 만들어 달라”고 구체적으로 지시한 뒤 결과물을 넘겨받았다면, 실행행위 자체를 분담하지 않았더라도 범죄 실현에 본질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고등법원은 2024. 11. 1. 선고 2024노1823 판결에서, 성명불상자에게 인스타그램으로 수집한 피해자의 얼굴 사진을 보내 나체사진과 합성해 달라고 의뢰하고 그 결과물을 전송받은 피고인에게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1항을 적용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이 합성 작업을 직접 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무죄 판단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즉 텔레그램 운영자에게 사진을 보내고 “합성해 달라”고 요청한 순간부터, 그 결과물이 만들어져 전달되기까지의 과정 전체가 하나의 범죄 구도로 묶여 평가될 수 있습니다.
합성 프로그램을 직접 다루지 않았더라도, 대상을 지정해 의뢰하고 결과물을 받았다면 편집·합성죄의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2. 운영자가 검거되면 대화·결제 기록으로 의뢰자 신원도 함께 드러납니다
대화방 로그와 송금 내역, 원본사진 파일이 그대로 수사기관에 넘어갑니다.
텔레그램은 해외 서버를 이용한다는 이유로 신원 추적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 수사는 텔레그램 서버 자체가 아니라 압수한 운영자의 휴대전화·PC와 계좌·가상자산 거래내역을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화방에 남은 사진 전송 기록, 결제 캡처, 완성물을 받은 시각과 대화 내용이 그대로 포렌식으로 복원됩니다.
경찰청은 딥페이크 탐지 소프트웨어와 AI 포렌식 분석을 결합한 대응체계로 올해 7월까지 피의자 419명을 검거하고 17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는데, 제작에 쓰인 프로그램과 원본 사진을 역추적해 운영자뿐 아니라 의뢰자의 제작 혐의까지 함께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역할을 나눠 가담해도 공동정범 책임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부산지방법원은 2021. 6. 11. 선고 2021고합4 판결에서, 트위터로 아동·청소년성착취물·불법촬영물·딥페이크 영상물을 홍보·판매한 피고인과 그 대금으로 받은 문화상품권을 현금화해 준 피고인 두 사람을 공동정범으로 인정해 각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습니다. 콘텐츠를 직접 편집하지 않고 주변적인 역할만 맡은 사람도 함께 처벌된 사례입니다.
서울중앙지법이 2025. 1. 23. 1심에서 선고한 이른바 ‘지인능욕방’ 사건에서도, 운영자는 방에 참여한 사람들로부터 피해자의 사진과 이름을 넘겨받아 허위영상물을 제작·유포했습니다. 운영자가 구속되면 사진을 넣고 결과물을 받아간 참가자들의 대화 이력도 함께 확보된다는 점에서, “나는 그냥 부탁만 했다”는 항변이 통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운영자 검거는 수사의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사진을 보내고 결과물을 받은 이력이 남아 있다면 의뢰자 조사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3. “결과물만 받았다”는 항변도 소지·시청죄로 별도 처벌될 수 있습니다
편집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져도, 갖고 있거나 열어 본 것 자체가 별개의 범죄입니다.
2024년 10월 16일 시행된 개정 성폭력처벌법은 제14조의2 제4항을 신설해, 허위영상물임을 알면서 이를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습니다. 개정 전에는 직접 만들거나 반포하지 않으면 처벌 공백이 있었지만, 지금은 단순히 갖고 있거나 열어 본 것만으로도 별도의 범죄가 성립합니다.
합성을 의뢰한 사람은 통상 텔레그램을 통해 완성된 파일을 전송받아 휴대전화나 클라우드에 저장해 두거나, 최소한 화면으로 확인합니다. 설령 “나는 제작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더라도, 그 결과물을 소지·시청한 사실 자체는 제4항의 별도 구성요건에 그대로 해당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상이 미성년자라면 문제는 한 단계 더 복잡해집니다. 앞서 본 서울고등법원 2024노1823 판결은 실존 청소년의 얼굴에 성인 여성의 나체를 합성한 결과물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하는지가 함께 쟁점이 된 사건이었는데,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실존하는 아동·청소년 사진의 얼굴 부분에 불상의 여성의 몸을 합성하였고, 그것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의 다른 요건을 충족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난다(서울고등법원 2024. 11. 1. 선고 2024노1823 판결).
이 판결처럼 아동·청소년성착취물로는 인정되지 않더라도, 같은 사건에서 피고인은 결국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1항 위반으로 처벌됐습니다. 청소년성보호법상 성착취물에 해당하는지와 별개로, 허위영상물편집·반포등 조항과 소지·시청 조항은 그대로 적용된다는 뜻입니다.
편집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항변이 통하더라도, 결과물을 소지하거나 시청한 사실만으로 별도의 처벌 대상이 됩니다.
4. 영리 목적이 섞이거나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면 형량이 크게 올라갑니다
반포·판매 구조가 확인되면 최소 3년 이상의 유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2항은 편집물·합성물·복제물을 반포한 자를 제1항과 같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영리를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반포한 경우에는 제3항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형이 크게 무거워집니다. 상습범이라면 제5항에 따라 이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될 수 있습니다.
텔레그램 채널 운영자가 합성물 제작을 대가를 받고 해 주는 구조였다면, 그 채널에서 결과물을 구매한 의뢰인 역시 대금 지급 내역이 그대로 남아 있어 단순 소지가 아니라 영리목적 유통 구조의 일부로 평가될 위험이 있습니다.
대상이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까지 함께 검토됩니다. 경찰청은 국회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허위영상물 제작을 모의한 경우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제6항의 미수범 규정을 적용하거나 실제 제작·유포자에 대한 공범으로 처벌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결국 형량은 편집·합성 자체의 처벌만으로 끝나지 않고, 반포 여부·영리성·피해자 연령·상습성이라는 네 가지 축이 겹치면서 크게 벌어질 수 있습니다.
5. 조사 통보를 받으면 이렇게 절차가 진행됩니다
참고인 조사인지 피의자 조사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운영자 검거 이후 의뢰자에 대한 수사는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출석 요구 및 조사 → ②압수된 대화기록·결제내역 대조 및 추가 소환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기소 여부 판단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출석요구서나 문자에 ‘참고인’이라고 적혀 있더라도, 대화방에 사진을 보내고 결과물을 받은 이력이 확인된 상태라면 조사 도중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출석요구서·문자에 적힌 죄명과 신분(참고인/피의자)을 먼저 확인합니다.
본인이 그 텔레그램 방에서 주고받은 대화·전송받은 파일·결제 내역을 스스로 먼저 정리해 둡니다.
피해자가 실존 인물인지, 미성년자인지 여부를 파악해 적용 가능한 법조를 가늠합니다.
이렇게 확인한 자료를 바탕으로 딥페이크·허위영상물 사건 대응 경험이 있는 변호사와 함께 진술 방향을 정리한다면, 자백과 부인 사이에서 막연히 대응하다가 불리한 진술을 남기는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텔레그램방 운영자가 검거됐다는 뉴스를 접하고도, “나는 그냥 부탁만 한 건데 설마”라는 생각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를 입은 쪽에서는 자신의 얼굴이 합성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아, 운영자와 의뢰자를 함께 특정해 형사 고소와 삭제·차단 조치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조사 통보를 받은 의뢰인 쪽에서도 “직접 만들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방어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하고, 자신의 행위가 정확히 어느 조항에 해당하는지부터 냉정하게 짚어야 합니다.
저는 피해자를 대리해 운영자와 의뢰자를 함께 특정하는 사건과, 반대로 조사 통보를 받은 의뢰인을 방어하는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운영자가 검거됐다는 소식에 마음이 무겁다면, 지금이 바로 확인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갈릴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합성물을 직접 만들지 않고 부탁만 했는데도 처벌되나요?
A.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상을 지정해 의뢰하고 결과물을 전송받았다면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1항의 정범으로 인정된 실제 판례가 있습니다. 편집 프로그램을 직접 조작했는지는 처벌 여부를 가르는 절대적 기준이 아닙니다.
Q. 텔레그램은 해외 서버라 제 신원까지는 확인하기 어렵지 않나요?
A. 수사는 텔레그램 서버 자체가 아니라 압수한 운영자의 기기와 계좌·가상자산 거래내역을 통해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화방에 남은 사진 전송 기록과 결제 내역만으로도 신원이 특정될 수 있습니다.
Q. 결과물을 받기만 하고 다른 사람에게 유포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처벌되나요?
A. 가능합니다. 2024년 10월 개정으로 신설된 소지·구입·저장·시청죄는 반포 여부와 무관하게 성립하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Q. 합성 대상이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몰랐다는 사정은 양형에서 참작될 여지가 있을 뿐, 성립 자체를 막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상이 미성년자로 확인되면 청소년성보호법까지 함께 검토되어 처벌 수위가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Q. 이미 대화방을 나가고 파일도 삭제했는데 그래도 조사받나요?
A. 삭제 사실만으로 수사가 종결되지는 않습니다. 대화방 로그와 전송 기록은 이미 운영자 기기에서 별도로 확보되는 경우가 많아, 사후 삭제는 정상 참작 사유는 될 수 있어도 조사 대상에서 벗어나는 사유는 아닙니다.
Q. 출석요구서에 ‘참고인’이라고 적혀 있으면 안심해도 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대화방에서 사진을 보내고 결과물을 받은 정황이 확인되면 조사 도중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출석 전에 자신의 대화·결제 이력을 먼저 정리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변호사는 언제 선임하는 것이 좋은가요?
A. 출석요구를 받은 직후,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이후 공동정범 여부나 소지·시청죄 적용 범위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