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유포 안 했어도 협박 단계에서 처벌 가능한가요
아직 유포 안 했어도 협박 단계에서 처벌 가능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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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사기/공갈

아직 유포 안 했어도 협박 단계에서 처벌 가능한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연인이나 지인 사이에 주고받은 사진·영상을 빌미로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사건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사진 한 장이 뿌려지기도 전, 협박 메시지만 오간 단계에서 상담을 요청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가해자들 상당수는 “실제로 뿌리지도 않았는데 무슨 죄가 되겠어”, “그냥 겁만 준 거지 진짜 유포할 생각은 없었다”는 생각으로 협박 메시지를 보냅니다. 피해자 쪽에서도 “아직 사진이 퍼지지도 않았는데 신고까지 해야 하나” 하며 대응을 미루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판단은 형사법의 구조를 오해한 것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사진·영상을 실제로 유포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협박 행위 자체만으로 범죄가 완성된다는 법리를 일관되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유포는커녕 촬영물을 상대방에게 보여주지 않았거나 손에 쥐고 있지 않았던 경우에도 처벌된 사례가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유포 이전, 협박 단계에서도 처벌이 가능한 법적 근거와 그 형량, 그리고 신고 이후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유포하지 않았더라도 협박한 순간 범죄는 이미 완성됩니다

협박죄는 결과범이 아니라 위험범이라, 해악을 고지한 시점에 곧바로 기수에 이릅니다.

“유포하겠다”는 말은 상대방에게 앞으로 일어날 해악을 미리 알리는 것 자체로 이미 협박 행위입니다. 형법과 판례는 이 협박이 실제 유포라는 결과로 이어졌는지를 따지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고 공포심을 느낄 만한 정도였다면, 그 시점에 범죄는 이미 완성된 것으로 봅니다.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협박죄를 위험범으로 해석해 왔습니다. 다음 판시가 그 기준입니다.

협박죄가 성립하려면 고지된 해악의 내용이 일반적으로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어야 하지만, 상대방이 그에 의하여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킬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그와 같은 정도의 해악을 고지함으로써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인식한 이상,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켰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그로써 구성요건은 충족되어 협박죄의 기수에 이르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9. 28. 선고 2007도606 전원합의체 판결).

즉 “실제로 유포하지 않았으니 아직 죄가 안 된다”는 생각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메시지를 보내 상대방이 그 의미를 알아챈 순간, 이미 처벌 대상이 되는 행위는 끝난 것입니다.

협박죄는 유포라는 결과가 아니라, 해악을 고지해 상대가 그 뜻을 알아챈 순간 완성되는 범죄입니다.


2. 성적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이라면 훨씬 무거운 특별법이 적용됩니다

사진·영상을 직접 보여주지 않았거나 손에 쥐고 있지 않았어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협박에 사용된 것이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진·영상이라면, 일반 협박죄가 아니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3이 적용됩니다. 이 조항은 2020년 5월 신설된 이후, 실제 유포로 이어지지 않은 협박 단계 사건에서도 폭넓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지점은 “촬영물을 직접 보여주거나 갖고 있어야 죄가 된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의 입장은 다릅니다.

‘촬영물 등을 이용하여’는 촬영물 등을 인식하고 이를 방편 또는 수단으로 삼아 협박행위에 나아가는 것을 의미하므로, 실제로 촬영·제작·복제 등의 방법으로 만들어진 바 있는 촬영물 등을 방편 또는 수단으로 삼아 유포가능성 등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해악을 고지한 이상 죄는 성립할 수 있고, 반드시 행위자가 촬영물 등을 피해자에게 직접 제시하는 방법으로 협박해야 한다거나 협박 당시 해당 촬영물 등을 소지하고 있거나 유포할 수 있는 상태일 필요는 없다(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3도17896 판결).

다만 이 조항이 적용되려면 촬영물 등이 실제로 존재해야 합니다. 애초에 촬영물 자체가 만들어진 적이 없는데 있는 것처럼 거짓으로 겁을 준 경우라면, 성폭력처벌법이 아니라 형법상 일반 협박죄가 적용됩니다. 이때 형량 차이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수사 단계에서 촬영물의 존재 여부를 다투는 것이 방어·대응 전략의 핵심 쟁점이 되기도 합니다.

촬영물을 실제로 보여주거나 소지하고 있지 않았어도, ‘유포하겠다’는 해악 고지만으로 특례법 위반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3. 협박에 그쳤는지, 돈을 요구했는지에 따라 적용 죄명이 달라집니다

단순 협박과 금전 요구는 법적으로 전혀 다른 범죄로 취급됩니다.

“유포하지 않을 테니 돈을 보내라”는 식으로 금전이나 재산상 이익을 요구했다면, 협박죄나 촬영물등이용협박죄에 더해 형법 제350조 공갈죄가 함께 문제 됩니다. 공갈죄는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실제로 받았을 때뿐 아니라, 요구만 하고 받지 못한 경우에도 미수범으로 처벌됩니다.

반대로 돈이 아니라 “다시 만나자”, “SNS 계정을 지워라” 같은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려는 목적이었다면, 협박이 아니라 강요죄나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 제2항의 강요 조항이 검토됩니다.

결국 상대방이 무엇을 요구했는지가 사건 전체의 죄명과 형량 구조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입니다. 단순히 “겁만 준 것”인지, “대가를 요구한 것”인지에 따라 수사기관의 접근 방식도 달라집니다.

단순 협박인지 금전·행동을 요구한 것인지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량 구조가 전혀 달라집니다.


4. 처벌 수위는 일반 협박죄와 특례법 위반 사이에서 크게 차이 납니다

같은 “유포 협박”이라도 사진·영상의 성격에 따라 형량이 몇 배씩 벌어집니다.

형법 제283조 협박죄는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미수에 그친 경우에도 형법 제286조에 따라 처벌 대상입니다.

반면 성적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에는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이 적용되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무거운 법정형이 정해져 있습니다. 벌금형 규정 자체가 없어, 초범이라도 정식 재판에 넘겨지는 비율이 매우 높습니다.

금전을 요구했다면 형법 제350조 공갈죄가 더해져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문제 될 수 있고, 실제로 유포까지 이루어졌다면 죄수가 늘어나고 구속 수사 가능성도 함께 커집니다.

협박에 사용된 것이 성적 촬영물인지, 금전 요구가 있었는지에 따라 형량은 몇 배씩 달라집니다.


5. 협박 메시지만으로도 신고할 수 있고,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유포 이전 단계라도 협박 메시지 자체가 핵심 증거이므로, 먼저 확보하고 신고해야 합니다.

협박 단계에서 신고하는 절차는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피해자 진술 및 협박 메시지·통화녹음 등 증거 제출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유포 전 단계라 하더라도 협박 메시지 자체가 핵심 증거이므로,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협박 메시지·통화녹음·캡처 화면을 원본 그대로 보관하고, 삭제되지 않도록 별도로 백업해 둡니다.

  2. 상대방의 신원(연락처, 계정, 실명 여부)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함께 정리합니다.

  3. 협박의 대상이 된 촬영물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언제 촬영·제작됐는지도 함께 확인해 둡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디지털 성범죄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고소와 동시에 유포 차단·삭제 조치까지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협박 단계에서는 “아직 유포되지 않았으니 큰 문제는 아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신고를 망설이는 분들이 많습니다.

협박을 받고 있는 쪽에서는 협박 메시지가 삭제되기 전에 확보하는 것이 가장 먼저입니다. 유포 여부와 관계없이 이미 처벌 대상인 행위가 벌어진 것이므로, 대응을 미룰수록 증거만 사라집니다.

반대로 홧김에 협박 메시지를 보낸 쪽도 “실제로 뿌리지 않았으니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이미 형사처벌 대상 행위가 완성된 상태이므로, 촬영물의 존재 여부나 협박의 경위를 정확히 정리해 대응하는 것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저는 유포 협박을 받은 피해자와, 반대로 협박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된 분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협박이 실제 유포로 이어지기 전 초기 대응이 사건의 방향을 결정짓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유포 여부와 관계없이, 협박 메시지를 받은 그 순간이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실제로 사진을 유포하지 않았는데도 신고하면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협박죄와 성폭력처벌법상 촬영물등이용협박죄 모두 실제 유포라는 결과가 아니라, 상대방이 해악의 의미를 인식한 시점에 이미 범죄가 완성되는 것으로 봅니다.

Q. 상대방이 촬영물을 저에게 보여준 적도, 갖고 있다고 확인해 준 적도 없습니다. 그래도 처벌되나요?

A. 가능합니다. 대법원은 촬영물 등을 소지하거나 유포할 수 있는 상태였는지를 요구하지 않고, 실제로 존재했던 촬영물을 방편으로 삼아 해악을 고지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Q. 애초에 그런 사진이나 영상이 존재하지 않는데 있는 척 협박한 경우는 어떻게 되나요?

A. 이 경우 성폭력처벌법이 아니라 형법상 일반 협박죄가 적용됩니다. 법정형 차이가 크기 때문에 촬영물의 실제 존재 여부가 수사 단계의 핵심 쟁점이 됩니다.

Q. 상대방이 “장난이었다”고 주장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고지된 내용이 일반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였고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인식했다면, 실제 의도와 무관하게 협박죄의 구성요건이 충족될 수 있습니다.

Q. 돈을 요구받은 적은 없고 그냥 겁만 준 상황인데도 신고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금전 요구가 없어도 협박죄나 촬영물등이용협박죄는 그 자체로 성립하며, 공갈죄는 재산상 이익을 요구한 경우에 별도로 추가되는 죄명입니다.

Q. 협박 메시지를 캡처만 해두면 증거로 충분한가요?

A. 원본 파일(대화 앱 백업, 통화녹음 등)을 함께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캡처 화면만으로는 조작 여부를 다툴 수 있어, 원본과 함께 제출하면 증거로서의 신빙성이 높아집니다.

Q. 협박을 받았지만 아직 유포되지 않았다면 지금 바로 변호사를 선임할 필요가 있나요?

A. 가능한 한 빨리 상담받는 것이 좋습니다. 유포로 이어지기 전 단계에서 삭제·차단 조치와 고소를 함께 진행하면 실제 피해를 막을 확률이 높아지고, 수사 과정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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