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헤어진 연인에게 “네 알몸 영상 있는 거 다 뿌린다”는 식의 협박을 받고 상담을 요청하시는 분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진짜 영상이 있는지도 모르는데 일단 무시하면 되지 않을까요”, “예전에 좋아서 찍은 영상이니 큰 문제는 아니지 않을까요”라는 생각으로 신고를 미루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시간을 끄는 사이 협박이 반복되거나, 실제로 지인들에게 영상 일부가 전송되는 상황으로 번지는 경우를 실무에서 자주 접합니다.
최근 대법원은 영상 유포 협박에 어떤 법이 적용되는지가 그 촬영물이 실제로 존재했는지에 따라 갈린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단순히 겁을 주려는 거짓 협박과 실제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을 구분해 처벌 수위를 달리 판단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헤어진 연인의 영상 유포 협박이 구체적으로 어떤 죄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영상 유포 협박은 촬영물이 실제로 있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죄명이 달라집니다
“무슨 죄인가요”라는 질문의 답은 하나가 아니라, 촬영물의 실재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영상 유포 협박을 당하면 무조건 성폭력처벌법 위반”이라고 단정하시지만, 실무에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어떤 조항이 적용되는지, 그리고 형량이 얼마나 무거운지는 상대방이 언급한 촬영물이 실제로 존재하는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적용될 수 있는 죄명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실제로 촬영물이 존재한다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3(촬영물등이용협박죄)이 적용되고, 촬영물이 존재하지 않거나 그 존재가 입증되지 않는다면 형법 제283조의 일반협박죄만 성립합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형량 차이가 크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성폭력처벌법 위반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합의를 해도 처벌 절차가 그대로 진행되지만, 형법상 단순협박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조차 제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소 초기 단계부터 촬영물의 실재 여부를 뒷받침할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무슨 죄인가요”라는 질문의 답은 촬영물이 실제로 존재했는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2. 촬영물이 실제로 있다면 성폭력처벌법상 촬영물등이용협박죄가 적용됩니다
실제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은 최소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예정된 중범죄입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 제1항은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 또는 그 복제물을 이용하여 사람을 협박한 자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협박에 그치지 않고 그 협박으로 상대방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했다면 제2항이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까지 가능하고, 상습으로 범했다면 그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실무에서 자주 오해하는 지점은 “합의 하에 찍은 영상이라 문제없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 조항은 촬영 당시의 동의 여부를 묻지 않습니다. 자신이 스스로 촬영에 동의했더라도 그 영상을 유포하는 것까지 동의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후에 동의 없이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면 그대로 처벌 대상이 됩니다.
다만 이 조항이 적용되려면 협박에 사용된 촬영물이 실제로 존재했다는 사실이 수사·재판 과정에서 입증되어야 합니다. 이런 취지의 원심 판단은 대법원 2024도11957 판결로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 제1항의 ‘촬영물 등을 이용하여’라는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는 촬영물 등의 존재를 전제로 이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이는 촬영물 등이 존재하는 것처럼 속이거나 가장하는 것과 행위 태양·죄질이 같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4도11957 판결로 확정된 원심 판단).
따라서 협박 문자나 통화 내용에 영상의 구체적인 장소·시점·상황이 언급됐는지, 실제로 해당 영상의 일부가 캡처돼 전송된 적이 있는지 등이 촬영물 실재 여부를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가 됩니다.
실제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강요는 성폭력처벌법이 적용되어 최소 1년 이상의 중형이 예정돼 있습니다.
3. 촬영물이 없거나 존재가 입증되지 않으면 형법상 일반협박죄만 성립합니다
촬영물의 존재가 입증되지 않으면 처벌은 가벼워지지만, 협박죄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형법 제283조 제1항은 사람을 협박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협박죄는 반의사불벌죄이므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 “실제로는 영상이 없었으니 협박죄도 안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협박죄는 위험범이어서 해악의 고지가 상대방에게 도달해 그 의미를 인식한 이상, 상대방이 실제로 공포심을 느꼈는지와 무관하게 범죄가 완성됩니다.
협박죄는 위험범으로서 사람을 협박하는 행위를 하면 그로써 즉시 성립하고, 협박이 상대방에게 도달하여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인식한 이상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키지 않았다 하더라도 협박죄의 기수에 이른다(대법원 2007. 9. 28. 선고 2007도606 전원합의체 판결).
즉 상대방이 “설마 진짜 그런 영상이 있겠어”라며 크게 개의치 않은 반응을 보였더라도, 그 자체로 협박죄 성립이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어떤 조항이 적용되느냐(성폭력처벌법이냐 형법이냐)와 협박죄 자체가 성립하느냐는 별개의 문제라는 점을 구분해야 합니다.
촬영물 존재가 입증되지 않아도 협박죄 자체는 그대로 성립하며, 다만 적용 법조와 형량, 합의 가능 여부가 달라질 뿐입니다.
4. 유포까지 이루어지거나 반복되면 처벌 수위가 훨씬 무거워집니다
협박에 그치지 않고 실제 유포·반복 행위가 더해지면 별도 범죄가 겹쳐 성립합니다.
협박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영상을 유포했다면 협박죄와는 별개로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2항(촬영물 반포등)이 문제 됩니다.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영리를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유포했다면 제3항이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까지 가능합니다.
특히 주의할 부분은, 처음 촬영할 때는 서로 동의한 이른바 ‘자촬영물’이라 하더라도 그 이후 동의 없이 유포하면 제14조 제2항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입니다. 촬영에 대한 동의가 반포에 대한 동의까지 포함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별 후에도 계속 연락하며 반복적으로 협박·접근하는 정황이 더해진다면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이 함께 성립할 수 있습니다. 스토킹범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제18조 제1항)이고, 흉기 등을 이용했다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중됩니다(제18조 제2항). 이 경우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를 별도로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고소장 접수 전 증거 정리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영상 유포 협박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촬영물등이용협박죄가 적용되는 사안이라면 사안에 따라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영상 유포 협박을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협박 문자·메신저·통화 내용을 캡처가 아닌 원본 그대로(가능하면 화면 녹화·통신사 발신기록까지) 보존합니다.
상대방이 언급한 영상의 촬영 시점·장소·구체적 내용을 정리해, 실제 촬영물 존재 여부를 뒷받침할 자료를 모읍니다.
이미 일부라도 유포된 정황이 있는지 지인들에게 확인하고, 유포 사실이 확인되면 그 경위와 증거도 별도로 확보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영상 유포 협박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어떤 법조가 적용될 사안인지 초기에 판단하고 구속영장 실질심사나 합의 진행 여부까지 함께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영상 유포 협박을 받으면 창피함과 두려움 때문에 신고를 망설이다가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협박을 받은 피해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협박 메시지와 통화 기록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고 촬영물의 실재를 뒷받침할 정황부터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 홧김에 유포 발언을 한 쪽에서도 “진짜 유포할 생각은 없었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으며, 촬영물의 실재 여부와 발언 경위에 따라 적용 법조와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영상 유포 협박을 당한 피해자와, 반대로 격앙된 상태에서 형사 입건된 가해자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확보했는지가 사건의 결론을 좌우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대응을 미루는 사이에도 상황은 계속 달라집니다. 증거를 지키고 방향을 정해야 할 지금,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직 영상을 유포하지 않았고 협박만 받았는데도 처벌이 되나요?
A. 됩니다. 실제 유포 여부와 무관하게 촬영물을 이용해 협박한 시점에 범죄가 완성됩니다. 다만 촬영물이 실제로 존재했는지에 따라 성폭력처벌법과 형법 중 어느 조항이 적용될지가 갈립니다.
Q. 상대방이 진짜 영상을 갖고 있는지 확신이 없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협박 메시지·통화 녹음을 최대한 원본 그대로 보존하고, 상대방이 영상의 구체적 내용(장소·시간·상황 등)을 언급했는지 기록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구체성이 촬영물 실재 여부를 다투는 핵심 증거가 됩니다.
Q. 합의 하에 찍은 영상인데도 유포 협박이 처벌되나요?
A. 됩니다. 촬영 당시 동의했더라도 반포에 대한 동의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므로, 사후에 동의 없이 유포하거나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면 처벌 대상입니다.
Q. 형법상 단순협박죄로 처리되면 합의만 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형법 제283조 협박죄는 반의사불벌죄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명시하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다만 성폭력처벌법상 촬영물등이용협박죄는 반의사불벌 규정이 없어 합의해도 처벌 절차는 계속 진행됩니다.
Q. 헤어진 후 계속 연락하며 협박도 하는 경우 다른 죄도 함께 적용되나요?
A. 가능합니다. 반복적인 접근·연락이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불안감을 주는 정도라면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이 함께 성립할 수 있고, 이 경우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도 함께 신청할 수 있습니다.
Q. 캡처 화면만으로 고소가 가능한가요, 원본이 꼭 필요한가요?
A. 캡처만으로도 고소 접수는 가능하지만, 조작 시비를 막기 위해 가능하면 원본 파일과 통신사 발신기록, 상대방 계정 정보까지 함께 확보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Q. 경찰 조사를 받게 됐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고소장 접수 전이 가장 좋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적용 여부에 따라 형량 차이가 크고, 초기에 확보한 증거가 이후 재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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