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 부당특약 무효 조항, 서명한 계약서라도 그 조항만 무효로 다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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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 부당특약 무효 조항, 서명한 계약서라도 그 조항만 무효로 다투는 법 

강대현 변호사

하도급 계약을 맺을 때 수급사업자 입장에서는 불리한 조항이 있어도 일감을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서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민원처리비용이나 산업재해 관련 비용, 설계변경으로 늘어난 비용까지 계약서 한 줄로 수급사업자에게 떠넘기는 특약이 대표적입니다. 그동안은 서명한 이상 계약 전체가 유효하다는 전제 아래, 이런 불리한 조항까지 그대로 이행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2025년 개정된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이런 부당한 특약을 계약서 전체가 아니라 그 조항만 떼어내 무효로 다툴 수 있는 근거를 명문화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어떤 특약이 무효 대상이 되는지, 무효가 되면 실제로 무엇을 되찾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부당한 특약 금지 원칙 — 하도급법 제3조의4란

하도급 계약은 통상 원사업자가 계약서 양식을 준비하고 수급사업자는 물량을 받기 위해 그 조건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구조로 체결됩니다. 이런 협상력 격차를 악용해 원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나 위험을 계약서 한 줄로 수급사업자에게 떠넘기는 일이 실무에서 반복되자,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은 제3조의4 제1항에서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제한하는 계약조건(부당한 특약)을 설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원칙을 명문화했습니다. 이 조항은 계약자유의 원칙에 대한 예외로, 계약서에 서명했다는 사실만으로 그 내용이 항상 유효하다고 볼 수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합니다. 수급사업자가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사실상 거부권 없이 서명한 조항이라면, 그 서명을 진정한 의미의 합의로 보기 어렵다는 인식이 이 조항의 배경입니다. 문제는 그동안 이 원칙이 선언적 규정에 머물러, 부당한 특약임이 밝혀져도 계약 자체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는 점입니다.

제1항의 원칙만으로는 구체적으로 어떤 조항이 부당한 특약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같은 조 제2항은 부당한 특약으로 간주되는 유형을 직접 열거하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항목에서 그 구체적 유형과, 2025년 신설된 무효 효과를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계약서에 서명했다는 사실만으로 그 조항이 항상 유효한 것은 아니다 — 하도급법 제3조의4는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사이의 협상력 격차를 전제로 한 예외 조항이다.

법이 직접 정한 3가지 부당특약 유형 — 서면외 비용·민원처리비용·입찰외비용

하도급법 제3조의4 제2항은 원사업자가 특정한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전가하는 약정을 부당한 특약으로 간주합니다. 제1호는 원사업자가 하도급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발급해야 하는 서면(하도급계약서)에 기재되지 않은 사항을 나중에 요구하면서 그로 인해 발생한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부담시키는 약정입니다. 서면에 없던 작업을 구두로 지시해 놓고 그 비용까지 수급사업자에게 떠넘기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제2호는 원사업자가 원래 부담해야 할 민원처리비용이나 산업재해 관련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부담시키는 약정이고, 제3호는 입찰 당시 제시된 입찰내역서에 없던 사항을 나중에 요구하면서 그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전가하는 약정입니다.

  • 제1호 — 서면(하도급계약서)에 없는 사항 요구로 생긴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부담시키는 약정

  • 제2호 — 원사업자 부담이어야 할 민원처리·산업재해 관련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전가하는 약정

  • 제3호 — 입찰내역서에 없던 사항 요구로 생긴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부담시키는 약정

세 유형 모두 공통점은 원래 원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몫을 계약서 문구 하나로 수급사업자에게 옮긴다는 데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착공 이후 발주처 민원이 들어오면 그 대응비용을 시공을 맡은 하도급업체에 전가하거나, 현장에서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원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처리비용을 하도급업체 몫으로 계약서에 못박아 두는 사례가 자주 확인됩니다. 이런 조항이 계약서에 있다고 해서 곧바로 그 비용을 전부 부담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뒤에서 살펴볼 무효 규정을 근거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시행령이 정한 그 밖의 유형 — 인허가·설계변경 비용까지

제2항 제4호는 "그 밖에 이 법에서 보호하는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제한하거나 원사업자에게 부과된 의무를 수급사업자에게 전가하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약정"을 부당한 특약으로 간주합니다. 이를 구체화한 하도급법 시행령 제6조의4는 대표적으로 두 가지 유형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 관련 법령상 원사업자의 의무사항인 인허가, 환경관리, 품질관리 등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부담시키는 약정

  • 원사업자(발주자를 포함)가 설계나 작업내용을 변경함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부담시키는 약정

두 유형은 실무에서 매우 흔하게 나타납니다. 인허가 명의는 원사업자 앞으로 되어 있으면서 그 처리비용이나 지연에 따른 손해는 수급사업자가 지도록 계약서에 정하거나, 발주처 요구로 설계가 변경되어 공사 범위나 자재가 달라졌는데도 그 추가비용을 별도 정산 없이 기존 하도급대금에 포함된 것으로 처리하는 경우입니다. 다만 제4호 유형은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유형과 달리 무효 판단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다음 항목에서 짚어보겠습니다.

2025년 신설된 제3항 — 이제는 그 조항만 무효

그동안 부당한 특약에 해당한다는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하도급법에는 그 계약조항 자체의 사법상 효력을 부정하는 명문 규정이 없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조치나 과징금 대상은 될 수 있어도, 수급사업자와 원사업자 사이의 계약관계에서는 여전히 그 조항이 유효하게 작동한다는 해석이 있어 실효성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런 공백을 메우기 위해 2025년 4월 1일 공포되고 2025년 10월 2일 시행된 개정 하도급법은 제3조의4에 제3항을 신설해 부당한 특약의 사법상 효력을 직접 무효로 규정했습니다.

신설된 제3항은 유형별로 무효 판단 방식을 이원화하고 있습니다. 제2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에 해당하는 부당한 특약, 즉 법률이 직접 열거한 세 가지 유형은 별도의 추가 요건 없이 그 부분에 한하여 당연히 무효가 됩니다. 반면 제2항 제4호에 해당하는 부당한 특약, 즉 시행령이 정한 인허가·설계변경 비용 전가 등의 유형은 그 특약이 당사자 일방에게 현저하게 불공정한 경우에 한하여 그 부분만 무효가 됩니다. 이 개정규정은 부칙에 따라 시행일인 2025년 10월 2일 이후 계약조건을 설정한 경우부터 적용되므로, 그 전에 체결된 계약이라면 이 조항의 당연무효 효과를 곧바로 적용받기는 어렵습니다.

법이 직접 열거한 세 가지 유형은 그 자체로 당연히 무효이고, 시행령이 정한 그 밖의 유형은 현저히 불공정하다는 사정이 더해져야 무효가 된다 — 같은 부당특약이라도 무효 판단 방식이 다르다.

서명한 계약서라도 전부 무효가 되지 않는 이유

일반 민법 법리에 따르면 법률행위의 일부가 무효인 경우 원칙적으로 그 전부가 무효가 됩니다(민법 제137조). 다만 그 무효 부분이 없더라도 나머지 부분만으로 법률행위를 하였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때에는 나머지 부분은 무효가 되지 않는다는 예외가 함께 규정되어 있어, 실제로는 사안마다 판단이 갈릴 여지가 있었습니다. 하도급법 제3조의4 제3항은 이런 불확실성을 없애고, 부당한 특약에 해당하는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가 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민법상 일반 원칙보다 수급사업자에게 유리한 특칙입니다.

이 구조가 실무에서 갖는 의미는 큽니다. 만약 계약 전체가 무효로 처리된다면 수급사업자로서는 이미 수행한 공사나 용역에 대한 대금지급 근거 자체가 흔들려 오히려 더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당한 특약 부분만 무효가 되고 나머지 계약은 그대로 유효하게 유지되므로, 수급사업자는 공사대금 지급의무 등 자신에게 유리한 조항은 그대로 주장하면서 부당하게 전가된 비용 조항만 걷어낼 수 있습니다. 서명한 계약서 전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그 안의 특정 조항만 골라 다투는 것이 가능해진 셈입니다.

무효가 되면 실제로 무엇을 돌려받나 — 부당이득반환청구

부당한 특약이 무효로 확정되면, 그 특약을 근거로 이미 지급했거나 하도급대금에서 공제당한 금액은 법률상 원인 없이 이루어진 급여가 됩니다. 민법 제741조는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는데, 수급사업자는 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근거로 원사업자에게 이미 부담한 비용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산업재해 처리비용을 부당하게 전가받아 자신이 지출했거나 하도급대금에서 공제당했다면, 그 금액 상당을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실제 청구를 진행하려면 몇 가지 자료를 미리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문제된 특약 조항이 담긴 계약서 원본, 그 특약에 따라 실제로 지출하거나 공제당한 금액을 증명하는 세금계산서·이체내역·정산서, 그리고 애초에 서면(하도급계약서)이나 입찰내역서에 해당 사항이 없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자료가 핵심입니다. 부당이득반환청구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와 달리 원사업자의 고의·과실을 별도로 증명할 필요가 없어, 특약이 무효라는 점과 실제 지급·공제 사실만 증명하면 되는 상대적으로 간명한 절차라는 실무적 장점이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신고와 시정조치·과징금 — 사법상 무효와 별개 트랙

부당한 특약을 다투는 방법이 부당이득반환청구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도급법 제22조는 이 법 위반행위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신고를 받은 공정거래위원회는 조사를 거쳐 제25조에 따라 원사업자에게 해당 특약의 수정이나 그 밖의 시정조치를 명할 수 있습니다. 위반 정도가 중하다고 판단되면 제25조의3에 따라 관련 하도급대금의 2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과징금이 부과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부당한 특약 자체는 하도급법 제35조가 정한 3배 손해배상 특례의 적용대상은 아닙니다. 이 특례는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 부당한 위탁취소, 부당반품, 부당감액, 기술자료 유용, 보복조치 등 별도로 열거된 조문 위반에 한정되고, 제3조의4 위반은 그 열거 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부당한 특약을 다투는 실익은 3배 배상이 아니라, 무효를 근거로 한 부당이득반환과 공정위 시정조치·과징금이라는 두 갈래에 있다고 정리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공정위 신고와 민사상 반환청구는 목적이 다른 별개의 절차이므로 동시에 진행해도 무방합니다.

실무에서 이 조항으로 다투는 법 — 준비해야 할 증거와 절차

부당특약 무효를 실제로 주장하려면 먼저 계약서에서 문제되는 조항을 정확히 특정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어느 유형(제1호~제4호)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준비할 자료가 달라지므로, 해당 조항이 하도급법 제3조 제1항의 서면이나 입찰내역서에 없던 사항을 추가로 요구한 결과인지, 원래 원사업자가 부담할 성격의 비용을 옮긴 것인지, 아니면 인허가·설계변경처럼 시행령이 정한 유형인지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 계약서 원본과 문제된 특약 조항 원문 확보

  • 하도급계약서(서면)·입찰내역서와 대조해 해당 사항이 애초에 없었다는 사실 확인

  • 그 특약에 따라 실제 지출하거나 공제당한 금액의 증빙(세금계산서·이체내역·정산서)

  • 제4호 유형이라면 그 특약이 자신에게 현저히 불공정했다는 사정(비용 규모, 협상 경위 등)을 보여줄 자료

자료가 정리되면 원사업자에게 내용증명 등 서면으로 해당 특약이 무효임을 통지하고 반환을 청구하는 것이 통상적인 첫 단계입니다. 협의로 해결되지 않으면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거나,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해 시정조치를 구하는 절차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거래관계가 계속되는 상황이라면 소송보다 신고나 협상을 먼저 시도하는 경우가 많지만, 반환받을 금액이 크고 증거가 명확하다면 소송을 통한 해결이 더 확실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예전에 서명한 계약도 이 조항으로 무효를 주장할 수 있나요?

A. 신설된 제3조의4 제3항은 부칙에 따라 2025년 10월 2일 시행일 이후 계약조건을 설정한 경우부터 적용됩니다. 그 전에 체결된 계약이라면 이 조항의 당연무효 효과를 직접 적용받기는 어렵고, 부당한 특약에 해당한다는 사실 자체는 제1항·제2항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문제 삼을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Q. 부당특약인지 아닌지는 누가 판단하나요?

A. 당사자 간 협의로 해결되지 않으면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해 판단받거나, 민사소송으로 법원에 무효 확인과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해 판단받을 수 있습니다. 제1호부터 제3호까지는 해당 유형에 해당한다는 사실만 확인되면 되고, 제4호는 현저히 불공정했다는 사정을 추가로 주장·증명해야 합니다.

Q. 무효를 주장하면 계약 전체가 깨지나요?

A. 아닙니다. 하도급법 제3조의4 제3항은 문제된 특약 부분만 무효로 하고 나머지 계약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명시하고 있으므로, 공사 수행의무나 대금지급의무 같은 나머지 조항은 유효하게 남습니다.

Q. 이미 그 특약에 따라 비용을 부담했다면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무효인 특약에 따라 지급하거나 공제당한 금액은 법률상 원인 없는 급여에 해당해 민법 제741조에 따른 부당이득으로 반환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지출·공제 사실을 증빙으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Q. 공정위 신고와 민사소송 중 어느 쪽을 먼저 해야 하나요?

A. 두 절차는 서로 배타적이지 않아 병행할 수 있습니다. 공정위 신고는 시정조치·과징금 등 행정 제재를 구하는 절차이고, 부당이득반환청구는 이미 지급한 금액을 실제로 돌려받기 위한 민사 절차라 목적이 다릅니다.

Q. 부당특약도 3배 손해배상 대상인가요?

A. 아닙니다. 하도급법 제35조의 3배 손해배상은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 부당위탁취소, 부당반품, 부당감액, 기술자료 유용, 보복조치 등 열거된 조문 위반에 적용되고, 제3조의4 부당특약 자체는 이 열거 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맺음말

하도급 계약서에 서명했다는 사실이 그 안의 모든 조항이 유효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2025년 10월 시행된 개정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계약서 한 줄로 수급사업자에게 떠넘기는 특약을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다툴 수 있는 근거를 명확히 했습니다. 다만 이 조항이 언제부터 적용되는지, 어떤 유형이 당연무효이고 어떤 유형이 추가 입증을 요구하는지에 따라 대응 방법이 달라지므로, 자신이 서명한 특약이 어느 유형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화성·시흥처럼 공단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사이의 하도급 계약이 특히 많은 만큼, 계약서에 부당한 조항이 있는지, 이미 그 조항에 따라 비용을 부담해 온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신설된 무효 규정을 근거로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사안인지는 계약 체결 시점과 특약의 구체적 내용에 따라 달라지므로 개별적으로 따져보아야 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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