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납품하거나 공사를 마쳤는데도 원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을 두 달 넘게 미루면, 수급사업자 입장에서는 독촉 전화 외에 달리 손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목적물등을 받은 날부터 60일이 지나도록 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그 초과기간에 대해 시중 연체금리보다 훨씬 높은 이율의 지연이자를 자동으로 부과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이율은 공정거래위원회 고시로 연 15.5%까지 오를 수 있어, 대금을 늦게 받는 쪽이 오히려 손해를 만회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 글에서는 60일 기준이 언제부터 언제까지를 의미하는지, 지연이자를 실제로 어떻게 계산하는지, 그리고 발주자가 직접 지급하는 경우처럼 이율이 달라지는 예외까지 정리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하도급대금 지급기일 — 왜 '60일'이 기준일까
하도급법 제13조 제1항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제조·수리·시공·용역 등을 위탁한 경우, 목적물등의 수령일(건설위탁은 인수일, 용역위탁은 수급사업자가 위탁받은 용역의 수행을 마친 날, 납품이 잦아 월 1회 이상 세금계산서 발행일을 정한 경우에는 그 정한 날)부터 60일 이내의 가능한 짧은 기한으로 지급기일을 정해 그날까지 대금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60일은 계약 당사자가 마음대로 늘릴 수 있는 여지가 아니라, 법이 못 박아 둔 상한선입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계약서에 지급기일 자체를 아예 적지 않거나, "검수 후 90일 이내" 식으로 60일을 넘겨 정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제13조 제2항은 두 가지 간주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지급기일을 정하지 않았다면 목적물등의 수령일을 지급기일로 보고, 수령일부터 60일이 지난 후에 지급기일을 정했다면 수령일부터 60일이 되는 날을 지급기일로 봅니다. 계약서 문구가 어떻게 되어 있든, 법적으로는 60일을 넘겨 지급기일을 늦출 수 없다는 뜻입니다.
지급기일을 계약서에 90일, 100일로 적어놓아도 하도급법상으로는 목적물등의 수령일부터 60일이 되는 날이 지급기일로 간주된다.
60일을 넘기면 자동으로 붙는 연 15.5% 지연이자
수령일부터 60일이 지난 뒤에도 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제13조 제8항이 적용됩니다. 이 조항은 원사업자가 목적물등의 수령일부터 60일이 지난 후에 하도급대금을 지급하는 경우, 그 초과기간에 대하여 연 100분의 40 이내에서 은행법에 따른 은행의 연체금리 등 경제사정을 고려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이율에 따른 이자를 지급하도록 강제합니다. 현재 이 고시 이율은 연 15.5%로 정해져 있습니다.
민법상 법정이율이 연 5%, 상행위에 적용되는 상사법정이율이 연 6%에 그치는 것과 비교하면 15.5%는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이는 우연이 아니라 입법 의도입니다. 대기업이나 규모가 큰 원사업자가 자금 사정을 이유로 하도급대금 지급을 미루면서 그 기간 동안 사실상 무이자로 자금을 굴리는 관행을 막기 위해, 시중 연체금리 수준의 고율 이자를 물리도록 설계된 것입니다. 별도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지연 사실을 입증할 필요 없이, 60일을 넘겼다는 사실 자체로 이자가 발생한다는 점이 이 조항의 핵심입니다.
60일을 넘긴 하도급대금에는 별도 손해 입증 없이 연 15.5%의 지연이자가 법률상 당연히 발생한다 — 민법 법정이율 5%의 세 배가 넘는 수준이다.
지연이자 계산법 — 기산일과 산식
지연이자는 [하도급대금 × 연 15.5% × 초과일수 ÷ 365(윤년은 366)] 산식으로 계산합니다. 여기서 초과일수는 수령일부터 60일이 되는 날의 다음 날부터, 실제로 대금을 지급받는 날까지의 일수를 셉니다. 지급기일 자체가 아니라 수령일 기준 60일이 기준점이라는 점, 그리고 실제 입금일까지 계속 이자가 붙는다는 점을 놓치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목적물등을 수령한 날로부터 60일이 되는 날이 지나고도 40일이 더 지나서야 1억 원의 하도급대금을 지급받았다면, 초과일수 40일에 대해 1억 원 × 15.5% × 40 ÷ 365로 계산해 약 170만 원 상당의 지연이자가 발생합니다. 대금 규모가 크고 지연기간이 길어질수록 이 금액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집니다.
실무에서 자주 틀리는 부분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초과일수를 지급기일 다음 날이 아니라 계약서상 지급기일 다음 날부터 세는 경우인데, 지급기일을 60일 이내로 정확히 정했다면 그 지급기일 다음 날부터, 지급기일이 60일을 넘겨 정해졌거나 아예 없다면 앞서 본 간주규정에 따라 수령일부터 60일이 되는 날의 다음 날부터 세야 합니다. 다른 하나는 대금 일부만 먼저 지급된 경우로, 그 시점 이후로는 남은 미지급 잔액에 대해서만 이자를 계산해야 하는데 전체 대금을 기준으로 계속 계산하는 실수가 흔합니다.
목적물등 수령일(건설위탁은 인수일) 확정 — 검수확인서·인수증·세금계산서 발행일 등으로 특정.
수령일부터 60일이 되는 날 계산 — 이 날짜가 법정 지급기일 상한.
실제 대금이 입금된 날 확인 — 계좌 입금 내역 기준.
초과일수 = 60일째 다음 날부터 실제 입금일까지의 일수.
지연이자 = 미지급 대금 × 15.5% × 초과일수 ÷ 365.
어음·구매론으로 지급했다면 — 수수료는 별도
현금이 아니라 어음이나 구매론·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기업구매전용카드 같은 어음대체결제수단으로 대금을 지급하는 경우도 실무에서 흔합니다. 이때는 제13조 제7항이 별도로 적용됩니다. 원사업자는 어음대체결제수단을 이용해 대금을 지급하는 경우, 지급일(카드결제 승인일·명세 전송일·구매자금 결제일 등 결제수단별 기준일)부터 실제 대금이 상환되는 날까지의 기간에 대한 수수료(대출이자 포함)를 지급일에 수급사업자에게 함께 지급해야 합니다.
어음으로 지급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어음을 교부한 날부터 만기일까지의 기간에 대한 할인료를 어음 교부일에 지급해야 합니다. 이 수수료·할인료는 60일 초과분에 붙는 지연이자와는 별개 항목입니다. 현금이 아닌 결제수단을 쓰는 것 자체가 수급사업자에게는 자금 회수가 늦어지는 비용이므로, 그 비용을 원사업자가 부담하도록 한 것입니다. 60일을 넘겨 어음을 교부했다면 지연이자와 할인료가 함께 문제 될 수 있어, 어느 기간에 어느 항목이 적용되는지 구분해서 따져야 합니다.
어음·구매론 등으로 대금을 받았다면 60일 초과 지연이자와는 별도로, 결제수단에 따른 수수료·할인료를 원사업자가 부담해야 한다.
발주자가 직접 지급하면 15.5%가 그대로 붙을까
원사업자의 지급정지·파산이나 원사업자·수급사업자·발주자 3자 간 합의 등 하도급법 제14조가 정한 사유가 있으면, 수급사업자는 발주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직접지급청구권을 가집니다. 이 경우 흔히 헷갈리는 지점이, 발주자가 지연해서 지급하더라도 제13조 제8항의 연 15.5% 지연이자가 그대로 적용되는지입니다.
발주자는 하도급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것이 실무의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제13조 제8항의 고율 지연이자는 하도급계약의 당사자인 원사업자가 대금 지급을 고의로 미루는 것을 막기 위한 제재적 성격의 규정이므로, 계약관계에 있지 않은 발주자의 직접지급 채무에까지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대신 발주자의 지연 지급에는 민법상 법정이율(연 5%)이나 상행위에 해당하는 경우 상사법정이율(연 6%)이 적용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같은 하도급대금이라도 누구를 상대로 청구하느냐에 따라 적용 이율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원사업자를 상대로 60일 초과분을 청구 — 연 15.5% 지연이자.
발주자를 상대로 직접지급청구권을 행사한 뒤 지연되는 부분 — 민법·상법상 법정이율(연 5~6%).
지연이자, 실제로 어떻게 받아내나
지연이자를 받는 방법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공정거래위원회에 하도급법 위반으로 신고해 시정명령·과징금 등 행정 제재를 유도하면서 지연이자 지급을 압박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민사소송(지급명령이나 소액사건, 통상의 민사소송)으로 원사업자를 상대로 원금과 지연이자를 함께 청구하는 방법입니다. 공정위 신고는 시정을 끌어내는 효과가 있지만 수급사업자에게 직접 금전이 지급되는 절차는 아니므로, 대금을 실제로 회수하려면 결국 민사상 청구나 화해·조정 절차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핵심은 증거입니다. 목적물등을 언제 수령했는지 보여주는 검수확인서·인수증·납품확인서, 세금계산서 발행일, 계약서상 지급기일 조항, 실제 입금이 이루어진 날짜를 보여주는 계좌 내역을 미리 정리해 두어야 초과일수와 지연이자 액수를 다투지 않고 정확히 계산할 수 있습니다. 대금 일부만 지급되고 나머지가 미뤄진 경우라면, 어느 부분이 언제 얼마나 지급됐는지도 함께 정리해야 잔액에 대한 지연이자 계산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협상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때는 내용증명으로 미지급 원금과 지연이자 액수, 산정 근거를 구체적으로 특정해 먼저 청구 의사를 명확히 밝혀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원사업자가 계속 응하지 않으면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해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집행권원을 확보하는 방법이 있고, 원사업자가 이의를 제기하면 통상의 민사소송으로 전환됩니다. 소송으로 가더라도 앞서 정리해 둔 수령일·지급기일·입금일 자료가 그대로 청구원인 사실을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가 되므로, 신고나 소송 단계에 들어가기 전에 자료부터 갖추는 순서가 결과적으로 시간을 아끼는 길입니다.
지연이자를 다투지 않고 받아내려면 수령일·지급기일·실제 입금일을 뒷받침하는 서류를 먼저 갖추는 것이 순서다.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예외
모든 지연 지급에 자동으로 15.5%가 붙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하도급법이 적용되려면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가 법이 정한 사업자 규모 요건(원사업자가 중소기업자가 아니거나,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모두 중소기업자인 경우에는 원사업자의 매출액이 더 큰 경우 등)을 충족해야 합니다. 이 요건을 벗어난 일반 상거래 대금 지연에는 하도급법이 아니라 민법·상법상 일반 지연손해금 법리가 적용됩니다.
또한 목적물에 하자가 있어 보수를 요구하며 검사·인수를 미루는 중이라면, 그 기간을 그대로 지연으로 볼 것인지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검사를 미루는 것과, 실제 하자가 확인되어 보수를 요구하는 것은 법적 평가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원사업자가 "아직 검수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령일 자체를 미루려는 경우가 실무에서 자주 보이는데, 이런 주장에 맞서려면 실제 목적물이 인도·사용된 시점을 객관적 자료로 특정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조항이 제9조 제2항입니다. 원사업자는 목적물등을 수령한 날부터 10일 이내에 검사결과를 수급사업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며, 정당한 사유 없이 이 기간 안에 통지하지 않으면 검사에 합격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즉 원사업자가 아무 통지 없이 "검수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몇 달씩 수령일을 미루는 것은 법적으로 통하지 않습니다. 검사결과 통지가 없었다면 그 자체로 60일 기산의 출발점인 수령일을 특정하는 데 유리한 근거가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급기일을 계약서에 90일로 명시했다면 90일까지는 지연이자가 없나요?
A. 아닙니다. 하도급법 제13조 제2항에 따라 수령일부터 60일이 지난 후에 지급기일을 정한 경우에는 수령일부터 60일이 되는 날이 지급기일로 간주되므로, 계약서상 90일 약정과 무관하게 60일을 넘긴 시점부터 지연이자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Q. 지연이자 연 15.5%는 항상 고정인가요?
A. 아닙니다. 하도급법 제13조 제8항은 연 100분의 40 이내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은행 연체금리 등을 고려해 고시하도록 정하고 있어, 시중 금리 상황에 따라 고시 이율이 바뀔 수 있습니다. 현재 적용되는 고시 이율이 연 15.5%입니다.
Q. 대금 중 일부만 지급되고 나머지가 미뤄졌다면 어떻게 계산하나요?
A. 지급되지 않은 잔액을 기준으로 초과일수를 계산합니다. 일부 지급이 있었던 날 이후부터는 남은 미지급 잔액에 대해서만 지연이자가 계속 발생하므로, 부분 지급 시점과 금액을 정확히 기록해 두어야 합니다.
Q. 원사업자가 부도 상태라 발주자에게 직접 청구하고 싶습니다. 이때도 연 15.5%가 적용되나요?
A. 발주자는 하도급계약의 당사자가 아니어서 제13조 제8항의 고율 지연이자가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실무의 일반적 설명입니다. 발주자를 상대로 한 지연 지급에는 민법·상법상 법정이율이 적용된다고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지연이자만 따로 공정위에 신고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다만 공정위 신고는 시정명령·과징금 등 행정 제재를 유도하는 절차이고, 수급사업자에게 지연이자를 직접 지급하게 하려면 별도의 민사소송이나 지급명령 등 사법절차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Q. 지연이자 청구권도 시효로 소멸하나요?
A. 지연이자 채권도 하도급대금 채권에 부수하는 사법상 채권이므로 시효의 적용을 받습니다. 시효가 임박했다면 원금과 지연이자를 함께 정리해 청구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맺음말
하도급대금을 60일 넘겨 받았다면, 그 사실만으로 연 15.5%라는 상당히 높은 지연이자를 청구할 근거가 이미 생긴 것입니다. 문제는 이 권리를 아는 수급사업자가 많지 않고, 안다고 해도 수령일·지급기일·실제 입금일을 정확히 특정하지 못해 액수를 다투다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계약서에 지급기일을 어떻게 적어놓았든 법이 정한 60일 상한이 우선한다는 점, 그리고 어음이나 구매론으로 받은 경우에는 지연이자와 별개로 수수료·할인료도 함께 챙겨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대금 규모가 크거나 지연기간이 길수록 지연이자 액수도 함께 커지는 만큼, 미지급 상태가 길어지기 전에 계산 근거 자료부터 정리해 두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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