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공원 시설물 하자로 다쳤다면, 국가배상 청구가 인정되는 요건
놀이터·공원 시설물 하자로 다쳤다면, 국가배상 청구가 인정되는 요건
법률가이드
손해배상세금/행정/헌법

놀이터·공원 시설물 하자로 다쳤다면, 국가배상 청구가 인정되는 요건 

강대현 변호사

놀이터 그네에서 아이가 떨어지거나 공원 산책로에서 넘어져 다쳤을 때, 많은 사람들이 그저 운이 나빴다고 넘어갑니다. 그러나 사고의 원인이 그네 지지대의 부식이나 바닥재의 마모처럼 시설물 자체의 결함에 있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설치·관리하는 공공시설에서 발생한 사고는 국가배상법 제5조가 정한 영조물책임의 문제이고, 일반 불법행위와 달리 관리자 개인의 과실을 따로 증명하지 않아도 배상받을 길이 열려 있습니다. 다만 사고가 났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배상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시설이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놀이터·공원 시설 하자로 다쳤을 때 국가배상 청구가 인정되는 요건과 법원이 실제로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영조물이란 무엇인가 — 놀이터·공원이 국가배상 대상이 되는 이유

국가배상법 제5조는 "도로·하천, 그 밖의 공공의 영조물의 설치나 관리에 하자가 있기 때문에 타인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하였을 때에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영조물이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특정한 공공목적에 제공한 유체물 또는 물적 설비를 뜻하며, 도로나 하천처럼 거창한 시설만이 아니라 시·군·구가 조성해 관리하는 어린이공원의 놀이기구, 근린공원의 벤치·정자·산책로 포장, 운동기구까지 폭넓게 포함됩니다. 실제로 판례도 공원 내 시설물은 지방자치단체가 공공목적에 공여한 유체물로서 적법하게 관리하는 공공의 영조물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국가배상법 제5조가 적용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설치하거나 관리하는 시설에 한합니다. 아파트 단지 안의 놀이터, 사립학교 부속 놀이시설, 민간이 운영하는 키즈카페의 놀이기구처럼 사인이 소유·관리하는 시설에서 다쳤다면 국가배상법이 아니라 민법 제758조의 공작물책임이 적용되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배상 상대방부터 입증구조까지 달라지므로, 사고가 난 시설이 지자체 소유의 공공시설인지 사인 소유의 시설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청구의 출발점입니다.

시·군·구가 조성해 관리하는 어린이공원·근린공원의 놀이기구와 부대시설은 국가배상법상 영조물에 해당하지만, 아파트 단지나 사립시설의 놀이터는 민법상 공작물책임의 대상이라는 점에서 출발점이 다르다.

사고가 난 시설이 국가배상법의 적용대상인지 애매하다면 확인할 수 있는 단서가 있습니다. 놀이터 입구 안내판에 표시된 관리주체 명칭, 그 부지가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상 도시공원으로 지정돼 지자체가 조성한 곳인지, 지자체 공유재산관리대장에 등재된 시설인지를 확인하면 비교적 쉽게 가려집니다. 관리를 위탁받은 민간업체가 실제 운영을 맡고 있더라도 시설의 설치 주체가 지자체라면 여전히 국가배상법의 적용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치·관리상의 하자" —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

대법원은 1994. 11. 22. 선고 94다32924 판결 등을 통해 국가배상법 제5조가 정한 영조물의 설치 또는 관리의 하자란 영조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한다는 기준을 확립해 왔습니다. 놀이터·공원에 적용하면, 그네·미끄럼틀·정글짐 같은 놀이기구나 바닥포장이 어린이나 이용객이 통상적인 방법으로 이용할 때 갖추고 있어야 할 최소한의 안전 수준에 미달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다만 영조물이 완전무결한 상태가 아니라거나 기능상 어떤 흠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하자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판례는 안전성 구비 여부를 판단할 때 해당 시설의 용도, 설치 장소의 현황, 이용 상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설치·관리자가 그 시설의 위험성에 비례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했는지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놀이기구 볼트 하나가 살짝 헐거워진 정도로는 부족하고, 그 결함이 통상적인 이용 과정에서 실제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수준의 위험이었는지가 관건입니다.

이때 함께 고려되는 요소가 이용자의 특성입니다. 놀이터는 그 용도 자체가 어린 아동을 주된 이용자로 예정하고 있으므로, 성인 대상 체육시설이나 일반 보도와 같은 잣대로 안전성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판단력과 위험 회피 능력이 부족한 아동이 통상적으로 뛰어놀다가 접할 수 있는 위험까지 미리 방지할 수준의 방호조치를 요구하는 것이 실무의 경향이며, 이 때문에 성인용 시설이라면 문제 삼지 않을 정도의 결함도 놀이시설에서는 하자로 평가될 여지가 더 넓습니다.

법원이 보는 판단 기준 — 예견가능성·회피가능성과 안전점검 이행 여부

안전성 결여 여부를 가리는 또 다른 축은 예견가능성과 회피가능성입니다. 설치·관리자가 통상적인 주의를 기울였다면 위험을 미리 알고 사고를 막을 수 있었는지가 관건이며, 결함이 관리자의 관리행위가 미칠 수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발생했다면 하자를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오래전부터 부식이 진행되고 있었거나 이용자들의 민원이 누적됐는데도 방치했다면 예견가능성과 회피가능성이 모두 인정되기 쉽습니다.

이 판단에서 실무적으로 중요한 근거 자료가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이 정한 점검 의무입니다. 이 법은 관리주체에게 놀이시설의 기능과 안전성 유지를 위해 월 1회 이상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2년에 1회 이상 정기시설검사를 받도록 정하고 있으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이 됩니다. 행정법상 과태료 부과와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은 별개이지만, 점검일지나 정기시설검사 결과가 없거나 결함이 지적됐는데도 보수하지 않은 정황이 확인되면 이는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유력한 정황증거로 작용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가 하자로 인정되기 쉬운가

실제 분쟁에서 하자로 다투어지는 유형은 대체로 정형화돼 있습니다. 그네·미끄럼틀·시소 등 놀이기구의 지지대나 연결 볼트가 부식·마모돼 이용 중 파손되거나 이탈한 경우, 놀이기구 아래 깔린 우레탄 바닥재나 모래층이 오래돼 두께가 얇아지거나 유실돼 충격흡수 기능을 잃은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공원 산책로의 보도블록이 들뜨거나 조명이 고장 나 야간에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태로 장기간 방치된 경우, 운동기구나 정자의 목재·철제 구조물이 부식돼 붕괴 위험이 있는데도 방치된 경우도 실무에서 자주 문제 됩니다.

  • 놀이기구 지지대·연결부의 부식·파손을 방치해 이용 중 붕괴·이탈한 경우

  • 바닥 충격흡수재(우레탄·모래)가 마모·유실돼 낙상 시 충격을 흡수하지 못한 경우

  • 파손 사실이 민원·점검으로 확인됐음에도 상당 기간 보수하지 않은 경우

  • 산책로·계단의 파손, 조명 고장 등 통행상 위험을 방치한 경우

다만 이용자가 놀이기구의 정해진 사용 방법을 벗어나 위험하게 이용하다 다친 경우처럼 시설 자체에는 결함이 없고 이용 태양에서 사고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경우는 하자 인정이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미끄럼틀 착지 지점의 우레탄 바닥재가 얇아져 그 아래 콘크리트 기초가 그대로 드러난 상태에서 아이가 떨어져 골절을 입었다면, 착지 충격을 흡수해야 할 시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 것이므로 하자가 인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바닥재는 정상이었는데 다른 아이가 놀이기구 위에서 밀어 떨어뜨린 경우처럼 사고 원인이 제3자의 행위에 있다면, 시설 자체의 하자보다 그 제3자의 불법행위 책임이 먼저 문제 됩니다. 사고 직후 시설물의 상태를 사진으로 남기고, 같은 시설에서 과거에도 비슷한 사고나 민원이 있었는지를 확인해 두는 작업이 하자 입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무과실책임과 면책 항변의 한계 — 예산부족·불가항력은 왜 통하지 않나

국가배상법 제5조에 따른 책임은 무과실책임이라는 점이 이 조문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민법 제758조가 정한 공작물 점유자의 책임과 달리 별도의 면책사유가 규정돼 있지 않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손해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면책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예산이 부족해 보수하지 못했다는 사정 역시 배상책임을 면하는 사유가 되지 못하는 것이 실무의 일관된 태도입니다.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을 이유로 한 항변도 함부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태풍이나 폭우처럼 자연재해가 사고의 직접 원인이었더라도, 시설의 설치·관리상 하자나 담당 공무원의 조치 소홀이 전혀 없었어도 그 손해가 불가피하게 발생했을 것이라는 점을 지방자치단체 쪽이 구체적으로 증명하지 못하면 불가항력 주장은 배척됩니다. 다만 무과실책임이라고 해서 피해자 측 사정이 전혀 고려되지 않는 것은 아니며, 피해자에게 부주의가 있었다면 배상액을 정하는 과정에서 과실상계로 조정될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이 조문이 국가배상법 제2조가 정한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 책임과 함께 문제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담당 공무원이 안전점검을 소홀히 한 사정 자체가 직무상 과실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면 제2조에 따른 청구도 함께 검토할 수 있고, 두 조문의 요건을 함께 주장하며 소송을 진행하는 사례도 드물지 않습니다. 다만 제5조는 시설의 하자라는 객관적 상태만 증명하면 되는 반면 제2조는 공무원 개인의 과실을 별도로 증명해야 하므로, 실무상으로는 입증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제5조를 주된 근거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상 청구는 누구에게, 어떻게 — 상대방·절차·소멸시효

배상청구의 상대방은 원칙적으로 그 놀이터·공원을 설치하거나 관리하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입니다. 시설을 설치한 주체와 실제 관리하는 주체, 관리비용을 부담하는 주체가 서로 다른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국가배상법 제6조에 따라 피해자가 그중 어느 쪽에든 선택적으로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구청이 설치했지만 위탁관리업체가 실제 관리를 맡고 있는 근린공원이라면, 청구인은 구체적 사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청구를 진행하면 됩니다.

절차 면에서는 예전과 달리 지금은 배상심의회의 결정을 반드시 거쳐야 소송을 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2000년 개정으로 결정전치주의가 임의적 절차로 바뀌어, 배상심의회에 신청하지 않고 곧바로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신청했더라도 3개월이 지나도록 결정이 없으면 그대로 소송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5년이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증거가 흩어지는 것과 별개로 시효 기산일도 함께 챙겨야 합니다. 사고 현장 사진, 병원 진단서, 목격자 연락처, 관리주체가 보유한 안전점검·정기시설검사 기록(정보공개청구로 확보 가능)을 미리 확보해 두면 하자 입증에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인정되는 손해의 범위는 일반 불법행위 손해배상과 다르지 않습니다. 치료비 등 실제 지출한 적극적 손해, 사고로 일하지 못해 발생한 소득 손실 등 소극적 손해,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가 함께 산정됩니다. 후유장해가 남았다면 노동능력상실률을 반영한 일실수입까지 청구 범위에 들어가므로, 치료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뒤 장해진단을 받아 두는 것이 배상액을 온전히 인정받는 데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파트 단지 안 놀이터에서 다쳤다면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아니라 입주자대표회의 등 사인이 소유·관리하는 시설이므로 국가배상법 제5조가 아니라 민법 제758조의 공작물책임이 적용됩니다. 배상 청구 상대방과 입증 구조가 달라지므로 시설의 소유·관리 주체부터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Q. 시설물이 설치 당시 안전기준에는 맞게 시공됐다면 책임을 물을 수 없나요?

A. 설치 당시 기준을 충족했다는 사정만으로 하자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법원은 사고 시점을 기준으로 그 시설이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실제로 갖추고 있었는지를 살피므로, 설치 이후 관리 소홀로 안전성이 떨어졌다면 여전히 하자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관리주체가 안전점검을 게을리했다는 사실은 어떻게 증명하나요?

A.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상 관리주체는 점검·검사 기록을 보관해야 하므로, 정보공개청구로 안전점검일지와 정기시설검사 결과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점검 기록이 없거나 결함이 지적됐는데도 방치된 정황이 확인되면 하자 판단에 유리한 자료가 됩니다.

Q. 아이가 부주의하게 놀다가 다친 경우에도 배상액이 그대로 인정되나요?

A. 국가배상법 제5조의 책임은 무과실책임이지만, 피해자 측에 부주의가 있었다면 손해배상액을 정할 때 과실상계로 조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어린 아동의 경우 사물변별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함께 고려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사고가 난 지 시간이 꽤 지났는데 지금도 청구할 수 있나요?

A.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5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완성돼 청구할 수 없게 됩니다. 두 기간 중 어느 하나라도 먼저 도과하면 청구권이 소멸하므로 기간 계산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Q. 배상심의회에 먼저 신청해야만 소송을 낼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현재는 배상심의회 신청이 임의적 절차이므로 신청 없이 곧바로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신청을 했더라도 3개월이 지나도록 결정이 나오지 않으면 그대로 소송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맺음말

놀이터·공원 시설에서 다친 사고는 흔히 '어쩌다 일어난 일'로 넘어가기 쉽지만, 시설이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 확인되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무과실책임에 근거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완전무결하지 않다는 사정만으로 하자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방호조치의무 위반과 예견·회피가능성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자료가 있어야 합니다.

수원을 비롯한 경기남부 지역의 근린공원·어린이공원에서도 이런 시설 사고 문의가 드물지 않게 들어옵니다. 사고 직후 현장 사진과 목격자 연락처를 확보하고, 안전점검 기록을 정보공개청구로 받아둔 뒤 청구 여부를 판단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강대현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66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