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해행위 목적물을 이미 팔았다면 — 가액배상으로 돌려받기
사해행위 목적물을 이미 팔았다면 — 가액배상으로 돌려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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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해행위 목적물을 이미 팔았다면 — 가액배상으로 돌려받기 

김강희 변호사


사해행위 목적물을 이미 팔았다면 — 가액배상으로 돌려받기


사건 개요


돈을 빌려주고 오랫동안 받지 못하던 채권자가, 채무자 명의로 남은 재산이 있는지 뒤늦게 찾아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등기부를 떼어 보니 채무자가 유일한 재산이던 아파트를 배우자나 지인 앞으로 헐값에 넘기거나 증여해 버린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여기까지는 사해행위취소소송으로 그 처분을 취소하고 등기를 되돌려 놓으면 될 것 같았는데, 막상 소송을 준비하며 등기부를 다시 확인해 보니 그 부동산이 이미 제3자에게 재차 매도되어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쳐진 상태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상담을 청하는 분들의 첫 반응은 대개 같습니다. "이미 남의 손에 넘어갔으면 이제 와서 되돌릴 방법이 없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실제로 그 부동산 자체를 다시 채무자 명의로 되찾아 오는 것은 대부분 불가능합니다. 등기를 넘겨받은 제3자가 아무 사정을 모르고 정상적으로 값을 치르고 산 경우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필요는 없습니다. 목적물 자체를 돌려받을 수 없다면 그 목적물의 가치만큼을 돈으로 배상받는 방법이 법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다만 이 가액배상은 청구만 한다고 그대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원물반환이 왜 불가능한지, 배상액을 얼마로 잡을지를 사건마다 촘촘하게 구성해야 실제 회수로 이어집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목적물이 이미 팔렸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가액배상으로 넘어갈 수 있는지입니다(민법 제406조). 부동산처럼 세상에 하나뿐인 특정물이 제3자 명의로 완전히 넘어간 경우와, 돈이나 종류물처럼 대체 가능한 재산인 경우는 판단이 달라집니다. 둘째, 그 부동산을 다시 사들인 전득자가 사해행위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선의·악의)입니다. 이에 따라 전득자를 상대로도 소송을 걸 수 있는지, 아니면 애초 재산을 넘긴 수익자만 상대해야 하는지가 갈립니다. 셋째, 가액배상을 구하더라도 배상액을 무엇을 기준으로, 얼마까지 산정하는지입니다.

이 세 가지는 순서대로 다뤄야 하는 문제입니다. 원물반환이 정말 불가능한지부터 확정되어야 가액배상으로 청구취지를 세울 수 있고, 상대방이 정해져야 소송이 성립하며, 그 다음에야 얼마를 받아낼지가 정해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원물반환 불능을 입증하고 상대방을 정확히 정하기


가액배상으로 넘어가려면 먼저 "원물반환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다"는 사정을 증명해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확인합니다.

1) 목적물의 성격과 등기 상태부터 확정합니다.

판례는 원물반환이 불가능한 경우를 절대적·물리적으로 반환이 안 되는 경우로 좁게 보지 않고, 사회통념상 그 이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까지 넓게 인정합니다. 부동산처럼 특정물인 재산이 제3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까지 완전히 넘어갔다면 통상 원물반환은 현저히 곤란한 상태로 봅니다. 다만 목적물이 금전이나 종류물처럼 대체물인 경우에는, 수익자가 처분해 지금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반환의무가 없어졌다고 보지 않는다는 점을 함께 확인해, 사건의 재산 종류에 맞는 청구 구성을 잡습니다.

2) 전득자의 선의·악의를 조사해 피고를 정합니다.

등기 넘겨받은 시점의 매매계약서, 대금 지급 내역, 전득자와 채무자·수익자 사이의 관계(친인척·지인 여부), 시세 대비 매매가의 적정성 등을 확인해 전득자가 그 재산이 사해행위로 넘어온 것임을 알았는지를 살핍니다. 전득자가 악의였다는 정황이 뚜렷하면 전득자를 상대로도 그 명의 등기의 말소, 즉 원물반환을 청구할 여지가 남습니다. 반대로 전득자가 선의라면 그 사람에 대해서는 취소를 구할 수 없으므로, 애초 재산을 넘겨받은 수익자만을 상대로 가액배상을 청구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합니다.

3) 청구취지를 원물반환과 가액배상 중 하나로 단정 짓지 않습니다.

소장을 낼 당시에는 전득자의 선의·악의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처음부터 가액배상만 구하기보다, 원물반환을 주위적으로 구하면서 그것이 불가능할 때를 대비해 가액배상을 함께 주장하는 방식으로 청구취지를 짜, 심리 과정에서 사실관계가 어느 쪽으로 밝혀지더라도 청구 자체가 무너지지 않도록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가액배상액을 정확히 산정하고 채권 범위 안에서 지켜 내기


가액배상이 인정되어도 액수를 잘못 잡으면 회수액이 줄거나 소송이 길어집니다. 이 단계에서는 다음을 챙깁니다.

1) 산정 기준 시점을 사실심 변론종결시로 잡습니다.

가액배상액은 원칙적으로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의 시가를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부동산의 경우 감정평가를 통해 그 시점의 객관적 가치를 확정해 두어야, 재판부가 인정하는 배상액과 실제 청구액 사이의 간극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처분 시점과 변론종결 시점 사이에 시세가 크게 오르내린 사정이 있다면 그 변동 경위도 함께 소명해 둡니다.

2) 근저당권 등 제한물권이 있었다면 피담보채무액을 공제합니다.

처분 당시 그 부동산에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이후 변제 등으로 말소된 경우, 부동산 시가 전액을 그대로 배상액으로 청구할 수는 없습니다. 애초 일반 채권자들의 공동담보가 아니었던 부분까지 회복시키는 것은 공평에 반하므로, 부동산 가액에서 그 피담보채무액을 공제한 잔액의 범위에서만 가액배상을 구합니다. 등기부의 근저당권 설정·말소 이력과 당시 채무액을 함께 정리해 산정 근거로 제시합니다.

3) 자신의 채권액 범위를 넘지 않도록 청구액을 관리합니다.

채권자는 원칙적으로 자신이 채무자에게 갖는 채권액을 넘어서까지 취소권을 행사할 수 없고, 이 채권액에는 사해행위 이후부터 변론종결시까지 붙는 이자·지연손해금까지 포함됩니다. 부동산 가액이 채권액보다 크더라도 배상액은 채권액 한도로 묶이므로, 원금과 이자를 정확히 계산해 청구액의 상한을 미리 확인해 둡니다. 아울러 가액배상금은 채무자가 아닌 채권자 자신에게 직접 지급하도록 청구할 수 있다는 점도 청구취지에 반영해, 별도의 추심 절차 없이 곧바로 회수로 이어지도록 구성합니다.


결론


사해행위의 목적물이 이미 제3자에게 넘어갔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많은 분들이 "이제 끝났다"고 지레 포기합니다. 그러나 법은 원물을 되찾을 수 없을 때를 대비해 가액배상이라는 길을 따로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관건은 원물반환이 왜 불가능한지를 등기부와 전득자의 사정으로 뒷받침하고, 배상액을 근저당권 공제·채권액 한도까지 고려해 정확히 세우는 것입니다. 채무자의 재산이 이미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간 것을 확인하셨다면, 지금이라도 그 처분의 경위와 남은 회수 가능성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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