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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유통업 배타적 거래 강요 금지, 납품업체 신고·대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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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유통업 배타적 거래 강요 금지, 납품업체 신고·대응법 

김상훈 변호사

대규모유통업체에 상품을 납품하다 보면 "저희랑만 거래하시죠", "다른 업체 상품은 매대에서 빼주세요" 같은 요구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접근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실상 다른 유통채널과의 거래 자체를 막는 방향으로 바뀌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런 요구를 거절하면 발주량이 갑자기 줄거나 매장에서 밀려나는 등 불이익이 뒤따를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부당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대로 응하고 마는 납품업체가 많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대규모유통업자가 부당하게 배타적 거래를 강요하는 행위는 법으로 명확히 금지되어 있고, 이를 거부하거나 문제를 제기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보복행위까지 별도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배타적 거래 강요가 나타나는 상황과 납품업체의 딜레마

배타적 거래 강요란 대규모유통업자가 납품업체에게 자기 또는 자기가 지정하는 사업자하고만 거래하도록 요구하거나, 반대로 다른 사업자와 거래하는 것을 방해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실무에서는 여러 형태로 나타납니다. 전속거래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발주 자체를 중단하겠다고 압박하는 경우, 특정 온라인몰이나 경쟁 유통채널에 같은 상품을 입점시키지 못하도록 요구하는 경우, 다른 사업자의 영업사원이 매장을 방문하는 것 자체를 막거나 상담을 방해하는 경우까지 다양합니다.

이런 요구를 받는 납품업체 입장에서는 대응이 쉽지 않습니다. 특정 대규모유통업체와의 거래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클수록, 그 업체의 요구를 거절했을 때 감수해야 할 손실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다른 업체와 거래하면 물량을 줄이겠다"거나 "계약을 재검토하겠다"는 식의 암묵적 경고가 뒤따르면,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단 요구에 응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넘어가는 사이에 거래 의존도는 점점 더 높아지고, 나중에 문제를 제기하려 해도 "그동안 별말 없이 거래해 오지 않았느냐"는 반박에 부딪히기 쉬워집니다. 강요를 받은 시점부터 관련 정황을 기록해 두는 것이 이후 대응의 출발점이 되는 이유입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대규모유통업법 제13조와 부당성 판단, 시정명령·과징금·형사처벌까지

이 문제를 규율하는 법은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약칭 대규모유통업법)입니다. 이 법이 적용되는 "대규모유통업자"는 직전 사업연도 소매업종 매출액이 1천억 원 이상이거나, 매장면적 합계가 3천 제곱미터 이상인 점포를 소매업에 사용하는 사업자입니다(법 제2조). 대형마트·백화점·온라인쇼핑몰 등 상당수 대형 유통업체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핵심 조문은 제13조(배타적 거래 강요 금지)입니다. "대규모유통업자는 부당하게 납품업자등에게 배타적 거래를 하도록 하거나 납품업자등이 다른 사업자와 거래하는 것을 방해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쟁점이 되는 것은 "부당하게"라는 요건입니다. 모든 전속거래 요구가 곧바로 위법이 되는 것은 아니고, 그 요구가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납품업체의 거래처 선택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는지, 요구의 목적이 정당한지, 대체 거래선을 확보할 수 있는 현실적 가능성이 있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집니다. 다만 상대방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전속거래를 강제하거나, 거절 시 불이익을 예고하며 사실상 선택의 여지를 없애는 방식이라면 부당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제13조를 위반한 사실이 인정되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제32조에 따라 위반행위의 중지, 재발 방지, 계약조항의 삭제·수정,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의 공표 등을 명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제35조에 따른 과징금도 부과될 수 있는데, 그 상한은 해당 거래의 납품대금이나 연간 임대료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정해집니다. 특히 배타적 거래 강요는 이 법에서 형사처벌까지 규정된 몇 안 되는 위반 유형 중 하나입니다. 제39조 제1항 제1호는 제13조를 위반해 배타적 거래를 강요하거나 다른 사업자와의 거래를 방해한 자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위반행위를 한 임직원뿐 아니라 그 법인에도 같은 벌금형이 함께 부과될 수 있습니다(제40조 양벌규정).

여기서 함께 챙겨야 할 것이 제18조(보복조치의 금지)입니다. 납품업체가 배타적 거래 요구를 거절하거나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계약조건을 불리하게 바꾸거나 납품·매장 임차 기회를 제한하거나 계약 이행 과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그 자체로 별도의 위반이 됩니다. 즉 강요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복이 이어진다면, 배타적 거래 강요와 보복조치 두 가지 위반이 함께 문제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연간 납품액이 3억 원인 업체가 특정 대형마트로부터 전속거래를 강요받아 이를 거부했다가 그다음 달 발주량이 절반으로 줄었다면, 발주량 축소의 시점과 강요 거부 시점이 가깝다는 정황, 그 무렵 오간 요구 문서나 메시지가 함께 확보된다면 배타적 거래 강요와 보복조치 두 갈래로 문제를 제기할 근거가 됩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증거 확보부터 신고·조정·손해배상까지 단계별로

쟁점이 정리됐다면, 실제로는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 강요 정황부터 체계적으로 기록·수집 — 전속거래를 요구한 담당자의 문자·메일·녹취, 거절 시 발주량이나 매장 배치가 실제로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여주는 발주 내역·정산 자료를 시간 순으로 정리해 둡니다. "다른 업체와 거래하면 곤란하다"는 취지의 구두 요구는 나중에 부인당하기 쉬우므로, 가능하면 문서나 문자로 확인을 요청해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 서면 계약 내용부터 재점검 — 대규모유통업자는 계약 체결 즉시 거래형태 등 계약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해야 합니다(제6조). 전속거래 조항이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는지, 서면 없이 구두로만 요구받은 것인지에 따라 대응 방식이 달라지므로 계약서를 다시 확인하고, 서면을 받지 못했다면 계약 내용 확인을 정식으로 요청해 둡니다.

  •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 이 법 위반 사실은 누구든지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제29조 제1항). 신고가 접수되면 공정위는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고, 조사 결과는 서면으로 당사자에게 통지됩니다(제29조 제3항). 거래 관계가 계속 유지되어야 하는 상황이라 신고를 주저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복조치 자체가 별도로 금지되어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 분쟁조정협의회를 통한 조정 신청 — 공정위 조사·처분까지 가지 않고 빠르게 해결하고 싶다면 대규모유통업 분쟁조정협의회에 조정을 신청하는 방법도 있습니다(제25조). 조정 신청은 시효중단의 효력을 가지며, 조정이 성립해 조정조서가 작성되면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가집니다(제27조).

  • 보복조치 발생 시 즉시 별도 대응 — 신고나 거부 이후 발주 축소, 계약조건 변경, 매장 임차 기회 제한 등 불이익이 실제로 발생했다면, 이는 배타적 거래 강요와는 별개로 보복조치 금지 위반(제18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시점·경위를 정리해 기존 신고나 조정 절차에 추가하거나 별도로 문제 삼아야 합니다.

  • 손해배상청구 병행 — 시정명령이나 과징금은 공정위의 행정 조치일 뿐 납품업체가 입은 손해를 직접 메워주지는 않습니다. 배타적 거래 강요로 다른 거래처를 확보하지 못해 발생한 손해, 발주 축소로 인한 매출 손실 등은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로 별도로 다퉈야 회복할 수 있습니다(제35조의2).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거래 의존도가 높아지기 전에 판단해야 하는 이유

배타적 거래 강요는 시간이 지날수록 대응이 어려워지는 유형의 문제입니다. 요구에 응해 온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거래처에 대한 의존도는 더 커지고, 뒤늦게 문제를 제기하면 "그동안 문제 삼지 않았다"는 반박에 부딪히기 쉬워집니다.

전속거래를 요구받고 있거나 이미 응해 온 상태라면, 지금까지의 정황부터 정리해 보시고 신고·조정·손해배상 중 어떤 절차가 상황에 맞는지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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