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에게 신체 사진 요구한 것만으로 제작 미수가 되나요
미성년자에게 신체 사진 요구한 것만으로 제작 미수가 되나요
법률가이드
미성년 대상 성범죄디지털 성범죄

미성년자에게 신체 사진 요구한 것만으로 제작 미수가 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온라인 채팅 애플리케이션이나 SNS 다이렉트 메시지를 통해 미성년자에게 신체 노출 사진이나 성적인 사진을 촬영해서 보내라고 요구하는 방식의 디지털 성범죄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사진을 실제로 받은 것도 아니고 그냥 채팅으로 요구만 한 것뿐인데 처벌까지 되겠느냐”는 생각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수사가 시작되면 상대방이 사진을 보내지 않았다거나 대화가 짧게 끝났다는 사정만으로는 혐의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죄에서 행위자가 직접 촬영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제작을 기획하고 구체적으로 지시했다면 제작에 해당한다는 법리를 명확히 하고 있고, 여기에 더해 사진 전송을 요구·유인하는 행위 자체를 독립적으로 처벌하는 별도 조항까지 마련되어 있어 처벌 공백이 크게 줄었습니다.

아래에서는 미성년자에게 신체 사진을 요구한 행위가 어떤 경우에 성착취물 제작죄의 미수로, 또 어떤 경우에 별도의 독립범죄로 처벌되는지 최근 법령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사진을 받지 못했어도 요구한 행위 자체가 처벌 대상이 됩니다

실제 전송 여부와 무관하게 요구·유인 행위 자체가 이미 하나의 독립된 범죄입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5조의2는 19세 이상의 사람이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아동·청소년에게 접근해, 성적 욕망을 유발하는 대화를 지속·반복하거나 신체의 전부·일부를 촬영한 촬영물 또는 성적 행위를 하도록 유인·권유하는 행위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이 조항의 핵심은 ‘유인·권유’ 자체가 구성요건이라는 점입니다. 상대방이 실제로 사진을 찍어 보냈는지, 아예 대꾸조차 하지 않고 대화방을 나갔는지는 죄의 성립 여부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채팅창에 “사진 보내줘”, “찍어서 전송해” 같은 메시지를 한 번이라도 구체적으로 보낸 순간, 그 자체로 요구·유인 행위는 이미 완성되어 있습니다.

16세 미만의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경우도 같은 조문에서 별도로 규정하고 있어, 상대방의 연령이 낮을수록 처벌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촘촘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신체 사진을 요구한 순간, 상대방이 응했는지와 무관하게 이미 하나의 범죄는 완성되어 있습니다.


2. 성착취물 제작죄의 완성은 촬영물이 실제로 저장된 시점을 기준으로 합니다

제작죄는 촬영을 마쳐 재생 가능한 형태로 저장된 때 비로소 기수에 이릅니다.

같은 법 제11조 제1항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수입 또는 수출한 자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매우 무거운 형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고, 제6항에서 이 죄의 미수범도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제작죄는 언제 완성될까요.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피고인이 직접 촬영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그 영상을 만드는 것을 기획하고 촬영행위를 하게 하거나 만드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지시를 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제작’에 해당하고, 이러한 촬영을 마쳐 재생이 가능한 형태로 저장이 된 때에 제작은 기수에 이르고 반드시 피고인이 그와 같이 제작된 영상물을 재생하거나 피고인의 기기로 재생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8도9340 판결).

이 판결이 나올 당시 법률상 명칭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이었으나, 2020년 법 개정으로 명칭이 ‘아동·청소년성착취물’로 바뀌었을 뿐 제작의 기수 시점에 관한 법리는 그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법원 2021. 3. 25. 선고 2020도18285 판결도 같은 취지를 재확인했습니다.

따라서 미성년자에게 사진을 요구했지만 상대방이 촬영도, 전송도 하지 않은 채 대화가 끊겼다면 촬영물이 저장되는 결과 자체가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제작죄의 기수로는 볼 수 없습니다. 문제는 이 경우가 아예 무죄인지, 아니면 실행에는 착수했으나 결과에 이르지 못한 미수로 처벌되는지인데, 이는 요구가 얼마나 구체적이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3. 요구가 구체적일수록 제작죄의 실행 착수로 인정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촬영 각도·부위·방법까지 지시하며 압박했다면 이미 준비 단계를 넘어선 것입니다.

형법상 미수범이 성립하려면 예비·음모 단계를 지나 범죄 실현을 향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실행의 착수’가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사진 보내줘”라는 한마디만 던지고 상대방이 아무 반응 없이 대화를 끊어버린 경우라면, 사안에 따라 아직 착수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을 여지도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본 대로 대법원은 행위자가 직접 촬영하지 않았더라도 제작을 ‘기획’하고 ‘구체적으로 지시’한 경우까지 제작의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이 법리를 요구 단계에 대입하면, 단순히 사진을 보내라고 한 것을 넘어 촬영 각도·신체 부위·배경·촬영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지시하거나, 거부하면 이미 확보한 신상정보나 이전 대화 내용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이행을 강하게 압박한 경우라면 이는 이미 제작을 향한 구체적·직접적 행위에 착수한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큽니다.

반대로 요구가 막연하고 일회성에 그쳤다면 제작죄의 착수 여부는 다투어질 수 있지만, 앞서 본 성착취 목적 대화죄(제15조의2)의 ‘유인·권유’ 요건은 그 자체로 이미 충족되므로, 제작죄의 착수 인정 여부와 무관하게 별도로 처벌됩니다. 즉 요구가 구체적이지 않았다는 사정이 무죄로 곧바로 연결되지는 않습니다.

요구의 구체성과 압박의 정도가, 예비적 언동과 제작죄 실행 착수를 가르는 실질적 기준이 됩니다.


4. 혐의가 여러 개 겹치면 처벌 수위는 훨씬 무거워집니다

제작 기수·미수부터 성착취 목적 대화죄까지, 죄수에 따라 형량 구간이 크게 달라집니다.

제작죄가 기수(촬영물이 실제로 저장까지 된 경우)로 인정되면 아청법 제11조 제1항에 따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매우 무거운 형이 선고됩니다. 촬영·저장에까지 이르지 못하고 실행에 착수한 단계에서 그친 경우도 제11조 제6항에 따라 미수범으로 처벌되며, 형법 제25조에 따른 임의적 감경이 가능할 뿐 처벌 자체를 피하게 해주는 사유는 아닙니다.

제작 단계에까지 이르지 못하고 요구·유인에 그친 경우라도 제15조의2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구간이 적용됩니다. 여기에 더해 요구 메시지 자체가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면 성폭력처벌법 제13조의 통신매체이용음란죄(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가, 거부하면 신상정보를 유포하겠다는 등 협박이 동반됐다면 형법상 강요죄(제324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며 제324조의5에 따라 미수범도 처벌)가 함께 검토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이런 혐의 중 하나만 적용되기보다 여러 개가 동시에 검토되는 경우가 많고, 상상적 경합인지 실체적 경합인지에 따라 처단형이 달라지므로, 초기 단계에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최종 형량 구간 자체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5. 수사는 대화 내용의 구체성과 저장 여부를 확인하는 데 집중됩니다

캡처된 대화 자체가 핵심 증거이므로 삭제하지 않고 보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사진 요구 사건은 통상 ①피해자나 보호자의 신고·고소(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관할 경찰서) → ②디지털포렌식을 통한 대화 내용·전송 여부·저장 파일 확인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기소 여부 판단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사진이 실제로 전송되어 저장까지 확인되면 구속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요구 사실을 의심받는 쪽이든, 반대로 피해를 당한 쪽이든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문제된 대화방·채팅앱의 전체 대화 내용을 캡처·백업해 삭제되지 않도록 보존합니다. 삭제된 대화도 서버나 기기 포렌식으로 복구되는 경우가 많아, 삭제 자체가 오히려 불리한 정황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2. 사진이나 영상이 실제로 촬영·전송·저장됐는지, 관련 파일이 기기나 클라우드에 남아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3. 대화 상대방의 나이를 인식할 수 있었던 정황, 즉 프로필 사진·나이 언급·학교나 학년 관련 대화 등을 함께 정리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디지털 성범죄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다면, 사안에 실제로 적용되는 법조를 정확히 가려내고 방어 또는 대응 전략을 구체적으로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온라인 성범죄는 “몇 마디 대화일 뿐이었다”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캡처 몇 장, 짧은 대화 몇 줄이라도 수사기관은 이를 근거로 신속하게 입건 절차를 진행합니다.

자녀의 휴대전화에서 낯선 사람과의 대화를 발견한 보호자 입장에서는, 실제로 사진이 전송되지 않았더라도 그 대화가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지, 어떤 자료를 남겨야 하는지가 가장 급한 문제입니다. 반대로 상대방의 나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거나, 별생각 없이 시작한 대화가 수사 대상이 됐다는 연락을 받은 쪽 입장에서도, 대화의 구체성과 나이 인식 가능성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는 미성년자 대상 디지털 성범죄에서 피해를 신고하는 쪽과 혐의를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대화 내용을 어떻게 정리하고 어떤 법조를 적용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사진을 주고받지 않았다고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사진을 요구했지만 상대방이 응하지 않고 대화를 끊었습니다. 그래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대방이 응했는지와 무관하게 촬영물 전송을 유인·권유하는 행위 자체가 아청법 제15조의2 위반으로 독립적으로 처벌되고, 요구가 구체적이었다면 제작죄의 실행 착수로까지 평가될 수 있습니다.

Q. 상대방이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고 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쉽지 않습니다. 프로필, 대화 말투, 학교·학년 관련 언급 등 정황상 미성년자임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판단되면 몰랐다는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요구만 하고 바로 대화 내용을 삭제했다면 무죄인가요?

A. 무죄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대화를 삭제했더라도 상대방 기기나 서버에 기록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고, 요구 행위 자체가 이미 별도 범죄를 구성하기 때문에 삭제만으로 혐의를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Q. 협박 없이 부드럽게 부탁하는 식으로 요구한 경우도 처벌되나요?

A. 됩니다. 아청법 제15조의2의 ‘유인·권유’는 협박을 요건으로 하지 않으므로, 부드러운 어조의 요청이라도 성적 목적이 인정되면 처벌 대상이 됩니다. 다만 협박이 동반되면 강요죄 등이 추가로 검토됩니다.

Q. 제작죄의 미수와 성착취 목적 대화죄가 동시에 문제 되면 둘 다 처벌받나요?

A. 사안에 따라 다릅니다. 요구의 구체성과 진행 경과에 따라 검찰이 하나의 죄만 적용하거나 두 죄를 함께 기소해 경합범으로 처리할 수 있으므로, 사실관계를 정확히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 내용이 어떤 법조가 적용될지, 구속 수사로 이어질지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Q. 반대로 아이가 이런 요구를 받은 사실을 알게 됐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대화 내용을 삭제하지 말고 캡처·백업한 뒤, 상대방 계정 정보와 함께 즉시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이후 형사 고소와 함께 필요하다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고준용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53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