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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임차인 시설 그대로 물려받았다면 원상회복은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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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임차인 시설 그대로 물려받았다면 원상회복은 어디까지 

김강희 변호사


전 임차인 시설 그대로 물려받았다면 원상회복은 어디까지


사건 개요


상가를 얻을 때 앞선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주고 인테리어·집기·설비를 그대로 넘겨받아 영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문제는 계약이 끝나고 가게를 비워야 할 때 벌어집니다. 임대인이 "원상회복"을 요구하면서, 내가 설치하지도 않은 전 임차인의 인테리어와 시설까지 전부 철거하고 심지어 그 이전 공사가 되기 전의 골조 상태로까지 되돌려 놓으라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상담을 청해 오는 임차인들의 사정은 비슷합니다. "나는 전 임차인 시설을 그대로 인수해서 썼을 뿐인데, 왜 그 사람이 설치한 것까지 내가 철거해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임대인은 임대차계약서의 "원상회복" 문구 한 줄을 근거로,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에 이르는 철거비용 견적서를 들이밀며 보증금에서 이를 공제하겠다고 통보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원상회복의무의 범위는 원칙적으로 임차인이 그 목적물을 인도받았을 때의 상태로 한정됩니다. 전 임차인이 설치한 부분까지 철거할 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발생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없는지가 사건마다 다르게 판단되기 때문에, 임대차계약서의 문구와 인수 당시의 증거를 어떻게 갖추어 두었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임차인이 목적물을 인도받았을 당시의 상태가 구체적으로 어떠했는지입니다. 둘째, 임대차계약서에 원상회복의 범위를 정한 특약이 있는지, 있다면 그 문언이 전 임차인의 시설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읽히는지입니다. 셋째, 임차인이 전 임차인으로부터 단순히 시설만 넘겨받았는지, 아니면 영업 자체를 양수했다고 볼 사정이 있는지입니다. 넷째, 임대인이 요구하는 철거·복구비용이 실제로 타당한 금액인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서로 맞물려 있습니다. 인도 당시 상태를 증명하지 못하면 원칙 자체를 주장할 근거를 잃고, 특약 문언을 다투지 못하면 임대인의 '특별한 사정' 주장을 막을 수 없습니다. 결국 승패는 계약이 끝난 뒤가 아니라, 애초에 시설을 인수할 때 무엇을 남겨 두었는가에서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원상회복 범위를 '인도받은 상태' 기준으로 확정하기


가장 먼저 다투어야 할 것은 임차인이 애초에 무엇을 넘겨받았느냐는 사실관계입니다. 이 지점이 흔들리면 이후의 모든 법리 다툼이 설 자리를 잃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세웁니다.

1) 인수인계 당시 상태를 증거로 확정합니다.

전 임차인과 주고받은 권리금계약서, 시설·집기 목록, 인수 당시 촬영한 사진·영상, 부동산 중개업소가 작성한 현황확인서 등을 모아 인도 시점의 상태를 특정합니다. 이런 자료가 없다면 전기·설비 업체의 설치 이력, 인테리어 공사 계약서의 명의(임차인 본인 명의가 아니라는 사실) 등 간접자료로라도 '내가 설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강해 둡니다.

2) 대법원 법리를 근거로 철거 범위에서 전 임차인 설치분을 제외시킵니다.

대법원은 임대 당시 이미 종전 임차인 등이 설치한 시설이 있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차인은 그가 임차하였을 때의 상태로 목적물을 반환하면 되고 종전 임차인이 설치한 부분까지 원상회복할 의무는 없다고 판시해 왔습니다(대법원 1990. 10. 30. 선고 90다카12035 판결, 대법원 2023. 11. 2. 선고 2023다249661 판결). 이 법리를 근거로, 임대인이 요구하는 철거 범위 중 전 임차인이 설치한 부분을 항목별로 가려내어 원상회복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주장합니다.

3) 임대인이 말하는 '최초 상태'를 반증합니다.

임대인은 종종 "공사 이전의 골조 상태"를 원상회복의 기준으로 내세웁니다. 그러나 임차인의 의무는 자신이 인도받은 상태로의 복귀이지, 그보다 앞선 어느 시점의 상태로의 복귀가 아닙니다. 건축물대장, 최초 임대차계약 당시의 사진, 전전 임차인들의 임대차 이력 등을 확보해, 임대인이 주장하는 '최초 상태'가 실제로는 이미 여러 차례 시설이 바뀐 뒤의 상태였음을 밝혀 그 주장의 전제를 무너뜨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임대인의 '특별한 사정' 주장을 무너뜨리기


인도 당시 상태를 확정해도, 임대인이 "계약서에 원상회복 특약이 있었다"거나 "영업 자체를 양수한 것이니 전부 철거해야 한다"고 맞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다룹니다.

1) 원상회복 특약의 문언을 엄격하게 해석하도록 요구합니다.

계약서에 "임차인은 임대차 종료 시 원상으로 회복하여 반환한다"는 정도의 일반적 문구만 있다면, 이는 임차인 자신이 변경한 부분에 관한 통상의 확인 조항일 뿐 전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까지 철거하라는 별도의 약정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특약이 전 임차인의 시설까지 포함한다고 보려면 그 문언이나 체결 경위에서 그런 의사가 분명히 드러나야 한다는 점을 근거로, 일반 문구만으로 확대해석하려는 임대인의 주장을 막습니다.

2) '영업양수' 주장과 이 사안을 구별합니다.

대법원은 전 임차인으로부터 영업 자체를 양수하고 원상회복의 범위를 별도로 약정한 사안에서는 전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도 철거 대상이 된다고 본 사례가 있습니다(대법원 2019. 8. 30. 선고 2017다268142 판결). 그러나 이는 영업 양수라는 특수한 사정과 명시적 약정이 함께 있었던 경우입니다. 단순히 시설이나 집기만 인수하고 별도의 임대차계약을 새로 체결한 경우라면 이 판례와 사안이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해, 임대인이 근거 없이 이 판례를 끌어오는 것을 차단합니다.

3) 철거·복구비용의 산정 근거를 다툽니다.

임대인이 제시하는 견적서는 대개 전 임차인 설치분까지 포함해 부풀려진 경우가 많습니다. 원상회복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할 항목을 견적서에서 하나씩 가려내고, 필요하면 별도 감정을 통해 실제 원상회복 대상 부분만의 정당한 비용을 산정해, 보증금 공제나 손해배상 청구액을 그 범위로 한정시킵니다.


결론


전 임차인의 시설을 그대로 물려받아 영업하다 가게를 비우게 될 때, 원상회복의 범위는 결코 '임대인이 부르는 대로'가 아닙니다. 법이 정하는 원칙은 임차인이 인도받은 상태로의 복귀이며, 그 이전 사람이 만들어 놓은 것까지 되돌릴 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없습니다.

다만 그 원칙을 지키려면 인수 당시의 상태를 증거로 남겨 두었는지가 관건이 됩니다. 지금 시설을 인수해 영업 중이시라면 인수인계 자료를 지금이라도 정리해 두시고, 이미 원상회복을 둘러싼 다툼이 시작됐다면 계약서 문구와 인도 당시 상태부터 다시 짚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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