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온라인 채팅 애플리케이션이나 SNS를 통해 미성년자와 알게 된 뒤 성관계까지 이어지는 사건에서, 상대방이 스스로 나이를 밝히고 만남에 응했다는 이유로 처벌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가 “본인이 좋다고 해서 만난 것이다”, “나이를 속인 건 상대방이니 제 잘못이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사건을 가볍게 여기다가, 정작 수사가 시작된 뒤에야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습니다. 상대방이 만 15세였다는 사실이 확인되는 순간, “동의”라는 단어는 법정에서 방어 논리로 거의 힘을 쓰지 못합니다.
최근 헌법재판소는 13세 이상 16세 미만인 사람도 13세 미만과 마찬가지로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며,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처벌하도록 정한 형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습니다.
아래에서는 만 15세 미성년자와 합의된 관계였다고 하더라도 왜 의제강간·의제추행으로 처벌되는지,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떤 형량이 적용되는지 최근 결정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만 15세는 동의했더라도 성적 자기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13세 이상 16세 미만 미성년자와의 성적 행위는 폭행·협박이 없어도 강간·추행으로 간주됩니다.
형법은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해 제305조에 별도의 ‘의제’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13세 미만인 사람에 대해서는 가해자의 나이와 관계없이, 간음이나 추행을 하면 그 자체로 강간죄·강제추행죄 등에 준하여 처벌합니다.
2020년 5월 19일 신설된 형법 제305조 제2항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13세 이상 16세 미만인 사람에 대해 19세 이상인 사람이 간음 또는 추행을 하면 마찬가지로 강간죄·유사강간죄·강제추행죄 등의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폭행이나 협박이 있었는지, 상대방이 스스로 응했는지는 범죄 성립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만 15세는 정확히 이 구간, 즉 13세 이상 16세 미만에 해당합니다. 상대방이 먼저 다가왔다거나, 성인처럼 보였다거나, 스스로 나이를 속였다는 사정은 뒤에서 살펴보듯 형량 판단에서나 고려될 뿐, 범죄 성립 자체를 막지는 못합니다.
13세 이상 16세 미만 미성년자와의 성적 행위는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강간·추행으로 간주되어 처벌됩니다.
2. “동의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처벌을 피할 수 없습니다
헌법재판소도 이 조항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서로 좋아서 만난 사이인데도 처벌되느냐”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습니다. 형법 제305조 제2항은 애초에 ‘동의 여부를 따지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설계된 조항이기 때문입니다.
이 조항을 둘러싸고 “성인이 된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국가가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헌법소원이 제기됐지만,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도 13세 미만의 사람과 마찬가지로 아직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로 성적 가치관과 판단능력이 성숙하였다고 보기 어렵다(헌법재판소 2024. 6. 27. 선고 2022헌바106등 결정).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나온 이 결정은, 온라인·SNS를 통한 그루밍 성범죄가 정교해지는 상황에서 16세 미만 청소년을 두텁게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입법 취지를 그대로 인정한 것입니다. “합의했다”는 주장은 형사재판에서 정상참작 사유는 될 수 있어도, 무죄를 이끌어내는 논리로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동의 여부를 다투는 방어 전략은 이 범죄 유형에서는 애초에 성립하지 않습니다.
3. 간음인지 추행인지, 상해가 있었는지에 따라 형량이 크게 달라집니다
같은 의제강간이라도 준용되는 조항에 따라 최소 형량부터 다릅니다.
형법 제305조 제2항은 행위 태양에 따라 준용되는 조항이 다릅니다. 성기 삽입이 있었던 간음의 경우 강간죄(형법 제297조)가 준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집니다. 구강·항문 등을 이용한 유사 성행위라면 유사강간죄(형법 제297조의2)가 준용되어 2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신체 접촉 수준의 추행이라면 강제추행죄(형법 제298조)가 준용되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각각 법정형입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상해나 사망의 결과가 발생하면 형법 제301조(강간등 상해·치상) 또는 제301조의2(강간등 살인·치사)까지 준용되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나아가 사형이나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들 범죄는 미수에 그쳤더라도 처벌 대상입니다. “만나기로 했지만 실제로는 진행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사건 자체가 종결되지는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행위의 정도와 결과에 따라 최소 2년의 유기징역에서 무기징역까지 형량 구간이 크게 벌어집니다.
4. 나이를 몰랐다는 항변도, 처벌불원 합의도 처벌 자체를 막지는 못합니다
성범죄는 친고죄가 아니어서 합의서만으로 사건이 끝나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성인이라고 속였다”는 항변이 실제로 받아들여지려면, 단순히 그렇게 믿었다는 진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신분증을 확인했는지, 학교·교복 등 미성년자임을 짐작할 만한 정황이 없었는지 등 구체적 자료로 ‘나이를 알 수 없었던 사정’을 입증해야 하고, 조금이라도 미성년자일 가능성을 인식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어 이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하나 자주 오해하는 지점은 “피해자 측과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강간죄·강제추행죄 등은 2013년 형법 개정으로 친고죄·반의사불벌죄 규정이 전면 폐지되어, 피해자나 보호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수사기관은 수사를 진행하고 검찰은 기소 여부를 독자적으로 판단합니다.
다만 실질적인 합의와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 피해 회복 노력은 양형 단계에서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인 만큼 신상정보 등록·공개·고지, 취업제한 명령 등 부수처분이 함께 선고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나이를 몰랐다는 사정과 사후 합의는 형량을 낮추는 요소일 뿐, 처벌 자체를 막는 사유는 아닙니다.
5. 수사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 조사에서의 진술과 자료 정리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의제강간·의제추행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건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인지 및 조사 → ②피의자·피해자 조사와 메신저 대화·통화기록 등 디지털 증거 확보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기소 여부 결정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법정형의 하한이 높은 편이라 구속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수사가 시작됐거나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방과 주고받은 메신저·문자 대화 전체를 삭제하지 말고 그대로 보관합니다.
상대방의 나이를 알게 된 시점과 그 경위(직접 확인했는지, 전달받았는지 등)를 시간 순으로 정리합니다.
만남이 이루어진 경위, 장소, 횟수 등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기록해 둡니다.
이러한 자료를 토대로 의제강간·의제추행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와 함께 사실관계를 정리하면, 초기 대응 단계에서부터 실질적인 형량 방어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미성년자 의제강간·의제추행 사건은 “서로 동의했다”는 사실관계 자체는 진실이더라도 법적으로는 전혀 다른 결론에 이른다는 점에서, 당사자들이 초기 대응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갑작스럽게 수사 대상이 된 쪽에서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지만, 반대로 피해를 입은 미성년자와 그 가족 입장에서는 상대방이 나이를 알고도 접근했는지, 이후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가 피해 회복의 출발점이 됩니다.
저는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사건에서 수사 초기 단계 조력부터 재판 대응, 그리고 피해자 측 법률조력까지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고 어떤 법리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차례 확인했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대방이 스스로 나이를 속였는데도 처벌되나요?
A. 단순히 속았다는 진술만으로는 항변이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신분증 확인 등 나이를 알 수 없었다는 구체적 사정을 입증해야 하고, 미성년자일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인식했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성관계가 아니라 스킨십 정도만 있었어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됩니다. 신체 접촉 수준의 추행에는 강제추행죄(형법 제298조)가 준용되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Q. 가해자와 나이 차이가 얼마 안 나도 처벌되나요?
A. 형법 제305조 제2항은 가해자가 19세 이상인 경우에만 적용됩니다. 가해자가 19세 미만이라면 이 조항 자체는 적용되지 않지만, 다른 법리가 문제될 수 있어 사실관계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Q. 피해자 측과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강간죄·강제추행죄 등은 친고죄·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합의만으로 처벌을 피할 수 없습니다. 다만 실질적인 합의와 재발 방지 노력은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됩니다.
Q. 미수에 그쳤어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됩니다. 강간죄·유사강간죄·강제추행죄는 미수범 처벌 규정이 있어, 실행에 착수했다면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형사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법정형의 하한이 높은 범죄이므로 초기 진술과 자료 정리가 이후 구속 여부와 형량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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