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텔레그램방이나 커뮤니티 링크를 통해 우연히 접한 영상 때문에, 또는 검색 과정에서 무심코 다운로드한 파일 때문에 아동·청소년성착취물(아청물) 소지 혐의로 수사를 받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오시는 분들 중 상당수는 “초범이고 파일도 몇 개 안 되니까 벌금형 정도로 끝나지 않을까요”라는 생각으로 사건을 가볍게 보고 계십니다. 그런데 막상 변호인을 선임해 조문을 확인하는 단계에서, 애초에 이 죄목에는 벌금형이라는 선택지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당황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 관련 범죄에서 ‘소지’와 ‘시청’, ‘배포’를 엄격히 구분해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하면서도, 처벌의 강도 자체는 일관되게 무겁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아청물 소지죄가 왜 벌금형으로 끝날 수 없는지, 그리고 초범이 실제로 기대할 수 있는 결과는 무엇인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아청물 소지죄는 초범이라도 벌금형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법정형 자체에 벌금형이라는 선택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제11조는 성착취물과 관련된 행위를 제작·배포·알선·소지 등 단계별로 나눠 처벌하는데, 어느 항에도 벌금형이 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제1항 제작·수입·수출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제2항 영리 목적 판매·배포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 제3항 배포·제공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제4항 알선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고, 질문에서 다루는 제5항 구입·소지·시청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원래부터 이랬던 것은 아닙니다. 2020년 6월 2일 시행된 이른바 ‘n번방 방지법’ 개정 전에는 제11조 제5항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규정돼 있어, 초범이고 정상이 참작되면 실제로 벌금형이 선고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개정 이후로는 이 벌금형 조항 자체가 삭제되고 하한이 1년 이상의 징역으로 대폭 상향돼, 지금은 재판부가 아무리 정상을 참작하고 싶어도 벌금형을 선택할 근거 조문 자체가 없습니다.
그래서 “초범이니 벌금형 정도로 끝나지 않겠느냐”는 기대는 법 개정 이전의 기준을 그대로 가져온 오해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지금 이 혐의를 받고 있다면, 목표는 벌금형이 아니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아내는 것으로 처음부터 다시 설정해야 합니다.
아청물 소지죄는 2020년 개정 이후 법정형에서 벌금형이 아예 삭제됐고, 초범이라 해도 이 틀 자체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2. 초범이라도 집행유예를 받으려면 별도의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실형과 집행유예를 가르는 것은 소지 개수와 유포 여부, 반성의 구체성입니다.
형법 제62조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형을 선고하면서 정상에 참작할 사유가 있는 경우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아청법 제11조 제5항의 법정형 하한이 1년 이상이라 해도, 실제 선고형이 1년에서 2년 사이로 정해지는 경우가 많아 이 범위 안에서는 집행유예가 이론적으로도 실무적으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재판부가 집행유예 여부를 가를 때 실제로 살피는 요소는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소지하고 있던 파일의 개수와 기간, 스스로 검색해서 내려받았는지 링크를 통해 우연히 받게 됐는지의 경위, 다른 사람에게 전송하거나 공유방에 올리는 등 유포로 이어진 정황이 있는지, 그리고 심리상담·수강명령을 자발적으로 이수하며 재범 방지 의지를 구체적으로 보였는지입니다.
반대로 파일 개수가 수백 건 이상이거나, 공유방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며 재전송한 정황이 확인되거나, 수사기관 조사에서 진술을 번복하는 등 반성 태도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법정형 하한인 1년을 훌쩍 넘는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같은 초범이라도 소지 규모와 경위, 재범 방지 노력의 구체성에 따라 집행유예와 실형 사이의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3. 스트리밍으로 본 것과 파일로 저장한 것은 ‘소지’ 인정 여부가 다릅니다
접근·시청과 소지는 법적으로 다른 층위의 행위로 취급됩니다.
아청법 제11조 제5항은 ‘구입’, ‘소지’, ‘시청’을 나란히 규정하고 있지만, 이 세 가지는 요건이 각각 다릅니다. 특히 ‘소지’로 인정되려면 단순히 화면에 접속해 보는 것을 넘어, 파일을 다운로드하거나 저장·전송받는 등 자신의 기기나 계정으로 실제로 지배할 수 있는 상태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대법원도 최근 이 구분을 분명히 했습니다.
피고인이 자신이 지배하지 않는 서버 등에 저장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접근하였지만 위 성착취물을 다운로드하는 등 실제로 지배할 수 있는 상태로 나아가지는 않은 경우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소지’한 것으로 평가하기는 원칙적으로 어렵다(대법원 2023. 10. 12. 선고 2023도5757 판결).
같은 판결에서 대법원은 텔레그램 대화방에 아청물이 저장된 다른 웹사이트로 연결되는 링크를 게시한 행위는 ‘배포’로 평가된다고도 판단했습니다. 즉 링크를 게시하거나 공유방에 참여만 한 것과, 그 안의 파일을 실제로 저장·보관한 것은 전혀 다른 죄질로 다뤄진다는 뜻입니다. 하급심에서도 텔레그램 채널에 참여한 상태를 유지한 것만으로는 소지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 스트리밍으로 본 것인지, 다운로드해 저장한 것인지가 명확히 정리되지 않으면 실제보다 무거운 혐의로 진행될 위험이 있습니다. 압수된 기기에서 확인되는 캐시 파일과 실제 저장 폴더의 파일을 구분하는 디지털 포렌식 결과가 방어의 핵심 자료가 되는 이유입니다.
4. 집행유예를 받아도 신상정보 등록은 대부분 피할 수 없습니다
형의 집행이 유예돼도 신상정보 등록의무는 별도로 발생합니다.
아청법 제11조 위반으로 유죄가 확정되면, 선고된 형이 징역형의 실형이든 집행유예든 관계없이 원칙적으로 성범죄자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됩니다. 판결 확정 후 일정 기간 안에 성명·주민등록번호·주소·직업 등 신상정보를 관할 경찰관서에 제출해야 하고, 이 정보는 일정 기간 보존·관리됩니다.
신상정보 등록과 별개로, 법원이 공개명령·고지명령까지 함께 선고할지는 재범 위험성과 사안의 경중을 심리해 따로 판단합니다. 초범이고 소지 규모가 크지 않으며 진지한 반성과 재범 방지 노력이 소명되면, 공개·고지명령이 면제되는 경우도 실무상 존재합니다. 다만 이는 자동으로 주어지는 결과가 아니라 변론 단계에서 별도로 다퉈야 하는 쟁점입니다.
여기에 더해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 명령이 함께 부과될 수 있어, 직업이 교육·보육·의료 등과 관련된 경우에는 신상정보 등록 자체보다 취업제한 기간이 더 실질적인 타격이 되기도 합니다.
집행유예를 받아 실형을 면했다는 사실만으로 신상정보 등록·공개·취업제한 문제까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5. 압수수색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 대응 방식이 이후 양형 단계까지 그대로 이어집니다.
아청물 소지 사건은 대부분 ①디지털 포렌식을 동반한 압수수색(수원 지역 주거지·사업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 ②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구공판·약식기소 여부 결정 → ④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소지 파일 수가 많거나 유포 정황이 확인되면 구속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압수수색 통보나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압수된 기기와 계정의 목록, 그리고 실제로 저장·다운로드된 파일 개수를 파악합니다.
각 파일에 접근·저장하게 된 경위(검색해서 내려받았는지, 링크로 우연히 받은 것인지, 언제부터 언제까지인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전송하거나 공유방에 올린 적이 있는지, 있다면 그 범위를 미리 확인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사건 초기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다면, 소지의 인정 범위를 다투거나 집행유예·신상정보 공개면제를 목표로 한 변론 전략을 세우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마치며
아청물 소지 혐의로 통보를 받고 나서야, 벌금형이라는 선택지 자체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분들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가 조문을 확인하고서야 사안의 무게를 실감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범죄는 실수로 받은 링크 하나를 열어본 경우와, 적극적으로 검색해 대량으로 내려받은 경우를 같은 잣대로 봐서는 안 됩니다. 다만 어느 쪽이든 형사처벌의 대상이라는 점은 같기 때문에, 경위가 가볍다고 스스로 판단해 대응을 미루는 것도, 반대로 지레 포기하고 자책만 하는 것도 결과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저는 아청물 소지·시청 사건에서 소지 해당 여부 자체를 다투는 사건부터, 집행유예와 신상정보 공개·고지 면제를 함께 준비하는 사건까지 폭넓게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대응 방식에 따라 결과가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여러 사건에서 확인해 왔습니다.
수사 초기, 진술 전 그 시점이 결과를 가르는 마지막 지점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실수로 링크를 눌러서 스트리밍으로 잠깐 본 것도 처벌되나요?
A. ‘시청’ 자체도 아청법 제11조 제5항의 처벌 대상이지만, 다운로드 등으로 실제 지배 가능한 상태에 이르지 않았다면 ‘소지’는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다만 시청 사실과 고의 여부는 별도로 다퉈야 할 쟁점입니다.
Q. 파일을 삭제하면 문제가 없어지나요?
A. 삭제해도 디지털 포렌식으로 복구되는 경우가 많아 처벌을 피하는 방법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증거인멸 정황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삭제보다는 변호인 조력을 먼저 받는 것이 우선입니다.
Q. 벌금형으로 합의하거나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A. 없습니다. 법정형 자체에 벌금형이 규정되어 있지 않아 재판부의 재량으로도 벌금형을 선고할 수 없습니다. 목표는 벌금형이 아니라 기소유예 또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로 잡아야 합니다.
Q. 기소유예를 받을 가능성도 있나요?
A. 소지 파일 수가 극히 적고 우발적인 경위가 뚜렷하며 초범인 경우, 검찰 단계에서 기소유예로 종결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다만 개별 사안의 경위에 크게 좌우되므로 수사 초기 진술과 자료 준비가 중요합니다.
Q. 신상정보 등록기간은 얼마나 되나요?
A. 선고형에 따라 등록기간이 달라지며 통상 여러 해에 걸쳐 등록·관리됩니다. 등록 자체는 유죄 확정 시 원칙적으로 발생하지만, 공개·고지명령 여부는 법원이 별도로 심리해 결정합니다.
Q. 미성년 자녀가 이런 혐의로 조사를 받는다면 어떻게 되나요?
A. 만 14세 이상이면 형사미성년자를 벗어나 소년보호사건 또는 형사사건으로 다뤄질 수 있고, 성년과는 다른 절차와 처분(보호처분 등)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조사 통보 즉시 법정대리인과 변호인이 동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소지 해당 여부와 유포 정황에 대한 초기 진술이 이후 기소 여부와 양형 전체의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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