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 안 해도 AI 합성사진 제작만으로 처벌될까
반포 안 해도 AI 합성사진 제작만으로 처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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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

반포 안 해도 AI 합성사진 제작만으로 처벌될까 

김강희 변호사


반포 안 해도 AI 합성사진 제작만으로 처벌될까


사건 개요


최근 상담 중 부쩍 늘어난 유형이 있습니다. SNS나 동창회 단톡방에서 우연히 보게 된 지인의 사진을 저장해 두었다가, 얼굴을 합성해 주는 AI 이미지 생성 사이트에 그 사진을 올려 성적인 형태의 이미지를 만들어 본 경우입니다. 누구에게 보내거나 어디에 올린 적은 없고, 본인 휴대폰이나 클라우드에만 남아 있는데도, 며칠 뒤 경찰서에서 출석 요구 문자가 오면서 비로소 사안의 무게를 깨닫는 분들이 상당수입니다.

이런 분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누구한테 보여준 적도, 인터넷에 올린 적도 없는데 왜 처벌 대상이 되느냐"는 것입니다. 심정적으로는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성폭력처벌법이 이 문제를 다루는 방식은 '반포했는가'가 아니라 '만들 때 반포할 목적이 있었는가'입니다. 게다가 2024년 개정으로 만들어 갖고만 있는 행위 자체를 겨냥한 조항까지 새로 생기면서, "반포 안 했으니 괜찮다"는 판단은 지금 시점에는 위험한 오해가 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반포 사실이 없어도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다만 처벌 여부와 수위는 사안마다 크게 갈리는데, 그 갈림길은 감정이나 정황이 아니라 구성요건을 이루는 각 요소를 얼마나 정확히 다투었는가에서 결정됩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승패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1항의 편집물 제작죄는 '반포등을 할 목적으로' 편집・합성・가공한 것을 요건으로 하는 목적범이라, 실제 반포라는 결과가 아니라 만들 당시의 목적 유무가 성립 여부를 좌우합니다. 둘째, 수사기관이 그 '목적'을 무엇으로 추단하는지입니다 — 저장 위치, 전송 준비 흔적, 대화방에서의 언급 등 정황이 목적 인정의 근거로 쓰입니다.

셋째, 지인의 사진을 AI 사이트에 올려 만든 결과물이 법이 말하는 '사람의 얼굴・신체 등을 촬영한 촬영물등을 대상으로 한 편집・합성・가공물'에 해당하는지입니다. 실제 지인을 찍은 사진을 소재로 삼았다면 이 요건에 포섭될 가능성이 크지만, 원본과 결과물의 관계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다툴 여지가 남습니다. 넷째, 2024년 개정으로 신설된 소지・구입・저장・시청 처벌조항과의 관계입니다. 반포 목적이 인정되지 않아 제1항 제작죄가 빠져나가더라도, 그 편집물임을 알면서 계속 소지하고 있었다면 이 별도 조항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반포할 목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구성하기


제14조의2 제1항이 목적범이라는 점은, 뒤집어 보면 목적의 부존재를 입증하면 이 조항의 적용을 막을 여지가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다만 "그럴 생각 없었다"는 진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목적 부존재를 객관적 자료로 구성합니다.

1) 생성 이후의 행적을 시간순으로 재구성합니다.

목적 유무는 결과물을 만든 그 순간이 아니라 그 이후의 행동에서 드러납니다. 이미지를 저장한 위치가 비공개 폴더인지, 전송 앱의 최근 대화 목록에 올라온 적이 있는지, 클라우드 공유 링크를 생성한 흔적이 있는지 등을 디지털 포렌식으로 확인해, "만든 뒤 외부로 내보내려 한 흔적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런 부존재 사실은 진술이 아니라 기기 로그로 남아 있어야 수사기관과 법원을 설득할 수 있습니다.

2) AI 사이트 이용 이력으로 우발성을 소명합니다.

계획적으로 유포를 준비한 사안과, 순간의 호기심으로 한 번 생성해 본 사안은 이용 패턴부터 다릅니다. 해당 AI 사이트의 접속·생성 로그를 확보해 단발성 접속인지, 동일 인물로 여러 장을 반복 생성했는지, 생성 직후 재접속이 있었는지를 정리합니다. 단 한 번의 생성 이후 접속이 끊겼다면 이는 계획적 준비 정황과는 거리가 먼 사실관계로 제시할 수 있습니다.

3) 대화방 로그 전체를 검토해 '지목 발언'의 부재를 확인합니다.

수사기관은 흔히 메신저나 단톡방에서 "이거 누구한테 보내줄까", "이 사람 어때" 식의 발언을 목적 인정의 결정적 근거로 삼습니다. 이런 발언이 실제로 없었다면, 관련 기간 전체의 대화 로그를 정리해 그런 언급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제출합니다. 반대로 유사한 표현이 남아 있다면 초기 단계에서 그 의미를 축소·설명할 논리를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조문 해당성과 신설 소지죄 리스크를 함께 관리하기


목적이 다투어진다 해도 사건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요건 해당성과, 2024년 개정으로 새로 생긴 소지 관련 처벌 위험까지 함께 챙겨야 방어가 완결됩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확인합니다.

1) 원본 사진의 '촬영물성'을 검토합니다.

제14조의2 제1항은 실제 사람을 찍은 촬영물등을 대상으로 한 편집・합성・가공을 요건으로 합니다. 업로드한 사진이 지인을 실제로 촬영한 사진인지, 결과물이 그 촬영물의 얼굴・신체를 그대로 소재 삼아 변형한 것인지를 기술적으로 분석해, 조문이 요구하는 '대상성'이 충족되는 사안인지 아니면 다툴 지점이 있는 사안인지를 가려냅니다. 이 분석 결과는 죄명 자체의 성립 여부를 좌우하는 핵심 자료가 됩니다.

2) 수사 개시 이후에는 삭제가 아니라 협조로 방향을 바꿉니다.

2024년 개정으로 그 편집물임을 알면서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하는 행위 자체가 별도의 처벌 대상이 되었습니다. 수사가 시작된 뒤에 임의로 파일을 지우면 증거인멸로 비칠 위험이 있고, 오히려 소지 사실을 은폐하려 한 정황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사 개시 이후에는 임의 삭제 대신, 기기를 있는 그대로 보전하고 수사기관 제출·협조에 응하는 방향으로 전환해 죄질 평가에서 불리한 요소를 줄입니다.

3) 양형 자료를 미리 준비합니다.

기소로 이어지더라도 결과가 다 같지는 않습니다. 초범인지, 실제 유포로 인한 피해자 특정・확산이 없었는지, 생성물을 신속히 삭제・파기했는지, 반성문・상담 이력 등 재범 방지 노력이 있는지를 정리한 양형 자료를 미리 준비해 두면 약식기소나 집행유예 가능성을 높이는 데 실질적으로 작용합니다.


결론


"만들기만 했고 보내지는 않았다"는 사실이 곧 무죄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1항은 반포라는 결과가 아니라 반포할 목적을 요건으로 삼는 조항이고, 2024년 개정 이후로는 소지・저장 자체를 겨냥한 별도 조항까지 생겼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목적의 부존재와 조문 해당성을 초기 단계에서 얼마나 객관적 자료로 다투었는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AI 사이트에 지인 사진을 올려 만든 이미지 때문에 연락을 받았거나 그런 상황이 걱정되신다면, 지금 갖고 있는 자료로 무엇을 다툴 수 있는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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