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자전거래로 거래량 부풀리기, 가상자산 시세조종죄는 어떻게 성립하나
코인 자전거래로 거래량 부풀리기, 가상자산 시세조종죄는 어떻게 성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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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자전거래로 거래량 부풀리기, 가상자산 시세조종죄는 어떻게 성립하나 

강대현 변호사

내 지갑, 내 계정끼리 코인을 사고팔았을 뿐인데 시세조종 혐의로 조사를 받는다는 통보를 받고 당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돈이 오가지 않았으니, 혹은 손해 본 사람이 없으니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금지하는 자전거래는 바로 그 지점을 정면으로 겨냥합니다. 여러 개의 지갑과 거래소 계정을 오가며 거래량과 호가를 부풀리는 행위가 왜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지, 어떤 요건이 갖춰지면 시세조종죄가 성립하는지, 정상적인 유동성 공급과는 어떻게 구별되는지를 이 글에서 정리하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자전거래란 무엇인가 —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금지하는 위장거래

흔히 자전거래라 부르는 행위는 법률 용어로는 가장매매에 가깝습니다. 자본시장법 제176조 제1항은 이를 "권리의 이전을 목적으로 하지 아니함에도 거짓으로 꾸민 매매를 하는 행위"로 규정하는데,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제10조가 정하는 시세조종(위장거래) 유형도 같은 구조를 따릅니다. 본인이 관리하는 여러 개의 지갑이나 차명 계정, 혹은 가족·지인 명의로 개설한 거래소 계정 사이를 오가며 매도와 매수를 반복하면, 코인의 실질적 소유권은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사람에게 머물러 있으면서도 화면에는 활발한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처럼 나타납니다.

이 점에서 자전거래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사전에 짜고 거래하는 통정매매와 구별됩니다. 통정매매는 최소한 형식적으로는 상대방이 존재하고 그 상대방과의 합의가 성립의 핵심 요건이지만, 자전거래는 애초에 진정한 상대방이 없고 거래의 경제적 실질 자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매도 주문과 매수 주문을 같은 사람(또는 그 사람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계정군)이 동시에 넣어 체결시키는 구조이므로, 결제가 이루어졌다고 해도 그 결제는 왼쪽 주머니에서 오른쪽 주머니로 옮긴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자전거래(가장매매)는 상대방과의 합의가 아니라, 애초에 진정한 소유권 이전 의사 자체가 없다는 점에서 통정매매와 구별된다.

거래량 부풀리기가 시세조종죄로 성립하는 요건

자전거래가 시세조종죄로 처벌되려면 두 가지 요건이 함께 필요합니다. 첫째는 앞서 본 대로 소유권 이전 의사 없이 형식만 갖춘 거래라는 객관적 요건이고, 둘째는 그 거래로 매매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할 목적이라는 주관적 요건입니다. 이 목적요건의 해석 범위와 관련해 대법원 2013. 7. 11. 선고 2011도15056 판결은, 매매를 유인할 목적에 대한 인식이 확정적일 필요는 없고 미필적 인식, 즉 그런 오인을 낳을 수도 있겠다는 정도의 인식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사건은 손익 귀속 주체가 다른 여러 계좌를 동일인이 관리하며 계좌 상호 간에 매매가 이루어지도록 한 사안을 다룬 것으로, 자본시장법 제176조의 목적요건 전반에 적용되는 법리이자 조문 구조가 같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제10조에도 참고되는 기준입니다.

실무에서 중요한 것은 이 목적이 유일한 동기일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거래소 이벤트에 참여하려고 거래량을 채웠다", "상장 초기라 호가창이 비어 보일까 봐 직접 물량을 채웠다" 같은 다른 동기가 실제로 있었더라도, 그 방식이 시장에 활발한 거래가 있는 듯한 신호를 줄 수 있음을 인식하면서도 진행했다면 목적요건은 그대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반복된 매도·매수 물량이 동일 자금원에서 나왔는지, 체결 시점과 가격이 부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지는지가 이 목적을 뒷받침하는 핵심 정황이 됩니다.

  • 객관적 요건 — 소유권 이전 의사 없이 형식만 갖춘 매매(경제적 실질 없음)

  • 주관적 요건 — 매매가 성황을 이루는 듯 오인하게 하거나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할 목적

  • 인식의 정도 — 확정적 인식이 아닌 미필적 인식으로도 충분

  • 다른 목적의 병존 — 정당한 목적이 함께 있어도 목적요건 인정에 지장 없음

실제 손해나 시세 변동이 없어도 처벌되는 이유

"내 코인을 내가 사고판 것뿐이고 아무도 손해를 안 봤다"는 항변이 통하지 않는 이유는 시세조종죄가 결과범이 아니라 목적범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2011도15056 판결은 그 거래로 실제 시세 변경이라는 결과가 발생했는지, 투자자가 실제로 오인했는지, 타인에게 손해가 발생했는지는 성립 여부와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즉 부풀린 거래량이 실제로 다른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는지는 문제되지 않고, 그런 오인을 낳을 수 있는 형태의 거래를 목적을 갖고 반복했다는 사실 자체로 범죄는 완성됩니다.

이는 시세조종죄가 보호하는 법익이 개별 거래 당사자의 재산이 아니라 가상자산 가격과 거래량이 시장에서 형성되는 과정의 신뢰성에 있기 때문입니다. 거래소 호가창과 거래량 지표는 다른 이용자들이 매매를 결정할 때 참고하는 공적 정보에 가깝습니다. 그 지표를 실체 없는 자전거래로 부풀리면, 정작 그 코인을 매수한 제3의 이용자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도 시장의 신뢰 기반 자체를 훼손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그래서 수사·재판 단계에서는 "누가 얼마나 손해를 봤는가"보다 "그 거래 형태가 시장에 어떤 신호를 주도록 설계되었는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여러 지갑·거래소 계정을 오간 자전거래는 어떻게 드러나나

가상자산 거래는 블록체인상에 거래 기록이 영구적으로 남는다는 점에서 오히려 추적이 용이한 편입니다. 거래소는 이상거래 상시감시 시스템을 통해 동일인 또는 연계된 계정군 사이의 반복적인 매매 패턴을 걸러내고, 이를 금융당국에 통보합니다. 온체인 분석으로는 여러 지갑 주소가 특정 거래소 입출금 주소를 공유하거나, 자금이 한 지갑에서 출발해 여러 경유지를 거쳐 다시 원래 지갑군으로 돌아오는 흐름이 포착되면 실질적 동일인 여부를 추정하는 근거가 됩니다.

거래소 내부적으로는 KYC 정보, 로그인 IP, 접속 기기 정보, 입출금 계좌 명의가 같은 여러 계정이 서로 짧은 시차를 두고 같은 가격에 매도·매수 주문을 반복하는 패턴이 대표적인 적발 신호입니다. 여기에 특정 계정군이 그 코인의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시장관여율)이 비정상적으로 높거나, 장 마감 무렵 반복적으로 매수해 종가를 방어하는 정황이 더해지면 목적요건을 뒷받침하는 정황사실로 쌓입니다.

  • 동일 KYC·IP·기기 정보로 연결된 복수 계정 간 반복 매매

  • 지갑 주소 간 자금 흐름이 결국 같은 계정군으로 회귀하는 온체인 패턴

  • 동일 종목에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시장관여율과 반복적 종가관리

  • 체결 시점·가격이 우연이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정밀하게 일치하는 패턴

정상적인 유동성 공급(마켓메이킹)과의 경계

거래소 상장 초기에는 호가창이 비어 있으면 정상적인 거래 자체가 어려워지므로, 거래소나 발행사가 별도의 계약을 맺은 마켓메이커가 매수·매도 양쪽에 호가를 걸어 유동성을 공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활동은 겉으로 보면 잦은 매매로 거래량을 채운다는 점에서 자전거래와 비슷해 보이지만, 시장에 정상적인 가격 발견 기능을 제공하려는 목적이라는 점에서 본질이 다릅니다.

다만 이 경계가 항상 명확한 것은 아닙니다. 마켓메이킹 계약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자동으로 면책되는 것은 아니고, 실제 운용 방식이 정상적인 가격 발견 기능을 벗어나 인위적으로 특정 가격대를 방어하거나 거래량을 과장하는 데 치우쳐 있었다면 목적요건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결국 계약서의 명목이 아니라 실제 호가 제시 방식과 매매 패턴이 시장 조성에 부합하는지가 다투어지는 지점이며, 마켓메이커 계약을 체결한 발행사·거래소 관계자도 이 경계를 소명할 자료를 미리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처벌 수위 — 부당이득 규모에 따라 달라지는 형량과 과징금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제19조는 제10조를 위반한 자를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이나 회피한 손실액의 3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하도록 정합니다. 이익·손실액을 산정하기 곤란하거나 그 5배 금액이 5억원 이하인 경우에는 벌금 상한을 5억원으로 정합니다. 부당이득 규모가 커지면 형량은 단계적으로 무거워져,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집니다.

여기에 제20조에 따라 위반행위로 취득한 재산은 몰수하고, 몰수가 불가능하면 그 가액을 추징합니다. 형사처벌과는 별도로 제17조는 금융위원회가 부당이득의 2배 이하(산정 곤란 시 40억원 이하)에 상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어, 형사 절차에서 무혐의가 나오더라도 과징금은 별개의 행정 트랙에서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 제도가 선언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확인됐습니다. 금융위원회는 2025년 9월 3일 정례회의에서 시세조종·부정거래 혐의자들을 검찰에 고발하며 부당이득 환수를 위한 과징금을 처음으로 부과했습니다.

부당이득 규모가 5억원, 50억원이라는 두 경계를 넘는지가 형량을 3년 이상, 5년 이상·무기징역으로 단계적으로 가른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 초기 대응에서 다퉈야 할 지점

거래소나 금융당국으로부터 자전거래 의심 통보를 받았다면 가장 먼저 지켜야 할 것은 섣부른 진술을 삼가는 일입니다. "그냥 거래를 자주 했을 뿐"이라는 식의 모호한 답변은 목적요건을 다투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정황사실만 쌓이게 둘 위험이 있습니다. 문답조사 단계에서도 진술거부권이 보장되므로, 거래 동기와 방식을 뒷받침할 자료를 먼저 정리한 뒤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답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거래내역, 지갑 주소, 대화 기록을 임의로 삭제하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합니다. 불리해 보인다는 이유로 자료를 지우면 증거인멸로 평가되어 오히려 구속 사유가 되고 양형에서도 크게 불리해집니다. 반대로 여러 계정을 실제로 사용하게 된 경위, 자금 출처, 거래 목적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빠짐없이 보전해 두는 쪽이 목적요건을 다투는 데 유리합니다. 부당이득액 산정에서도 위반행위와 인과관계가 없는 부분, 예컨대 시장 전체가 함께 상승한 구간의 평가이익까지 포함되지 않았는지를 다투는 것이 형량을 좌우하는 실질적인 방어 지점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제가 가진 코인을 제 다른 지갑으로 옮겨 다시 거래한 것도 자전거래인가요?

A. 단순히 지갑을 옮기는 이체 행위 자체는 매매가 아니므로 문제되지 않습니다. 다만 옮긴 지갑에서 별도 계정으로 매도·매수 주문을 반복해 거래가 있는 것처럼 체결시켰다면, 소유권 이전 의사 없는 위장거래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Q. 거래소 이벤트에 참여하려고 거래량을 채운 것도 처벌 대상인가요?

A. 이벤트 참여라는 다른 목적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목적요건이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그 거래 방식이 시장에 활발한 거래가 있는 듯한 신호를 줄 수 있음을 인식하면서도 진행했다면 시세조종의 목적이 함께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실제로 시세가 거의 움직이지 않았는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그렇습니다. 시세조종죄는 목적범이라 실제 시세 변동이나 투자자의 오인·손해 발생 여부와 무관하게 목적요건이 인정되면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시세에 별 영향이 없었다는 사실은 목적을 부정하는 정황자료로 함께 활용될 수는 있습니다.

Q. 가족이나 지인 명의의 거래소 계정을 빌려 매매하면 어떻게 되나요?

A. 계정 명의가 다르더라도 실질적으로 동일인이 관리하며 매매를 지시했다면, 손익 귀속 형식만 다를 뿐 자전거래의 본질과 다르지 않다고 평가될 수 있습니다. 명의를 빌렸다는 사정만으로 벗어나기는 어렵습니다.

Q. 마켓메이킹 계약을 맺고 한 거래인데도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나요?

A. 계약 자체가 자동 면책 사유는 아닙니다. 실제 운용 방식이 정상적인 가격 발견 기능을 벗어나 인위적으로 가격을 방어하거나 거래량을 과장하는 데 치우쳐 있었다면, 계약 명목과 무관하게 목적요건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조사 통보를 받으면 거래내역을 정리하거나 지워도 되나요?

A. 절대 안 됩니다. 매매내역, 지갑 기록, 대화 자료를 임의로 삭제하면 증거인멸로 평가되어 구속 사유가 되고 양형에서도 크게 불리해집니다. 오히려 자신에게 유리한 소명자료를 빠짐없이 보전해 두는 것이 방어에 훨씬 도움이 됩니다.

맺음말

자전거래는 내 자산을 내가 옮긴 것일 뿐이라는 인식과, 시장에는 실체 없는 거래량 신호를 남긴다는 법적 평가 사이에 큰 간극이 있는 행위입니다. 소유권 이전 의사가 없다는 객관적 요건과 매매를 유인할 목적이라는 주관적 요건이 함께 인정되면, 실제로 손해를 본 사람이 없어도, 시세가 크게 움직이지 않았어도 시세조종죄는 성립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거래 기록과 거래소의 KYC·IP 정보가 맞물리면서 여러 계정을 오간 자전거래는 오히려 추적이 쉬운 영역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부당이득 규모에 따라 형량과 과징금이 단계적으로 무거워지는 만큼,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진술에 앞서 거래 경위와 목적을 뒷받침할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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