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술 국외유출 미수, 반출을 시도만 해도 처벌되는 이유
산업기술 국외유출 미수, 반출을 시도만 해도 처벌되는 이유
법률가이드
지식재산권/엔터기업법무

산업기술 국외유출 미수, 반출을 시도만 해도 처벌되는 이유 

강대현 변호사

산업기술을 해외로 빼돌리려다 반출 직전에 적발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습니다. 자료가 실제로 외국 기업에 넘어가지 않았고 외국에서 사용된 적도 없으니 "미수에 그쳤을 뿐"이라 여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은 국외유출 범죄의 미수범을 명문으로 처벌 대상에 넣고 있고, 심지어 실행에 옮기기 전 준비 단계인 예비·음모까지 별도로 처벌합니다. 이 글에서는 산업기술 국외유출죄가 어느 시점부터 범죄로 성립하는지, 미수와 예비·음모는 어떻게 구분되는지, 그리고 실제로 자료를 빼내지 못한 경우에도 왜 무거운 처벌을 피하기 어려운지를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산업기술과 국가핵심기술 — 국외유출이 유독 무겁게 처벌되는 이유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는 산업기술을 제품이나 용역의 개발·생산·보급에 필요한 방법과 그에 관한 정보로서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다른 법령에 따라 지정·고시·공고·인증한 기술로 정의합니다. 이 중에서도 국내외 시장에서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고 해외로 유출될 경우 국가 안전보장과 국민경제 발전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기술을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별도로 지정한 것이 국가핵심기술입니다. 같은 산업기술이라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 있는지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같은 법 제14조는 부정한 방법으로 산업기술을 취득·사용·공개하는 행위, 그러한 부정취득 사실을 알면서도 산업기술을 넘겨받거나 사용하는 행위, 국가핵심기술을 정당한 승인 없이 국외로 수출하는 행위 등을 금지행위로 열거합니다. 국외유출은 이 금지행위 중에서도 "외국에서 사용되게 할 목적" 내지 "외국에서 사용될 것을 알면서" 이루어졌는지가 핵심 쟁점이 되며, 이 요건이 인정되는 순간 처벌 수위가 국내 유출보다 한 단계 이상 높아집니다. 자신이 다루는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것인지, 단순 산업기술에 그치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사안의 무게를 가늠하는 출발점입니다.

이 죄는 대상기관 소속 임직원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제14조는 부정한 방법으로 산업기술을 취득하는 행위뿐 아니라, 그 부정취득 사실을 알면서도 자료를 넘겨받아 사용하거나 공개하는 제3자까지 금지행위의 주체로 포섭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그 기술을 보유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도 부정한 경로로 자료를 넘겨받아 국외로 유출하려 했다면 같은 조항의 적용을 받을 수 있고, 이는 경력직 이직이나 스카우트 과정에서 전 직장 자료가 함께 넘어가는 사안에서 특히 자주 문제 됩니다.

제36조가 정한 처벌 범위 — 기수뿐 아니라 미수까지 명시

산업기술보호법 제36조 제1항은 국가핵심기술이 외국에서 사용될 것을 알면서 제14조 각호의 행위를 한 자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고 이 경우 65억원 이하의 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벌금 상한은 2023년 11월 국회 심의를 거친 개정으로 기존 15억원에서 대폭 상향된 것이고, 같은 개정으로 가중처벌 요건도 "외국에서 사용할 목적"에서 "외국에서 사용될 것을 알면서"로 완화됐습니다. 목적범에서 인식범으로 요건이 넓어졌다는 것은, 유출 행위자가 반드시 적극적으로 해외 활용을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그런 결과가 될 것을 알면서 행위했다면 처벌 대상이 된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같은 조에 규정된 미수범 처벌 조항입니다. 산업기술보호법은 제36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죄에 대해 별도 항에서 미수범을 처벌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국가핵심기술이든 일반 산업기술이든, 국외유출을 위한 행위에 착수했지만 실제로 반출을 완료하지 못했거나 외국에서 사용되는 결과에 이르지 못했더라도 미수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제37조는 이 범죄를 저지를 목적으로 예비하거나 음모한 자까지 처벌하도록 규정해, 실행에 옮기기 전 준비 단계부터 형사책임의 그물을 넓게 쳐 두고 있습니다.

산업기술보호법은 기수뿐 아니라 미수, 그리고 실행 착수 전 준비 단계인 예비·음모까지 각각 별도 조항으로 처벌한다 — 반출에 실패했다는 사정만으로 처벌 대상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예비·음모와 미수의 경계 — 실행의 착수는 어디서 시작되나

형법 총칙상 미수범은 범죄의 실행에 착수했으나 행위를 끝내지 못했거나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를 말합니다. 이는 아직 실행에 나아가지 않은 준비·모의 단계인 예비·음모와는 분명히 구분됩니다. 산업기술 국외유출 사건에서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같은 사안이라도 어느 단계에서 적발됐는지에 따라 적용 조문과 법정형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자료를 몰래 복사해 보관하거나 유출을 모의하는 데 그친 단계라면 예비·음모에 해당할 여지가 크고, 그 자료를 실제로 반출하거나 전송하기 위한 구체적 행동에 나아갔다면 미수 내지 기수로 평가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실행의 착수 시점을 정하는 일반적 기준은 범죄 구성요건을 실현하는 데 직접 필요한 행위를 개시했는지입니다. 산업기술 국외유출의 맥락에서는 자료를 국외로 반출하거나 전송하기 위해 구체적이고 근접한 행위, 예컨대 자료가 담긴 저장매체를 소지하고 출국 절차를 진행하거나 해외 서버·계정으로 전송을 시작하는 등의 행위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자료를 열람하거나 파일을 정리해 둔 것만으로는 아직 준비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볼 여지가 있지만, 그 자료를 외부로 내보내기 위한 조작을 시작한 순간부터는 실행의 착수를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법원이 보는 기준 — 외국에서 실제 사용됐는지가 아니라 유출행위 자체의 완성 여부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지점은 "외국 기업이 실제로 그 기술을 써야 범죄가 완성된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산업기술보호법이 금지하는 것은 유출이라는 행위 자체이지, 그 이후 외국에서 기술이 실제로 활용되는 결과까지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법원이 판단하는 핵심은 행위자가 산업기술을 국외로 반출·전송하는 행위를 완료했는지, 즉 유출 행위 자체가 종료됐는지 여부입니다. 자료가 외국 기업의 서버에 도달했거나 외국인에게 전달됐다면 그 시점에 유출행위가 완성돼 기수로 평가되고, 그 이후 외국에서 실제로 기술을 제품화하거나 사용했는지는 범죄 성립과는 별개의 문제로 다뤄집니다.

반대로 반출·전송을 시도했지만 그 과정에서 적발돼 자료가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했다면, 유출행위 자체가 미완성으로 끝난 것이므로 미수로 평가됩니다. 이때 법원은 행위자가 어떤 구체적 수단으로 반출을 시도했는지, 그 시도가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 행위자의 의사와 무관한 외부적 사정(적발·차단) 때문이었는지를 살핍니다. 스스로 중단했다면 중지미수 여부가, 외부 요인으로 중단됐다면 장애미수 여부가 문제 될 수 있어 이 부분도 형량 산정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해석의 바탕에는 산업기술보호법이 실제 손해 발생을 요구하는 결과범이 아니라, 유출행위로 국가 안전보장이나 산업경쟁력에 대한 침해 위험이 생기는 것만으로도 처벌 필요성을 인정하는 성격을 갖는다는 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외국 기업이 실제로 그 기술을 사용해 이익을 얻었는지, 우리 기업이 구체적으로 얼마의 손해를 입었는지는 처벌 여부 자체를 좌우하는 요소라기보다 양형 단계에서 참작되는 사정에 가깝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가 미수로 인정되나

실무에서 산업기술 국외유출 미수로 문제 되는 유형은 대체로 정형화돼 있습니다. 실제로 자료가 외국에 도달하지 못했더라도, 반출을 위한 구체적 행위가 확인되면 미수 성립을 다투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상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설계도면·소스코드 등을 담은 외장저장장치를 소지하고 출국심사대를 통과하려다 보안검색에서 적발된 경우

  • 회사 자료를 개인 이메일이나 해외 클라우드 계정으로 전송을 시도했으나 사내 보안시스템에 탐지돼 전송이 차단된 경우

  • 해외 경쟁업체 관계자에게 자료를 넘기기로 약속하고 전달을 시도하던 중 수사기관에 발각된 경우

  • 국가핵심기술 관련 자료를 승인 없이 수출하기 위해 통관 서류를 준비하던 중 세관 검사에서 적발된 경우

이 사례들의 공통점은 행위자가 자료를 실제로 외국으로 내보내는 데는 실패했지만, 그 반출을 위한 근접하고 구체적인 행위에 이미 나아갔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언젠가 넘겨야겠다"는 생각만 한 예비·음모 단계와 달리, 이들 사례는 실행의 착수가 인정될 여지가 커 미수범으로 기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수라고 해서 형량이 크게 가벼워지지 않는 이유

형법 제25조 제2항은 미수범의 형을 기수범보다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하지만, 이는 법관이 재량으로 판단하는 임의적 감경일 뿐 반드시 감경해야 하는 필요적 감경이 아닙니다. 게다가 산업기술 국외유출죄, 특히 국가핵심기술 관련 범죄는 법정형 자체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매우 높게 설정돼 있어, 설령 감경이 이뤄지더라도 실형을 피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국가 안전보장과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범죄로 취급되는 만큼, 미수에 그쳤다는 사정만으로 처벌 수위가 극적으로 낮아질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미수범 처벌 조항이 제36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죄 전부에 적용되므로, 국가핵심기술이 아닌 일반 산업기술을 국외로 유출하려다 실패한 경우에도 별도의 처벌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여기에 다수 인원이 조직적으로 가담했거나, 반출을 위해 위계나 부정한 수단을 함께 사용했거나, 유출을 시도한 기술의 경제적 가치가 크다고 평가되면 미수라는 사정과는 별개로 양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미수 성립 여부와 양형에 유리한 정상은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점을 구분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사 초기 대응에서 다퉈볼 지점

산업기술 국외유출 미수 사건에서 방어의 출발점은 유출을 시도했다는 정황이 실제로 실행의 착수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아직 예비·음모 단계에 머물러 있는지를 가리는 데 있습니다. 자료를 확보하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반출을 위한 착수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까지 나아갔는지를 사실관계 차원에서 세밀하게 짚어야 합니다. 아울러 문제가 된 자료가 산업기술보호법상 산업기술 또는 국가핵심기술의 요건을 실제로 갖췄는지, 즉 관계 행정기관이 지정·고시한 기술에 해당하는지도 다퉈볼 여지가 있는 지점입니다.

외국에서 사용될 것을 알았는지에 관한 인식 요건도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해외 출장이나 이직 과정에서 자료를 소지하고 있었을 뿐 국외 사용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사정이 소명된다면, 국외유출 가중처벌 대신 국내 유출 또는 다른 혐의로 처벌 범위가 좁혀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사정은 초기 진술과 확보된 객관적 자료(메신저 대화, 이메일 기록, 접촉 정황 등)에 따라 판단이 크게 좌우되므로, 수사 초기 단계부터 진술 방향과 제출 자료를 신중하게 준비하는 것이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미수·예비 단계에서 적발된 사안이라면 피해기업과의 관계 정리도 함께 살펴야 할 부분입니다. 자료가 실제로 유출되지 않았다는 점은 피해기업 입장에서도 손해 확산을 막을 여지가 남아 있다는 뜻이므로, 자료 회수·삭제 확인, 재발 방지 조치, 피해기업과의 합의 등을 통해 양형에 유리한 정상을 쌓을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과정 역시 구성요건 다툼과 별개로 수사 초기부터 병행해서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산업기술을 국외로 반출하려다 실패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산업기술보호법 제36조는 국외유출죄의 미수범을 명문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어, 반출을 완료하지 못했더라도 실행의 착수가 인정되면 미수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다만 형법 총칙에 따라 법관 재량으로 형이 감경될 여지는 있습니다.

Q. 아직 반출을 시도하지도 않고 계획만 세운 단계인데도 처벌되나요?

A. 실행에 착수하기 전 준비·모의 단계라면 미수가 아니라 예비·음모로 평가될 수 있고, 산업기술보호법 제37조는 이 예비·음모 행위도 별도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미수보다 법정형이 낮게 규정돼 있어 형량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Q. 국가핵심기술이 아닌 일반 산업기술도 미수로 처벌되나요?

A. 그렇습니다. 미수범 처벌 조항은 국가핵심기술뿐 아니라 산업기술 국외유출죄에도 함께 적용되므로, 지정된 국가핵심기술이 아니더라도 국외유출을 시도하다 미수에 그친 경우 처벌 대상이 됩니다.

Q. 자료가 실제로 외국에 도달하지 않았는데도 기수로 볼 수 있나요?

A. 법원은 외국에서 실제로 기술이 사용됐는지가 아니라 유출행위 자체가 완료됐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료가 외국 상대방에게 전달되거나 그 서버에 도달한 시점에 유출행위가 종료됐다고 보면 기수로, 그 전 단계에서 저지됐다면 미수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Q. 미수라는 이유로 형량이 크게 줄어드나요?

A.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미수범 감경은 법관의 재량에 맡겨진 임의적 감경이고, 국가핵심기술 관련 범죄는 법정형 자체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높게 규정돼 있어 감경이 이뤄져도 실형을 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Q. 수사 단계에서는 어떤 점을 우선 다퉈야 하나요?

A. 문제 된 행위가 실행의 착수에 이른 미수인지 아니면 예비·음모 단계에 그치는지, 그리고 대상 자료가 산업기술·국가핵심기술의 요건을 실제로 갖췄는지가 핵심 쟁점입니다. 국외에서 사용될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는지도 초기 진술과 객관적 자료를 통해 정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맺음말

산업기술 국외유출 사건에서 "실제로 빼내지 못했으니 괜찮다"는 판단은 매우 위험합니다. 산업기술보호법은 기수는 물론 미수, 나아가 실행 착수 전 예비·음모 단계까지 각각 처벌 조항을 두고 있어, 반출 시도가 좌절됐다는 사정만으로 형사책임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관건은 문제 된 행위가 어느 단계까지 나아갔는지, 대상 자료가 산업기술 내지 국가핵심기술의 요건을 실제로 갖췄는지를 사실관계와 법리 양 측면에서 촘촘히 따지는 데 있습니다.

특히 국가핵심기술이 얽혀 있거나 반도체·이차전지 등 핵심 산업 분야의 기술이 문제 되는 사안이라면, 초기 대응 방향에 따라 미수와 예비·음모의 구분, 인식 요건의 성립 여부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천 부발 산업단지를 비롯해 첨단 제조업 기술인력의 이동이 잦은 경기남부 지역에서는 이런 유형의 사건이 특히 자주 발생하는 만큼, 수사 초기 단계에서부터 신중하게 방향을 잡아가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강대현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27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