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인 사망 후 보증금, 상속인 여럿이면 누구에게 청구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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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인 사망 후 보증금, 상속인 여럿이면 누구에게 청구하나 

김강희 변호사


임대인 사망 후 보증금, 상속인 여럿이면 누구에게 청구하나


사건 개요


계약 기간이 끝나 보증금을 돌려받으려는데 집주인이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다는 상담이 적지 않습니다. 등기부에는 여전히 망인의 이름이 남아 있고, 연락은 자녀 한 사람과 겨우 닿습니다. 그마저도 "형제들과 상의해야 한다", "상속 정리가 아직 안 끝났다"는 말만 반복하고 다른 상속인들은 전화조차 받지 않습니다. 이사 날짜는 다가오는데, 정작 돈 이야기를 꺼낼 상대가 누구인지부터 분명하지 않은 상태가 이어집니다.

여기에 상속인들 사이의 사정이 겹치면 상황은 더 꼬입니다. 누구는 상속을 포기했다고 하고, 누구는 한정승인을 했다고 하며, 해외에 나가 있어 연락이 닿지 않는 형제가 있다고도 합니다. 임차인은 결국 "나는 누구를 상대로, 얼마씩 청구해야 하느냐"는 지점에서 막힙니다. 실제로 상속인 수대로 보증금을 쪼개 각자에게 상속분만큼만 청구했다가, 피고는 늘고 회수는 늦어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임대인이 사망하고 상속인이 여럿이더라도 임차인은 그중 한 사람에게 보증금 전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건의 승패는 지분 계산에서 갈리지 않습니다. 상속인을 빠짐없이 확정했는가, 그리고 그 사람들에게 서류가 실제로 닿아 판결과 집행까지 이어졌는가에서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 유형에서 판단의 갈림길이 되는 것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상속으로 임차주택의 소유권을 취득한 사람이 임대인 지위를 승계하는지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은 임차주택의 양수인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다고 정하는데, 대법원은 상속으로 소유권을 취득한 사람도 여기서 말하는 양수인에 해당한다고 봅니다(대법원 2024. 8. 1. 선고 2023다318857 판결). 둘째, 공동상속인들의 보증금반환채무가 상속분대로 나뉘는 분할채무인지, 각자가 전부를 지는 불가분채무인지입니다. 셋째, 상속포기·한정승인·상속재산분할이 있었는지에 따라 피고가 달라지는지입니다. 넷째, 그렇게 확정한 피고들에게 소장이 실제로 송달되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순서대로 이어져 있어, 앞이 어긋나면 뒤는 통째로 무너집니다. 상속인을 한 사람이라도 빠뜨리면 그에 대해서는 판결도 집행도 없고, 이미 상속을 포기한 사람을 피고로 세우면 그 부분은 기각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건은 서면을 잘 쓰는 문제이기 이전에, 누구를 상대로 세우고 어떻게 서류를 닿게 할 것인가를 설계하는 문제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청구 상대를 확정하고 전액을 물릴 구조를 세우기


임대인이 사망한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등기부와 가족관계등록부로 '피고 명단'을 닫는 것입니다. 임차인이 알고 있는 한두 사람이 상속인의 전부인 경우는 오히려 드물기 때문입니다.

1) 상속인 전원을 공적 서류로 확정합니다.

상속은 사망으로 개시되고(민법 제997조), 배우자는 직계비속과 함께 공동상속인이 됩니다(제1003조 제1항). 따라서 망인의 제적등본·기본증명서·가족관계증명서(상세)·혼인관계증명서를 시간 순서대로 이어 붙여 배우자와 자녀를 빠짐없이 특정해야 합니다. 임차인은 본인·배우자·직계혈족이 아니어서 원칙적으로 이 서류를 뗄 수 없지만,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1항 단서 제2호는 소송·비송·민사집행의 각 절차에서 필요한 경우 본인등이 아닌 사람의 교부 신청을 허용합니다. 임대차계약서와 미반환 사실을 소명해 시·읍·면에 교부를 신청하고, 그래도 막히면 소를 제기한 뒤 법원의 사실조회·문서제출명령으로 확보합니다. 자녀 중 누군가가 망인보다 먼저 사망했다면 그 직계비속이 대습상속인이 되므로(민법 제1001조) 명단은 그만큼 넓어집니다.

2) 상속포기·한정승인 여부를 확인해 피고를 걸러냅니다.

상속인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단순승인·한정승인·포기를 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1019조 제1항). 포기의 효력은 상속개시 시점으로 소급하므로(제1042조) 포기한 사람은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되고, 그를 피고로 세우면 그 청구는 기각됩니다. 그래서 상대방이 "포기했다"고 말하면 말만 믿지 않고 가정법원의 상속포기 수리 심판서 사본을 요구하고, 제출을 미루면 소 제기 후 관할 가정법원에 사실조회를 넣어 확인합니다. 잘못 지정한 것이 드러나면 변론을 종결할 때까지 피고 경정(민사소송법 제260조 제1항)으로 바로잡아 다시 소를 내는 시간 손실을 피합니다. 한정승인을 한 상속인은 상속으로 취득할 재산의 한도에서만 책임지므로(민법 제1028조) 판결 주문에 그 취지의 유보가 붙는데, 이때는 상속재산인 그 주택 자체를 집행 대상으로 삼는 설계를 함께 준비합니다.

3) 한 사람에게 전액을 물릴 수 있는 청구 구조로 짭니다.

공동상속인들은 상속재산을 공유하고(민법 제1006조) 각자 법정상속분에 따라 피상속인의 권리의무를 승계합니다(제1007조). 그런데 대법원은 건물의 공유자가 공동으로 임대하고 보증금을 받은 경우 그 반환채무는 성질상 불가분채무라고 보고(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다43137 판결), 임대인 지위를 공동으로 승계한 공동임대인들에 대해서도 같은 법리를 적용합니다(위 2023다318857 판결). 불가분채무에는 연대채무 규정이 준용되어(민법 제411조) 채권자는 어느 한 사람에게 채무 전부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414조). 그래서 상속인이 셋이고 보증금이 3억 원이라면 각자에게 1억 원씩 나눠 청구할 것이 아니라, "피고들은 공동하여 3억 원을 지급하라"는 형태로 전액을 세웁니다. 자력 있는 한 사람에게 집행을 몰아붙일 수 있어 회수 가능성이 크게 달라집니다.

4) 상속재산분할이 끝났다면 그 결과에 맞춰 피고를 좁힙니다.

상속재산분할로 임차주택을 특정 상속인 한 사람의 단독소유로 정했다면, 그 상속인이 보증금반환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고 나머지 상속인들은 임대차관계에서 탈퇴해 임차인에 대한 채무를 면합니다(대법원 2013. 1. 17. 선고 2011다49523 전원합의체 판결, 위 2023다318857 판결). 이 경우에는 등기부와 분할협의서·분할심판문을 확인해 단독 소유자만 피고로 세우고, 분할이 끝나지 않았다면 전원을 피고로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반대로 상속인 전원이 포기해 상속받을 사람이 없어지면 임차인은 이해관계인으로서 가정법원에 상속재산관리인 선임을 청구하고(민법 제1053조 제1항) 그 관리인을 상대로 청구하면 됩니다. 상대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바뀌었을 뿐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송달을 뚫고 집행까지 밀고 가기


피고 명단이 완성돼도 서류가 닿지 않으면 재판은 시작되지 않습니다. 상속인이 여럿인 사건에서 가장 많은 시간이 새는 구간이 바로 이 송달입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송달 경로를 전제로 절차를 고릅니다.

1) 지급명령이 아니라 소 제기가 맞는 국면을 가려냅니다.

보증금은 금전 청구라 지급명령이 빠른 길처럼 보이지만, 지급명령은 대한민국에서 공시송달 외의 방법으로 송달할 수 있는 경우에만 할 수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462조 단서). 상속인 중 한 사람이라도 소재가 불명하면 주소보정명령이 오고, 결국 소제기신청(제466조 제1항)이나 법원 직권의 소송절차 회부(같은 조 제2항)로 넘어가 몇 달을 잃습니다. 게다가 피고 한 명만 이의해도 그 범위에서 지급명령은 효력을 잃어(제470조 제1항) 어차피 소송이 됩니다. 그래서 상속인이 여럿이고 소재가 불확실한 사안이라면 처음부터 소를 제기하는 편이 결과적으로 더 빠릅니다.

2) 주소를 추적하고, 끝내 막히면 공시송달로 판결을 받아 냅니다.

소장이 반송되면 법원의 주소보정명령을 근거로 각 피고의 주민등록초본을 발급받아 최신 주소로 다시 송달합니다. 그래도 만나지 못하면 사리를 분별할 지능이 있는 동거인·사무원에게 교부하는 보충송달(민사소송법 제186조 제1항), 등기우편으로 보내는 발송송달(제187조)을 차례로 씁니다. 주소를 끝내 알 수 없으면 그 사유를 소명해 공시송달을 신청합니다(제194조 제1항·제2항). 이때 법원은 실제 조사 결과를 요구하므로 집행관 특별송달 결과, 불거주확인서, 초본상 주소 이력을 함께 냅니다. 첫 공시송달은 실시일부터 2주가 지나야 효력이 생기고(제196조 제1항), 외국에 있는 상속인에게 할 공시송달은 그 기간이 2개월이며(같은 조 제2항) 줄일 수 없으므로, 그만큼 일정을 앞당겨 착수합니다.

3) 이사 전에 임차권등기명령으로 순위를 붙잡아 둡니다.

임대차가 끝났는데 보증금을 받지 못했다면 임차인은 주택 소재지 관할 지방법원·지원 또는 시·군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제1항). 등기가 마쳐지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취득하고, 이미 갖고 있었다면 그 뒤 이사하고 전입신고를 옮겨 대항요건을 잃더라도 이미 취득한 대항력·우선변제권은 그대로 유지됩니다(같은 조 제5항). 상속인들이 "상속 정리 중"이라며 시간을 끄는 사이 임차인이 먼저 이사해 순위를 잃는 사고가 실제로 자주 생기는데, 이 등기가 그 위험을 끊습니다. 등기와 관련해 든 비용도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8항).

4) 상속등기가 없으면 대위로 등기부를 정리한 뒤 집행합니다.

상속인들이 상속등기를 하지 않아 등기부에 망인 이름만 남아 있으면 가압류도 강제경매도 걸리지 않습니다. 이때 임차인은 보증금반환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채무자인 상속인을 대위해 상속등기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404조 제1항, 부동산등기법 제28조 제1항). 법정상속분에 따른 공유 등기가 마쳐지면 그 지분에 가압류를 걸어 처분을 묶고, 판결이 확정된 뒤 강제경매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한편 임대인이 소송 계속 중에 사망한 경우라면 절차는 중단되고 상속인이 수계해야 하는데(민사소송법 제233조 제1항), 상속인은 상속을 포기할 수 있는 기간에는 수계하지 못하므로(같은 조 제2항) 그 공백을 처음부터 일정에 넣어 둡니다.


결론


임대인의 사망은 임차인에게 새로운 장벽처럼 보이지만, 법적으로는 상대가 바뀐 것일 뿐 보증금반환채무가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상속인들은 임대인 지위를 그대로 승계하고, 그 채무는 성질상 불가분채무이므로 임차인은 상속인 한 사람에게 전액을 물을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결과는 그 법리에서 갈리지 않습니다. 상속인을 빠짐없이 확정했는지, 포기·한정승인·상속재산분할의 결과를 반영해 피고를 정확히 세웠는지, 그리고 서류가 실제로 송달되어 판결과 집행까지 이어졌는지가 회수 여부를 만듭니다. 임대인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은 그 시점이 가장 유리한 출발선입니다. 계약 종료가 가까웠다면 임차권등기명령부터 챙기고, 상속인 명단과 송달 경로를 어떤 순서로 확보할지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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