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고 임원이 부실 대출로 배임 기소됐다면 — 심사 기준과 손해
금고 임원이 부실 대출로 배임 기소됐다면 — 심사 기준과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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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고 임원이 부실 대출로 배임 기소됐다면 — 심사 기준과 손해 

김강희 변호사


금고 임원이 부실 대출로 배임 기소됐다면 — 심사 기준과 손해


사건 개요


몇 해 전 결재한 대출이 문제가 되어 뒤늦게 수사를 받게 되는 일이 있습니다. 지역 금고의 전무나 상무, 이사장으로서 여신 서류에 마지막 서명을 했던 임원들입니다. 당시에는 담보도 잡혀 있었고 심사역의 의견서도 붙어 있었지만, 몇 년 사이 차주의 사업이 무너지고 담보 부동산 시세가 떨어지면서 대출금이 회수되지 않았습니다. 감사나 검사에서 "부실 여신"으로 지적되고, 고발장이 접수되며, 어느 날 업무상배임 피의자로 조사를 받으라는 연락이 옵니다.

이런 상담에서 임원들이 가장 먼저 하는 말은 대개 같습니다. "저는 규정대로 처리했습니다. 심사부에서 올라온 대로 결재했을 뿐이고, 여신심사위원회 의결도 거쳤습니다." 심정적으로는 충분히 이해되는 항변입니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결재란의 가장 윗줄에 이름이 있다는 사실과, 결과적으로 금고에 수억 원의 손실이 남았다는 사실에서 출발합니다. 그 간극을 메우지 못하면 "만연히 대출해 준 임원"이라는 틀이 그대로 굳어집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부실이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배임이 되지는 않습니다. 법이 보는 것은 결과가 아니라 결재 당시의 심사 과정이고, 형량을 가르는 것은 손해액의 크기입니다. 그래서 이 사건의 승부처는 두 곳입니다. 여신 규정이 요구한 절차를 실제로 지켰다는 사실을 기록으로 복원하는 일, 그리고 검찰이 잡은 손해액과 이득액을 건별로 해체하는 일입니다.


핵심 쟁점


업무상배임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할 때 성립합니다(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금고 임원의 부실 대출 사건에서 이 요건은 네 갈래로 나뉩니다. 첫째는 임무위배입니다. 법원은 충분한 담보를 제공받는 등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채권회수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만연히 대출을 실행했다면 임무에 위배한 것으로 보며, 단순히 경영상의 판단이었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합니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참조).

둘째는 고의입니다.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4도753 판결에서 법원은, 여신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법령의 규제나 금융기관 내부의 업무처리 규정·지침을 위반했는지가 배임의 범의를 판단하는 중요한 간접사실이라고 보았습니다. 뒤집어 말하면 규정 준수 사실은 고의를 깨는 가장 유력한 재료입니다. 셋째는 재산상 손해이고, 넷째는 그 액수, 즉 이득액이 5억 원 또는 50억 원이라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의 문턱을 넘는지입니다. 여기에 동일인 대출한도 위반 같은 새마을금고법 위반죄가 별도로 따라붙는 경우도 많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심사 기준을 지켰다는 사실을 기록으로 복원하기


"규정대로 했다"는 진술은 그 자체로는 아무 힘이 없습니다. 힘을 갖는 것은 결재 당시 임원의 책상 위에 무엇이 올라와 있었는지를 보여 주는 서류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심사 과정을 되살립니다.

1) 결재 시점에 존재했던 정보만으로 판단 구조를 다시 세웁니다.

임무위배와 고의는 대출을 실행할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그런데 수사는 늘 부실이 확정된 뒤에 시작되므로, 차주의 분식이나 허위 임대차처럼 나중에 드러난 사정이 마치 그때도 알 수 있었던 것처럼 조서에 섞여 들어갑니다. 그래서 대출신청서, 신용조사서, 담보 감정평가서, 심사역 검토의견, 여신심사위원회 회의록을 날짜순으로 배열해 임원이 결재란에 서명하던 순간의 정보 집합을 특정합니다. 그 집합 안에 위험 신호가 없었다면, 사후에 드러난 사정은 임무위배의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2) 여신 규정과 내규를 조문 단위로 대조합니다.

금고에는 대출 종류별 심사 기준, 담보취득 및 감정평가 지침, 유효담보가 산정 방식, 전결 한도와 의결 절차가 문서로 정해져 있습니다. 법원은 금융기관이 담보취득의 정도와 유효담보가 산정방식에 관한 기준을 두고 있다면 그 기준을 충족해야 채권 회수에 문제가 없으리라는 경험적 판단이 담긴 것으로 봅니다(위 2014도753 판결). 따라서 신용조사를 생략하지 않았는지, 유효담보가 범위 안에서 대출금이 정해졌는지, 심사위 의결과 전결권 범위를 지켰는지를 조문별로 짚어 "이 대출은 내규가 정한 궤도 안에 있었다"는 표를 만듭니다. 이 대조표가 곧 고의를 부정하는 간접사실의 목록이 됩니다.

3) 별도로 걸리는 금고법 위반 여부를 먼저 정리합니다.

배임과 함께 기소되는 조항들이 있습니다. 금고의 동일인에 대한 대출은 자기자본의 100분의 20 또는 총자산의 100분의 1 중 큰 금액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한도를 넘지 못하고, 본인의 계산으로 타인 명의로 하는 대출은 그 본인의 대출로 봅니다(새마을금고법 제29조). 이를 위반하거나 이사회 의결이 필요한 사항을 의결 없이 집행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같은 법 제85조 제2항 제4호·제5호). 차명 차주가 끼어 있는 사건이라면 실질 귀속자를 기준으로 한도 초과를 따진다는 점까지 미리 검토해, 어느 부분이 별죄이고 어느 부분이 배임 다툼인지 경계를 그어 둡니다.

4) 사후관리와 회수 노력의 흔적을 붙입니다.

연체가 시작된 뒤 기한이익 상실을 통지했는지, 담보권 실행을 신청하고 보증인에게 청구했는지, 채권 매각이나 상각 절차를 정해진 기한 안에 밟았는지는 배임의 성립요건 자체는 아니지만 사건의 인상을 크게 바꿉니다. 임무를 저버린 사람이라면 부실을 덮고 만기를 연장해 가며 시간을 끌었을 것이라는 전제를 정면으로 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연체관리대장, 경매 신청서와 배당 자료, 이사회 보고 자료를 함께 확보해 대출 이후에도 회수를 위해 움직였다는 시간선을 만듭니다. 이 자료는 뒤에서 볼 손해액 다툼에서 실제 손실 규모를 좁히는 근거로도 그대로 쓰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손해와 이득액의 크기를 해체하기


배임 사건에서 임원의 운명을 실제로 가르는 것은 유무죄만이 아니라 액수입니다. 5억 원과 50억 원을 경계로 법정형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손해액은 유죄가 인정될 상황에서도 끝까지 다투어야 할 영역입니다.

1) '대출금 전액' 법리가 걸리는 지점을 정확히 압니다.

많은 임원들이 "담보를 잡았으니 담보가치를 넘는 부분만 손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법원은 부실대출로 업무상배임이 성립하는 경우, 담보물의 가치를 초과하여 대출한 금액이나 실제로 회수가 불가능하게 된 금액만이 아니라 재산상 권리의 실행이 불가능하게 될 염려가 있거나 손해 발생의 위험이 있는 대출금 전액을 손해액으로 본다고 합니다(위 2014도753 판결, 대법원 2000. 3. 24. 선고 2000도28 판결 참조). 즉 배임이 인정되는 순간 액수는 급격히 커집니다. 그래서 다툼의 무게는 산식이 아니라 어느 대출이 임무위배 대출인지를 가려내는 쪽으로 옮겨 가야 합니다.

2) 대출을 건별로 분리해 혐의 범위를 좁힙니다.

수사기관은 같은 차주나 같은 시기의 여신을 하나로 묶어 총액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중에는 정상적으로 심사되어 만기까지 상환된 대출, 다른 임원의 전결로 실행된 대출, 기존 채무를 정리하기 위한 대환이 섞여 있습니다. 대출 실행일·차주·담보·결재자·상환 내역을 표로 분해하면 혐의 대상 건수와 금액이 줄어들고, 여러 배임행위를 하나로 묶는 포괄일죄 구성이 타당한지도 다시 따질 수 있습니다. 총액이 5억 원 문턱 아래로 내려가면 적용 법조 자체가 형법 제356조로 돌아옵니다.

3) 결재 시점에 손해 발생의 위험이 있었는지를 경제적 관점에서 다툽니다.

배임죄의 손해는 현실적 손해뿐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를 포함하지만, 그 판단은 법률적 형식이 아니라 경제적 관점에서 전체 재산가치의 감소가 있었는지를 봅니다. 손실을 야기한 행위가 동시에 그에 상응하는 반대급부를 준 경우에는 손해가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9도14268 판결 참조). 대출 당시 유효담보가 범위 안에서 실행되었고 이후 시세 하락으로 부실이 생긴 사안이라면, 시점별 감정평가액과 담보 비율 자료를 붙여 "그때는 위험이 없었다"는 주장을 수치로 세울 수 있습니다.

4) 가중처벌 조항의 적용 여부와 양형 자료를 함께 준비합니다.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고, 이득액 이하의 벌금이 병과될 수 있습니다(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법정형이 이렇게 높으면 집행유예 여지가 좁아지므로, 액수를 줄이는 작업과 함께 개인적 이익을 취한 바가 없다는 점, 금고의 회수액과 실제 손실 규모, 재직 기간의 실적과 재발 방지 조치를 정리해 양형 자료로 제출합니다.


결론


부실 대출 배임 사건은 결과가 아니라 결재 당시의 심사로 판단됩니다. 그런데 그 심사를 증명할 서류는 금고 안에 있고, 임원이 퇴직한 뒤에는 접근조차 어려워집니다. 감사 지적이나 고발 소식을 들은 시점이, 여신 서류와 회의록을 확보하고 자신의 결재 범위를 정리해 두어야 할 시점인 이유입니다.

또 하나, 첫 조사에서 "관행이었다", "위에서 하라고 했다"는 식의 진술이 나가면 그 한 줄이 임무위배와 고의를 동시에 인정하는 자료로 쓰입니다. 규정을 지킨 부분과 지키지 못한 부분을 스스로 구분한 뒤에 진술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지금 금고의 여신 건으로 조사를 앞두고 계시다면, 어느 대출이 실제 쟁점이고 손해액이 어디까지 잡히는지부터 한 번 점검을 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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