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에서 수면제를 언급한 뒤 수사 통보를 받았다면
사건 개요
라이브 방송을 하다 무심코 흘린 한마디에서 시작됩니다. "요즘 잠이 안 와서 수면제를 몇 알씩 먹는다", "친구가 남은 걸 줘서 그것도 먹어 봤다" 같은 말입니다. 방송 중에는 그저 피곤함을 토로한 것이었는데, 그 장면만 잘린 클립이 커뮤니티로 퍼지고 조회수가 붙습니다. 그리고 몇 주 뒤, 경찰서에서 출석요구서가 도착합니다. 죄명란에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이 적혀 있습니다.
이런 통보를 받은 분들이 가장 먼저 하는 말은 대체로 같습니다. "병원에서 처방받아 먹은 약인데 왜 마약 사건이 되느냐"는 것입니다. 실제로 불면증 치료에 쓰이는 수면·진정 계열 약 상당수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정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되어 있고, 그래서 이 약을 둘러싼 다툼은 처음부터 마약류 사건의 틀에서 다뤄집니다. 억울함을 아무리 설명해도 그 틀 자체는 바뀌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의사의 처방과 약국의 조제를 거쳐 복용한 것이라면 그 자체는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같은 법 제3조 제1호가 금지하는 것은 "이 법에 따르지 아니한 마약류의 사용"이고, 제4조 제2항 제1호·제2호는 마약류취급의료업자로부터 투약받아 소지하거나 마약류소매업자, 즉 약국에서 구입·양수하여 소지하는 경우를 취급 금지의 예외로 명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 경로 안에 있었다는 사실을 말이 아니라 기록으로 보여줄 수 있는가입니다. 방송 발언은 이미 퍼져 있는데 기록은 그때부터 찾기 시작하는, 순서가 거꾸로 된 상황에서 사건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문제 된 약이 향정신성의약품 중 어느 목에 해당하는지입니다. 같은 법 제2조 제3호는 남용 우려의 정도에 따라 향정신성의약품을 가목부터 라목까지 나누는데, 나목·다목 위반은 제60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인 반면, 라목 위반은 제61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법정형 자체가 다릅니다. 둘째, 복용이 앞서 본 적법한 처방·조제 경로 안에 있었는지입니다.
셋째, 방송 발언이 본인의 복용을 넘어 타인에게 주거나 받은 사실까지 드러내는지입니다. 제4조 제1항 제1호는 소지·사용·투약뿐 아니라 수수(授受)와 제공까지 함께 금지하므로, 여기서부터는 별개의 범죄가 됩니다. 넷째, 발언 자체가 독립한 처벌 대상인지입니다. 2025년 4월 1일 개정으로 제3조 제12호(금지되는 행위에 관한 정보를 타인에게 알리거나 제시하는 행위)와 제13호(타인에게 마약류의 투약·흡연·섭취를 유인하거나 권유하는 행위)가 정비되면서, 불특정 다수가 보는 방송에서의 언급은 그 내용에 따라 그 자체로 문제 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 네 갈래는 무엇을 말했는가와 무엇이 기록에 남아 있는가라는 두 축에서 결정되고, 대응도 그 두 축으로 나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방송 발언이 그대로 '자백'으로 굳지 않도록 진술을 관리하기
이런 사건에서 수사의 출발점은 압수물이나 감정서가 아니라 본인의 입입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도 진술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진술의 범위를 먼저 고정합니다.
1) 방송 원본과 발언의 맥락을 먼저 확보합니다.
퍼져 있는 것은 대개 앞뒤가 잘린 30초짜리 클립입니다. 그래서 다시보기 영상 전체, 실시간 채팅 로그, 방송 대본이나 큐시트, 편집 전 원본 파일을 시점별로 확보해 실제로 무슨 말을 어떤 맥락에서 했는지를 특정하는 일부터 합니다. 타인의 사례를 인용한 것인지, 과장된 농담이었는지, 본인의 경험 진술인지에 따라 사건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영상 삭제나 채널 비공개입니다. 유리한 원본까지 함께 사라져 방어 수단을 스스로 없애는 결과가 되고, 증거인멸 정황으로 읽혀 구속 필요성 판단에까지 영향을 줍니다. 참고로 형사소송법 제310조는 피고인의 자백이 그에게 불이익한 유일한 증거인 때에는 유죄의 증거로 삼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어, 수사기관은 발언만으로 사건을 끝내지 못하고 반드시 보강증거를 찾습니다. 발언을 뒤늦게 부인하기보다 원본으로 그 범위를 정확히 묶어 두는 편이 훨씬 유리한 이유입니다.
2) 조사 전에 진술의 축을 세우고 변호인 참여를 신청합니다.
수사기관은 신문 전에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 제1항에 따라 진술거부권을 고지하는데, 그 제3호는 "진술을 거부할 권리를 포기하고 행한 진술은 법정에서 유죄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알리도록 하고 있습니다. 형식적인 문구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조서에 한 번 들어간 표현은 이후 모든 심리의 출발점이 됩니다.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든 경찰 작성 조서든 같은 법 제312조 제1항·제3항에 따라 피고인이 내용을 인정할 때에만 증거로 쓸 수 있지만, 그렇다고 조서에 남은 진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어서 진술 번복 자체가 신빙성 공격의 빌미가 됩니다. 그래서 조사 전에 복용 시기·처방 병원·복용량을 확인된 범위까지만 정리해 축을 세우고, 확인되지 않은 부분은 추측으로 메우지 않습니다. 아울러 같은 법 제243조의2 제1항에 따라 변호인 참여를 신청하고, 제198조 제1항이 정한 불구속 수사 원칙을 전제로 임의동행·긴급체포 요건을 미리 점검해 둡니다.
3) '나눠 줬다·받았다'는 표현이 별개 범죄로 번지지 않도록 관리합니다.
가장 위험한 순간은 본인 복용을 해명하려다 무심코 나오는 한마디입니다. "어머니가 남은 약을 줘서 먹었다"거나 "친구가 힘들어해서 두 알 나눠 줬다"는 진술은, 그 자체로 제4조 제1항 제1호가 금지하는 수수 또는 제공의 자백이 됩니다. 처방받은 본인의 약이라도 그 약을 다른 사람에게 건네는 순간 적법한 경로를 벗어나기 때문입니다. 라목 향정신성의약품이면 제61조 제1항 제5호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되고, 상습성이 인정되면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되며, 상대가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제58조 제1항 제7호가 적용되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전혀 다른 형량대로 넘어갑니다. 나아가 방송에서 구입 경로나 복용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면 제3조 제12호 위반으로 제62조 제1항 제5호(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가, 시청자에게 복용을 권했다면 제3조 제13호 위반으로 제63조 제1항 제17호(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미성년자 대상이면 같은 조 제2항 제2호로 2분의 1 가중)가 문제 됩니다. 다만 제3조 제12호는 마약류 오남용 예방교육 등 공익적 목적인 경우를 단서로 제외하고 있으므로, 해당 방송이 위험성을 경고하는 취지였다면 그 맥락을 전체 회차 구성과 함께 입증해 이 단서에 자리매김시키는 작업이 실질적인 방어가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처방·조제 기록으로 '적법한 경로'를 복원하기
진술로 범위를 묶었다면, 다음은 그 진술을 뒷받침할 객관적 기록입니다. 처방을 받았다는 주장은 흔하지만, 그것을 서류로 맞춰 오는 경우는 드뭅니다.
1) 본인의 청구권으로 진료기록·처방전·조제기록부를 확보합니다.
환자는 의료법 제21조 제1항에 따라 의료인·의료기관에 본인에 관한 기록의 열람이나 사본 발급을 요청할 수 있고, 의료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이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 약국에 대해서도 약사법 제30조 제2항이 같은 내용의 확인 요청권을 인정합니다. 여기서 시간이 곧 증거의 존부를 가릅니다. 의료법 시행규칙 제15조 제1항은 진료기록부는 10년, 처방전은 2년 보존하도록 정하고 있고, 마약류관리법 제32조 제3항 역시 처방전과 진료기록부의 보존기간을 2년으로 정하고 있으며, 약사법 제30조 제1항은 조제기록부를 5년간 보존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3년 전 복용분이라면 처방전 자체는 이미 폐기되었을 수 있으므로, 진료기록부와 약국 조제기록부로 우회해 처방 사실을 복원해야 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요양급여 내역도 처방 시기와 의료기관을 특정하는 보조 자료가 됩니다.
2) 처방량과 복용 진술 사이의 공백을 없앱니다.
많은 분들이 모르는 사실이 있습니다. 마약류관리법 제11조 제1항·제2항에 따라 의료기관과 약국은 마약·향정신성의약품을 조제·투약할 때마다 품명·수량·취급연월일은 물론 환자의 주민등록번호와 질병분류기호, 처방한 의사의 면허번호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보고해야 하고, 그 정보는 제11조의3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축적됩니다. 처방 이력은 이미 전산에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방송에서 말한 복용량이 처방량을 넘어서면 그 차액분의 출처가 곧바로 쟁점이 됩니다. 대응은 복용 시기별로 진료 의료기관과 처방 일수를 표로 정리해 방송 발언과 대조하고, 어긋나는 부분은 발언의 과장이었는지 다른 시기의 기억이 섞인 것인지를 기록으로 설명하는 것입니다. 여러 병원을 옮겨 다닌 이력이 있다면, 제30조 제3항이 의사에게 일정 마약류 처방 시 투약내역 확인 의무를 지우고 제11조의4 제2항 제3호가 그 열람 요청 절차를 정해 두고 있는 만큼 중복 처방을 의심받기 쉬우므로, 불면 증상의 경과와 전원(轉院) 사유를 소명할 자료를 함께 준비해 둡니다.
3) 감정 결과가 나올 것을 전제로 정합성을 미리 맞춥니다.
이런 사건에서는 소변·모발 감정이 뒤따르는 경우가 많은데, 감정 결과의 의미를 오해하면 대응이 어긋납니다. 감정은 특정 성분이 몸에 들어왔다는 사실만 보여줄 뿐, 그것이 처방을 거친 것인지 아닌지는 말해 주지 않습니다. 처방 이력과 검출 성분·시기가 맞물리면 감정 결과는 오히려 적법 복용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되고, 반대로 처방 기록이 없는 성분이 나오면 그때부터 출처를 다투게 됩니다. 그래서 감정 전에 처방 이력을 먼저 정리해 두는 순서가 중요합니다. 한편 통합정보는 수사기관이 임의로 열람할 수 있는 자료가 아닙니다. 제11조의4 제2항 제2호는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영장에 따라 요구하는 경우에만 자료 제공을 허용하고, 같은 조 제3항은 목적이 달성되면 지체 없이 파기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영장 범위를 벗어난 임의 제출 요구에 응할 의무는 없으며, 오히려 본인이 시기와 약품을 특정해 필요한 부분만 선제적으로 제출하는 편이 수사 범위가 무한정 넓어지는 것을 막는 데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
방송 발언에서 시작된 사건은 말이 먼저 퍼지고 기록은 나중에 찾는다는 점에서 구조적으로 불리합니다. 그래서 대응의 첫 단계는 해명이 아니라, 원본으로 발언의 범위를 고정하고 처방·조제 기록으로 적법한 경로를 복원해 두 축을 맞물리게 하는 일입니다. 그 준비 없이 조사에 들어가면, 사실은 처방 범위 안이었던 복용까지 진술의 흔들림 때문에 다투게 됩니다.
만약 실제로 복용이 처방 범위를 넘어섰고 의존 상태가 의심된다면, 방어와 함께 치료 경로를 여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약류관리법 제40조 제7항은 치료보호기관에서의 중독 판별검사를 1개월 이내, 치료보호를 12개월 이내로 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11항은 그 비용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제40조의2 제2항은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 시 200시간의 범위에서 수강명령 또는 이수명령을 병과하도록 정하고 있어, 치료와 재활은 어차피 절차 안으로 들어옵니다. 이를 스스로 먼저 시작해 두었는지는 양형에서 분명한 차이를 만듭니다.
출석요구를 받은 시점은 이미 발언이 확산된 뒤이지만, 기록을 맞추기에는 늦지 않은 때입니다. 다만 처방전의 보존기간이 2년이라는 점에서 시간은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금 어떤 기록을 어디서 확보해야 하는지, 조사에서 무엇을 어디까지 말해야 하는지 방향과 순서를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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