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후 마음을 정리하지 못해 보낸 연락이 스토킹 사건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토킹처벌법은 2021년 시행 이후 두 번의 큰 변화를 겪었고, 특히 2023년 개정 이후로는 "합의하면 끝난다"는 통념이 더 이상 맞지 않게 되었습니다. 지금 기준을 정확히 정리해 드립니다.
먼저 구조입니다.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접근하거나 따라다니는 행위, 주거·직장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전화·정보통신망으로 글·말·영상 등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 물건을 보내거나 주거 부근에 두는 행위 등으로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이 '스토킹행위'이고(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이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면 '스토킹범죄'가 되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제18조 제1항).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이용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됩니다(제2항). 판례는 전화를 걸어 상대방 휴대전화에 벨소리가 울리게 하거나 부재중 전화 표시가 나타나게 한 것만으로도, 실제 통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스토킹행위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대법원 2023. 5. 18. 선고 2022도12037 판결).
다만 모든 연락이 곧바로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대법원은 '지속성'은 1회의 행위라도 상당한 시간 계속된 경우를, '반복성'은 2회 이상의 행위 사이에 시간적 근접성과 장소적 연관성, 범의의 단일성·계속성이 인정되는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경우를 뜻한다고 기준을 정리하면서, 약 2개월 반의 간격을 두고 각 10분, 6분간 이루어진 두 차례 행위는 지속성도 반복성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유죄 원심을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26. 4. 16. 선고 2026도2108 판결). 짧은 시간 안의 몇 차례 연락이나 간격이 크게 벌어진 단발성 행위들에 대해 무죄가 선고된 하급심 사례들도 있습니다. 즉 이 죄의 다툼은 연락의 '내용'보다 횟수·간격·기간이라는 객관적 구조에서 갈리는 경우가 많고, 반대로 거부 의사가 명확히 표시된 뒤 수십 회의 연락이 이어진 사안에서는 그 구조 자체가 유죄의 근거가 됩니다.
2023. 7. 11. 개정의 의미는 분명합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기소할 수 없던 반의사불벌 조항(제18조 제3항)이 삭제되어, 이후의 행위에 대해서는 합의와 처벌불원 의사가 있어도 사건이 종결되지 않고 수사와 기소가 계속됩니다. 합의는 양형에서 반영될 뿐입니다. 여기서 실무적으로 매우 중요한 주의점이 나옵니다. 합의를 하겠다고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는 행위 자체가 새로운 스토킹행위나 잠정조치 위반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합의 의사의 전달은 반드시 제3자를 통한 절차로 진행해야 합니다.
이 법의 실제 무게는 형벌보다 잠정조치에 있습니다. 법원은 수사 단계에서부터 서면 경고, 피해자 주거 등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나아가 유치장·구치소 유치까지 결정할 수 있고 이들은 병과될 수 있습니다(제9조 제1항). 접근금지형 조치는 3개월(연장 가능), 유치는 1개월 이내입니다. 접근금지나 전기통신 접근금지를 어기면 그 자체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별도의 죄가 되고(제20조), 잠정조치 결정 후의 재범은 유치와 구속으로 직결되는 사정이 됩니다. 재판 없이도 일상이 먼저 제약되는 구조라는 점이 이 법의 특징입니다. 유죄판결 시에는 재범예방 수강명령·이수명령이 병과되는 것이 원칙이고(제19조), 초범·경미 사안은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로 종결되는 사례가 많지만 잠정조치 위반이 결합되면 실형 위험이 급격히 올라갑니다. 정리하면, 이 사건 유형에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연락을 완전히 중단하는 것이고, 그 다음이 연락의 횟수·간격·경위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지속·반복성 요건과 대조해 보는 것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