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선후 대표변호사 주용조입니다.
믿고 돈을 빌려주거나 물품을 공급했는데, 상대방이 차일피일 미루며 갚지 않을 때의 답답함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 상황이 있습니다. "정말 돈이 없어서 못 갚는다"며 눈물짓던 채무자가, 알고 보니 자기 명의로 된 유일한 아파트를 아내 이름으로 돌려놓거나 지인에게 헐값에 팔아넘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입니다.
오늘은 이렇게 억울한 채권자분들을 위해, 빚을 갚지 않으려고 꼼수를 쓰는 채무자에게 대응하는 강력한 무기인 '사해행위'와 '사해행위 취소소송'에 대해 아주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1. 사해행위란 정확히 무엇인가요?
어려운 법률 용어 같지만, 뜻은 아주 단순합니다.
사해행위(詐害行爲):
채무자가 갚아야 할 빚이 있으면서도, 고의로 자신의 재산을 줄여서 채권자가 돈을 돌려받지 못하게 방해하는 행위
쉽게 말해 '재산 빼돌리기'입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사례들이 사해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유일한 부동산을 배우자나 자녀에게 '증여'하는 경우
부동산을 지인에게 시세보다 터무니없이 싼 가격에 매각하는 경우
이미 빚이 많은 상태에서 특정 채권자에게만 빚을 갚거나 담보를 설정해 주는 경우
2. 빼돌린 재산, 다시 되찾아올 수 있을까요?
네, 가능합니다. 우리 법은 이런 억울한 상황을 막기 위해 채권자에게 '채권자취소권'이라는 것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제기하는 재판이 바로 사해행위 취소소송입니다. 채무자가 빼돌린 재산을 원래대로 채무자의 이름으로 돌려놓은 뒤, 그 재산을 압류하거나 경매에 넘겨 내 돈을 강제로 받아낼 수 있게 만드는 아주 강력하고 효과적인 절차입니다.
3. 소송에서 이기기 위한 3가지 핵심 조건
하지만 억울하다고 해서 무조건 소송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으로부터 사해행위를 인정받으려면 다음 3가지 퍼즐이 딱 맞아야 합니다.
1) 돈 받을 권리(채권)가 먼저 있었어야 합니다.
채무자가 재산을 빼돌린 시점보다, 내가 돈을 빌려준 시점(채권 발생)이 더 먼저여야 합니다.
2) 채무자가 '빈털터리(무자력)' 상태가 되어야 합니다.
집을 아내에게 넘긴 결과, 채무자에게 남은 재산보다 빚이 더 많아져서 내 돈을 갚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어야 합니다. (만약 집을 넘겼어도 예금이 수십억 원 있다면 사해행위로 보지 않습니다.)
3) 일부러 그랬다는 사실(악의)이 있어야 합니다.
채무자는 물론이고, 재산을 넘겨받은 사람(수익자) 역시 "이렇게 재산을 넘겨받으면 채권자가 돈을 못 받게 되겠구나"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어야 합니다.
4. 주의하세요! 소송에는 '골든타임'이 있습니다
사해행위 취소소송에서 가장 안타까운 경우가 바로 '시간'을 놓치는 것입니다. 이 소송은 언제든지 제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법에서 정한 엄격한 기한(제척기간)이 있습니다.
채무자가 재산을 빼돌렸다는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이내
채무자가 재산을 빼돌린 날로부터 5년 이내
둘 중 하나라도 기간이 지나버리면, 아무리 증거가 명백해도 소송을 제기할 수 없습니다. 채무자의 수상한 움직임을 포착했다면 하루빨리 법률 전문가를 찾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5. 변호사의 한마디
사해행위 취소소송은 민사소송 중에서도 가장 까다롭고 복잡한 소송으로 꼽힙니다. 채무자의 재산 상태(무자력)를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하고, 재산을 넘겨받은 제3자와의 치열한 법적 공방도 이겨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채무자의 재산 은닉이 의심되신다면 지체하지 마시고 법률사무소 선후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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