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많은 의뢰인들이 양육권과 양육비의 관계를 혼동하여 이렇게 질문합니다.
양육권을 포기하면 양육비도 안 줘도 되는 거 아닌가요
아닙니다. 그런데 이렇게 알고 계신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양육권, 친권, 양육비, 면접교섭권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개념들이 섞여서 혼란을 만들고 있는 거죠.
오늘은 실제로 가장 많이 헷갈려 하시는 부분들만 골라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양육권과 친권은 다릅니다
흔히 "양육권을 가져온다"고 표현하지만, 법적으로는 친권과 양육권(양육자 지정)이 분리되어 있습니다.
친권: 자녀의 재산관리, 법률행위 대리 등 법적 대표 권한
양육권: 실제로 누구와 함께 살며 키우는지에 대한 권한
그래서 이혼을 할 때는 "자의 양육"과 "친권자 결정"에 관해서 별도로 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민법 제836조의2(이혼의 절차)
④ 양육하여야 할 자가 있는 경우 당사자는 제837조에 따른 자(子)의 양육과 제909조제4항에 따른 자(子)의 친권자결정에 관한 협의서 또는 제837조 및 제909조제4항에 따른 가정법원의 심판정본을 제출하여야 한다.

자의 양육을 담당하는 자를 "양육자", 친권 행사를 결정하는 자를 "친권행사자"라고 표현합니다.
양육자가 친권을 행사하도록 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둘은 한 사람에게 같이 줄 수도 있고, 따로 나눠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친권은 부모 공동으로 유지하되, 양육은 한쪽이 전담하는 형태도 꽤 있습니다.
다만, 양육권과 친권을 나누어 갖는 경우 (아내는 양육권 남편은 친권)는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친권/양육권의 지정은 '자의 복리'를 우선하여 고려해야하는데, 양육자가 친권을 행사할 수 없다면 아이에게 불이익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부모님인 의뢰인 분들도 그런 방향의 결정을 원하진 않으십니다.
친권은 법률, 양육권은 생활
친권은 주로 소송과 같이 법률적으로 자녀의 권리를 행사하는 문제이고, 양육은 실질적으로 누가 아이를 키우냐의 문제입니다.
사실 일반적인 가정에서 "친권행사자"가 누구이냐를 직접적으로 다툴일이 많지는 않습니다.
다만 미성년자녀가 수익활동을 하게 되면 종종 문제가 되곤 합니다. 어린 나이에 활동을 시작하는 연예인들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지요.
최근에는 모그룹의 미성년자 멤버 중 1인의 아버지가 '친권'을 박탈당하여 어머니가 단독으로 친권을 행사하게 되었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친권"이 무엇인가 이슈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다만, 언론에서는 편하게 "친권 박탈"이라고 썼지만, 법적으로는 민법 제924조에 따른 친권상실선고(전면적·영구적 친권 박탈)와는 다른 결정으로 보입니다. 친권상실선고는 훨씬 무거운 절차이고, 이 사건은 부모 간 의견 불일치로 인한 특정 사항에 대한 친권행사 제한에 가깝습니다.

양육비는 양육권과 별개로, 부모의 공동 의무입니다
양육비는 누가 키우느냐와 무관하게, 부모로서 자녀를 부양해야 하는 법적 의무에서 나옵니다.
비양육친(자녀와 함께 살지 않는 쪽)이라도 양육비 지급 의무는 그대로 남습니다. 양육권을 넘겼다고, 친권을 포기했다고, 재혼을 했다고 사라지는 의무가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이 부분 때문에 분쟁이 자주 생깁니다. "내가 양육권도 없는데 왜 돈을 내야 하냐"는 항의를 많이 받지만, 법원의 입장은 명확합니다. 자녀를 직접 키우지 않는 것과, 자녀를 부양할 의무가 있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양육비는 '기준'이 있습니다
양육비는 일반적으로 서울가정법원 양육비산정기준표라는 기준을 따릅니다.
이 기준표는 부모의 합산소득과 자녀의 연령대를 기준으로 표준 양육비를 산정합니다. 여기에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가산·감산 요소로 반영됩니다.
자녀의 수
거주 지역
부모의 재산 상황
추가 양육 비용(교육비, 의료비 등)
협의이혼이든 재판이혼이든, 이 기준표가 사실상 출발점이 됩니다. "내가 형편이 어려우니 적게 주겠다"는 일방적 주장만으로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양육비를 안 주면 다음과 같은 수단들이 있습니다.
직접지급명령: 비양육친의 급여에서 양육비를 직접 공제하도록 법원이 명령
이행명령 및 과태료: 정해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을 경우 법원이 이행을 명령하고, 불응 시 과태료 부과
감치: 정당한 이유 없이 양육비를 반복적으로 지급하지 않으면 30일 이내 감치(구금) 가능
운전면허 정지, 출국금지: 양육비이행관리원을 통해 신청 가능
면접교섭권은 '권리'이자 '자녀를 위한 제도'입니다
비양육친에게는 면접교섭권이 있습니다. 다만 이걸 단순히 "내가 보고 싶으니까 행사하는 권리"로만 이해하시면 안 됩니다.
면접교섭권은 자녀가 양쪽 부모와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양육비를 안 준다는 이유로 면접교섭을 막거나, 면접교섭을 안 시켜준다는 이유로 양육비를 안 주는 식의 '맞보복'은 법적으로 정당화되지 않습니다.
두 사안은 각각 독립적으로 다뤄지는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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