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자녀나 배우자가 군사법원에서 구속되면 가족들은 가장 먼저 보석을 알아봅니다. '필요적 보석'이라는 말을 듣고 청구만 하면 당연히 풀려날 거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법이 정한 몇 가지 제외사유 중 하나에 해당하는 순간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청구를 할 수 있는 사람의 범위, 필요적 보석의 원칙과 예외, 예외에 해당해도 남아 있는 임의적 보석의 가능성까지 단계별로 확인해야 헛걸음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군사법원법이 정한 보석 청구권자와 필요적 보석 제외사유, 그리고 제외사유에 해당했을 때 남은 선택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군사법원 보석 청구권자 — 피고인 본인 아니어도 청구할 수 있다
군사법원법 제134조는 구속된 피고인의 보석을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의 범위를 폭넓게 정해두고 있습니다. 구속 중인 피고인은 접견이 제한되고 서류 작성도 쉽지 않은 처지에 놓이는 경우가 많아, 본인이 직접 청구서를 준비하지 못하더라도 주변 사람이 대신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실제로 군 사건에서는 부대에 남아 있는 피고인보다 면회를 다니는 부모나 배우자가 먼저 보석 청구를 준비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은 피고인 본인, 변호인, 법정대리인,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 가족, 동거인, 고용주까지 아홉 부류입니다.
피고인 본인 — 구속 상태에서도 직접 청구 가능.
변호인·법정대리인 — 소송절차를 대리하는 지위에서 청구.
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 — 신분관계만으로 독립하여 청구 가능, 피고인의 위임 불요.
가족·동거인·고용주 — 실제 생활관계나 근로관계에 있는 사람까지 포함.
청구서는 사건이 계속 중인 군사법원에 제출합니다. 2022년 군사법원법 개편으로 각 군 본부 소속 보통군사법원이 폐지되고 국방부 직속 지역군사법원 체제로 바뀌었지만, 청구권자의 범위나 청구 방식 자체는 개편 전후로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청구 시점에도 특별한 제한은 없습니다. 기소 이후 1심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은 물론,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뒤 항소심 재판부에 사건이 계속 중인 단계에서도 보석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선고가 임박한 시점에 청구하면 심리할 시간이 부족해 결론이 늦어질 수 있으므로, 구속 초기에 사실관계와 소명자료를 정리해 청구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필요적 보석의 원칙 — 청구가 있으면 예외 없이 허가해야 한다
군사법원법 제135조는 보석 청구가 있으면 군사법원이 원칙적으로 이를 허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필요적 보석이라 부르는 이유는, 법원이 이런저런 사정을 자유롭게 저울질해 허가 여부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법이 정한 제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반드시 허가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형사소송법상 민간 법원의 보석 제도와 같은 골격이며, 군사법원법이 별도 조문으로 이를 그대로 이어받고 있습니다.
이 원칙이 실무에서 갖는 의미는 입증책임의 방향입니다. 피고인 쪽이 '왜 풀어줘야 하는지'를 적극적으로 증명할 필요는 원래 없고, 반대로 군검사 쪽이 '왜 제외사유에 해당해 풀어주면 안 되는지'를 소명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청구서에 피고인의 소속·계급·복무기간·가족관계·주거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해 제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함께 밝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제외사유가 아예 문제 되지 않는 사안이라도, 소명자료가 부실하면 심리가 길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필요적 보석은 법원의 재량이 아니라 원칙이다 — 제외사유에 해당하는지를 다투는 것이지, 풀어줄지 말지를 저울질하는 절차가 아니다.
필요적 보석 제외사유 6가지 — 하나라도 해당하면 판단 구조가 바뀐다
군사법원법 제135조는 다음 여섯 가지 중 하나에 해당하면 필요적 보석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섯 사유 중 하나라도 걸리면, 법원은 더 이상 '허가해야 한다'는 원칙에 묶이지 않고 뒤에서 살펴볼 임의적 보석의 틀로 넘어가게 됩니다.
사형, 무기 또는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때 — 군형법 제53조 상관살해죄, 제59조 초병살해죄처럼 법정형이 사형 또는 무기징역인 범죄가 이에 해당합니다.
누범이거나 상습범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때.
죄증을 인멸하거나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때.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때.
피고인의 주거가 분명하지 아니한 때.
피해자, 사건 재판에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 또는 그 친족의 생명·신체·재산에 해를 가하거나 가할 염려가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때.
여섯 사유 중 실무에서 가장 자주 다투어지는 것은 세 번째와 네 번째, 즉 죄증인멸 염려와 도망 염려입니다. 나머지 사유는 공소사실이나 전과 기록만 확인하면 비교적 명확하게 가려지는 반면, 인멸·도망 염려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믿을 만한' 수준인지를 구체적 정황으로 다퉈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다음 항목에서 따로 짚겠습니다.
도망·인멸 염려 판단 — 군인 신분이라서 달라지는 지점
도망할 염려나 죄증을 인멸할 염려가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믿을 만한' 수준인지는 사건마다 구체적 정황을 따져 판단합니다. 군인 신분이라는 사정은 이 판단에 양방향으로 작용합니다. 한편으로 현역 군인은 소속 부대와 주소가 분명하고 병적 관리를 통해 소재 파악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도망 염려가 낮게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과거 무단이탈이나 탈영 전력이 있는 피고인이라면 오히려 도망 염려를 뒷받침하는 구체적 정황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죄증인멸 염려도 마찬가지로 사건 유형에 좌우됩니다. 예를 들어 공동정범이 있는 사건에서 피고인이 계속 자유로운 상태로 있으면 같은 부대 소속 동료 증인들과 접촉해 진술을 맞출 가능성이 문제될 수 있고, 이런 정황이 구체적으로 소명되면 죄증인멸 염려가 인정되기 쉬워집니다. 반대로 단독범이고 물적 증거 위주로 수사가 이미 마무리된 사건이라면 인멸할 대상 자체가 마땅치 않다는 점을 청구서에서 적극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이런 식으로 갈립니다. 특별한 사유 없이 부대를 이탈했다가 뒤늦게 복귀한 전력이 있는 피고인이라면, 이번 재판이 불리하게 흘러갈 경우에도 같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아 도망 염려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기 쉽습니다. 반면 입대 이후 징계 전력 없이 정상적으로 복무해 온 피고인이라면, 그 복무 이력 자체가 도망 염려를 낮추는 소극적 사정으로 함께 제시될 수 있습니다.
결국 이 항목의 관건은 추상적으로 '군인이니까 도망 못 간다'거나 '군인이니까 위험하다'고 단정하는 것이 아니라, 계급·보직·복무기간·징계 전력·공범관계 같은 구체적 사실관계를 청구서와 심문 과정에서 얼마나 촘촘하게 제시하느냐입니다.
제외사유에 해당해도 방법은 있다 — 임의적 보석
제135조의 여섯 사유 중 하나에 해당하면 필요적 보석의 원칙은 적용되지 않지만, 그것으로 보석의 문이 완전히 닫히는 것은 아닙니다. 군사법원법 제136조는 제135조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법원이 직권으로, 또는 앞서 살펴본 청구권자의 청구에 따라 결정으로 보석을 허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임의적 보석 또는 직권보석이라 부릅니다.
필요적 보석과 임의적 보석의 차이는 판단 구조에 있습니다. 필요적 보석은 제외사유가 없는 한 반드시 허가해야 하는 원칙이지만, 임의적 보석은 제외사유가 있어도 법원이 재량으로 허가 여부를 정하는 절차입니다. 실무상 상당한 이유로 고려되는 사정에는 피고인의 지병으로 구금 상태가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줄 우려, 노부모나 어린 자녀를 부양할 사람이 피고인뿐인 사정, 수사·재판이 상당 부분 진행되어 죄증인멸의 실익이 사실상 사라진 단계라는 점 등이 꼽힙니다.
다만 임의적 보석은 문언 그대로 법원의 재량이므로, 필요적 보석처럼 청구만 하면 되는 절차가 아니라 상당한 이유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소명하느냐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제외사유에 해당하는 사정을 부정하기 어렵다면, 그 사유를 상쇄할 만한 다른 사정을 함께 제시하는 방향으로 청구 전략을 짜야 합니다.
제외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석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 임의적 보석은 그 사유를 상쇄할 상당한 이유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보여주느냐의 싸움이다.
보석이 허가되면 붙는 조건 — 보증금부터 접근금지까지
보석이 허가된다고 해서 아무 조건 없이 석방되는 것은 아닙니다. 군사법원법 제139조는 법원이 보석을 허가할 때 필요하고 상당한 범위에서 다음 조건 중 하나 이상을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조건을 정할 때 법원은 제138조에 따라 범죄의 성질과 죄상, 증거의 증명력, 피고인의 전과·성격·환경 및 자산, 피해자에 대한 배상 등 범행 후의 정황을 함께 고려해야 하고, 피고인의 자금 능력이나 자산 정도로는 도저히 이행할 수 없는 조건은 애초에 정할 수 없습니다.
지정된 일시·장소에 출석하고 증거를 없애지 않겠다는 서약서 제출.
법원이 정하는 보증금에 상당하는 금액을 낼 것을 약정하는 약정서 제출.
주거를 제한하고 변경이 필요하면 법원 허가를 받도록 하는 등 도주 방지 조치 수용.
피해자나 사건 관련자, 그 친족의 생명·신체·재산에 해를 끼치지 않고 그 주거·직장 등에 접근하지 않을 것.
보증금 납입이나 그에 상당한 담보 제공.
실무에서 가장 흔히 함께 부과되는 조건은 보증금 납입과 주거 제한입니다. 군인 신분 피고인이라면 보석 기간 중 소속 부대 복귀 여부, 휴가·외출 형태의 신병 관리 문제까지 함께 정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조건을 정하는 단계에서부터 이 부분을 구체적으로 밝혀두는 것이 이후 절차를 매끄럽게 합니다.
보증금은 현금으로만 납입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보증보험증권이나 보증서로 갈음하는 방식도 실무에서 흔히 쓰입니다. 다만 보석이 허가되었다는 결정 자체만으로 곧바로 석방되는 것은 아니며, 법원이 정한 조건을 실제로 이행했음이 확인된 뒤에야 석방이 집행됩니다. 결정과 석방 사이에 조건 이행 절차가 끼어 있다는 점은 가족들이 자주 놓치는 부분입니다.
보석이 취소되면 어떻게 되나 — 군검사 의견과 보증금 몰취
보석에 관한 결정을 내리기 전, 군사법원법 제137조에 따라 법원은 반드시 군검사의 의견을 물어야 합니다. 군검사는 의견 요청을 받으면 지체 없이 의견을 밝혀야 하고, 구속을 취소하는 결정에 대해서는 군검사가 즉시항고를 할 수 있습니다. 보석 허가 이후에도 피고인이 조건을 위반하거나 도망·죄증인멸 정황이 새로 드러나면 법원은 직권 또는 군검사의 청구로 보석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보석이 취소되면 보증금이나 담보에 대한 처리가 뒤따릅니다. 군사법원법 제143조에 따라 법원은 보석을 취소할 때 직권 또는 군검사의 청구로 결정을 통해 보증금이나 담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몰취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보증금 납입이나 담보 제공을 조건으로 석방된 피고인이 형을 선고받고 그 판결이 확정된 뒤 형 집행을 위한 소환을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거나 도주한 경우에는, 재량이 아니라 반드시 보증금이나 담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몰취하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보석 조건은 무한히 유지되는 것도 아닙니다. 구속영장의 효력이 상실되면 그에 따른 보석 조건의 효력도 함께 상실됩니다. 실형이 확정돼 집행이 시작되거나 무죄·불기소로 사건이 종결되는 등 구속의 근거 자체가 사라지는 시점에는 별도 절차 없이도 보석 조건에서 벗어나게 되는 구조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피고인 본인이 구속 중이라 서류를 못 쓰는데, 가족이 대신 보석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군사법원법 제134조는 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가족 등이 피고인의 위임 없이도 독립하여 보석을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어, 면회가 가능한 가족이 먼저 절차를 진행하는 경우가 실무상 흔합니다.
Q. 필요적 보석 제외사유에 하나라도 해당하면 보석은 완전히 불가능한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제외사유에 해당하면 반드시 허가해야 하는 필요적 보석의 원칙은 적용되지 않지만, 군사법원법 제136조에 따른 임의적 보석으로 상당한 이유를 소명하면 여전히 보석이 허가될 수 있습니다.
Q. 도망 염려가 있는지는 어떻게 판단하나요?
A. 계급·보직·복무기간, 과거 무단이탈이나 징계 전력, 주소지의 확실성 등 구체적 사정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현역 신분이라는 사정만으로 자동으로 도망 염려가 없다거나 있다고 단정되지는 않습니다.
Q. 보석이 허가되면 부대로 복귀하나요, 자택에 머무나요?
A. 사건과 신병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법원이 정하는 주거 제한 조건에 부대 복귀나 특정 주소지 거주가 함께 정해지는 경우가 많아, 청구 단계에서 희망하는 신병 관리 방안을 구체적으로 밝혀두는 것이 좋습니다.
Q. 보증금은 어느 정도로 정해지나요?
A. 법으로 정해진 고정 금액은 없고, 범죄의 성질과 죄상, 피고인의 자산 정도 등을 고려해 법원이 사건마다 정합니다. 다만 피고인의 자금 능력으로는 이행할 수 없는 액수는 애초에 정할 수 없도록 법이 제한하고 있습니다.
Q. 보석 이후 재판에 계속 출석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A. 소환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하거나 도주하면 보석이 취소되고 보증금이 몰취될 수 있습니다. 특히 형이 확정된 뒤 집행을 위한 소환에 불응하거나 도주한 경우에는 보증금이나 담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반드시 몰취하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맺음말
군사법원에서 구속된 피고인의 보석은 필요적 보석의 원칙과 여섯 가지 제외사유, 그리고 제외사유에 해당하더라도 남아 있는 임의적 보석까지 세 단계로 나눠 살펴봐야 정확한 그림이 보입니다. 청구권자의 범위가 넓다는 점, 제외사유 판단의 핵심이 도망·인멸 염려의 구체적 소명에 있다는 점, 허가 이후에도 조건 위반 시 취소와 보증금 몰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챙겨야 합니다.
2022년 군사법원법 개편으로 성폭력범죄·사망사건·입대 전 범죄가 민간법원으로 옮겨간 만큼, 지금 군사법원에 남아 있는 사건은 군형법 고유의 범죄이거나 그 밖의 평시 군인 신분 범죄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사건 유형이 좁혀진 만큼, 보석 청구서에 계급·보직·복무 이력 같은 군인 신분 특유의 사정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담아내느냐가 결과를 가르는 지점이 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