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DM '이상형이라서' 보냈는데 통매음 신고당했다면
사건 개요
인스타그램에서 마음에 드는 게시물을 보고 그 계정에 DM을 보내는 일은 흔합니다. 문제는 그 DM 한 줄이 상대에게 어떻게 읽히느냐입니다. "그쪽이 딱 제 이상형이에요" 같은 한마디로 시작한 메시지가 상대방에게는 불쾌하고 위협적으로 다가갈 수 있고, 상대가 이를 캡처해 경찰에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로 신고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의뢰인 입장에서는 억울함이 앞섭니다. 성적인 단어를 쓴 적도 없고 그저 호감을 표현했을 뿐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수사기관에서 출석요구서를 받고 나서야 사안의 무게를 실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게 왜 성범죄냐"는 항변과 별개로, 통매음은 반드시 노골적인 성적 묘사가 있어야만 성립하는 범죄가 아니어서, 표현의 수위와 발신 경위, 그리고 반복 여부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실제로 상담을 받아보면 첫 메시지 한 통만 보낸 경우와, 상대가 답이 없는데도 여러 차례 다시 말을 건 경우는 수사기관과 법원이 완전히 다르게 취급합니다. 이 차이를 모른 채 조사에 임하면, 억울함을 풀려던 진술이 오히려 불리한 증거로 굳어질 수 있습니다.
핵심 쟁점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는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우편·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이용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글·음향·그림·영상·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경우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인스타그램 DM도 이 조문이 규율하는 통신매체에 해당하는 것으로 다뤄집니다.
이 사건류에서 실제로 다툴 지점은 두 갈래로 좁혀집니다. 첫째, 문제된 표현이 객관적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킬 정도인지—단순한 호감·구애의 표현과 법이 말하는 성적 표현의 경계가 어디인지입니다. 둘째, 자기 또는 상대방의 성적 욕망을 유발·만족시키려는 '목적'이 실제로 있었는지이며, 이 목적은 표현의 반복성·발신 경위·상대방과의 관계 등 외부에 드러난 정황을 종합해 판단됩니다. 대법원은 성적인 뉘앙스가 담긴 표현이라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이 목적을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고(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2도3416 판결), 동시에 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조롱해 심리적 만족을 얻으려는 의도 역시 '성적 욕망'에 포함된다고 본 판례도 있어(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8도9775 판결), 표현의 결이 어느 쪽에 가까운지가 승패를 가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표현의 수위와 목적 요건을 객관적 기준으로 다투기
가장 먼저 흔들어야 하는 지점은 "그 표현이 정말 법이 말하는 성적 수치심·혐오감을 일으키는 표현인가"와 "성적 욕망을 유발·만족시키려는 목적이 있었는가"입니다. 신고 사실 자체나 상대의 불쾌감 진술만으로 곧바로 혐의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이 두 요건을 객관적 자료로 흔드는 작업부터 시작합니다.
1) 문제된 메시지 전문을 있는 그대로 재구성합니다.
수사기관에는 캡처된 한두 줄만 제출되는 경우가 많아, 앞뒤 맥락이 잘린 채 표현만 부각되기 쉽습니다. 대화 전체—첫 메시지의 문구, 존댓말 여부, 신체 부위나 성행위를 직접 묘사했는지, 이모티콘·말투의 결까지—를 원본 그대로 확보해 제시합니다. "이상형이다"라는 말 자체는 호감의 표현이지 성적 행위나 신체를 겨냥한 묘사가 아니라는 점을, 실제 문언을 근거로 소명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2) 목적 요건을 뒷받침하거나 반박하는 정황을 함께 수집합니다.
판례가 요구하는 '성적 욕망 유발 또는 만족 목적'은 행위자의 주관적 진술이 아니라 동기·경위·내용·상대방과의 관계 등 외부로 드러난 사정을 종합해 판단됩니다. 팔로우·좋아요 등 사전 관심 표시가 있었는지, 메시지가 정중한 어투로 만남이나 대화를 제안하는 형식이었는지, 상대의 거부 의사 표시 후 곧바로 멈췄는지 등은 성적 만족보다 구애·관심 표현에 가깝다는 정황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3) 판례가 갈리는 지점을 정확히 원용합니다.
대법원은 성적인 뉘앙스가 있는 표현이라도 그 자체만으로 목적을 단정할 수 없다고 본 사례와, 상대를 비하·조롱해 심리적 만족을 얻으려는 의도도 성적 욕망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를 함께 남기고 있습니다. 의뢰인의 메시지가 어느 쪽 결에 더 가까운지—즉 비하·조롱·성적 대상화가 아니라 서투른 호감 표현이었는지를 구체적 문언과 정황으로 대조해, 목적 요건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음을 다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반복성과 발신 경위로 혐의의 무게를 다투기
통매음은 조문상 반복을 성립요건으로 요구하지 않지만, 실무에서 반복·지속 여부는 목적을 뒷받침하는 핵심 정황이자 양형을 가르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단 한 번 보낸 메시지와, 무응답·거절에도 계속 이어간 메시지는 완전히 다른 무게로 다뤄지므로, 이 축을 정면으로 정리합니다.
1) 발신 횟수·간격·상대의 응답 여부를 객관적으로 정리합니다.
대화 전체 기록을 시간 순으로 정리해, 메시지가 몇 건이었는지, 상대가 무응답이거나 명시적으로 거절했는데도 다시 보냈는지를 특정합니다. 만약 상대의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반복적으로 메시지를 도달하게 한 정황이 뚜렷하다면, 통매음과 별개로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가 정한 스토킹행위·스토킹범죄 해당 여부까지 함께 검토해, 이중으로 문제 될 소지를 사전에 파악하고 대응 방향을 정합니다.
2) 일회성·우발성을 소명할 자료를 확보합니다.
반대로 메시지가 한 차례에 그쳤고 상대의 반응이 있기 전에 스스로 대화를 정리했다면, 이는 반복·지속의 가중 요소를 배제하는 유력한 자료가 됩니다. 발신 시각과 횟수가 담긴 대화내역 원본을 그대로 보전해, 우발적·일회적 행위였다는 사실을 수사 초기 단계부터 명확히 제시합니다.
3) 조사 대응과 사후 조치를 함께 준비합니다.
출석 조사에서는 위 두 축(표현의 수위, 반복 여부)에 대한 진술이 서로 어긋나지 않도록 사전에 정리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대응합니다. 아울러 상대방에게 이미 심리적 불편이 발생한 점을 고려해 진지한 사과와 재발 방지 의사를 전하고, 필요하다면 합의를 통해 처벌 수위 자체를 낮추는 절차도 함께 준비합니다.
결론
"성적인 말을 한 적이 없다"는 항변만으로는 통매음 혐의에서 자유로워지지 않습니다. 법은 표현의 수위가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혐오감을 일으키는지, 그리고 성적 욕망을 유발·만족시키려는 목적이 있었는지를 정황으로 판단하고, 반복 여부는 그 판단과 양형 모두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인스타 DM 한 통이 신고로 이어져 출석요구서를 받으셨다면, 감정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하기보다 메시지 전문과 발신 경위, 반복 여부를 먼저 객관적으로 정리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그 정리가 표현의 결과 목적 요건을 다투는 첫걸음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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