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중 성적 욕설로 고소당한 10대, 소년부 송치의 조건
사건 개요
중학생, 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최근 부쩍 많이 문의해 오는 사건 유형이 있습니다. 아이가 온라인 게임을 하다가 상대와 말다툼이 붙었고, 감정이 격해진 채팅 중에 성적인 단어가 섞인 욕설이 오갔는데, 그걸 상대방이 캡처해 경찰에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로 고소했다는 것입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게임하다 욕 좀 한 걸로 무슨 성범죄냐"는 억울함이 앞서지만, 정작 경찰서에서 출석 요구를 받고 나면 그 억울함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됩니다.
실제 채팅 로그를 들여다보면 패턴이 비슷합니다. 반복되는 패배나 상대의 도발성 발언에 화가 난 아이가 순간적으로 험한 말을 쏟아냈고, 그 안에 성적인 비속어가 섞여 있었던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이는 성적인 의도로 그런 말을 쓴 게 아니라, 그저 게임 판에서 흔히 오가는 거친 말투(트래시토크)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썼을 뿐입니다. 그러나 고소장에는 그 맥락이 빠진 채, 문제가 된 몇 마디만 캡처되어 첨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성적 표현이 섞였다는 사실만으로 통매음이 곧바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며, 더구나 아이가 미성년자라면 사건이 형사처벌이 아니라 소년부 보호처분으로 갈 수 있는 절차적 갈림길이 따로 있습니다. 다만 이 두 갈래 모두 초기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는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있어야 성립하는 목적범이라는 점입니다. 성적인 단어를 썼다는 사실만으로 이 목적이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검찰과 법원은 발언의 경위·상대와의 관계·표현의 구체적 맥락을 함께 살펴 목적의 존부를 판단합니다. 둘째, 그 성적 표현이 상대방 본인을 직접 겨냥한 것인지, 아니면 상대방의 가족 등 제3자를 향한 관용적 욕설이었는지입니다. 이 구분은 상대방에게 실제로 '성적 수치심'을 안겼다고 볼 수 있는지를 가르는 요소가 됩니다. 셋째, 아이의 나이입니다. 만 14세 이상 19세 미만(범죄소년)이라면 검사가 사건을 정식 형사절차로 진행할지, 소년부로 보내 보호처분으로 종결할지를 재량으로 판단하게 됩니다(소년법 제49조 제1항).
이 세 지점은 서로 이어져 있습니다. 목적성과 맥락을 다투는 작업이 처벌 자체를 막는 방어라면, 소년부 송치를 이끌어내는 작업은 설령 혐의 자체를 완전히 벗지 못하더라도 아이에게 남는 결과의 무게를 최소화하는 방어입니다. 두 갈래를 함께 준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성적 목적 없음'을 게임이라는 맥락 안에서 입증하기
많은 부모님이 "아이가 성적인 의도가 없었다"고 진술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시지만, 진술만으로는 수사기관을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목적이 없었다는 사실은 구체적 정황으로 재구성해야 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방어를 준비합니다.
1) 캡처가 아니라 전체 채팅 로그로 발언의 흐름을 재구성합니다.
고소장에 첨부되는 것은 대개 문제가 된 몇 줄뿐입니다. 그러나 목적성 판단에서 중요한 것은 그 발언이 나오기까지의 흐름입니다. 상대가 먼저 도발적인 언사를 했는지, 반복된 패배 뒤 감정이 격해진 상태였는지, 그리고 문제된 발언 이후 대화가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게임사에 데이터 보존을 요청하거나 아이의 기기에 남은 전체 로그를 확보해, '성적 만족'이 아니라 '순간적 분노의 표출'이었다는 흐름을 객관적으로 보여줍니다.
2) 표현이 향한 대상이 누구인지를 특정합니다.
같은 성적 비속어라도 상대방 본인을 직접 겨냥했는지, 상대방의 부모 등 제3자를 빗댄 관용적 욕설이었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실제로 항소심에서 원심의 벌금형을 파기하고, 표현이 상대방이 아닌 제3자를 향한 것이어서 상대방 본인에 대한 직접적 성적 수치심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한 사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채팅 로그에서 표현의 지시 대상을 문법적으로 특정해 이 논거를 뒷받침합니다.
3) '게임 트래시토크'라는 맥락을 소명자료로 뒷받침합니다.
단순히 "게임에서는 다 그렇게 말한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유사한 상황에서 법원이 성적 목적을 인정하지 않고 '분노나 승부욕의 우발적 표출'로 본 사례들의 판단 구조를 정리해 제시하고, 문제된 발언이 상대를 성적으로 대상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대전 상황에서의 우위를 다투는 거친 말투의 연장선이었음을 발언 전체의 톤과 반복 패턴으로 보여줍니다. 다만 법원은 '화가 나서 그랬다'는 해명만으로 목적을 자동으로 부정하지는 않으므로, 이 세 가지를 함께 갖추어야 방어가 힘을 받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소년부 송치로 이어지는 절차를 설계하기
목적성을 다투는 것과 별개로, 아이가 범죄소년(만 14세 이상 19세 미만)에 해당한다면 사건을 형사처벌이 아니라 소년부 보호처분으로 종결시키는 절차적 방어를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검사의 재량 판단을 이끌어낼 자료를 갖춥니다.
소년법 제49조 제1항은 검사가 소년 피의사건을 수사한 결과 보호처분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다고 인정하면 사건을 소년부에 송치하도록 정합니다. 이 판단은 검사의 재량에 속하므로, 아이의 반성문, 학교생활기록·상담 이력, 보호자의 지도·감독 계획, 재범 방지를 위한 구체적 조치(게임 이용시간 관리, 상담 등)를 정리한 의견서를 수사 초기에 제출해 '형사처벌보다 보호적 처우가 적합한 소년'이라는 점을 검사에게 적극적으로 소명합니다.
2) 피해자와의 관계 회복을 먼저 시도합니다.
진지한 사과와 피해 회복 노력은 검사가 사건을 기소유예·소년부송치·정식기소 중 어느 방향으로 종결할지 판단하는 데 실질적인 근거가 됩니다. 다만 합의를 서두르다 상대에게 끌려다니는 조건을 수락하지 않도록, 합의의 시점과 내용을 사건의 진행 단계에 맞추어 관리합니다.
3) 형사처벌과 보호처분의 실질적 차이를 근거로 방향을 설득합니다.
정식 기소되어 벌금형이라도 확정되면 이는 형사처벌 전력으로 남습니다. 사안이 무겁게 다루어져 징역형까지 이어지면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성폭력처벌법 제42조 — 벌금형은 등록대상에서 제외되지만 징역형은 포함됩니다). 반면 소년부의 보호처분(소년법 제32조, 보호자 감호위탁부터 장기 소년원 송치까지 1호~10호)은 유죄판결이 아니어서 원칙적으로 전과나 신상정보 등록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이 실질적 차이를 검사와 소년부 판사 모두에게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것이, 이 단계 대응의 핵심입니다.
결론
게임 중 오간 거친 말 한마디가 자녀의 형사 기록으로 남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부모님들은 대개 크게 당황하십니다. 하지만 그 당황스러움 때문에 "그냥 사과하고 끝내자"는 식으로 서둘러 대응하면, 목적성을 다툴 기회도, 소년부로 갈 절차적 기회도 함께 놓치기 쉽습니다.
성적 표현이 섞였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표현이 나온 맥락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재구성했는가, 그리고 아이의 나이에 맞는 절차적 트랙을 처음부터 함께 준비했는가가 결과를 가릅니다. 자녀가 게임 채팅으로 통매음 고소를 받았다면, 초기 단계에서부터 이 두 방향을 함께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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