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자식간 서류상 연끊는 법, 호적팔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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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자식간 서류상 연끊는 법, 호적팔 수 있을까? 

김경수 변호사

부모 자식간 서류상 연끊는 법, 호적팔 수 있을까?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빛입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폭행으로 어머니가 집을 나갔고,

이후 아버지와 새어머니의 학대를 견디다 결국 집을 나와 어머니와 살게 된 분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그 뒤로 아버지와는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성인이 된 어느 날, 아버지가 입원해 있다는 요양병원에서 갑자기 연락이 옵니다.

이럴 때 드는 생각은 단순히 ‘연락하기 싫다’는 정도가 아닐 겁니다.

“어릴 때 부모의 보호도 제대로 받지 못했는데,

이제 와서 자녀라는 이유로 제가 아버지를 책임져야 하나요?”

그러다 보면 아예 부모 자식간 서류상 연끊는 법, 흔히 말하는 ‘호적파는법’을 알아보게 됩니다.

법적으로 부모와 자녀라는 관계 자체를 없애는 문제와,

그 관계 때문에 생길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를 정리하는 것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를 가족관계등록부에서 지울 수 있을까요?

과거에는 흔히 ‘호적에서 판다’는 표현을 사용했는데요.

하지만 호주제는 2008년 폐지됐고 현재는 가족관계등록제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족관계등록부에서 부모의 이름을 삭제할 수 있을까요?

실제 친부모와 친자녀라면 어렵습니다.

부모가 자녀를 제대로 양육하지 않았거나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았더라도

실제 친생관계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모와 자녀가 모두 동의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실제 친부모와 친자녀 사이에는 본인의 선택만으로

가족관계등록부에서 서로를 삭제하는, 흔히 말하는 호적파는법은 없습니다.

다만 가족관계등록부에는 부모와 자녀로 되어 있지만

실제 친생관계가 없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때는 출생신고 경위와 친생추정 여부 등에 따라

친생부인의 소,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 등 필요한 절차를 확인해야 합니다.


가족관계 해체 사유서를 쓰면 연을 끊을 수 있을까요?

검색하다 보면 ‘가족관계 해체 및 부양거부·기피 사유서’라는 서류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이름만 보면 이 서류를 작성해 부모와 법적으로 연을 끊을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서류는 가족관계등록부에서 부모를 삭제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복지 등 특정 행정절차에서 서류상 가족이더라도

실제로 오랫동안 관계가 단절됐거나 부양을 주고받지 않았다는 사정을 소명할 때 활용됩니다.

사유서를 작성할 때는 언제부터 어떤 이유로 관계가 끊어졌는지,

이후 연락이나 왕래가 있었는지, 경제적인 지원을 주고받았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합니다.

폭력이나 학대가 이유였다면 관련 신고내역이나 상담기록 등

객관적인 자료를 요구받을 수 있으므로 준비해두는 것도 좋습니다.

다만 이러한 사정이 인정되더라도 법률상 부모와 자녀라는 신분관계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나를 키우지도 않았는데 부모를 부양해야 하나요?

부모와 연을 끊고 싶은 분들에게는 오히려 이것이 더 현실적인 문제일 수 있습니다.

민법상 직계혈족 사이에는 부양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해서

성년 자녀가 생활비와 병원비를 전부 책임져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부양 여부와 범위는 부모의 경제 상황뿐 아니라 자녀가 감당할 수 있는 형편까지 함께 따져 결정합니다.

다만 어린 시절 부모가 자신을 제대로 양육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부양의무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자녀니까 무조건 부모를 책임져야 한다”라고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부모에 대한 민법상 부양의무가 문제된다면 이것은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부모의 경제적 상황과 자녀의 형편 등을 따져 부양 여부와 범위가 정해질 수 있으므로,

병원의 연락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내가 병원비를 내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부모 빚을 떠안고 싶지 않고, 내 주소도 숨기고 싶다면

부모가 살아 있는 동안 진 빚을 단순히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대신 갚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부모가 사망하면 재산뿐 아니라 채무도 상속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와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아 재산과 채무를 파악하기 어렵다면

상속이 시작된 뒤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 절차에는 법에서 정한 기간이 있으므로 사망 사실과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알게 됐다면

그대로 방치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주소 노출이 걱정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과거 가정폭력이나 학대를 피해 부모와 떨어져 살고 있다면

일정한 요건 아래 주민등록표 열람 또는 등·초본 교부 제한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부모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가정폭력 피해 등 법에서 정한 요건과 필요한 자료를 확인해야 합니다.


학대한 부모에게 내 재산이 상속되는 것도 막고 싶다면

가족관계에 따라 부모가 자녀의 상속인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혹시라도 학대했던 부모에게 내 재산이 상속되는 것을 막고 싶다면,

2026년부터 시행되는 상속권 상실 선고 제도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부모가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했거나 중대한 범죄행위,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 등에는 법에서 정한 요건에 따라 상속권 상실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것 역시 부모와 자녀라는 신분관계를 없애는 제도는 아닙니다.

‘나를 키우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부모의 상속권이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도 아니므로

과거의 부양의무 위반이나 학대 정도 등 구체적인 사정을 입증해야 합니다.

마무리 하며

부모 자식간 서류상 연끊는 법을 찾는 분들에게

“친부모라면 호적을 팔 수 없습니다”라는 답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 자신을 보호해주지 않았던 부모에게서 어렵게 벗어났는데,

수십 년 뒤 병원이나 행정기관의 연락 한 통으로

다시 그 관계 앞에 서게 되는 분도 있기 때문입니다.

가족관계등록부에서 부모의 이름을 지울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서류상 부모와 자녀라는 관계가 남아 있다는 것과

그 부모로 인해 생기는 모든 문제를 자녀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부양이나 병원비, 부모의 채무, 주소 노출, 상속 문제는 각각 적용되는 법과 해결 방법이 다릅니다.

그래서 호적파는법을 찾고 있다면 먼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부모와의 관계에서 무엇을 끊어내고 싶은가?’

그 답을 찾으면 지금 걱정하고 있는 문제를

법적으로 정리할 방법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빛은 각자의 가족관계와 그동안의 사정을 충분히 살펴본 뒤,

지금 필요한 법적 대응 방법을 함께 찾아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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