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해로운 면접교섭, 제한·배제될 수 있을까
사건 개요
이혼 후 자녀를 키우는 부모가 상담을 청해 오는 사연 중에는 이런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상대방과 정해 둔 면접교섭 일정은 지켜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아이가 면접교섭을 다녀올 때마다 며칠씩 잠을 설치거나 갑자기 짜증이 늘고, 상대방 이야기만 나오면 몸을 움츠린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에게 폭력 전력이 있거나 술을 마시면 통제가 안 되는 상태로 아이를 데리고 다닌 적이 있다는 이야기도 뒤늦게 나옵니다.
그런데도 막상 면접교섭을 거부하거나 미루면, 이번에는 자신이 "정당한 사유 없이 면접교섭을 방해한 사람"으로 몰려 이행명령이나 손해배상 청구를 당할 수 있다는 사실에 부모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합니다. 아이를 보내는 것도, 안 보내는 것도 불안한 상황에서 법이 어디까지 부모의 판단을 인정해 주는지 궁금해하는 것이 이 상담의 출발점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면접교섭이 자녀의 복리를 실질적으로 침해한다고 인정될 만한 사정이 있다면 가정법원에 제한·배제를 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법원은 면접교섭 자체를 자녀의 권리로 보아 원칙적으로 유지하려는 입장이 강하기 때문에, 막연한 불안이나 부모 사이의 갈등만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결과를 가르는 것은 감정의 크기가 아니라 그 침해를 얼마나 구체적인 근거로 보여 주는가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법원이 실제로 살피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민법 제837조의2 제3항이 정한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때"에 해당할 만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침해 사정이 있는지입니다. 둘째, 그 사정이 면접교섭을 완전히 배제해야 할 정도인지, 아니면 시기·장소·방법을 바꾸거나 제3자를 참여시키는 제한으로도 자녀를 보호할 수 있는지입니다. 셋째, 부모의 진술이 아니라 가사조사·전문가 소견·자녀 본인의 의사 같은 객관적 자료로 그 사정이 뒷받침되는지입니다.
대법원은 면접교섭이 부모의 이혼 후에도 자녀의 정서 안정과 인격 발달을 위해 유지되어야 할 자녀의 권리라는 전제 위에서, 자녀의 복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명백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21. 12. 16.자 2017스628 결정). 단기적인 불편이나 부모 사이의 갈등 정도로는 이 특별한 사정에 이르지 못하고, 그런 경우 법원은 배제 대신 시기·방법을 조정하는 쪽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국 이 사건의 승패는 "얼마나 억울한가"가 아니라, 위 세 가지를 처음부터 자료로 채워 두었는가에서 갈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자녀에 대한 '실질적 침해'를 자료로 세우기
가장 먼저 무너지는 지점은 "아이가 힘들어한다"는 사실을 법원이 받아들일 수 있는 형태로 옮기지 못하는 데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사건에서 다음 순서로 자료를 구성합니다.
1) 비양육친 쪽의 위험 요소를 문서로 확보합니다.
가정폭력 전과나 보호처분 결정문, 음주운전 전력, 정신과 진단서나 입퇴원 기록처럼 이미 존재하는 공적·의료 기록을 먼저 확인합니다. 폭행이나 방임이 있었다면 112 신고 접수증, 상담소 상담일지, 상해진단서 등도 함께 정리해, 상대방의 진술만으로 다투게 되는 상황을 피합니다. 기록이 없는 과거의 일이라면 당시 이를 알았던 가족·지인의 진술서를 확보해 시점과 정황을 구체화합니다.
2) 자녀의 반응을 시간 순으로 객관화합니다.
"아이가 힘들어했다"는 부모의 인상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면접교섭 전후로 나타난 수면·식욕·정서 변화를 날짜별로 기록한 관찰일지를 남기고, 필요하면 소아정신과나 아동 심리상담센터의 진료·상담 기록으로 이를 뒷받침합니다. 자녀가 만 13세 이상이거나 의사표현이 가능한 나이라면, 가사조사관 조사나 심리상담사의 면담 과정에서 자녀 본인의 의사가 직접 확인될 수 있다는 점도 청구 단계에서부터 염두에 두고 준비합니다.
3) 가사조사·전문가 감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가정법원은 면접교섭 제한·배제 심판에서 가사조사관을 통해 가정환경과 자녀의 상태를 직접 조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조사는 부모의 주장을 검증하는 절차이기도 하므로, 조사관 면담에 앞서 위 1)·2)의 자료를 미리 정리해 제출하고, 필요하다면 아동 심리검사나 정신건강의학과 감정을 함께 신청해 법원이 참고할 객관적 근거를 늘립니다. 조사관이 가정을 방문하거나 자녀를 별도로 면담하는 절차가 예정되어 있다면, 아이가 위축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상태를 보일 수 있는 시점과 장소를 조율하는 것도 실무적으로 챙겨야 할 부분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전면 배제'와 '제한' 사이에서 청구를 설계하기
침해 사정이 인정되어도, 청구 자체를 잘못 설계하면 법원은 배제 대신 절충안을 택하거나 청구를 기각합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함께 챙깁니다.
1) 전면 배제 대신 단계적 제한안을 함께 제시합니다.
법원은 면접교섭을 자녀의 권리로 보아 완전한 배제보다 시기·장소·방법의 제한을 우선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전면 배제만을 구하기보다, 상담소나 면접교섭센터 등 제3자가 동석하는 감독형 면접교섭, 만남 시간·장소를 제한하는 방안, 일정 기간 서신·영상통화로 대체하는 방안을 함께 청구취지에 담아 두면, 법원이 절충점을 찾을 때도 보호자가 준비한 방향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2) 상대방의 "일시적 갈등일 뿐"이라는 항변을 미리 차단합니다.
상대방은 대개 "부부간 갈등이 아이에게 잠깐 영향을 준 것일 뿐"이라거나 "지금은 상황이 나아졌다"고 다툽니다. 대법원이 단기적 불편이나 부모 사이의 갈등만으로는 배제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본 만큼, 침해 사정이 일시적이 아니라 반복적·구조적이라는 점—여러 차례에 걸친 자녀의 반응, 반복된 위험 행동—을 시간 순으로 제시해 이 항변의 여지를 좁혀 둡니다. "달라졌다"는 주장에는 실제로 치료나 교육을 이수했는지, 그 이후에도 유사한 일이 재발했는지를 되짚어 반박 자료로 준비해 둡니다.
3) 결정 이후의 재변경 가능성까지 준비해 둡니다.
제한적 면접교섭으로 결정되더라도 상대방이 동석 조건이나 장소 제한을 어기는 일이 반복된다면, 이는 이후 배제로 나아가는 유력한 근거가 됩니다. 반대로 이 심판을 무시하고 상대방이 임의로 접촉을 시도하는 경우에 대비해, 유아인도·접근금지 등 후속 절차의 요건도 함께 검토해 결정문이 실제로 아이를 보호하는 효력을 갖도록 설계합니다. 결정 이후에도 위반 사실이 있을 때마다 날짜·정황을 기록해 두면, 훗날 재변경 심판을 청구할 때 새로운 사정변경으로 즉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결론
면접교섭 제한·배제는 부모의 억울함이 아니라 자녀의 복리를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법원이 원칙적으로 면접교섭을 유지하려는 입장인 만큼, "아이가 힘들어한다"는 확신만으로는 결과를 얻기 어렵고, 그 확신을 뒷받침할 기록을 얼마나 촘촘히 갖추었는가가 결정을 가릅니다.
아이의 반응을 지금부터 기록해 두는 것, 그리고 전면 배제와 단계적 제한 중 어느 쪽이 이 사건에 맞는 청구인지를 먼저 가늠해 보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지금 상황이 걱정된다면, 어떤 자료가 부족하고 어떤 방향으로 청구를 설계해야 할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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