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MA 소지만 하다 검거, 매수와 소지는 별개의 죄일까
사건 개요
텔레그램이나 SNS 채널에서 판매자와 접촉해 MDMA 알약 몇 정을 사기로 하고, 대금을 먼저 입금한 뒤 우편이나 대면으로 물건을 건네받는 방식은 최근 상담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패턴입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막상 손에 넣고 나서는 여러 이유로 실제 투약까지 이어지지 않은 채 시간이 흐르고, 그사이 별건 수사나 판매자 검거 과정에서 신원이 특정돼 뒤늦게 연락처·계좌 내역만으로 검거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이런 분들은 대개 "어차피 안 했으니 그나마 가볍지 않겠느냐"는 생각으로 상담을 청해 오십니다. 그런데 수사기관의 설명을 듣고 나면 당혹스러워하십니다. 투약 여부와 별개로 매수 행위와 소지 행위를 각각 별개의 범죄로 구성해 기소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기 때문입니다. 매수 한 번 한 것뿐인데 왜 죄가 두 개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인지, 그 경계가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MDMA를 매수해 투약 전까지 계속 소지하고 있었던 경우, 매수와 소지가 자동으로 하나의 죄로 합쳐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어떤 사정에서는 두 행위가 하나로 흡수되어 평가되기도 합니다. 그 갈림길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투약 전 검거라는 사실을 어떻게 절차에 반영해야 하는지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MDMA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제3호가목이 정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어, 같은 법이 정한 향정신성의약품 중에서도 가장 무거운 처벌 구간에 놓인다는 점입니다(제3조제5호, 제58조제1항제5호에 따라 매매나 그 목적의 소지·소유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예정돼 있습니다). 둘째, 매수와 소지가 실체적 경합(별개의 죄)으로 처리되는지, 아니면 하나의 행위로 흡수되는지입니다. 셋째, 소지의 성격이 자기 사용 목적인지 매매·제공 목적인지이며, 이는 적용 조문과 형량을 크게 갈라놓습니다. 넷째, 투약 전 검거라는 사실이 수사와 양형에서 실제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서로 맞물려 있어, 초반에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최종적으로 적용되는 죄명의 개수와 무게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대응은 감정적 항변이 아니라, 이 네 지점을 사실관계와 법리로 하나씩 짚어 가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매수·소지의 죄수를 정확히 다투어 이중 처벌 위험을 줄이기
많은 분들이 "매수 한 번 했을 뿐인데 왜 두 개의 죄냐"고 억울해하시지만, 대법원은 투약할 목적으로 마약을 매수해 계속 소지하는 행위에 대해, 그 소지가 매수행위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거나 매수행위에 수반되는 필연적 결과로 볼 수 없는 한, 사회통념상 매수와는 독립한 별개의 행위로 평가해 왔습니다. 즉 매수 직후 곧바로 적발된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 보관하고 있었던 사안이라면, 소지가 매수에 흡수되지 않고 별도의 죄로 다루어질 여지가 큽니다. 이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합니다.
1) 매수와 검거 사이의 시간·정황을 정밀하게 재구성합니다.
매수 시점과 소지가 이어진 기간, 그 사이에 보관 장소를 옮기거나 나누어 두는 등 별도의 관리 행위가 있었는지를 시계열로 정리합니다. 매수 후 곧바로, 사실상 하나의 연속된 동작으로 소지 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안이라면 흡수관계를 주장할 여지가 생기지만, 반대로 상당 기간 스스로 보관·관리한 정황이 뚜렷하다면 이를 무리하게 다투기보다 다른 쟁점에 방어력을 집중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2) 매매(유통) 목적 소지로 의율되는 것을 막습니다.
수사기관은 알약의 수량, 소분 여부, 저울·소분용 봉투 소지 여부, 판매자와의 대화 내용 등을 근거로 단순 소지를 넘어 매매나 제공 목적을 의심하기도 합니다. 매매 목적이 인정되면 적용 조문과 형량이 완전히 달라지므로, 소량·1회 구매·개인 사용 정황을 뒷받침하는 자료(구매 수량, 대화 내용, 계좌 흐름 등)를 정리해 자기 사용 목적임을 분명히 해 둡니다.
3) 초기 진술의 방향을 일관되게 잡습니다.
매수 경위와 소지 경위를 따로따로, 그때그때 다르게 진술하면 오히려 두 행위가 별개로 계획된 것처럼 보여 죄수 판단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압수수색이나 조사 초기 단계부터 매수부터 검거까지의 사실관계를 하나의 흐름으로 일관되게 정리해 두는 것이, 이후 죄수 주장의 설득력을 좌우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투약 전 검거라는 사실을 절차와 양형에 정확히 반영하기
투약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형이 사라진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실제로 다투어지는 실익이 있는 지점입니다. 아직 투약이라는 행위 자체가 없었던 이상, 매수·소지와는 별도로 투약(사용)이라는 죄명이 추가될 근거가 없습니다. 이 부분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면, 수사가 확대되며 실제 하지 않은 투약 혐의까지 함께 다투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1) 소변·모발 감정으로 미투약 사실을 객관적으로 남깁니다.
구두로 "투약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의 감정을 통해 음성 결과를 확보해 두는 것은 무게가 다릅니다. 검거 초기에 감정을 신청해 결과를 기록해 두면, 수사 과정에서 투약 혐의로 조사가 확대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고, 이는 매수·소지 부분의 양형에서도 유리한 정황으로 작용합니다.
2) 조건부 기소유예·치료 연계 제도의 적용 가능성을 검토합니다.
초범이고 소량을 자기 사용 목적으로 매수·소지한 데 그친 사안이라면, 수사기관과 검찰이 운용하는 마약류 사범 대상 치료·재활 연계 조건부 처분 제도의 적용 여지가 있는지를 초기 단계부터 검토합니다. 이는 자동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과, 수량, 수사 협조 태도 등을 종합해 판단되므로, 신청 시점과 준비 자료를 전략적으로 갖추어야 합니다.
3) 양형에 반영될 자료를 미리 준비합니다.
초범 여부, 자백과 반성, 수사 협조, 재범 방지를 위한 구체적 조치(상담·치료 이력 등)는 실제 양형 단계에서 고려되는 요소입니다. 매수·소지가 별개의 죄로 인정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이러한 자료를 갖추어 두었는지에 따라 최종 형량에는 상당한 차이가 생깁니다.
결론
MDMA를 매수해 소지하다 투약 전에 검거된 경우, "투약을 안 했으니 가볍겠지"라는 막연한 기대와 "매수·소지가 각각 처벌된다니 끝났다"는 절망 사이에는 실제로 다툴 수 있는 넓은 영역이 있습니다. 그 영역은 매수와 소지 사이의 시간·정황, 소지의 목적, 투약 전 검거라는 사실을 어떻게 사실관계와 법리로 정리해 내는가에서 결정됩니다.
같은 사실관계라도 초기 대응에 따라 적용되는 죄명의 개수와 형량이 달라질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지금 상황이 어느 지점에 해당하는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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