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받고 있는 퇴직연금 — 재산분할은 정기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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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이미 받고 있는 퇴직연금 — 재산분할은 정기금으로 

김강희 변호사


이미 받고 있는 퇴직연금 — 재산분할은 정기금으로


사건 개요


이혼 상담을 청해 오시는 분들 중에는 배우자가 이미 퇴직을 하고 몇 해째 연금을 받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남편이 공무원이나 교직원으로 근무하다 정년퇴직해 5년 전부터 매달 퇴직연금을 받고 있는데, 정작 그 연금에 아내가 혼인 기간 내내 뒷바라지한 몫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는 누구도 정리해 주지 않았던 것입니다. 아내는 "저 연금도 내 몫이 있는 것 아니냐"고 묻지만, 막상 이혼을 준비하다 보면 이미 손에 쥔 목돈이 아니라 매달 나오는 돈을 어떻게 나누어야 하는지부터 막막해합니다.

더 헷갈리는 지점은 방식입니다. 아직 받지 않은 장래 퇴직급여라면 지금 시점의 가치를 계산해 한 번에 정산하는 방법이 떠오르지만, 이미 다달이 지급되고 있는 연금은 그렇게 하기가 어렵습니다. 남편이 앞으로 몇 년을 더 살아 얼마를 더 받을지 아무도 알 수 없는데, 그 불확실한 미래분까지 지금 현재가치로 환산해 목돈으로 정산하는 것이 과연 맞는 방법인지 의문이 남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미 수령을 시작한 퇴직연금도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며, 이런 경우에는 목돈으로 환산해 한 번에 나누기보다 실제로 연금이 지급될 때마다 일정 비율을 나누어 받는 '정기금' 방식이 원칙적인 해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다만 정기금으로 정한다고 저절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비율을 어떻게 산정하고 지급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실제 결과를 가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이미 지급이 개시된 퇴직연금수급권이 재산분할의 대상에 들어가는지입니다(민법 제839조의2). 둘째, 대상에 들어간다면 어떤 방식으로 나눌지—사실심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현재가치를 환산해 일시금으로 정산할지, 아니면 실제 연금을 받을 때마다 일정 비율을 지급하도록 하는 정기금으로 정할지—입니다. 셋째, 정기금으로 정해졌을 때 그 비율을 무엇을 근거로 산정하고, 판결 이후 실제 이행을 어떻게 확보할지입니다.

대법원은 2014. 7. 16. 선고 2012므2888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이미 발생해 수령 중인 공무원 퇴직연금수급권도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고, 그 분할은 매달 지급되는 연금액 중 일정 비율을 상대방에게 지급하도록 하는 정기금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같은 날 선고된 2013므2250 판결은 아직 받지 않은 장래의 퇴직급여 역시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며, 그 정산은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한 현재가치 일시금 방식과 실제 수령 시의 정기금 방식이 모두 가능하다고 정리했습니다. 즉 이미 수령이 개시된 경우와 장래분인 경우를 나누어 방식을 고르는 것이 지금의 실무 흐름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정기금 방식으로 청구하고, 분할비율의 근거를 세운다


이미 연금이 지급되고 있는 사안에서 굳이 일시금 환산을 고집하면 오히려 불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편이 앞으로 얼마나 더 생존해 연금을 받을지는 통계적 기대여명으로 추정할 수밖에 없는데, 그 추정치로 산출한 현재가치는 실제와 어긋날 위험을 안고 있고, 재판부도 이 불확실성 때문에 이미 수령이 시작된 연금은 정기금 방식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청구를 설계합니다.

1) 이미 수령 개시 사실과 지급액을 객관적 자료로 확정합니다.

공무원연금공단·사학연금공단 등 연금 지급기관에 대한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사실조회를 통해 언제부터, 얼마씩 연금이 지급되고 있는지를 확정합니다. 이미 실제로 지급된 금액이 있으므로 장래분처럼 추정치에 의존할 필요가 없고, 이 확정된 지급 이력이 정기금 청구의 가장 단단한 근거가 됩니다.

2) 혼인기간과 재직기간의 비율로 분할비율의 뼈대를 세웁니다.

퇴직연금은 재직 전 기간의 근로에 대한 후불적 성격을 가지므로, 그중 혼인 중 협력이 미친 부분만 재산분할 대상이 됩니다. 전체 재직기간 대비 혼인기간이 겹치는 기간의 비율을 1차 기준으로 삼되,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가사·육아 전담 여부, 상대방의 사회활동을 뒷받침한 정도, 혼인 파탄의 경위 등 개별 사정을 더해 최종 분할비율을 주장합니다. 판례는 퇴직연금수급권에 대해 다른 일반재산과 별도의 분할비율을 정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므로, 부동산이나 예금 등 다른 재산의 분할비율과 연금 분할비율을 굳이 하나로 맞출 필요가 없다는 점도 청구 설계에 반영합니다.

3) 청구취지에 지급시기·지급방법·지급종기를 구체적으로 특정합니다.

"연금을 나눈다"는 선언만으로는 집행이 되지 않습니다. 지급의무자가 매달 며칠까지, 어느 계좌로, 연금 실수령액의 몇 퍼센트를 지급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의무가 상대방의 사망 시까지 또는 연금 수급권 소멸 시까지 이어진다는 점까지 판결 주문에 구체적으로 반영되도록 청구취지 단계에서부터 문구를 다듬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정기금 채무의 실제 이행을 확보한다


정기금 지급을 명하는 판결을 받아도, 그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상대방이 연금을 받으면서도 약속한 비율을 보내지 않으면, 매달 다시 다투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분할연금 제도를 통해 공단이 처음부터 몫을 나누어 각자에게 직접 지급하지만, 재산분할로 정한 정기금은 상대방 개인이 지급의무자이므로 이행을 확보하는 장치를 소송 단계부터 마련해 두어야 합니다.

1) 가사소송법상 이행명령·제재 절차를 활용합니다.

정기금 지급을 정한 심판이나 조서가 있는데도 이행하지 않으면, 가정법원에 이행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가사소송법 제64조). 이행명령을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응하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고, 금전 지급의무를 3기 이상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는 30일 범위 내의 감치까지 가능합니다(같은 법 제67조, 제68조). 이 절차는 별도의 소송 없이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압박 수단으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실무상 효과가 큽니다.

2) 확정판결·조정조서를 집행권원으로 확보해 강제집행 경로를 열어 둡니다.

정기금 지급을 명한 판결이나 조정조서는 그 자체로 집행권원이 되므로, 불이행이 반복되면 상대방의 급여나 예금에 대한 압류·추심 등 통상의 민사집행 절차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연금 자체는 압류 범위에 제한이 있을 수 있으므로, 지급의무자의 다른 재산 현황을 미리 파악해 두어 이행명령 이후 실제 집행이 막히지 않도록 준비합니다.

3) 물가·연금액 변동에 대비한 조정 여지를 열어 둡니다.

연금액은 물가연동 등으로 매년 소폭씩 조정되고, 세월이 흐르며 당사자의 사정도 변할 수 있습니다. 정기금의 산정 방식을 '고정액'이 아니라 '실수령액의 일정 비율'로 정해 두면 연금액 변동이 자동으로 반영되어 별도의 변경 절차 없이도 형평이 유지됩니다. 이런 세부 문구를 처음부터 조서·판결에 담아 두는 것이 훗날 분쟁을 줄이는 실질적인 방법입니다.


결론


이미 받고 있는 퇴직연금이라 해서 이혼 재산분할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실제 지급액이 확정돼 있다는 점에서, 다달이 나누어 받는 정기금 방식이 더 명확하고 공정하게 정리될 수 있는 재산이기도 합니다.

다만 그 결과는 혼인기간과 재직기간의 관계를 어떻게 근거로 세우는지, 그리고 판결 이후 실제 이행을 어떻게 확보하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배우자가 이미 연금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혼을 준비하고 계신다면, 지급기관에 확인할 자료와 청구취지의 구체적 문구를 미리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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