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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시정명령 불이행, 형사처벌부터 전속고발 절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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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시정명령 불이행, 형사처벌부터 전속고발 절차까지 

김상훈 변호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고도 "일단 지켜보자"는 생각으로 손을 놓고 있는 사업자들이 있습니다. 과징금 통지서와 달리 시정명령은 당장 돈이 빠져나가는 것도, 영업이 곧바로 멈추는 것도 아니어서 체감되는 위기감이 덜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정명령을 정해진 기간 안에 이행하지 않으면, 애초의 위반행위와는 전혀 별개로 그 불이행 자체가 새로운 형사범죄가 됩니다. 게다가 검찰이 곧바로 수사에 나서는 구조가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이 있어야 기소가 가능한 전속고발 절차까지 얽혀 있어, 실제로 형사절차가 어느 시점에 어떻게 시작되는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상담이 적지 않습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시정명령 불이행이 별도 범죄가 되는 이유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장지배적지위 남용, 기업결합 제한 위반, 부당한 공동행위(담합), 불공정거래행위, 사업자단체의 금지행위, 재판매가격유지행위 등을 조사해 위법성이 인정되면 시정명령을 내립니다(공정거래법 제7조·제14조·제37조·제42조·제49조·제52조 각 제1항). 시정명령의 내용은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문제된 행위를 즉시 중지하라는 명령부터 계약조항을 수정하라는 명령, 법위반사실을 공표하라는 명령까지 형태가 다양합니다.

여기서 사업자들이 흔히 놓치는 지점이 있습니다. 시정명령은 그 자체로 원래의 위반행위(담합·불공정거래행위 등)에 대한 제재이지, 시정명령을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한 제재가 아닙니다. 즉 담합 행위 자체로 이미 처벌 대상이 됐다 하더라도, 그 뒤에 내려진 시정명령을 정해진 기간 안에 이행하지 않으면 완전히 별개의 새로운 범죄가 하나 더 성립합니다. "이미 조사받고 시정명령까지 받았으니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가장 위험한 이유입니다.

실무에서 불이행이 문제되는 국면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이행기한 안에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경우, 형식적으로는 조치를 취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위반 상태가 계속되는 경우, 그리고 회사는 이행했다고 주장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그 이행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세 번째 유형은 특히 다툼의 여지가 크므로, 이행 여부를 둘러싼 공정위와의 입장 차이를 어떻게 소명하느냐가 형사절차로 번지는지 여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됩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제125조 형사처벌과 제129조 전속고발의 구조

시정명령 불이행에 대한 형사처벌은 공정거래법 제125조 제1호에 규정돼 있습니다. 시장지배적지위 남용에 대한 제7조제1항, 기업결합 제한 위반에 대한 제14조제1항,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제37조제1항,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제42조제1항,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에 대한 제49조제1항, 재판매가격유지행위에 대한 제52조제1항의 시정조치를 따르지 않으면, 각각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부당공동행위(담합) 자체에 대한 처벌인 제124조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인 것과 비교하면 형량은 다소 낮지만, 두 범죄는 별개로 함께 성립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살펴보면 체감이 달라집니다. 담합 혐의로 조사를 받던 사업자가 조사 단계에서는 소극적으로 대응하다가, 정작 시정명령을 받은 뒤에는 "과징금만 내면 끝났다"고 여기고 이행기한 90일을 그대로 넘겼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경우 담합 자체에 대한 제124조 혐의(3년 이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 벌금)와,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데 대한 제125조 혐의(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 원 이하 벌금)가 별도로 함께 검토 대상에 오릅니다. 두 혐의 모두 전속고발 대상이라 공정위의 고발 여부가 관건이지만, 담합의 규모가 크고 중소기업 피해가 뚜렷하다면 뒤에서 볼 의무고발요청제를 통해 별도의 형사절차가 열릴 가능성도 함께 커집니다.

여기서 전속고발이라는 절차적 장벽이 등장합니다. 공정거래법 제129조 제1항은 제124조 및 제125조의 죄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이 있어야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즉 아무리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분명해도, 공정위가 고발하지 않으면 검찰은 기소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이 재량은 무제한이 아닙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위반의 정도가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중대하여 경쟁질서를 현저히 해친다고 인정되는 경우 공정위가 검찰총장에게 의무적으로 고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공정위가 고발하지 않기로 결정한 사건이라도 형사절차의 문이 완전히 닫히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조 제3항은 검찰총장이 고발요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할 수 있도록 정하고, 제4항은 감사원장·중소벤처기업부장관·조달청장이 사회적 파급효과, 국가재정에 끼친 영향, 중소기업이 입은 피해 정도 등을 이유로 고발을 요청할 수 있도록 정합니다(의무고발요청제). 제5항에 따라 이런 요청을 받으면 공정위는 검찰총장에게 반드시 고발해야 하고, 제6항에 따라 일단 공소가 제기된 뒤에는 공정위가 임의로 고발을 취소할 수도 없습니다. 시정명령 불이행 사안에서 회사 규모가 크거나 중소기업 피해가 뚜렷하다면, 공정위 단계에서 고발을 피했더라도 이 경로로 형사절차가 다시 열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형사처벌의 대상도 한 사람에 그치지 않습니다. 공정거래법 제128조의 양벌규정에 따라 실제 불이행을 결정하거나 방치한 대표자·임직원이 처벌받는 것과 별도로, 법인에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이 함께 부과됩니다. 한편 기업결합 시정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는 형사처벌과 별도로 이행강제금(공정거래법 제17조의3)이 부과될 수도 있어, 시정명령의 유형에 따라 형사처벌 외에 별도의 금전적 제재까지 함께 검토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이행기한 안에서 다투는 다섯 단계

쟁점이 정리됐다면, 실제로는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 이행기한부터 정확히 확인 — 시정명령서에 명시된 이행기한과 이행해야 할 구체적 내용(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이행하라는 것인지)을 먼저 정리합니다. 기한을 넘기는 순간 곧바로 제125조 제1호의 구성요건이 문제되므로, 기한 자체를 다투는 것과 이행 방법을 다투는 것을 구분해 대응해야 합니다.

  • 불복한다면 이의신청·행정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 — 시정명령이 위법·부당하다고 판단되면 이의신청이나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소송 제기만으로는 시정명령의 효력이 자동으로 멈추지 않으므로, 이행하지 않은 채 불복만 하고 있으면 그 기간 동안 불이행 상태가 계속 쌓입니다. 형사처벌을 피하려면 집행정지 신청을 함께 진행해 이행의무 자체를 잠정적으로 정지시켜야 합니다.

  • 이행하기로 했다면 이행 사실을 기록으로 남기기 — 이행했다고 주장만 해서는 부족합니다. 계약서 수정본, 중단 조치를 확인할 수 있는 내부 문서, 공표 이행 캡처본 등 이행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자료를 갖추고, 필요하면 이행 결과를 공정위에 서면으로 보고해 다툼의 소지를 미리 줄여야 합니다.

  • 고발 가능성이 보이면 초기부터 형사 방어 준비 — 위반 정도가 중대하다고 판단될 사안, 또는 의무고발요청제 대상이 될 만한 사안이라면 공정위 조사 단계부터 형사고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술·자료 제출에 임해야 합니다. 조사 단계에서 나온 진술이 이후 형사절차에서 그대로 불리하게 쓰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 양벌규정 대응은 회사와 대표자를 함께 준비 — 법인과 실행 책임자 모두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누가 이행 여부를 실제로 결정하고 관리했는지 내부 의사결정 구조를 정리해 두면 형사절차에서 개인과 법인의 책임 범위를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이행기한이 형사책임의 기준점이 되는 이유

시정명령을 받고도 "과징금도 아닌데 괜찮겠지"라며 미루는 사이, 이행기한은 그대로 지나가고 그 순간부터 별도의 형사범죄가 성립할 조건이 갖춰집니다. 이의신청이나 행정소송으로 다툴 생각이라면 더더욱 집행정지 신청까지 함께 챙겨야 불이행 기간이 쌓이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정명령을 받았다면 이행기한과 이행 방법부터 먼저 점검하시고, 불복할지 이행할지, 그리고 형사절차로 번질 가능성까지 한 번에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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