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 사실을 말했는데도 문제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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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훼손, 사실을 말했는데도 문제가 될 수 있을까? 

배재용 변호사

"사실만 이야기했으니 명예훼손은 아니다."
명예훼손 사건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입니다.

반대로 "거짓말이 아니니까 처벌될 리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건에서는 사실을 말했는지보다 어떤 내용을,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알렸는지가 더 중요한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억울한 일을 겪었다는 생각에 인터넷이나 단체 대화방에 글을 올렸다가 오히려 형사절차의 대상이 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명예훼손은 단순히 진실 여부만으로 판단되는 문제가 아니라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범죄입니다.

명예훼손에서 중요한 판단 기준은 무엇일까?

첫 번째, 공연성이 있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명예훼손은 불특정 또는 다수에게 사실이 전파될 가능성이 있어야 문제가 됩니다.

직접 한 사람에게 이야기했더라도 그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내용을 전달할 가능성이 충분했다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특히 단체채팅방, 온라인 커뮤니티, 회사 메신저, SNS 등은 전파 가능성이 높아 실무에서도 자주 문제가 됩니다.

"한 사람에게만 말했으니 괜찮다"는 생각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사실인지 허위인지보다 표현 방식도 중요합니다.

진실한 내용을 말했더라도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수 있는 내용이라면 명예훼손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의견이나 평가에 가까운 표현이라면 명예훼손보다 모욕죄가 쟁점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어떤 표현이 사용되었고, 객관적인 사실의 적시인지, 단순한 의견인지에 따라 법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세 번째, 공익 목적이 인정되는지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공익을 위한 문제 제기였는지, 단순히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불이익을 주기 위한 목적이었는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예를 들어 소비자 피해를 알리는 글, 직장 내 비위 신고, 공공의 이익과 관련된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표현 범위나 방법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공익을 위한 글'이라고 생각했더라도 법적으로 같은 결론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어떤 과정으로 진행될까?

명예훼손 사건은 대부분 고소를 통해 수사가 시작됩니다.

수사기관은 게시글, 댓글, 메시지, 녹취, 캡처 화면 등을 확보한 뒤 실제 작성자 여부와 게시 경위, 표현 내용 등을 확인합니다.

이후 피의자와 고소인의 진술을 비교하면서 공연성, 사실 적시 여부, 허위성, 공익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게 됩니다.

온라인 게시글의 경우 삭제했다고 해서 반드시 문제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캡처 자료가 남아 있거나 플랫폼의 기록이 확보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가 함께 이루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아 형사절차와 민사절차가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변호사의 도움이 필요한 시점은 언제일까?

명예훼손 사건은 초기에 작성한 진술이나 해명이 이후 사건의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법적 쟁점을 정확히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 경찰 출석 요구를 받은 경우

  • 인터넷 게시글이나 댓글이 증거로 제출된 경우

  • 공익 목적이나 사실 여부를 둘러싼 다툼이 있는 경우

  • 형사절차와 함께 손해배상 청구까지 예상되는 경우

실무에서는 표현 하나의 의미나 게시 경위에 대한 설명이 사건의 판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어, 초기 대응 과정에서 쟁점을 정확히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급한 판단보다 전체 상황을 살펴봐야 합니다.

명예훼손 사건은 "사실이면 문제없다" 또는 "거짓이면 모두 처벌된다"처럼 단순하게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분야가 아닙니다.

표현의 내용, 전파 범위, 작성 목적, 게시 경위, 증거의 형태 등 여러 요소를 함께 검토해야 실제 법적 평가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같은 표현이라도 어떤 상황에서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결론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인터넷에 추가 글을 게시하기보다는, 현재 상황에서 어떤 법적 쟁점이 형성되고 있는지를 먼저 차분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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