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준 돈 안 갚는다고 SNS 폭로하면 명예훼손일까
빌려준 돈 안 갚는다고 SNS 폭로하면 명예훼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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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려준 돈 안 갚는다고 SNS 폭로하면 명예훼손일까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개인 간 돈을 빌려주고 못 받는 일이 늘면서, 채무자를 압박하려고 SNS나 단체 채팅방에 상대방의 실명과 “돈 안 갚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공개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채권자분들 중 상당수는 “내가 빌려준 돈이 사실이고, 사실을 말한 건데 무슨 죄가 되느냐”는 생각으로 상대방의 얼굴과 이름, 채무 내역을 그대로 SNS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막상 상대방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 “사실을 말했을 뿐이다”, “억울해서 알린 것뿐이다”라는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서 진실한 사실이라도 그 공표의 주된 목적이 개인적인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다는 기준을 일관되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채무 독촉이라는 사정만으로는 처벌을 피하기 어렵고, SNS라는 매체 특성상 형이 오히려 가중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빌려준 돈을 갚지 않는다는 사실을 SNS에 알리는 행위가 어떤 경우에 명예훼손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어떤 경우라야 처벌을 피할 수 있는지 최근 법리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빌려준 돈이 사실이어도, SNS에 밝히면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사실을 말했다는 것은 처벌을 피하는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형법 제307조는 명예훼손죄를 두 단계로 나눕니다. 제1항은 진실한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한 경우로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제2항은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경우로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채무자가 실제로 돈을 갚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린 행위 자체는 형사처벌 대상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①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공연성), ②채무자가 누구인지 특정될 것(특정성), ③그 사실이 채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내용일 것이 필요합니다. “돈을 갚지 않는 사람”이라는 표현은 채무자의 신용·평판을 직접 깎아내리는 내용이어서, 세 요건이 대개 어렵지 않게 충족됩니다.

실무에서는 실명 대신 이니셜이나 별명만 썼다고 안심하는 경우도 있지만, 함께 올린 사진·직장·거주지·전화번호 일부 등 주변 정보만으로 지인들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다면 특정성은 그대로 인정됩니다.

빌려준 돈이 진짜 있고, 채무자가 실제로 갚지 않았더라도 그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리는 행위는 명예훼손죄의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2. SNS·단체방에 올리면 정보통신망법상 가중처벌 대상이 됩니다

온라인에 올린 글은 오프라인 발언보다 형이 훨씬 무겁게 처벌됩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제70조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 명예를 훼손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허위의 사실을 드러낸 경우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형법상 명예훼손보다 형량 상한이 훨씬 높습니다.

“단체 채팅방에만 올렸다”, “친한 친구 몇 명에게만 보냈다”는 이유로 공연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은데, 법원은 오랫동안 다음과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소수의 사람에게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도 그 상대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 때에는 공연성을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

즉 팔로워가 적은 비공개 계정이나 친구 몇 명만 있는 단체방이라도, 그 내용이 채무자의 지인·직장 동료에게 옮겨질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채무자를 압박할 목적으로 실명·채무 내역을 올리는 행위는 대개 “비방할 목적”도 함께 인정되기 쉬워, 형법상 명예훼손이 아니라 형이 더 무거운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처벌될 위험이 큽니다.

SNS·단체 채팅방에 올린 글은 소수에게만 보였더라도 전파가능성만 있으면 공연성이 인정되고, 형법이 아니라 형이 더 무거운 정보통신망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3. “사실을 알린 것뿐”이라는 항변은 공공의 이익 요건을 갖춰야만 통합니다

개인적인 빚 독촉이 주된 목적이라면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습니다.

형법 제310조는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채권자들이 흔히 기대하는 “사실을 알린 것뿐이니 무죄”라는 항변이 통하려면, 바로 이 제310조 요건을 갖춰야 합니다.

대법원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여부는 적시된 사실의 내용과 성질, 공표된 상대방의 범위, 표현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판단하되, 다음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 내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 볼 수 있다(대법원 1998. 10. 9. 선고 97도158 판결).

뒤집어 말하면, 주된 목적이 사익적이라면 부수적으로 공익적 요소가 섞여 있어도 제310조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단순히 “돈을 갚지 않으니 압박하려고”, “억울해서 알리고 싶어서” SNS에 올린 경우는 그 주된 동기가 채무 이행을 압박하려는 개인적 이익에 있다고 평가되기 쉬워, 공공의 이익 요건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반면 같은 상대방에게 여러 사람이 반복적으로 피해를 입어 다른 잠재적 피해자에게 주의를 당부하려는 목적이 주된 경우라면 평가가 달라질 여지가 있지만, 이 경우에도 사실관계와 표현 수위가 엄격하게 심사됩니다.

“사실을 말한 것뿐”이라는 항변은 그 목적이 오로지 또는 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만 통하고, 개인적인 빚 독촉이 주된 목적이면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4. 허위 여부와 표현 수위에 따라 처벌 수위와 별도 책임이 달라집니다

사실과 허위, 모욕적 표현이 섞였는지에 따라 적용 법조가 달라집니다.

채무 내역이 사실 그대로라면 형법 제307조 제1항 또는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이, 원금·이자를 부풀리거나 “사기꾼”처럼 사실과 다른 내용을 섞으면 형이 훨씬 무거운 제307조 제2항·제70조 제2항이 문제됩니다. 여기에 “쓰레기”, “인간 같지도 않다”처럼 모욕적인 표현까지 더해지면 형법 제311조 모욕죄가 별도로 성립할 수 있고, 명예훼손과 모욕죄는 실체적 경합으로 함께 처벌될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채무자는 명예훼손을 이유로 민사상 손해배상(위자료)을 청구할 수 있고, 게시물 삭제·정정보도 등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형사 합의금과 민사 손해배상이 별도로 다투어지는 경우도 많아, 채권 회수 목적으로 SNS에 올렸다가 오히려 손해배상까지 부담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다만 형법 제307조와 정보통신망법 제70조는 모두 반의사불벌죄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하면 그 뒤로는 처벌할 수 없습니다. 게시물을 삭제하고 진지하게 사과·합의를 시도했는지는 실제 처벌 여부와 양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고소장 접수 전 게시물 증거 확보가 사건의 향방을 좌우합니다.

SNS 명예훼손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형이 가중되는 사안이라면 초기 대응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SNS에 채무 관련 게시물을 올렸거나, 반대로 그런 게시물의 피해자가 됐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문제 된 게시물을 URL·게시일시·공개범위가 보이도록 화면 전체를 캡처해 원본 형태로 저장합니다.

  2. 게시물이 실제로 누구에게 공유·전달됐는지, 댓글·조회수 등 전파 정황을 함께 정리합니다.

  3. 채무 발생 경위와 금액을 뒷받침할 차용증·계좌내역 등 증빙자료를 별도로 확보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명예훼손·채권추심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형사 대응과 채권 회수 방안을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돈을 못 받은 채권자 입장에서는 “가만히 있으면 영영 못 받을 것 같다”는 조급함 때문에, 또는 이미 SNS에 글을 올려 고소를 당한 입장에서는 “억울한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유로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돈을 빌려주고 못 받은 채권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신상을 알리기보다, 차용증·계좌내역 등 채권을 뒷받침할 자료를 정리해 지급명령이나 소송 등 정식 절차로 회수하는 편이 결과적으로 더 안전합니다. 반대로 SNS 게시물로 고소를 당한 입장에서도 “사실을 말했을 뿐”이라는 생각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으며, 그 목적이 공공의 이익에 해당하는지, 표현 수위가 어느 정도였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채권 회수를 원하는 채권자와 SNS 게시물로 고소를 당한 채무자,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대응 방식에 따라 사건의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빌려준 돈을 못 받은 게 사실인데도 SNS에 알리면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사실을 알렸더라도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형법 제307조 제1항의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Q. 실명 대신 이니셜만 쓰면 안전한가요?

A. 안전하지 않습니다. 함께 올린 사진·직장·거주지 등 정보로 주변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으면 특정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팔로워가 적은 비공개 계정이나 소수 단체방에만 올렸는데도 문제가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소수에게만 알렸더라도 불특정·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을 인정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Q. 상대방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어떻게 되나요?

A. 명예훼손죄와 정보통신망법 위반 모두 반의사불벌죄이므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하면 그 이후에는 처벌할 수 없습니다.

Q. 원금·이자를 부풀리거나 사실과 다른 내용을 섞으면 어떻게 되나요?

A. 허위사실 적시로 평가돼 형이 훨씬 무거운 형법 제307조 제2항이나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2항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Q. 모욕적인 표현까지 섞어서 올렸다면요?

A. 명예훼손과 별개로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고, 두 죄가 함께 문제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모욕죄는 친고죄여서 고소 기간도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Q. 게시물을 바로 삭제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게시한 시점에 이미 범죄가 완성되므로 삭제만으로 처벌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삭제와 사과·합의 시도는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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