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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 결의부존재 확인, 소집권 없는 소집의 효력과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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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 결의부존재 확인, 소집권 없는 소집의 효력과 대응 

김상훈 변호사

어느 날 등기부등본을 떼어 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임시주주총회가 열려 새로운 대표이사가 선임돼 있고, 심지어 본인이 갖고 있던 이사 지위까지 해임됐다는 결의가 올라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경위를 확인해 보면 그 총회는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도, 적법한 소집권자가 소집하지도 않은 채 일부 주주나 소집권한이 아예 없는 사람이 임의로 모여 진행한 자리였던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런 총회에서 나온 결의라도 등기소는 서류만 갖춰지면 일단 변경등기를 받아 주고, 그 등기를 믿은 거래처나 금융기관은 새 대표이사를 진짜 대표자로 대하기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회사 인감·통장·서류 접근권까지 넘어가 버려, 뒤늦게 다투려 해도 손발이 묶이는 상황에 놓이기 쉽습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결의취소·무효와 다른 결의부존재, 소집권한이 갈림길

상법상 주주총회 결의의 하자는 크게 세 단계로 나뉩니다. 소집통지 기간이 짧았다거나 일부 절차가 어긋난 정도의 경미한 하자는 결의취소 사유(상법 제376조)에 그치고, 결의 내용 자체가 법령에 위반되면 결의무효 사유입니다. 반면 소집절차나 결의방법에 총회결의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 하자가 있으면 아예 결의부존재로 다뤄집니다. 소집권한이 없는 사람이 임의로 소집한 총회가 대표적인 부존재 사례입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상황은 바로 이 세 번째, 부존재 영역입니다. 판단의 핵심 축은 단 하나 — 그 총회를 누가, 어떤 절차로 소집했는가입니다. 이사회 결의를 거쳐 대표이사가 정식으로 소집했는지, 아니면 이사회 결의도 없이 일부 주주나 대표권 없는 이사가 독자적으로 모임을 꾸린 것인지에 따라 그 총회에서 나온 결의의 운명이 완전히 갈립니다. 뒤에서 보듯 이 하자는 그 총회 하나로 끝나지 않고, 그 총회에서 선임된 사람이 다시 후속 총회를 소집하면 연쇄적으로 번진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합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소집권자의 원칙과 예외, 부존재의 연쇄효과

주주총회 소집권자는 원칙이 정해져 있습니다. 상법 제362조에 따라 총회는 이사회가 소집을 결정하고, 대표이사가 그 결정에 따라 소집통지 등 절차를 실행합니다. 이 원칙에는 예외가 하나 있는데, 상법 제366조가 정한 소수주주의 소집청구권입니다. 발행주식총수의 3% 이상을 가진 주주는 회의 목적사항을 적은 서면으로 이사회에 임시총회 소집을 청구할 수 있고, 이사회가 지체 없이 소집절차를 밟지 않으면 그 주주는 법원의 허가를 얻어 직접 총회를 소집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법원의 허가"입니다 — 이사회가 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소수주주가 곧바로 임의로 총회를 열어도 되는 것은 아니고, 반드시 법원 허가라는 절차를 거쳐야 적법한 소집이 됩니다.

이 두 갈래(이사회 결의를 거친 대표이사의 소집, 또는 법원 허가를 받은 소수주주의 소집) 중 어느 쪽에도 해당하지 않는 사람이 총회를 소집했다면, 그 총회에서 이뤄진 결의는 상법 제380조가 정한 결의부존재확인의 소의 대상이 됩니다. 이 조문은 총회의 소집절차 또는 결의방법에 "총회결의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경우를 결의부존재 사유로 규정하면서, 결의취소의 소에 관한 여러 규정과 함께 제190조 본문을 준용합니다. 190조 본문만 준용하고 장래효를 정한 단서는 준용하지 않기 때문에, 부존재확인 판결이 확정되면 그 결의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취급되고(소급효), 판결의 효력은 소송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게도 미칩니다(대세효).

실제로 이런 쟁점을 정면으로 다룬 사건이 대법원 1993. 10. 12. 선고 92다28235, 28242 판결입니다. 이 판결은 "의견을 같이하는 일부 주주들만 모여서 한 결의를 법률상 유효한 주주총회의 결의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다"고 밝히면서, 소집권한 없는 자가 소집한 총회의 결의는 결의부존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더 나아가 이 판결이 실무상 특히 중요한 이유는 연쇄효과를 명시했기 때문입니다 — "제1결의가 부존재로 된 이상 이에 기하여 대표이사로 선임된 자들은 적법한 주주총회의 소집권자가 될 수 없어 그들에 의하여 소집된 주주총회에서 이루어진 제2 주주총회결의 역시 법률상 결의부존재라고 볼 것"이라는 것입니다. 즉 처음 한 번의 부적법한 소집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뽑힌 대표이사가 그 뒤에 아무리 형식을 갖춰 총회를 여러 차례 소집해도 그 총회들 모두 부존재라는 꼬리표를 피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위에 쌓이는 결의·인사·처분행위가 늘어나 다퉈야 할 범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다만 소집절차에 흠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부존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02. 7. 23. 선고 2002다15733 판결은 법령이나 정관상 요구되는 이사회 결의나 소집절차를 거치지 않았더라도, 주주 전원이 참석해 아무런 이의 없이 일치된 의견으로 총회 개최에 동의하고 결의가 이루어졌다면 그 결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른바 전원출석총회 법리입니다. 따라서 "소집통지가 없었다"거나 "이사회 결의를 안 거쳤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자동으로 부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고, 실제 참석한 주주의 구성과 지분율, 이의 제기 여부까지 함께 따져야 결론이 납니다.

제소기간 측면에서도 결의취소의 소와는 다릅니다. 결의취소의 소(상법 제376조)는 결의일로부터 2월 이내라는 제척기간의 제약을 받지만, 결의부존재확인의 소는 이런 기간 제한이 없습니다. 소의 이익이 있는 한 주주·이사·감사 등 이해관계인이 언제든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서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 "법이 기간으로 막지는 않는다"는 뜻일 뿐이고, 실제로는 시간이 지날수록 소집 경위에 관한 증거가 흩어지고 그 위에 쌓이는 후속 행위가 늘어나 다투기가 사실상 불리해진다는 점은 뒤에서 다시 짚겠습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소집경위 증거 확보부터 가처분·본안소송까지

쟁점이 정리됐다면, 실제로는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 소집 경위 증거부터 확보 — 이사회 의사록의 존재 여부와 내용, 소집통지를 누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보냈는지, 실제 참석한 주주의 명단과 지분율, 제출된 위임장의 진위를 먼저 모읍니다. 소집권한을 다투는 소송에서는 결국 이 서류들이 승패를 가릅니다.

  • 직무집행정지 및 직무대행자 선임 가처분 — 결의부존재확인의 소 본안 판결이 확정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므로, 그 사이 문제된 대표이사나 이사가 회사 재산을 처분하거나 또 다른 총회를 여는 것을 막기 위해 가처분을 함께 신청합니다. 가처분이 인용되면 법원이 선임한 직무대행자가 판결 확정 시까지 회사 업무를 관리하게 됩니다.

  • 결의부존재확인의 소 제기 — 피고는 회사입니다. 소장에는 이사회 결의 유무, 소집권자가 누구였는지, 통지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 등 소집절차의 구체적 하자를 특정해 기재합니다. 제소기간 제한이 없다는 점은 유리하지만, 서두를수록 증거와 진술이 온전한 상태에서 다툴 수 있습니다.

  • 등기부 대응 — 문제된 총회를 근거로 대표이사 변경등기 등이 이미 마쳐졌다면, 가처분 결정문을 첨부해 등기소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등기 정정·말소를 함께 검토합니다. 본안판결 확정 전이라도 가처분 인용만으로 실무상 대응 여지가 생깁니다.

  • 후속 행위 무효 주장 준비 — 문제된 대표이사가 그 사이 체결한 계약이나 처분행위가 있다면, 부존재 판결 확정 후 이를 무권대표행위로 다툴 근거(계약 상대방의 선의·악의 여부 포함)를 함께 정리해 둡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제소기간은 없어도 쌓이는 후속 조치가 다툴 여지를 줄입니다

결의부존재확인의 소에 제소기간 제한이 없다는 점은 분명 다행스러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그 사이 문제의 대표이사 명의로 계약이 체결되고, 회사 재산이 처분되고, 심지어 그 위에 또 다른 총회가 열려 결의가 쌓이면 쌓일수록 실제로 되돌리고 증명해야 할 범위는 걷잡을 수 없이 넓어집니다.

등기부에 낯선 대표이사나 결의가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하셨다면, 그 총회가 실제로 어떤 절차로 소집됐는지부터 먼저 점검해 보시고, 필요하다면 가처분과 본안소송을 함께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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