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증서로 강제집행 당했다면 — 채무 성립 자체를 다투는 청구이의의 소
공정증서로 강제집행 당했다면 — 채무 성립 자체를 다투는 청구이의의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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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증서로 강제집행 당했다면 — 채무 성립 자체를 다투는 청구이의의 소 

강대현 변호사

공정증서를 써준 기억이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통장이 압류되거나 급여의 절반이 묶였다는 통보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소송을 당한 적도, 법원에 출석한 적도 없는데 곧바로 강제집행이 들어온 것은 공정증서 자체가 판결 없이도 집행권원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채무자가 손 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닙니다.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면 공정증서가 가진 집행력을 다툴 수 있고, 특히 공정증서는 판결과 달리 이의사유에 시간적 제한이 없어 채무 자체의 성립 여부까지 되짚을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공정증서로 강제집행을 당했을 때 무엇을, 어디에, 어떤 절차로 다툴 수 있는지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공정증서가 소송 없이 강제집행까지 갈 수 있는 이유

민사집행법 제56조 제4호는 공증인이 일정한 금액의 지급이나 대체물·유가증권의 일정한 수량의 급여를 목적으로 하는 청구에 관하여 작성한 공정증서로서, 채무자가 강제집행을 승낙한다는 취지가 적혀 있는 것을 집행권원으로 인정합니다. 이른바 '인낙문구'가 포함된 공정증서, 실무에서 흔히 말하는 집행증서입니다. 판결을 받으려면 소를 제기하고 변론을 거쳐 선고까지 통상 수개월이 걸리지만, 이런 공정증서가 있으면 채권자는 그 절차를 전부 건너뛰고 곧바로 집행문을 부여받아 압류·추심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제도가 적용되는 범위는 금전, 대체물, 유가증권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청구에 한정됩니다. 대여금, 물품대금, 임대차보증금 반환, 약정금 등이 대표적이고, 부동산의 인도나 건물 명도처럼 금전이 아닌 급부를 구하는 청구는 이 조항의 대상이 아닙니다. 채권자 입장에서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지만, 채무자 입장에서는 법원의 심리를 한 번도 거치지 않은 채 재산이 묶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공정증서에 서명했다는 사실 자체가 채무의 존재와 액수를 그대로 확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 공증인이 작성한 공정증서일 것 — 사서증서(당사자끼리 쓴 계약서)는 해당하지 않음.

  • 금전·대체물·유가증권의 일정한 수량 급여를 목적으로 하는 청구일 것.

  • 채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즉시 강제집행을 받더라도 이의가 없다는 취지의 인낙문구가 적혀 있을 것.

  • 채무자 본인 또는 적법한 대리권을 가진 자의 촉탁으로 작성되었을 것.

공정증서는 법원의 재판을 한 번도 거치지 않고도 판결과 같은 집행력을 가진다 — 채무자에게는 애초에 방어할 기회가 없었다는 사실이 이후 다툼의 출발점이 된다.

청구이의의 소 — 집행력을 없애는 유일한 정식 절차

민사집행법 제44조가 정한 청구에 관한 이의의 소는 집행권원에 표시된 사법상의 청구권이 현재의 실체관계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그 집행권원이 가진 집행력의 배제를 구하는 소송입니다. 강제집행을 멈추게 하는 방법은 여러 갈래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집행력 자체를 근본적으로 없애는 정식 절차는 사실상 이 소송 하나뿐입니다. 이의신청이나 즉시항고 같은 절차는 집행 방식이나 배당의 적법성을 다투는 것이지, 채무 자체가 있는지 없는지를 다투는 절차가 아닙니다.

확정판결처럼 기판력이 있는 집행권원에 대해서는 제44조 제2항에 따라 사실심 변론종결 후에 생긴 사유로만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미 법관이 한 번 심리해 청구권의 존부를 판단했으므로, 그 판단이 내려지기 전의 사정은 재판 과정에서 다퉜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공정증서는 애초에 이런 재판 절차 자체를 거친 적이 없습니다. 이 차이가 공정증서에 대한 청구이의의 소를 다른 집행권원과 근본적으로 다르게 만듭니다. 다음 항목에서 이 차이가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공정증서만의 특권 — 시간 제한 없이 채무 자체를 다툴 수 있다

민사집행법 제59조 제3항은 공정증서를 집행권원으로 하는 청구이의의 소에는 제44조 제2항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합니다. 즉 판결과 달리 '공정증서 작성 이후에 발생한 사유'로 국한되지 않고, 공정증서를 작성하기 이전부터 있었던 사유는 물론 애초에 그 청구권 자체가 성립하지 않았거나 무효였다는 사유까지 이의사유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판결이라면 이미 확정력으로 막혀 있을 주장이, 공정증서에서는 열려 있는 셈입니다.

이런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판결은 법관이 양쪽의 주장과 증거를 심리해 청구권의 존부를 판단한 결과물이므로 그 판단에 기판력을 부여해 다시 다투지 못하게 막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반면 공정증서는 공증인이 당사자의 진술과 서류만을 근거로 형식적으로 작성한 것이어서, 채무자가 그 내용의 진위를 법원 앞에서 다퉈본 적이 자체가 없습니다. 법이 시적 제한을 풀어주는 것은, 채무자에게 처음이자 유일하게 실질적으로 다툴 기회를 청구이의 단계에서 보장해주기 위한 것입니다. 확정판결이나 확정된 지급명령처럼 재판절차를 한 번이라도 거친 집행권원과 비교하면, 공정증서는 그 출발점부터 다르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판결에 대한 청구이의는 확정 이후에 생긴 사유로 국한되지만, 공정증서에 대한 청구이의는 작성 이전의 사유와 채무 자체의 불성립까지 다툴 수 있다 — 민사집행법 제59조 제3항이 그 근거다.

실제로 다툴 수 있는 사유 — 성립상 하자와 실체상 하자

공정증서에 대한 이의사유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하나는 공정증서 자체가 절차적으로 잘못 만들어졌다는 성립상 하자이고, 다른 하나는 공정증서에 적힌 채무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거나 이미 소멸했다는 실체상 하자입니다. 성립상 하자의 대표적인 예가 무권대리입니다. 판례는 적법한 대리권을 가진 자의 촉탁 없이 작성된 공정증서는 집행권원으로서 효력이 없다고 보고 있어, 배우자나 직원, 지인이 본인의 위임 없이 공증인 앞에 나가 대신 서명한 경우 그 공정증서 자체의 효력을 다툴 수 있습니다. 서류가 위조되었거나, 실제로는 돈을 주고받은 사실이 없는데 형식만 갖춘 통정허위표시로 작성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체상 하자는 채무의 내용 자체를 다투는 쪽입니다. 애초에 대여 사실이 없었다는 채무 불성립, 이미 전부 또는 일부를 갚았다는 변제, 마지막 변제일이나 최고 시점으로부터 상사채권은 5년, 민사채권은 10년이 지난 소멸시효 완성, 서로 주고받을 채권으로 상계했다는 주장, 강박이나 사기로 어쩔 수 없이 서명했다는 의사표시 취소 등이 모두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중 어느 사유든 공정증서이기 때문에 시기 제한 없이 주장할 수 있다는 점이 앞서 살펴본 제59조 제3항의 실질적인 효과입니다.

  • 성립상 하자 — 위조, 무권대리 촉탁, 통정허위표시.

  • 실체상 하자 — 채무 불성립, 변제 완료, 소멸시효 완성, 상계, 강박·사기에 의한 의사표시 취소.

  • 여러 사유를 함께 주장할 수 있으며, 우선순위는 증거가 뒷받침되는 사유부터 정리하는 것이 유리.

실무에서 자주 벌어지는 상황 — 구체적 사례로 보는 적용

가장 흔한 유형은 지인이나 가족의 부탁으로 급하게 공정증서에 서명해준 경우입니다. 실제로는 돈이 오간 적이 없는데도 "형식만 갖춰두는 것"이라는 말을 믿고 서명했다가, 몇 년 뒤 그 사람의 채권자가 채권을 양수받아 강제집행에 나서는 일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애초에 대여 사실 자체가 없었다는 채무 불성립을 주장해야 하는데, 처음부터 자금 흐름이 없었다는 점을 계좌 내역과 정황으로 보여야 하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입증이 어려워집니다. 두 번째로 흔한 유형은 사업을 하다 자금 사정이 어려워 대표이사나 동업자가 회사 명의로 공정증서를 작성했는데, 정작 그 시점에는 이미 대표직에서 물러나 있었거나 처음부터 회사 정관상 단독으로 그런 채무를 부담할 권한이 없었던 경우입니다.

세 번째 유형은 실제로 빌린 돈은 다 갚았는데, 채권자가 영수증이나 완제확인서를 따로 챙기지 않은 채 예전 공정증서를 근거로 다시 강제집행에 나서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변제 사실을 뒷받침하는 계좌이체 내역, 채권자가 돈을 받았다는 취지의 문자나 메신저 대화가 핵심 증거가 됩니다. 세 유형 모두 공통적으로, 서명 당시의 정황이나 그 이후의 거래 내역을 뒷받침할 자료를 얼마나 촘촘히 갖췄는지에 따라 승패가 갈립니다.

어디에 소를 제기하고, 집행은 어떻게 멈추나

민사집행법 제59조 제4항은 공정증서에 대한 청구이의의 소는 채무자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의 법원이 관할한다고 정합니다. 판결에 대한 청구이의라면 원칙적으로 그 판결을 선고한 제1심 법원이 관할이지만, 공정증서는 애초에 재판을 거친 법원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채무자의 주소지를 기준으로 관할이 정해집니다. 소를 잘못된 법원에 제기하면 이송 절차 때문에 시간만 지체되므로, 소장을 접수하기 전에 관할부터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실무에서 가장 자주 놓치는 부분은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는 것만으로는 진행 중인 강제집행이 자동으로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소를 제기해도 채권자가 이미 신청한 압류나 추심, 경매 절차는 별도의 조치 없이는 계속 진행됩니다. 집행을 실제로 멈추려면 청구이의의 소와 함께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해야 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담보 제공을 조건으로 정지 결정을 내리면 그 결정문을 집행법원이나 집행관에게 제출해야 비로소 절차가 멈춥니다. 통장이 압류된 상태라면 정지 결정이 늦어질수록 생활에 미치는 타격이 커지므로, 소 제기와 정지 신청은 사실상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절차입니다.

승소하려면 무엇을 증명해야 하나

청구이의의 소에서는 원칙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채무자, 즉 원고 쪽에 그 사유를 증명할 책임이 있습니다. 무권대리를 주장한다면 위임장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정, 공증 당시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출석했다는 정황, 필요하다면 필적 감정 결과가 뒷받침 자료가 됩니다. 변제를 주장한다면 계좌이체 내역이나 현금 영수증, 채권자와 주고받은 문자·메신저 대화가 핵심 증거이고, 소멸시효를 주장한다면 마지막 변제일이나 채권자의 최고가 있었던 시점을 정확히 특정해야 합니다.

채권자 쪽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소멸시효 주장에는 채무 승인이나 압류·가압류 같은 시효중단 사유로 맞설 수 있고, 무권대리 주장에는 표현대리가 성립한다는 반박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의사유를 뒷받침할 자료는 소송이 시작되기 전에 최대한 폭넓게 모아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예를 들어 실제로는 돈을 빌린 적이 없는데 지인의 부탁으로 공정증서에 서명해준 경우라면, 당시 정황을 보여주는 대화 기록이나 실제 자금 흐름이 없었다는 계좌 내역이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공정증서에 직접 서명한 기억이 있어도 다툴 수 있나요?

A. 서명한 사실 자체를 부인할 필요는 없습니다. 서명했더라도 실제로는 돈을 받지 않았다거나, 이미 갚았다거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실체상 사유는 별개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공정증서는 판결과 달리 시적 제한이 없어 이런 사유를 폭넓게 다툴 수 있습니다.

Q. 청구이의의 소를 내면 강제집행이 바로 멈추나요?

A. 아닙니다. 소 제기만으로는 진행 중인 압류·추심이 계속되므로, 집행을 멈추려면 별도로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해서 법원의 정지 결정을 받아야 합니다. 통상 담보 제공을 조건으로 결정이 내려집니다.

Q. 배우자나 직원이 대신 서명한 공정증서도 유효한가요?

A. 적법한 위임 없이 대리인 자격으로 공증인 앞에 출석해 작성된 공정증서는 판례상 집행권원으로서 효력이 없다고 봅니다. 다만 이를 인정받으려면 위임이 없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자료가 필요합니다.

Q. 이미 갚았는데 영수증을 받아두지 않았다면 방법이 없나요?

A. 영수증이 없어도 계좌이체 내역, 채권자와의 대화 기록, 현금 지급을 뒷받침할 정황 증거로 변제 사실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자료가 부족할수록 입증이 어려워지므로 흩어진 자료를 최대한 모아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청구이의의 소는 어느 법원에 제기하나요?

A. 공정증서에 대한 청구이의의 소는 채무자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 즉 채무자 주소지를 관할하는 법원에 제기합니다. 판결에 대한 청구이의처럼 재판을 선고한 법원을 관할로 삼는 것과는 다릅니다.

Q. 소송에서 지면 어떻게 되나요?

A. 이의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면 정지되어 있던 강제집행이 다시 진행되고, 담보로 제공했던 금액도 채권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하는 데 쓰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소를 제기하기 전에 증거와 법리를 충분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맺음말

공정증서는 소송 없이도 강제집행에 곧바로 들어갈 수 있는 강력한 집행권원이지만, 그것이 채무자에게 다툴 방법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재판 절차를 거친 적이 없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공정증서에 대한 청구이의의 소는 판결에 대한 청구이의보다 더 폭넓은 사유로 채무 자체를 다툴 수 있게 열려 있습니다. 성립 과정의 하자든 채무 내용의 하자든, 사유를 뒷받침할 증거를 먼저 정리하고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실제로 재산을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공정증서로 갑작스럽게 압류 통보를 받았다면,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고 느껴 서두르기 쉽지만 관할과 이의사유부터 정확히 짚고 움직이는 편이 결과적으로 더 빠릅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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