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법이 금지하는 것은 '틀린 글'이 아닙니다
2026년 7월 7일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법(법률 제21305호)은 허위조작정보의 유통을 금지합니다(제44조의7 제2항).
다만 조문은 사실과 다른 글을 모두 금지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아래 네 가지가 모두 충족되어야 적용됩니다.
첫째, 그 내용이 허위정보 또는 조작정보라는 사실을 알았을 것.
몰랐거나 착오로 유통한 경우는 이 조항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둘째, 손해를 끼칠 의도 또는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이 있었을 것.
고의만으로는 부족하고 목적까지 요구됩니다.
셋째, 타인의 인격권이나 재산권 또는 공공의 이익을 실제로 침해했을 것.
넷째, 풍자와 패러디는 조문 단서에 따라 적용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이 구조 때문에 문장 어미를 전언 형태로 바꾸는 방식은 방어 수단이 되지 못합니다.
판단 대상은 어미가 아니라 콘텐츠 전체가 무엇을 사실로 전달했는지와 작성자의 인식·목적이기 때문입니다.
금지 목록에서 빠진 것과 새로 들어온 것
종전에는 불법정보의 범위에 '사실 적시' 명예훼손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개정으로 이 유형에서는 허위사실 적시만 남았습니다(제44조의7 제1항 제2호).
다만 사실 적시 명예훼손의 형사처벌 조항(제70조 제1항)까지 없어진 것은 아니므로 구분해서 이해해야 합니다.
반대로 신설된 유형도 있습니다.
인종, 국가, 지역, 성별, 장애, 연령, 사회적 신분, 소득수준 또는 재산상태를 이유로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해 직접적인 폭력이나 차별을 선동하는 정보, 증오심을 심각하게 조장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현저히 훼손하는 정보가 불법정보에 추가됐습니다(제44조의7 제1항 제2호의2).
허위 여부와 무관하게 적용되는 유형입니다.
이 조항의 문언이 모호하다는 취지의 헌법소원이 시행 당일 제기됐으나, 2026년 7월 21일 헌법재판소 지정재판부에서 각하됐습니다.
각하는 합헌 판단이 아니라 청구 요건(현재성) 불충족을 이유로 본안 심리 없이 종료된 것이므로, 위헌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형사처벌 수위와 수익 환수 규정이 강화됐습니다
비방할 목적의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는 벌금 상한이 5천만원 이하에서 7천만원 이하로 상향됐습니다(제70조 제2항).
함께 신설된 제70조 제4항은 해당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에 대한 몰수·추징 근거를 두고 있어, 광고 수익이나 후원금이 환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한편 가중손해배상액을 정할 때 법원이 고려하여야 할 사항에도 가해자가 취득한 경제적 이익이 포함되어 있습니다(제44조의10 제4항).
다만 수익의 규모가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 인정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는 시행 초기여서 아직 확립된 기준이 없습니다.
확정판결이 난 내용의 재유통은 별도의 제재 대상입니다
손해배상보다 먼저 살펴야 할 조항이 과징금입니다. 정보 전달을 업으로 하는 자가 법원에서 유죄판결, 손해배상판결 또는 언론중재법 제26조에 따른 정정보도청구등의 소 판결로 불법정보나 허위조작정보임이 확정된 정보를 2회 이상 유통하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10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제44조의24).
상대방의 제소를 전제로 하지 않는 행정 제재이므로, 이미 판결로 정리된 사안을 다시 다루는 콘텐츠는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표현하는 쪽에도 방어 규정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공공복리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정보는 가중손해배상 적용에서 배제됩니다(제44조의10 제5항).
정보 유통 당시 내용을 진실이라고 믿었고 그렇게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면 책임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특히 눈여겨볼 조항은 제44조의11입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정당한 비판·감시 활동을 방해할 목적의 가중손해배상 청구에 대해 피고가 중간판결을 신청할 수 있고, 선고 시까지 소송절차가 중지됩니다.
나아가 그 청구가 각하되는 경우 원고가 선거 후보자, 공공기관의 장, 기업 임원·대주주 등 시행령이 정한 '공인등'에 해당하면 법원은 각하 판결의 공표를 명하여야 합니다(같은 조 제7항, 시행령 제35조의5).
발행 전에 남겨두어야 할 기록
첫째, 판단의 근거입니다.
기사, 판결문, 통화 메모, 제보 내용 등 어떤 자료를 보고 그렇게 판단했는지를 저장해 두어야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이유'를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둘째, 확인을 시도한 흔적입니다.
상대방에게 입장을 문의했으나 회신이 없었다면 그 문자나 메일이 곧 자료가 됩니다.
셋째, 정정 이력입니다.
오류가 확인되면 즉시 수정하고 그 사실을 콘텐츠에 표시해 두십시오. 문제 제기를 받고도 방치한 기간은 손해액 산정에서 고려 요소가 되는 반면, 즉시 정정한 이력은 고의를 부정하는 정황이 됩니다.
넷째, 제목과 썸네일입니다.
본문과 표현 수위가 일치하는지 발행 직전에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손해액의 5배까지 인정되는 가중손해배상(제44조의10 제3항)은 수익과 규모 요건을 갖춘 게재자에게 적용되므로, 대부분의 개인 창작자에게 곧바로 문제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같은 조 제1항의 일반 손해배상 책임은 누구에게나 적용된다는 점은 함께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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