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가족이나 지인이 구속되면서 동시에 접견금지 결정까지 함께 통보받아 당황하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이런 분들 중 상당수는 “어차피 변호사만 만나면 되는 거 아니냐”, “곧 재판에 넘어가면 자연히 풀리겠지”라는 생각으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시간을 흘려보냅니다. 그런데 접견금지 결정은 저절로 풀리는 처분이 아니고, 아무 대응 없이 방치하면 구속 기간 내내 가족은 물론 사건 관계인과의 접견·서신교환까지 전부 막힌 상태가 그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원과 헌법재판소는 일관되게 변호인 아닌 자와의 접견교통권도 헌법상 기본권에 해당하며, 접견금지는 그 예외로서만 정당화되는 잠정적 처분이라는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 요건을 갖추지 못했거나 사유가 사라진 접견금지 결정은 취소·항고·준항고 절차를 통해 다툴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접견금지 결정이 어떤 요건에서 내려지는지, 그리고 사유가 소멸했거나 애초에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이를 취소·항고·준항고로 풀어내는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1. 접견금지 결정은 도망·증거인멸 염려가 있을 때만 내려질 수 있습니다
접견금지는 구속에 자동으로 따라붙는 처분이 아니라, 별도 요건을 갖춰야 하는 예외적 조치입니다.
형사소송법 제91조는 “법원은 도망하거나 범죄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직권 또는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결정으로 구속된 피고인과 제34조에 규정한 외의 타인과의 접견을 금지할 수 있고, 서류나 그 밖의 물건을 수수하지 못하게 하거나 검열 또는 압수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단서에서 의류·양식·의료품은 수수를 금지하거나 압수할 수 없다고 명시해, 최소한의 생활·건강 보장은 접견금지와 무관하게 유지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조문은 재판 단계의 피고인만이 아니라, 형사소송법 제209조에 의해 수사 단계의 구속 피의자에게도 그대로 준용됩니다. 즉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수사 단계에서부터 접견금지 결정이 내려질 수 있고, 이 경우도 요건은 동일하게 도망 또는 증거인멸의 상당한 이유입니다.
실무에서는 혐의가 무겁다는 사정만으로 접견금지가 당연히 뒤따르는 것처럼 통보되는 경우가 있지만, 법 문언은 혐의의 경중이 아니라 개별 사건에서 도망·증거인멸의 구체적 염려가 있는지를 요구합니다. 공범이 아직 검거되지 않았거나 사건 관계인과의 접촉을 통해 진술을 맞출 우려가 뚜렷한 경우가 전형적으로 이에 해당하고, 그런 사정이 애초에 소명되지 않았다면 결정 자체를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접견금지는 구속에 자동으로 붙는 처분이 아니라, 도망·증거인멸의 구체적 염려가 소명될 때만 정당화되는 예외적 조치입니다.
2. 접견교통권은 헌법상 기본권이라 사유가 사라지면 접견금지도 취소돼야 합니다
접견교통권이 헌법상 기본권인 이상, 사유가 소멸한 접견금지는 그대로 유지될 수 없습니다.
헌법재판소는 변호인이 아닌 가족 등 타인과의 접견교통권 역시 헌법상 기본권에 해당한다고 명확히 밝힌 바 있습니다.
구속된 피의자 또는 피고인이 갖는 변호인 아닌 자와의 접견교통권은 가족 등 타인과 교류하는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생활관계가 인신의 구속으로 인하여 완전히 단절되어 파멸에 이르는 것을 방지하고, 또한 피의자 또는 피고인의 방어를 준비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보장되지 않으면 안되는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에 해당하므로 이는 성질상 헌법상의 기본권에 속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헌법재판소 2003. 11. 27. 선고 2002헌마193 결정).
같은 결정에서 헌법재판소는 미결수용자의 접견교통권이 헌법 제10조 행복추구권에서 나오는 일반적 행동자유권이자, 무죄추정의 원칙을 정한 헌법 제27조 제4항에도 근거를 둔 기본권이라는 점을 함께 확인했습니다. 접견금지가 기본권 제한인 이상, 도망·증거인멸의 염려라는 애초의 사유가 수사·재판 진행 과정에서 사라졌다면 그 결정도 더 이상 유지될 근거가 없습니다.
이 때문에 접견금지 결정을 내린 법원(수사 단계라면 결정을 발부한 법원)에 사유 소멸을 소명하는 자료, 예컨대 공범이 이미 검거·구속돼 입을 맞출 상대가 없어졌다는 점, 관련 증거가 이미 모두 제출·확보돼 인멸할 대상 자체가 남아 있지 않다는 점, 피해자와 이미 합의가 이뤄져 접촉을 우려할 사정이 사라졌다는 점 등을 정리해 접견금지 결정의 취소·변경을 직접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별도의 항고 절차 없이도 결정을 내린 법원 스스로 사유를 재검토해 취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유 소멸이 뚜렷할 때는 가장 빠른 대응 방법입니다.
접견교통권은 헌법상 기본권이므로, 애초의 사유가 사라진 접견금지 결정은 취소 대상이 됩니다.
3. 법원의 결정이면 항고, 수사기관의 처분이면 준항고로 다퉈야 합니다
누가 접견금지를 결정했는지에 따라 불복 절차가 달라집니다.
접견금지가 법원의 결정(재판) 형식으로 내려졌다면 형사소송법 제402조, 제403조가 불복 절차의 기준이 됩니다. 원칙적으로 판결 전 소송절차에 관한 결정은 즉시항고가 가능한 경우가 아니면 항고할 수 없지만(제403조 제1항), 같은 조 제2항은 구금에 관한 결정에는 이 제한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접견금지는 구속된 사람의 신병 처우, 즉 구금에 관한 결정에 해당하므로 이 예외에 따라 보통항고로 다툴 수 있습니다.
합의부 사건에서 재판장이나 수명법관이 개별적으로 접견금지를 결정한 경우라면, 곧바로 항고하기보다 형사소송법 제416조에 따라 그 법관이 속한 법원에 먼저 재판의 취소·변경을 구하는 준항고를 거쳐야 합니다. 이 준항고는 재판을 고지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제기해야 하므로(제416조 제3항), 접견금지 통보를 받으면 기간부터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반면 수사 단계에서 검사나 사법경찰관이 법원의 결정 없이 자체적으로 접견을 제한하는 처분을 했다면, 이는 형사소송법 제417조가 정한 구금에 관한 처분에 해당해 그 처분의 취소·변경을 구하는 준항고의 대상이 됩니다. 제417조에는 제416조와 달리 별도의 청구기간이 명시돼 있지 않지만, 처분을 취소해도 더 이상 실익이 없는 시점(예컨대 이미 기소돼 사건이 법원으로 넘어간 뒤)에는 다투기 어려워지므로 되도록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접견금지가 법원의 재판이면 항고·준항고(제402·403·416조)로, 수사기관의 처분이면 준항고(제417조)로 불복 경로가 갈립니다.
4. 항고·준항고를 내도 접견금지 효력은 자동으로 멈추지 않습니다
불복 절차를 시작하는 것과 접견금지가 실제로 풀리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형사소송법 제409조는 “항고는 즉시항고 외에는 재판의 집행을 정지하는 효력이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접견금지에 대한 항고·준항고는 즉시항고가 아니므로, 항고장을 냈다는 사실만으로 접견금지가 곧바로 풀리지는 않습니다. 다만 같은 조 단서는 원심법원이나 항고법원이 결정으로 항고에 대한 판단이 있을 때까지 집행을 정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집행정지 신청을 함께 내는지 여부가 실제 체감되는 대응 속도를 좌우합니다.
보통항고는 형사소송법 제404조에 따라 즉시항고와 달리 정해진 기간 없이 언제든지 낼 수 있지만, 같은 조 단서는 “원심결정을 취소하여도 실익이 없게 된 때”는 예외로 합니다. 접견금지는 구속 기간 내내 계속 효력을 미치는 처분이라 대체로 실익이 쉽게 사라지지 않지만, 기소 후 공판 단계로 넘어가면서 법원이 접견 범위를 사실상 재조정하는 경우도 있어 상황이 바뀌면 항고의 실익도 함께 재점검해야 합니다.
실무적으로는 사유 소멸이 뚜렷하면 결정을 내린 법원에 직접 취소를 구하는 쪽이 절차가 간단하고 빠르며, 애초에 요건 자체가 소명되지 않았다고 다투는 경우라면 항고·준항고로 상급심 판단을 받는 쪽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두 방법을 병행해, 취소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항고기간을 넘기지 않도록 함께 준비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5. 접견금지 결정 취소·항고,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불복 방법을 고르기 전에, 어느 기관이 어떤 형식으로 접견을 금지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접견금지에 대한 대응은 통상 ①접견금지 결정문·처분 통지 확인(법원 재판인지, 검사·사법경찰관의 자체 처분인지 구분) → ②사유 소멸 소명자료 또는 요건 미비 주장 근거 정리 → ③관할법원(수원 지역 사건이라면 구속영장을 발부한 수원지방법원, 수사기관 처분은 그 소속 검찰청·경찰서에 대응하는 수원지방법원)에 취소청구 또는 항고·준항고장 제출 → ④법원의 심사 및 결정, 필요시 집행정지 신청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접견금지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항의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접견금지가 법원의 결정문으로 왔는지, 수사기관 명의의 처분 통지로 왔는지부터 확인합니다.
도망·증거인멸을 우려할 사정이 애초에 있었는지, 지금은 그 사정이 남아 있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공범 검거·증거 확보·합의 등 사유 소멸을 뒷받침할 자료(수사기록 열람등사 결과, 합의서 등)를 확보합니다.
이렇게 정리된 자료를 바탕으로 구속·접견 관련 실무에 밝은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면, 취소청구와 항고·준항고 중 어느 쪽이 더 빠르게 접견을 회복시킬 수 있는지 사건 상황에 맞춰 판단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접견금지 결정을 받아들면, 가족들은 “괜히 문제를 키우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 때문에 정식으로 취소나 항고를 신청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속된 당사자와 연락이 끊긴 상태에서 사건 진행 상황조차 파악하기 어려우니, 선뜻 절차를 밟기가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접견금지가 필요한 사건도 분명 있습니다. 공범이 아직 검거되지 않았거나 증거인멸의 구체적 정황이 있는 경우라면 접견금지는 수사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조치입니다. 반대로 그런 사정이 이미 사라졌거나 애초에 소명되지 않은 경우라면, 접견금지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이야말로 방어권과 가족관계 모두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남깁니다.
저는 접견금지 결정을 받은 피의자·피고인 측을 대리해 취소·항고를 진행한 사건과, 반대로 접견금지가 정당하게 유지돼야 하는 사건 양쪽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조문이라도 사건마다 소명해야 할 지점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늘 확인합니다.
접견금지 결정으로 답답한 시간을 보내고 계시다면, 그 결정이 지금도 정당한지부터 다시 짚어봐야 할 때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접견금지 결정이 내려지면 변호인 접견도 안 되나요?
A.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91조는 “제34조에 규정한 외의 타인”, 즉 변호인이 아닌 사람과의 접견만을 금지 대상으로 합니다. 변호인과의 접견교통권은 접견금지 결정과 무관하게 그대로 보장됩니다.
Q. 가족이 접견금지 결정에 불복하려면 누가 신청할 수 있나요?
A. 구속된 본인은 물론 변호인도 취소·항고·준항고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변호인이 수사기록을 확인해 사유 소멸이나 요건 미비를 소명자료로 정리해 신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접견금지 결정에 불복하는 데 특별히 기간 제한이 있나요?
A. 법원(재판장·수명법관)의 재판에 대한 준항고는 고지일로부터 7일 이내로 정해져 있지만(형사소송법 제416조 제3항), 수사기관의 처분에 대한 준항고(제417조)나 법원 결정에 대한 보통항고(제404조)는 정해진 기간 없이 언제든 가능합니다. 다만 실익이 사라지면 다투기 어려워지므로 서두르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접견금지 취소청구를 냈는데 반응이 없으면 어떻게 하나요?
A. 취소청구에 대한 처리가 늦어진다면 별도로 항고·준항고 절차를 병행해 상급 법원의 판단을 구할 수 있습니다. 두 절차를 동시에 준비해두면 어느 한쪽이 늦어지더라도 대응 공백을 줄일 수 있습니다.
Q. 접견금지가 풀리면 그동안 못 만난 기간도 나중에 보상받을 수 있나요?
A. 접견금지 자체에 대한 별도의 금전적 보상 제도는 없습니다. 다만 접견금지가 애초에 위법·부당했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이후 형사보상이나 국가배상 청구 단계에서 그 사정이 함께 고려될 수 있습니다.
Q. 기소된 이후에도 접견금지가 계속되나요?
A. 유지될 수 있습니다. 기소 후에도 법원이 도망·증거인멸 우려가 남아 있다고 판단하면 접견금지를 유지하지만, 공소제기로 증거 수집이 사실상 마무리된 경우라면 이 사정을 근거로 취소·변경을 구하기 유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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