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개요
이 사건의 피심인들은 특정 공사와 관련하여 실시된 입찰에 참여한 사업자들이었습니다.
최초 입찰은 발주 조건과 입찰 결과 등의 사정으로 유찰되었고, 이후 일부 조건이 조정된 상태에서 재입찰이 실시되었습니다. 재입찰 결과 피심인들은 각각 일정한 공종을 맡게 되었습니다.
공정위 심사관은 재입찰 결과와 공종별 낙찰 구조가 일반적인 경쟁입찰의 결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특히 1차 입찰과 재입찰 사이에 입찰 참여 사업자들의 투찰 내용과 담당 공종이 달라진 점, 사업자별로 특정 공종이 나뉘어 낙찰된 점 등을 근거로 피심인들 사이에 사전 합의가 있었다고 의심하였습니다.
이에 심사관은 피심인들이 재입찰 과정에서 낙찰자와 공종을 사전에 정하거나 상호 경쟁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입찰담합을 하였다고 보아 공정거래법 위반(부당한 공동행위) 혐의를 제기하였습니다.
심사보고서에는 상당한 규모의 과징금 부과 의견이 포함되어 있었고, 법 위반이 인정될 경우 관계 기관에 대한 입찰참가자격 제한 요청도 예상되었습니다.
건설·공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자에게 입찰참가자격 제한은 단순한 제재를 넘어 향후 사업 수행과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피심인들로서는 과징금뿐만 아니라 기업의 계속적인 영업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는 중대한 상황이었습니다.
사건의 핵심 쟁점
입찰 결과가 외형적으로 비정상적으로 보인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사업자들 사이의 담합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가 성립하려면 복수의 사업자 사이에 경쟁을 제한하기 위한 의사의 합치, 즉 명시적 또는 묵시적인 합의가 존재해야 합니다.
직접적인 합의 자료가 없는 경우에는 사업자들의 행위가 서로 일치하는지, 경쟁 상황에서는 쉽게 나타나기 어려운 결과인지, 사업자 간 의사 연락을 추단할 수 있는 사정이 있는지 등이 문제 됩니다.
다만 입찰 결과가 유사하거나 공종이 일정하게 분배되었다는 외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해당 결과가 각 사업자의 독자적인 판단이나 공사 수행 능력, 원가 구조, 인력·장비 보유 현황, 발주 조건과 같은 합리적인 사정으로도 설명될 수 있다면 담합을 쉽게 인정할 수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이 핵심 쟁점이 되었습니다.
첫째, 피심인들 사이에 낙찰자 또는 공종을 사전에 정하기 위한 의사 연락이 있었는지
둘째, 재입찰에서 나타난 공종별 투찰 및 낙찰 결과가 담합 외의 합리적인 사유로 설명될 수 있는지
셋째, 1차 입찰 유찰 후 재입찰에 참여한 각 사업자의 판단이 경제적·기술적으로 독립된 의사결정이었는지
넷째, 일부 정황자료만으로 경쟁제한적 합의의 존재를 충분히 입증할 수 있는지
다섯째, 심사관이 제시한 간접사실들이 상호 모순 없이 하나의 담합행위를 뒷받침하는지 여부였습니다.
변호사의 조력
이에 대해 심사보고서가 제시한 개별 정황을 단순히 부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최초 입찰부터 재입찰 및 공사 수행에 이르기까지 전체 과정을 시간순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먼저 1차 입찰이 유찰된 원인과 재입찰에서 변경된 조건을 분석하였습니다.
재입찰은 최초 입찰과 동일한 조건에서 단순히 반복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입찰 참여 사업자들은 변경된 발주 조건과 공사 일정, 공종별 수익성, 기술적 수행 가능성 등을 새롭게 검토해야 했습니다. 이에 따라 1차 입찰과 재입찰에서 투찰 전략이나 참여 공종이 달라지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각 사업자가 보유한 전문인력과 장비, 기존 공사 수행 경험, 당시 진행 중인 다른 현장, 공종별 예상원가와 수익성 등을 검토한 결과, 피심인들의 선택에는 각각 독립적이고 합리적인 사업상 이유가 존재하였습니다.
또한 심사관이 담합의 정황으로 제시한 투찰 결과와 공종 배분 구조를 면밀히 분석하였습니다.
외형상으로는 사업자들이 공종을 나누어 맡은 것처럼 보일 수 있었지만, 실제로는 공종별 시공 난이도와 요구되는 기술, 수행 가능한 사업자의 범위가 서로 달랐습니다. 따라서 최종적인 낙찰 결과는 사전 합의가 아니라 각 사업자의 수행 능력과 경제적 판단이 반영된 결과로도 충분히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피심인들 사이의 연락이나 접촉에 대해서도 그 시점과 목적, 실제 대화 내용을 구체적으로 검토하였습니다.
입찰 참가 사업자들 사이에 일정한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담합 합의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해당 접촉이 입찰조건이나 낙찰자 결정에 관한 의사 연락이었는지, 아니면 공사 현장과 업계 특성상 통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업무상 접촉이었는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아울러 심사보고서가 일부 결과적 정황을 중심으로 혐의를 구성하면서도, 각 피심인의 독자적인 의사결정 가능성과 입찰 당시의 구체적인 시장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입찰 결과가 다소 이례적으로 보이더라도 그 자체가 합의의 증거가 될 수는 없으므로, 담합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경쟁 사업자 간 의사의 합치가 구체적으로 입증되어야 하며, 합리적인 대안 설명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단순한 추정만으로 위법성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일관되게 주장하였습니다.
공정위의 판단 및 사건 결과
공정거래위원회는 심사보고서와 피심인 측 의견서, 관련 자료 및 심의 과정에서 제시된 양측의 주장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였습니다.
그 결과 공정위는 피심인들이 재입찰 과정에서 낙찰자 또는 공종을 사전에 정하는 합의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재입찰에서 나타난 피심인들의 행위와 최종적인 공종 배분 결과만으로는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에 필요한 의사 합치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는 피심인 측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입니다.
최종적으로 피심인들은 입찰담합 혐의에 관하여 ‘혐의없음’ 판단을 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심사보고서 단계에서 예정되었던 막대한 과징금이 부과되지 않았고, 입찰참가자격 제한으로 이어질 위험 역시 해소되었습니다.
공정위 심사보고서에 구체적인 제재 의견이 기재된 이후에도, 객관적인 자료와 입찰 구조에 관한 분석을 바탕으로 혐의의 전제가 된 사실관계와 법적 평가를 적극적으로 다툰 결과 기업의 중대한 경제적·영업적 위험을 방어할 수 있었습니다.
사건의 의의
입찰담합 사건은 직접적인 합의서나 녹취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투찰 결과, 사업자 간 연락, 낙찰 구조 등 여러 간접사실을 토대로 혐의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쟁 입찰의 결과가 일정한 형태로 나타났다는 이유만으로 담합을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공종의 특성, 사업자의 수행 능력, 공사원가와 수익성, 인력과 장비 현황, 발주 조건의 변경 등 각 사업자가 독자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게 된 배경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공정위 사건은 심사보고서가 송부된 이후 제한된 기간 내에 방대한 자료를 검토하고, 심사관이 제시한 개별 정황을 반박할 수 있는 사실관계와 경제적 논리를 체계적으로 구성해야 합니다.
입찰담합이 인정될 경우 과징금뿐만 아니라 검찰 고발, 손해배상청구, 입찰참가자격 제한 등 후속 위험이 이어질 수 있으므로 초기 조사 단계부터 전문적인 대응이 중요합니다.
입찰담합 등 부당한 공동행위에 관한 공정위 조사나 심사보고서 대응이 필요하시다면, 구체적인 자료와 사실관계를 토대로 초기 단계부터 전문 상담을 통해 검토를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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